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내-존재 시리즈 #01 - K-ARTIST

세계-내-존재 시리즈 #01

1989
About The Work

김아타는 외부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물들을 사진으로 담는 작업을 이어오며 작가로서 인지도를 넓혀 왔다.
 
김아타의 작업은 1980년대 중반부터 일관되게 ‘존재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한다. 그의 사유의 중심에는 “모든 존재는 생멸한다”는 인식이 놓여 있으며, 이는 인간을 개별적 주체로 보기보다 관계 속에서 생성되고 소멸하는 존재로 이해하려는 태도로 이어진다. 이러한 관점은 작가의 이름 ‘김아타’가 ‘나(我)’와 ‘너(他)’의 결합이라는 점에서도 드러나듯, 존재를 언제나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사유하려는 철학적 입장을 전제로 한다.
 
김아타는 존재에 대한 물음을 시작으로 자기만의 존재론적 사유를 사진뿐 아니라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작업을 선보여왔다. 그의 말처럼 존재는 언제나 관계를 맺고 서로 영향을 미치며 살아가다 해체된다. 기후 위기와 전쟁 등 여러 사회적, 환경적 문제가 얽혀 있는 전 지구적 혼란의 시대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러한 김아타의 사유는 더욱 유의미하게 다가온다.

개인전 (요약)

김아타는 2009년 제53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초청 특별전 및 2008년 리움미술관 로댕갤러리에서 개인전, 2006년 뉴욕 국제 사진센터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다. 

그룹전 (요약)

김아타는 《SeMA 신소장품전: 하늘 땅 사람들》(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2017), 《2015 아시아 현대미술전》(전북도립미술관, 2015), 《소란스러운, 뜨거운, 넘치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17), 《파사드 부산》 (부산시립미술관, 2013), 《2011 해인아트프로젝트》 (해인사, 2011) 등 다수의 그룹전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2002년에는 제25회 상파울루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로 참여하기도 했다.

수상 (선정)

김아타는 1997년 사진예술사 올해의 작가상, 2002년 제1회 하남국제사진 페스티벌 국제사진가상, 2003년 이명동 사진상, 2007년 제6회 동강사진상, 2008년 하종현 미술상을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2002년에는 영국의 파이든(Phaidon) 사 주최 ‘세계 100대 사진가’로, 2008년에는 조선일보 기획 ‘100년 후에도 잊혀지지 않을 미술작가’ 10인에 선정된 바 있다.

작품소장 (선정)

김아타의 작품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다트머스 대학 후드미술관, 뉴브리튼 미국미술관, 휴스턴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대림미술관, 아트선재센터 등 국내외 여러 미술관에 소장되어있다. 

Works of Art

보이지 않는 것들과 보이는 것들

주제와 개념

김아타의 작업은 1980년대 중반부터 일관되게 ‘존재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한다. 그의 사유의 중심에는 “모든 존재는 생멸한다”는 인식이 놓여 있으며, 이는 인간을 개별적 주체로 보기보다 관계 속에서 생성되고 소멸하는 존재로 이해하려는 태도로 이어진다. 이러한 관점은 작가의 이름 ‘김아타’가 ‘나(我)’와 ‘너(他)’의 결합이라는 점에서도 드러나듯, 존재를 언제나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사유하려는 철학적 입장을 전제로 한다.

초기 작업에서 김아타는 인간 개개인의 삶과 정신에 밀착하는 방식으로 존재를 탐구했다. ‘인간문화재’(1998) 시리즈에서 인간문화재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삶을 기록하거나, 정신병원과 탄광 등 극단적인 환경에 직접 들어가 촬영한 경험은 인간 존재의 조건을 관찰하는 그의 태도를 잘 보여준다. 이 시기의 작업은 인간을 역사·사회적 맥락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로 바라보는 시선에 기반한다.

이후 작가는 인간 중심의 시선을 넘어 존재 일반으로 관심을 확장한다. ‘세계 내 존재(in-der-Welt-sein)’ 시리즈는 하이데거의 존재론을 참조하며, 인간뿐 아니라 돌, 풀, 자연물 역시 세계 속에서 관계 맺는 존재임을 드러낸다. 새벽 시간대의 장노출 촬영을 통해 대상과 환경이 분리되지 않는 상태를 포착한 이 작업은, 존재를 독립적 실체가 아닌 관계적 과정으로 이해하려는 김아타의 사유 전환을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은 이후 ‘해체’ 시리즈와 ‘뮤지엄 프로젝트’, ‘온에어 프로젝트’로 이어지며 더욱 분명해진다. 인간 주체를 자연 속에 흩뜨리거나, 아크릴 상자 안에 ‘전시’함으로써 김아타는 인간 중심적 가치 체계를 해체하고, 세계 내 모든 존재가 동등한 가치를 지닌다는 관점을 제시한다. 그의 작업에서 존재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생성·해체되는 관계의 장으로 이해된다.

