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gang PubIic Park - K-ARTIST

Hangang PubIic Park

2001
디지털 사진 인화
70 x 254 cm
About The Work

강홍구는 한국 현대 사진의 다채로운 형식 실험을 이어오며 미학적 토대를 다져온 중요한 작가 중 한명이다. 작가는 1990년대 중반부터 디지털 이미지를 주 매체로 삼아 일상의 시각 환경을 채집해 현실과 허구, 진지함과 가벼움 사이의 경계를 오가며 독자적인 작업을 전개해 왔다.
 
강홍구는 사진 고유의 매체적 속성을 강조하며 대상을 또렷하고 세밀하게 묘사하고자 했던 당시 사진계가 고수한 ‘순수 사진’ 또는 ‘스트레이트 포토그래피’가 아닌, 이미지로서의 사진의 확장 또는 작가적 상상력을 통해 진실에 접근하는 새로운 형식의 다큐멘터리 사진을 시도해 오며 한국 현대 사진에 새로운 국면을 제시했다. 그는 주로 사회, 정치적 맥락 속에 남겨진 흔적들을 발견하며 그 안의 모순된 현실의 풍경을 사진으로 포착해 낸다.
 
강홍구는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의 풍경을 집요하게 추적하고 담아내며 ‘바라보는 행위’ 자체에 대한 실험을 사진을 통해 이어왔다. 그는 항상 우리가 사는 시대의 조작된 이미지들과 거리를 두고 그 이면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것을 제시해 왔다. 그리고 이는 강홍구 스스로 집요하게 추구해온 작가로서의 태도이기도 하다.

개인전 (요약)

1992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금호미술관, 로댕갤러리, 고은사진미술관, 사비나미술관, 원앤제이 갤러리, 우민아트센터 등에서 스물아홉 번의 개인전을 가졌다.

그룹전 (요약)

또한 강홍구는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광주비엔날레 등에서 개최된 다수의 주요 단체전에 참가했다.

수상 (선정)

강홍구는 2006년 한국문예진흥위원회 올해의 예술가상과 2008년 동강사진예술상, 2015년 서울루나포토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작품소장 (선정)

강홍구의 작품은 서울시립미술관을 비롯해 국립현대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리움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의 풍경에 대한 집요한 관찰

주제와 개념

강홍구의 작업은 사진을 통해 우리가 보고 있다고 믿는 현실의 이면, 즉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소비되고 통과되는 사회적·정치적 조건을 드러내는 데서 출발한다. 그는 사진을 단순한 기록 매체가 아니라, 이미 조작되고 구성된 현실을 다시 의심하게 만드는 도구로 사용해 왔다. 1990년대 중반 합성사진 연작 ‘나는 누구인가’(1996–1997)와 ‘도망자’(1996)에서부터, 작가는 이미지가 어떻게 욕망과 권력, 역사적 기억을 은폐하거나 왜곡하는지를 질문했다. 특히 ‘도망자’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개인적 부채 의식에서 출발해, 역사적 폭력 앞에서 개인이 느끼는 무력감과 도피 충동을 시각화한 작업이다.

이후 강홍구의 관심은 개인의 정체성 문제에서 사회 구조 속 공간과 일상성으로 확장된다. ‘그린벨트’(1999–2000), ‘오쇠리 풍경’(2000년대 초), ‘드라마 세트’(2002) 등은 개발, 규제, 미디어 생산이라는 제도가 만들어낸 공간의 모순을 포착한다. 이 작업들에서 작가는 ‘보존’을 명목으로 황폐화된 그린벨트, 현실과 허구의 경계가 붕괴된 드라마 세트장처럼, 제도의 언어와 실제 풍경 사이의 간극을 드러낸다. 이는 도시와 자연, 현실과 재현 사이의 관계를 단순한 대비가 아닌 불일치의 상태로 제시한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본격화된 도시 재개발 연작들은 강홍구 작업의 핵심 축을 이룬다. ‘미키네 집’(2005–2006), ‘수련자’(2005–2006), 그리고 장기 프로젝트인 ‘은평뉴타운 연대기’(2001–2015)는 재개발로 인해 사라지는 마을과 삶의 흔적을 추적한다. 이 작업들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정상화되는 폭력과 그 과정에서 배제되는 기억들을 드러내며, 사진이 ‘사실’을 보여준다는 통념 자체를 흔든다.

