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소진 (b.1993) - K-ARTIST
곽소진 (b.1993)
곽소진 (b.1993)

곽소진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서 영화과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 미술원에서 인터미디어과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현재 서울을 기반으로 작업 및 활동을 하고 있다.

개인전 (요약)

곽소진이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Cloud to Ground》(리플레이스 한남, 서울, 2025), 《oh-my-god-this-is-terrible-please-don’t-stop》(문래예술공장, 서울, 2022), 《검은 새 검은색》(TINC, 서울, 2021), 《도끼와 모조머리들》(인사미술공간, 서울, 2020)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곽소진은 《오프사이트 2: 열한 가지 에피소드》(국제갤러리, 서울, 2025), 《초록 전율》(부산현대미술관, 부산, 2025), 《숲》(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25), 《옵/신포커스》(아트스페이스 3, 서울, 2024), 《프리즈 필름 2023》(아마도예술공간, 서울, 2023), 《#2》(두산갤러리, 서울, 2023)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곽소진은 2024년 ‘한국 시슬리 젊은 작가상’의 첫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Works of Art

생태와 역사, 미디어의 관계망 속 보이지 않는 상호작용

주제와 개념

곽소진의 작업은 가시적인 현상 뒤편에 숨은 비가시적 감각과 관계의 장면을 탐구한다. 그는 촬영자의 몸, 카메라, 촬영 대상, 그리고 장소가 서로 얽히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긴장과 교섭을 주목한다. 《도끼와 모조 머리들》(인사미술공간, 2020)에서 선보인 〈Bent〉(2020)에서 이러한 관계적 시선은 협업을 통한 매체 간 교환으로 드러난다. 서로 다른 매체를 사용하는 작가들이 자신의 언어를 타자에게 내맡기며 형성한 이 구조는, 곽소진이 이후 지속적으로 탐구하게 되는 ‘보이지 않는 협상’과 ‘매체와 신체의 상호 의존성’의 출발점이 된다.

개인전 《검은 새 검은색》(TINC, 2021)에서는 ‘검은색’이라는 단일한 색을 통해 인식의 경계를 탐색한다. 까마귀 떼를 촬영하며 마주한 ‘보이지 않음’의 경험은, 작가에게 감각의 한계와 지각의 층위를 질문하게 한다. 곽소진에게 어둠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사물과 이미지가 사라지는 순간 드러나는 감각적 통로로 작용한다. 이러한 태도는 현실을 재현하기보다, 현실이 무너지는 지점을 관찰하는 쪽에 가깝다.

개인전 《oh-my-god-this-is-terrible-please-don’t-stop》(문래예술공장, 2022)에서는 관계적 긴장을 주제로 한 ‘합의된 비합의’의 개념을 도입한다. 작가는 BDSM의 구조를 빌려, 권력 관계가 평등하지 않더라도 상호 보충적일 수 있는 지점을 탐색한다. 카메라와 피사체의 관계를 ‘통제와 노출, 욕망과 멈춤’의 감각으로 환원하면서, 매체적 권력의 본질을 비유한다.

최근 개인전 《Cloud to Ground》(리플레이스 한남, 2025)에서 선보인 〈휘-판〉(2024)은 작가의 관심이 생태적, 물리적 세계로 확장되었음을 보여준다. 야생 사슴, 낙뢰, 전류 등 자연 현상은 그 자체로 관계적 사건으로 해석된다. 곽소진은 기술적 장치와 생태적 시스템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인간의 인식과 자연의 감각이 서로 얽히는 순간을 탐색하며, ‘보이는 세계’의 이면에서 발생하는 감정과 긴장의 구조를 드러낸다.

형식과 내용

곽소진의 형식적 실험은 영화적 리얼리티와 수행적 행위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발전해왔다. 초창기 〈Bent〉에서는 다채널 영상과 조각적 설치를 병치하며, 작업이 ‘완성된 결과’가 아니라 과정의 흔적임을 강조했다. 이후 〈검은 새 검은색〉(2021)에서는 다큐멘터리적 촬영과 실험적 편집이 결합되어, 어둠 속 이미지의 소멸과 재생을 반복하는 순환적 구조를 만들었다. 이러한 루프 형식은 작가가 고정된 내러티브보다는 시간의 유동성을 감각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2년의 〈Tapping, Scratching, Tracing ♥no talking♥〉은 곽소진의 영상 언어가 신체적 감각으로 확장된 대표적 사례다. 카메라 렌즈를 손톱으로 긁고 두드리는 행위는 시각적 매체를 청각적, 촉각적 경험으로 변환한다. 이때 카메라는 기록 장치이자 상호작용의 신체가 되며, 관객은 화면 너머의 진동을 ‘몸으로’ 경험하게 된다. 곽소진의 영상은 이처럼 시각을 넘어 감각 전체를 호출하는 방향으로 발전한다.

〈휘-판〉에서는 사슴의 움직임과 밤의 어둠, 인간의 흔적이 중첩된 장면을 통해 생태적 관계성을 드러낸다. 어둠 속에서 경계가 사라지는 순간, 작가는 인간과 비인간, 카메라와 피사체의 구분이 무의미해지는 세계를 제시한다. 〈만지기, 구름에서 땅까지〉(2025) 낙뢰를 전류 간의 관계적 얽힘으로 해석하며, 관객이 ‘관찰자’에서 ‘참여자’로 이동하는 체험적 공간을 구성한다. 영상, 사운드, 설치가 결합된 이 전시는 빛과 전류의 경로를 따라 ‘생성-소멸-재연결’의 리듬을 감각하게 만든다.

지형도와 지속성

이처럼 곽소진의 형식은 매체 간 이동과 상호 변환을 통해 발전한다. 영상, 사운드, 조각, 설치는 각각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교차하며, 작가는 이 순환적 구조 속에서 매체의 존재론적 경계를 실험한다. 그 결과, 그의 작업은 감각과 기술, 신체와 사물, 현실과 환영의 경계를 탐사하는 다층적 구조로 완성된다.

곽소진은 동시대 한국 미디어 아트의 흐름 속에서 신체, 기술, 감각의 관계를 섬세하게 탐구하는 작가로 자리잡고 있다. 그의 작업은 사회적 서사보다는 ‘감각적 구조’에 집중하며, 카메라를 감시의 장치가 아닌 협상의 매개로 다룬다. 이러한 접근은 《도끼와 모조 머리들》 이후 일관되게 이어지며, 기술적 장치 속에 잠재된 인간적 긴장을 드러내는 독창적인 언어로 발전했다.

작가는 ‘보이지 않음’과 ‘합의’라는 주제를 통해 매체의 윤리적 경계를 사유하고, 생태적 전환을 통해 기술과 자연, 인간과 환경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했다. 이는 기술 비평적 관점을 감각적 리얼리즘으로 확장한 점에서 주목된다.

곽소진의 작업은 동시대의 복잡한 관계망 속에서 인간의 위치를 묻는다. 그의 영상과 설치는 객관적 사실보다 관계의 긴장과 감각의 미세한 진동을 기록하며, 이를 통해 관객은 ‘나와 세계가 연결되는 방식’을 경험하게 된다.

Works of Art

생태와 역사, 미디어의 관계망 속 보이지 않는 상호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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