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재 (b.1993) - K-ARTIST
장시재 (b.1993)
장시재 (b.1993)

장시재는 산업 디자인을 전공한 후 조각, 입체 작업을 해왔다. 현재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개인전 (요약)

장시재가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Xenogenesis》(팩션, 서울, 2024), 《HX9X+33의 궤도-이탈》(요호서울 및 일대, 서울, 2024), 《내담자, 대담자》(TINC, 서울, 2023)가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장시재는 《사라진 이야기》(시안 미술관, 영천, 2025), 《FOR LIGQIDITY》(무목적, 서울, 2024), 《더미》(17717, 서울, 2023), 《팬텀센스》(플랫폼엘, 서울, 2023), 《벽과 만나는 일》(프람프트 프로젝트, 서울, 2023), 《THINGS LEFT UNMADE》(챔버, 서울, 2023) 외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한 바 있다.

레지던시 (선정)

장시재가 참여한 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는 을지로 디자인 예술 프로젝트 1호 (2019-2024), 팔복예술공장 창작스튜디오 8기(2025-2026)가 있다.

Works of Art

위태로운 일상의 풍경

주제와 개념

도시의 파손과 잔여에 대한 관찰에서 출발한 장시재의 초기 작업은, 익숙한 질서가 균열될 때 발생하는 불안과 경외의 감각을 조각의 언어로 번역한다. 〈서울 충무로 길거리 재료의 형태〉(2019)에서 보이듯 그는 시간에 닳아 성질이 일그러진 사물과 외벽의 틈, 철거 현장의 풍경을 채집하여 일상 속 위태로움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을지로라는 환경적 맥락은 이러한 감각을 심화시키며, 도시의 잔해가 감각의 촉발점이 되는 ‘현장성’을 초기부터 확립한다.

2020년대 초반에는 익숙함을 해체해 낯설게 만드는 전략이 명확해진다. 〈현대기록 시리즈: 탐과 기둥-힘〉(2020)처럼 테이프·철사·케이블 타이 등 일상 소모품을 비정형 덩어리로 전도해 시각·촉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질감을 구축한다. 이때 낯섦은 대상의 의미를 비우는 제스처가 아니라, 도시 환경이 품은 잠재적 긴장을 ‘감각의 사건’으로 호출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이후 주제는 심리 내면과 생명성의 상상으로 확장된다. 개인전 《내담자, 대담자》(TINC, 2023)는 정신분석의 ‘대상 관계’에서 출발해 퍼포먼스-설치-아카이브를 연쇄시키며, 작품을 완결물 대신 ‘사건의 연속’으로 제시했다. 같은 해 참여한 그룹전 《팬텀센스》(플랫폼엘, 2023)의 ‘무제’(2023) 연작은 MRI 혈류 촬영 원리를 참조해, 미시 운동과 예측 불가능성을 조형화하며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는’ 긴장을 탐구한다.

최근 그룹전 《Xenogenesis》(팩션, 2024)이나 작품 〈이종발생〉(2024)에서는 비인간적 생명 가능성과 포스트휴먼의 상상력이 전면화된다. 무기적 산업 재료의 교배가 유기적 신체를 산출한다는 설정은 ‘생명/무생물’·‘자연/기술’의 이분법을 유예하고, 불안정한 중력과 낯섦의 감정으로 관객을 ‘다른 현실’의 문턱에 세운다. 신작 〈검정 덩어리-미래적 잔해〉(2025)는 이러한 상상을 폐허의 잔여와 미래 파편의 이미지로 응축해, 현실을 넘어서는 가능 세계를 암시한다.

형식과 내용

형식적으로 장시재는 ‘채집—조립—변형’의 연쇄를 기본 구조로 삼는다. 테이프·비닐봉투·철판·슬레이트 등 산업·건축 재료를 비정형으로 축적·감아올리고, 때로는 연소나 마찰을 통해 우연한 표면을 생성한다. 이 과정은 재료의 ‘원래 용도’를 무효화하고, 잔해가 낯선 신체로 재태어나는 순간의 촉각적 증거를 남긴다.

공간 대응 방식은 장소특정성을 통해 확장된다. 설치작업 〈in Seoul〉(2022)와 〈in Paris〉(2022)에서는 서울·파리·아인트호벤·베를린 등에서 현지 재료를 수집·배치하고, 골목·외벽·실내에 일시 설치하며 퍼포먼스·사진·영상으로 기록한다. 이러한 ‘도시 내 이식’은 주변과의 위장적 동화와 이질적 돌출을 교차시키며, 작품을 환경과 충돌·공명시키는 장치로 만든다.

2023년 이후에는 제작의 시간성 자체가 내용이 된다. 《내담자, 대담자》는 두 차례 퍼포먼스로 생산된 오브제와 아카이브를 ‘전시-사건’으로 엮었고, 《팬텀센스》의 ‘무제’ 연작은 전시 기간 동안 형상이 천천히 변이되도록 설계되어, 미시 진동과 잠재적 변형을 감각화했다. 작품은 ‘완성’이 아니라 ‘진행 중’의 상태로 제시되며, 불확정성이 내용이자 형식이 된다.

최근의 전환점은 키네틱과 사운드의 결합이다. 〈무엇인가 있음-안전장치〉(2024)와 〈허수아비〉(2024)는 원초적 구조에서 발생하는 비가역적 운동을 유도하고, 마찰음·진동·떨림 같은 우발적 소리를 작품 내부에 통합한다. 오픈스튜디오 개인전 《HX9X+33의 궤도-이탈》(요호서울, 2024)은 작업실이라는 기억의 장소에 키네틱 조각을 주행시켜, ‘부재를 대리하는 움직임’이라는 개념을 청각·촉각적 리듬으로 체화했다. 최근 전시 《Xenogenesis》에서는 이러한 운동성이 합성-신체와 결합해, 불안정한 중력에 반응하는 ‘생체-기계적 덩어리’의 서사를 구축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장시재는 일관적으로 ‘잔해의 감각화’와 ‘불확정성의 형식화’를 작품의 구심점으로 가져가고 있다. 도시 잔여물을 비정형 신체로 재구성하고, 시간·장소·운동의 변수를 조각의 구성 원리로 수용하며, 우발적 소리와 진동을 작품의 일부로 승인하는 태도는 초기부터 현재까지 지속된다. 이는 산업재·폐기물 조각의 계보에 포스트휴먼·생체 상상력을 결합해 동시대 한국 조각의 스펙트럼을 확장하는 고유한 좌표를 형성한다.

동시에 그의 작업은 ‘장소특정—과정기반—키네틱/사운드—합성-신체’로 점진적 진화를 보인다. 현장 채집과 비정형 축적에서 출발하여, 전시 기간의 변이와 퍼포머티브한 제작 과정을 거쳐, 최근에는 운동·소리·합성-신체의 결합으로 이동했다. 2024년 이후의 전시에서 선보이고 있는 작품들은 이러한 변화를 종합하며, ‘기술/자연’ ‘생/무생’의 경계를 서사화하는 단계에 도달했다.

동시대 지형에서 그는 ‘글로컬한 도시 폐허 미학’과 ‘포스트바이오적 상상력’을 매개하는 작가로 자리한다. 조각을 고정된 오브제가 아니라 환경·시간·중력·소리와 상호작용하는 ‘살아 있는 장치’로 규정함으로써, 관객 경험을 정태적 감상에서 사건적 체험으로 이행시킨다. 최근에는 이러한 좌표를 ‘미래의 파편’이라는 아이콘으로 응축해보이며, 새로운 경계-생명 서사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Works of Art

위태로운 일상의 풍경

Exhibitions

Activ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