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랩 (2016년 결성) - K-ARTIST
다이애나랩 (2016년 결성)
다이애나랩 (2016년 결성)

2016년 결성된 다이애나랩은 백구 (109, b.1986)와 유선 (b.1983)을 주축으로 운영되는 콜렉티브로, 사회적 소수자와 함께하는 표현을 연구하고 실행한다.

개인전 (요약)

다이애나랩이 개최한 주요 개인전으로는 《어떻게 나에게 빨강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24), 《초대의 감각》(탈영역우정국, 서울, 2021)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다이애나랩은 《젊은 모색 2025: 지금, 여기》(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25), 《일시적 개입》(아르코미술관, 서울, 2022), 2021 아르코 융복합 예술 페스티벌 《횡단하는 물질의 세계》(아르코미술관, 서울, 2021)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Works of Art

사회적 소수자와 함께하는 표현

주제와 개념

다이애나랩은 사회적 소수자들과 함께 표현을 연구한다. 주제의식은 ‘배리어프리’의 보조적 담론을 넘어, 경계들을 인식하고 다루는 ‘배리어컨셔스’로 확장된다. 출발점인 ‘차별없는가게’(2018–)은 노들장애인야학에서 체감한 차별과 외부 동선의 불평등을 지역의 지도로 번역하며, “누가, 어디서 환대받는가”를 실재 공간의 문제로 환원했다. 이어 ‘환대의 조각들’(2020–)은 51팀의 협업과 웹 플랫폼 ‘환대의 조각들 1444’로 환대를 다언어·다감각으로 가시화하며, 거대 제도 밖에서도 작동 가능한 환대의 단위(조각)를 축적했다.

온라인 접근의 한계를 인지한 뒤, 《초대의 감각》 (탈영역우정국, 2021)에서 ‘초대’의 윤리를 감각 번역의 문제로 재구성해 “보는/듣는/만지는” 경로를 동등하게 놓는다. 같은 해 문화공간 비수기에서 열린 전시 《항구로부터, 신호》는 서로 다른 배들이 모이는 ‘항구’의 은유로, 지역 주민·장애 예술가·소수자 관객의 신호가 교차하는 공동 장을 실험한다.

제도 내부로 시선을 들이민 최근 개인전 《어떻게 나에게 빨강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서울시립미술관, 2024)은 접근성을 ‘덧붙임’이 아니라 규범과 ‘우리’의 경계를 재묻는 과정으로 전환한다. 해당 전시에서 선보인 〈미술관은 누구에게 열려있는가 2024〉(2024), 〈빨강에 대하여〉(2024), 〈길을 잃은 지도〉(2024)은 당사자 발화와 조사를 전시의 내적 동력으로 삼아 비장애인 중심주의를 해체한다.

이 흐름은 단체전 《젊은 모색 2025: 지금, 여기》 (국립현대미술관, 2025)에서 ‘감각 간 번역의 불가능성’이라는 자각으로 수렴한다. ‘티끌’ (2025) 연작—〈티끌0403〉(2025), 〈티끌0627〉(2025)—은 보이지 않던 선·벽·울타리가 드러나는 순간을 서사화하며, 상이한 시간·장소의 인물들이 서로의 존재를 통해 경계를 횡단하는 장면을 구축한다.

형식과 내용

다이애나랩의 형식은 항상 현실에서 시작한다. ‘차별없는가게’는 가게의 문턱, 화장실, 약속 문구를 ‘윤리의 규격’으로 바꾸고, ‘환대의 조각들 1444’는 프로젝트 설명과 아티스트 정보를 수어·큰글씨·영어·한글로 동등 배치한다. 정보 제공이 곧 조형 언어가 된다.

《초대의 감각》은 전시의 기본 어휘를 재배치한다. 점자 리플렛, 수어 화면, 음성해설, 조력인 상주. “보조”가 아니라 “문법”이다. 아르코미술관 전시 《일시적 개입》(2022)의 〈우리는 이미 펜스를 만난 적이 있잖아요〉는 긴 호흡의 인터뷰로 인간/비인간, 장애/비장애의 얽힘을 기록하고, 〈지도에 없는 이름〉은 점자 스티커와 사운드로 ‘읽기’를 다시 조율한다. 보이지 않는 지도를 퍼포머·속기사·수어 통역사가 제각기 읽어내는 퍼포먼스는 차이와 지연을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작품으로 삼는다.

서울시립미술관의 〈길을 잃은 지도〉는 3D 프린트 촉지도+스피커로 정보 비대칭을 촉각·청각 복합 장면으로 재현한다. 당사자 인터뷰가 흘러나오고 동일 내용이 점자·묵자(돌출 한글)로 병치되며, ‘지도’라는 기표가 제도 동선의 비가시성을 폭로하는 매체가 된다. 같은 전시의 협업 작업들은 강의·워크숍·인터뷰 등 ‘운영’의 층위를 전시장 서사로 탑재해 조사–제작–전시의 경계를 흐린다.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에서 선보인 ‘티끌’ 연작은 단채널/3채널 영상, 사운드 설치, 벽면 드로잉을 교차하며 ‘원본 없는 감각’들을 병렬한다. 여기서 형식은 감각 번역의 잔차(완전 전달 불가능성)를 노출하는 방향으로 미세 조정되고, 제작 과정에 소수자들이 참여하며 전시장에는 점자 설명이 병설된다. 결과적으로 다이애나랩의 형식은 워크숍·지도·리플렛·접근성 프로토콜·퍼포먼스까지를 ‘작품’의 일부로 포함하는 확장된 큐레이션에 가깝다.

지형도와 지속성

다이애나랩은 동시대 한국미술에서 접근성을 ‘서비스’가 아니라 ‘형식’으로 뒤집은 사례다. 장소와 정보로 환대의 최소 단위를 만들었고, 협업과 릴랙스드 포맷으로 감각·언어·규범의 경계를 느슨하게 했다. 최근에는 제도 내부 프로토콜을 전시 코어로 흡수하고, 번역 불가능성 자체를 미학으로 끌어올린다. 이 과정에서 다이애나랩은 아티스트–관람자–운영자–당사자를 동등한 참여자로 큐레이션하며, 미술계에 굳어진 개인전/단체전의 구분이나 작품/프로젝트/전시의 경계를 실제 운영과 감상 경험 안에서 무너뜨린다.

이 독창성—접근성을 전시의 문법·운영·제도까지 통합하는 ‘배리어컨셔스’—은 동시대 이슈들과 직결된다. 돌봄과 환대의 윤리, 장애정의와 젠더·퀴어·다종(비인간) 감각, 그리고 제도 비판과 커뮤니티 실천이 한 장에서 만나는 지점이다. 다이애나랩은 커뮤니티 지도 제작, 릴랙스드 퍼포먼스, 촉각–청각 하이브리드 장면, 점자·수어·음성해설의 동등 배치를 결속해, ‘프로토콜’과 ‘동선’ ‘캡션’까지를 환대를 위한 조형 재료로 사용한다.

그 결과, 개인/단체 전시의 테두리는 새로운 형태의 생산 방식으로 대체되고, 작품/전시의 구분은 운영미학으로 재기술된다. 다시 말해, 이들의 전시는 제도를 비판하는 담론과 감각을 훈련하는 실습이 동시에 구동되는 드문 포지션을 형성하며, 동시대 미술의 핵심 의제—누가, 어떤 규칙으로 함께 예술의 시간과 공간을 구성하는가—에 설득력 있게 응답한다.

Works of Art

사회적 소수자와 함께하는 표현

Articles

Exhibi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