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성협 (b.1986) - K-ARTIST
서성협 (b.1986)
서성협 (b.1986)

서성협은 디자인을 전공한 후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했으며, 자유로운 창작을 위해 디자이너에서 시각예술가로 전향해 현재 작가로 활동 중이다. 현재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한다.

개인전 (요약)

서성협이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MIXED SUBLIME》(공간 형, 서울, 2023), 《잡종예찬》(김희수아트센터, 서울, 2023), 《위상감각을 위한 퍼포먼스》(TINC, 서울, 2021), 《위상감각》(얼터사이드, 서울, 2020)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서성협은 《궤적을 연결하는 점들》(고양시립 아람미술관, 고양, 2024), 《퍼블릭아트 뉴히어로》(K&L 뮤지엄, 서울, 2024), 《전시후도록》(WESS, 서울, 2022), 《미술관의 입구: 생태통로》(경기도미술관, 안산, 2022), 《ZER01NE DAY》(현대자동차, 서울, 2021; 2019)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수상 (선정)

서성협은 2019년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제로원(ZER01NE) 크리에이터로, 2023년에는 ‘퍼블릭아트 뉴 히어로’로 선정되었다.

레지던시 (선정)

서성협은 2023년 국립현대미술관 고양 레지던시, 2022년 금천예술공장 레지던시에 입주 작가로 참여하였다.

Works of Art

위상학적 방법론

주제와 개념

서성협의 작업은 ‘순종’이라는 개념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한다. 그는 혼합되지 않은 상태를 ‘순수’라 여기는 서사에 균열을 내고, 그 과정에서 배제된 무수한 가능성을 다시 불러오려 한다. 첫번째 개인전 《위상감각》(얼터사이드, 2020)에서 드러나듯, 작가는 ‘위상학적 방법론’을 통해 서로 다른 매체와 감각이 얽히는 상황을 만들어내며, 이를 ‘위상감각’이라 명명한다. 이는 단순히 시각적 조형을 넘어, 관계와 감각의 변화를 통해 현실의 위계 질서를 비트는 일종의 실험이다.

이러한 개념은 바로 이듬해 개인전 《위상감각을 위한 퍼포먼스》(TINC, 2021)에서 확장된다. 과거 교회의 공간적 맥락을 활용해, 동서양의 악기, 종교적 상징, 관객과 연주자의 위치가 뒤섞이는 현장을 구성했다. 예컨대 설치 작품 〈당산기둥〉(2021)은 기독교 성당의 공간에서 무속의 방울을 울려내며, 성스러운 질서의 틀을 전복시켰다. 이러한 충돌은 작가가 일관되게 탐구하는 ‘위상’—즉 관계의 전환과 전도—의 핵심적 사례다.

2022년 이후 ‘기념비’ 시리즈는 위상학적 문제의식을 사회적, 역사적 차원으로 확장했다. 〈기념비 #01〉(2022)과 〈기념비 #02〉(2023)는 공적 기억을 상징하는 기념비적 형식을 차용하되, 그 표면에 작가 개인의 경험과 혼종적 이미지들을 새겨 넣는다. 이는 역사적 영웅주의를 해체하고, 미시사적 사건을 통해 권위적 서사에 균열을 가하는 시도로 읽힌다.

최근작 ‘껍데기의 기념비’(2024) 시리즈와 작품 〈흡기와 배기〉(2024)는 혼종의 개념을 한층 더 확장시킨다. 그는 순종의 허구성을 드러내는 것을 넘어, 혼종을 ‘장소’와 ‘생성’의 원리로 개념화한다. 이 과정에서 서성협은 ‘우리 모두 혼종일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통해, 동시대 예술의 철학적 지형도 속에서 새로운 좌표를 제시한다.