최근의 ‘신안 바다’(2005–2022)와 ‘구름, 바다’(2023–) 연작에서 강홍구는 다시 고향 신안으로 시선을 돌린다. 이 작업들은 개발과 관광으로 변모한 섬의 풍경을 다루되, 도시 재개발 연작에서 축적된 문제의식을 개인적 기억과 결합해 확장한다. 여기서 풍경은 더 이상 사회 비판의 대상에만 머물지 않고, 기억과 현재, 내부자와 외부자의 시선이 중첩되는 장소로 제시된다.

형식과 내용

강홍구의 작업에서 형식은 언제나 주제와 긴밀하게 맞물려 변화해 왔다. 초기 합성사진 작업인 ‘나는 누구인가’와 ‘도망자’에서는 잡지 이미지, 영화 스틸, 엽서 등을 스캔해 자신의 이미지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사진의 사실성과 진위성을 의도적으로 교란했다. 이 시기의 작업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이미지의 출처와 맥락을 흐리며, 사진이 현실을 반영한다는 믿음 자체를 문제 삼는다.

디지털 카메라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에는, 작가가 직접 마주한 풍경이 작업의 출발점이 된다. ‘그린벨트’, ‘해수욕장’, ‘오쇠리 풍경’은 산책하듯 촬영된 일상적 장면들로 구성되지만, 그 안에는 시대적 모순이 응축되어 있다. 특히 〈그린벨트 - 고사관수도〉(1999–2000)는 전통 회화의 도상을 차용해 오염된 자연을 대비적으로 드러내며, 사진이 회화적 인용과 결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오브제의 개입과 연출된 장면이 두드러진다. ‘미키네 집’ 연작에서 작가는 장난감 집을 재개발 현장에 배치해 촬영함으로써, 어린 시절의 이상적 주거 이미지와 폐허가 된 현실을 병치한다. ‘수련자’ 연작 역시 장난감 인물을 활용해 무협적 제스처를 취하게 함으로써, 무력한 저항과 허구적 영웅성을 동시에 드러낸다. 이 시기의 작업은 사진이 기록이면서 동시에 연출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2010년대 이후에는 사진 위에 회화적 개입을 더하는 방식이 본격화된다. ‘그 집’(2010) 연작에서 강홍구는 흑백 사진 위에 색을 칠하고 지우며,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흐린다. 이러한 형식은 ‘녹색연구’, ‘언더프린트’, ‘서울산경’, 그리고 ‘신안 바다’로 확장된다. 최근의 ‘구름, 바다’ 연작에서는 사진의 매개를 완전히 벗어나 회화로 돌아가지만, 그 안에는 여전히 사진적 시선과 시간의 축적이 남아 있다.

지형도와 지속성

강홍구는 한국 현대미술에서 디지털 사진을 통해 일상과 공간의 변화를 장기적으로 추적해 온 작가로 위치 지을 수 있다. 그는 순수 사진이나 전통적 다큐멘터리 사진의 규범에 머물지 않고, 합성, 연출, 회화적 개입을 통해 사진의 매체적 한계를 지속적으로 시험해 왔다. 특히 도시 재개발이라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시선과 기억을 통해 기록해 왔다는 점에서, 그의 작업은 사회학적·인류학적 접근과도 맞닿아 있다.

‘오쇠리 풍경’ 연작에서 ‘은평뉴타운 연대기’ 시리즈, ‘그 집’ 연작, 그리고 최근 연작에로 이르는 흐름은, 사라지는 공간을 어떻게 기록하고 기억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일관되게 이어온 궤적이다. 동시에 ‘사람의 집—프로세믹스 부산’ 연작과 ‘신안 바다’ 연작은 도시뿐 아니라 인간의 생활공간 전반으로 작가의 시선을 확장시킨다.

강홍구 작업의 지속성은 일상성에 대한 집요한 관찰에 있다. 초기에는 대중매체 이미지의 재조직을 통해, 이후에는 재개발 현장과 주변부 공간을 통해, 최근에는 고향의 자연 풍경을 통해, 그는 늘 우리가 익숙하다고 여겨온 세계를 낯설게 만드는 방식을 선택해 왔다. 사진, 회화, 글쓰기는 서로 분리된 장르가 아니라 하나의 사유 체계로 작동한다.

최근 강홍구의 작업은 사진 이후의 회화적 실험과 함께 고향 신안을 둘러싼 기억과 현실을 보다 밀도 있게 탐구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그가 오랫동안 구축해 온 도시와 공간에 대한 기록은 형식과 상관없이 한국 사회의 변화 과정을 읽는 중요한 시각 자료로서, 국내를 넘어 국제적 맥락에서도 재해석될 것이다.

Works of Art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의 풍경에 대한 집요한 관찰

Exhibitions

Activ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