형식과 내용

김아타의 작업은 사진을 출발점으로 삼지만, 사진의 기록성과 재현성을 지속적으로 의심하고 확장해 왔다. 초기 인물 사진 작업은 현장 체험을 기반으로 한 다큐멘터리적 접근을 취하지만, 점차 장노출, 중첩, 설치적 요소를 통해 사진 매체의 한계를 넘어선다. 이는 단순한 대상 기록이 아니라, 시간과 존재의 흐름을 시각화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해체’ 시리즈에서는 논밭과 같은 자연 환경 속에 나체의 인간을 배치함으로써 인간과 자연의 경계를 흐린다. 인물은 더 이상 주체적 존재로 부각되지 않으며, 주변의 돌이나 풀과 동일한 위상을 지닌 요소로 등장한다. 이는 인간을 관념적 중심에서 끌어내려 자연의 일부로 환원시키는 형식적 실험이다.

1995년부터 시작된 ‘뮤지엄 프로젝트’는 아크릴 상자를 활용한 설치적 사진 작업으로, 김아타의 형식 실험이 본격화되는 지점이다. 숲, 도로, 백화점, 사찰 등 다양한 장소에 상자를 설치하거나, 스튜디오에서 상처 입은 참전 군인과 연인을 촬영하는 방식은 사진, 설치, 퍼포먼스의 경계를 넘나든다. 이 시리즈는 ‘보존’과 ‘전시’를 전제로 한 박물관 제도를 비판적으로 전유하며, 일상적 존재들 역시 전시될 가치가 있음을 드러낸다.

‘온에어 프로젝트’는 장노출과 이미지 중첩, 얼음이라는 물질을 활용해 존재의 소멸 과정을 직접적으로 다룬다. 대표 작업인 〈ON-AIR Project 110-7-New York Series〉(2005)에서는 하루 8시간의 시간을 하나의 이미지로 압축해, 거대 도시의 에너지를 희미한 흔적으로 남긴다. 이어진 ‘얼음의 독백’ 시리즈에서는 얼음 조각이 녹아 사라지는 과정을 전시장 안에서 그대로 드러내며, 시간과 물질의 변화 자체를 작품의 일부로 포함시킨다.

지형도와 지속성

김아타의 작업에서 일관되게 유지되는 핵심은 존재를 ‘관계와 과정’으로 바라보는 관점이다. 인간 중심의 시선에서 출발했지만, 그는 점차 인간·자연·사물·환경을 동등한 존재로 다루며, 존재의 생성과 소멸을 하나의 순환으로 이해해 왔다. 이러한 태도는 한국 사진계에서 보기 드문 철학적 일관성을 형성한다.

그는 사진을 고정된 매체로 두지 않고, 설치, 퍼포먼스, 자연과 시간이 개입하는 형식 등으로 확장해 왔다. ‘인달라’ 시리즈에서 수천 장의 도시 이미지를 중첩해 추상적 화면으로 전환하거나, ‘자연 드로잉 프로젝트(The Project Drawing of Nature)’에서 자연 자체를 ‘그리는 주체’로 설정한 방식은 사진 이후의 이미지를 탐구하는 실험으로 볼 수 있다.

동시대 한국미술의 지형도에서 김아타는 사진을 철학적 사유의 도구로 밀어붙인 작가로 위치한다. 그의 작업은 다큐멘터리 사진이나 미학적 사진의 범주에 머물지 않고, 존재론적 질문을 시각 언어로 번역해 왔다는 점에서 독자적인 좌표를 점한다. 이는 2002년 상파울루 비엔날레 특별전 참여, 2006년 뉴욕 국제 사진센터 개인전 등 국제 무대에서도 지속적으로 확인된 바 있다.

최근 작업과 더불어 2020년 전시 공간 ‘아르테논 Art+Parthenon’ 조성은 김아타의 사유가 작품 생산을 넘어 공간과 환경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초기의 인간 중심적 탐구에서 출발해 자연과 세계 전체를 사유 대상으로 확장해 온 그의 작업은, 앞으로도 사진을 넘어 다양한 매체와 장소를 통해 ‘존재의 삶’을 탐구하는 방식으로 지속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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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들과 보이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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