형식과 내용

서성협의 초기 작업은 사운드와 오브제의 결합에 주력했다. 《위상감각》(2020)에서 선보인 작품 〈위상감각 ver.1〉(2020)과 〈소리액자〉(2020)는 기계장치가 반복적으로 소리를 발생시키며, 조각·건축·악기 사이를 오가는 위상을 드러냈다. 관객은 소리를 쫓아 움직이는 과정에서 스스로 연주자이자 관찰자가 되며, 작품과 관계 맺는다. 이러한 방식은 시각적 대상이 청각적 경험으로, 다시 청각이 시각으로 전환되는 위상적 변화를 구현한다.

2021년의 ‘소리 병풍’ 연작은 동양의 국악기 구조와 서양 악기의 형식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오브제로 나타난다. 예컨대 〈소리병풍 01〉(2021)은 가야금의 소리를 내지만, 그 외형은 바이올린이나 첼로의 구조와 서양식 장식을 포함한다. 이로써 병풍이라는 배경적 오브제를 소리를 내는 주체로 전환시키며, 관객과의 관계 속에서 새 위상을 획득한다.

비교적 최근 개인전 《잡종예찬》(김희수아트센터, 2023) 이후 작품들은 사운드 중심에서 벗어나 시각적 서사에 집중한다. 〈기념비 #01〉은 도리아식 주두와 테트라포드의 결합을 통해 역사적 상징성과 개인적 경험을 병치시키며, 폴란드어 텍스트를 새김으로써 문화적 혼종을 시각화한다. 이어지는 〈어떤 이어짐〉(2023)은 테트라포드를 연속적으로 배치해 ‘연대’라는 개념을 물질적 형상으로 드러낸다.

근작에서 작가는 재료적 실험에 주목한다. ‘껍데기의 기념비’ 시리즈는 라탄과 가죽 같은 경계적 물성을 지닌 재료로 테트라포드를 재현해, 껍데기와 표피의 위상을 탐구한다. 최근 작품 〈흡기와 배기〉(2024)는 송풍기와 하모니카를 결합해 인간과 기계, 호흡과 동력을 교차시키며 생성의 위상을 드러낸다. 이처럼 서성협의 형식은 사운드 중심에서 출발해 점차 시각적·물질적 차원으로 확장되어 왔다.

지형도와 지속성

동시대 한국 미술에서 서성협은 ‘위상’과 ‘혼종’이라는 개념을 매개로, 관계와 경계를 탐구하는 독창적 작업 세계를 구축해왔다. 그는 초기에는 사운드와 오브제를 통해 위상의 전환을 실험했고, 이후 기념비적 조형을 통해 사회적·역사적 맥락으로 주제를 확장했다. 최근에는 재료의 물성과 경계 개념을 탐구하며, 혼종의 문제를 정체성에서 공간과 생성으로 이동시켰다.

그의 작업은 한국 전통과 서구의 언어, 종교적 의례와 세속적 장치, 악기와 조각의 혼합처럼, 이질적인 요소들의 교차점에서 독자적 영역을 개척한다. 이는 동시대 미술이 직면한 ‘순수’와 ‘혼종’의 문제를 비판적으로 재구성하는 중요한 시도라 할 수 있다.

서성협의 궤적은 디자인적 훈련에서 출발해, 시각예술로 전환하며 오브제와 퍼포먼스를 포괄하는 다학제적 형식으로 확장되어 가고 있다. 전시 《위상감각》에서 《잡종예찬》, 그리고 작품 ‘기념비’ 시리즈와 ‘껍데기의 기념비’에 이르기까지, 그는 꾸준히 위상적 관계와 혼종적 서사를 탐구하며 일관된 발전 경로를 이어왔다. 개인적 경험과 역사적 사건, 전통과 동시대의 층위를 교차시키는 작가의 조형 언어는 동시대 예술 담론 속에서 혼종적 예술의 새로운 지형도를 그려나갈 가능성을 보여준다.

Works of Art

위상학적 방법론

Exhibitions

Activ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