허연화 (b.1988) - K-ARTIST
허연화 (b.1988)
허연화 (b.1988)

허연화는 홍익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현재 서울에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다.

개인전 (요약)

허연화가 개최한 주요 개인전으로는 《파동의 수피》(부천아트벙커 B39, 부천, 2025), 《푸른 폐》(갤러리밈, 서울, 2024), 《수영의 시간》(갤러리민정, 서울, 2022), 《Floating people》(탈영역우정국, 서울, 2021), 《Summer squeeze》(전시공간, 서울, 2020)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허연화는 《부드럽게 걸어요, 그대 내 꿈 위를 걷고 있기에》(대전시립미술관, 대전, 2025), 《Ecocycle》(KORNFELD Galerie Berlin, 68projects, 베를린, 2025), 《제23회 송은미술대상전》(송은, 서울, 2023), 《The other Face of Material》(서정아트, 서울, 2023), 《inter-face》(페리지갤러리, 서울, 2022), 《이공간, 그장소: 헤테로토피아》(대림미술관, 서울, 2020)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다.

레지던시 (선정)

허연화는 대안공간 아트포럼리 ‘사슴사냥’(부천, 2018) 레지던시에 참여하였다.

작품소장 (선정)

허연화의 작품은 양평군립미술관 및 서울시 박물관과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유동하는 풍경

주제와 개념

허연화의 작업은 일상 속에서 체감되는 유동적 풍경과 경계가 모호한 감각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작가는 물, 신체, 공간, 데이터처럼 끊임없이 이동하고 변형되는 요소들에 주목하며, 고정된 장소나 단일한 의미로 환원되지 않는 세계를 조형적으로 탐구해 왔다. 특히 물은 그의 작업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적 매개로, 자연적 물질이자 감각의 저장소, 그리고 흐름과 순환을 사유하는 개념적 장치로 기능한다.

초기 작업인 〈달천천〉(2017)은 이러한 문제의식이 개인적 기억과 결합된 지점에서 출발한다. 작가가 반복적으로 수영하던 강의 경험은 물의 흐름과 대비되는 ‘변하지 않는 감각’으로 축적되며, 선형적 시간이 아닌 특정 순간들이 중첩된 공간적 기억으로 재구성된다. 이는 물을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신체와 시간, 기억이 교차하는 감각적 장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후 작가의 관심은 개인적 경험에서 사회적 조건으로 확장된다. 개인전 《Floating people》(탈영역우정국, 2021)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재편된 사회 구조와 신체성에 주목하며, 오프라인과 온라인, 물리적 세계와 비물리적 세계 사이에서 부유하는 개인들의 상태를 다룬다. 여기서 물의 유동성은 네트워크, 데이터, 관계의 흐름과 겹쳐지며, ‘연결’과 ‘분산’이라는 동시대적 조건을 은유하는 개념으로 작동한다.

최근 작업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순환과 퇴적의 개념으로 심화된다. 송은에서 선보인 작품 〈Cycle〉(2023)이나 전시 《푸른 폐》(갤러리밈, 2024), 《파동의 수피》(부천아트벙커 B39, 2025)에서는 과거 작업을 새로운 구조 안으로 끌어들여 재사용하고, 자연물과 산업 재료가 결합되며 변화하는 과정을 통해 생성과 소멸, 축적과 변주의 반복을 다룬다. 이때 작가의 관심은 개별 사건을 넘어, 변화 자체가 지속되는 조건과 그 안에서 존재가 놓이는 방식으로 이동한다.

형식과 내용

허연화의 작업은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형식적 경계를 유연하게 다룬다. 초기에는 레진과 철을 사용한 조각 〈달천천〉처럼 비교적 응집된 입체 작업이 중심이었으나, 점차 평면과 입체, 이미지와 구조물이 결합된 설치로 확장되어 왔다. 이러한 변화는 작가가 감각과 공간을 단일한 매체로 담기보다, 여러 층위로 분해하고 재조합하려는 태도와 맞닿아 있다.

《Floating people》에서 등장하는 〈Body〉(2019), 〈Let your body relax〉(2020) 등의 작업은 부분화된 신체 형상을 통해 과잉된 물질성과 불안정한 형상을 드러낸다. 플라스틱 점토, 시바툴, 실리콘 등의 재료는 살과 뼈를 연상시키는 질감을 만들어내며, 신체를 하나의 완결된 대상이 아닌, 분절되고 재배치되는 상태로 제시한다. 이는 데이터화된 신체, 네트워크 속에서 재편되는 존재의 감각을 물성으로 번역한 결과이다.

이후 설치 작업은 더욱 복합적인 재료 구성으로 나아간다. 〈Sailing〉(2022), 〈벼락 맞은 날〉(2022), 〈Blur face〉(2021)에서는 메시 펜스, 디지털 프린트, 조명, 석고, 에폭시, 유리, 스테인리스 스틸 등이 결합되며, 시각적 이미지와 구조물이 하나의 인터페이스처럼 작동한다. 특히 번개, 산호, 혈관처럼 뻗어나가는 형태들은 서로 다른 시공간의 요소들을 연결하는 시각적 장치로 사용된다.

최근에는 회화와 조각, 자연물과 인공물이 하나의 유기적 구조 안에서 결합된다. 수정, 산호, 광물, 테라코타, 모래 등은 캔버스와 조각의 뼈대 위에 퇴적되며, 작품은 고정된 결과물이 아니라 계속해서 변주될 수 있는 상태로 제시된다. 이로써 작가는 형식을 완성된 형태가 아닌, 순환과 재구성의 과정으로 확장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허연화의 작업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지속성은 ‘유동성’에 대한 집요한 탐구이다. 물, 신체, 데이터, 공간이라는 서로 다른 대상들은 모두 경계를 넘나들며 연결되고 변형되는 존재로 다뤄진다. 초기의 개인적 기억에서 출발한 물의 감각은, 점차 사회적 구조와 생태적 시스템으로 확장되며 작가만의 조형 언어로 축적되어 왔다.

작가는 조각적 물성을 기반으로 하되, 이를 네트워크와 환경, 데이터 감각까지 확장하는 작업을 지속해 오고 있다. 그는 조각을 단일한 덩어리로 다루기보다, 평면·이미지·공간을 잇는 구조적 장치로 활용하며, 동시대의 비물질적 조건을 물질의 언어로 번역해 왔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특히 과거 작업을 새로운 전시와 서사 안으로 재편입시키는 방식은, 작품을 고정된 결과물이 아닌 순환하는 존재로 다루려는 작가의 태도를 분명히 보여준다. 이는 〈Cycle〉에서 《Floating people》의 조각이 새로운 뼈대로 재사용되는 사례나, 《푸른 폐》에서 이전 신체 조각과 회화가 다시 등장해 재구축되는 방식에서 잘 드러난다. 물과 신체, 생태와 데이터라는 축을 중심으로, 유동성과 연결, 퇴적과 순환을 다루는 허연화의 조형 언어는 지속적으로 변주·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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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하는 풍경

Exhibitions

Activ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