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mmy No.5~No.1 - K-ARTIST

Dummy No.5~No.1

2015
종이에 먹
각 410 x 100 cm
About The Work

박웅규는 고전 불화와 불교 도상에서 유래한 상징 구조를 차용해 현대적 맥락에서 ‘부정성’의 개념을 회화적으로 탐구해왔다. 작가는 ‘부정한 것, 부정한 상황, 부정한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를 통해 정-부정, 신성-속됨, 순결-오염 같은 이항대립을 해체하고 그 경계를 흐리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개인전 (요약)

박웅규는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서울, 2023), 아트스페이스 보안1(서울, 2022), 온그라운드2(서울, 2018), 스페이스 니트(서울, 2017),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청주, 2016)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그룹전 (요약)

또한 작가는 챔버(서울, 2024) 송은(서울, 2023), 부산현대미술관(부산, 2023), 일민미술관(서울, 2022),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22), 단원미술관(안산, 2021), 아트선재센터(서울, 2021),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고양, 2019) 등 기관이 연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박웅규는 2024년 제13회 종근당 예술지상의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었다.

레지던시 (선정)

박웅규는 2016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의 입주 작가로 선정되었다.

작품소장 (선정)

그의 작품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아라리오뮤지엄 등의 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고전 불화(佛畫)의 회화적 가능성

주제와 개념

박웅규는 고전 불화와 불교 도상에서 유래한 상징 구조를 차용해 현대적 맥락에서 ‘부정성’의 개념을 회화적으로 탐구해왔다. 작가는 ‘부정한 것, 부정한 상황, 부정한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를 통해 정-부정, 신성-속됨, 순결-오염 같은 이항대립을 해체하고 그 경계를 흐리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2012부터 선보인 초기작 ‘가래’(2012-) 연작은 인체에서 배출되는 혐오 대상인 가래를 성스러운 사리로 은유함으로써, 오염과 숭고가 동일한 지점에서 충돌하고 교차하는 시각 구조를 제시한다. 이러한 주제 의식은 점차 인간의 내면과 존재론적 조건으로 확장되며, 신체적 분비물에서 시작된 ‘부정’은 종교적 도상, 죽음의 서사, 그리고 정체성의 불안정성까지 포괄하게 된다.

‘팔상도’(2024)와 같은 최근 연작은 전통 불화의 구성을 차용하면서도 사회적으로 배제된 존재에 새로운 서사를 부여하며, 부정의 가치가 전복되고 회복되는 과정을 서사화한다. 박웅규의 작업은 일관되게 ‘경계에 있는 것’들을 주시하고, 그것들을 유희적이면서도 수행적인 태도로 전환시킨다.

형식과 내용

박웅규는 동양화의 화육법(畵六法)을 회화의 조형 언어로 적극 활용한다. 의태, 구도, 형태, 질감, 변용, 응용이라는 여섯 가지 원칙은 그에게 단지 형식적 규율이 아니라 ‘부정성’을 조형화하는 메커니즘이 된다. 초기에는 수묵화와 채색화의 기법을 병용하며 전통 매체인 장지와 먹, 안료를 기반으로 한 정밀한 드로잉을 선보였고, 이는 2015년 시작된 'Dummy' 연작을 통해 본격화되었다. 이 연작은 괴물과 신의 형상을 혼종적으로 구현하면서, 성물과 성기, 해충과 성상, 혐오와 숭고가 서로 맞물리는 혼성적 이미지들을 구축했다.

2019년 이후 박웅규의 형식은 보다 구체적인 대상에 접근하며, 묘사와 재현의 방식에서도 뚜렷한 이행을 보인다. ‘Dummy’ 연작의 연장선상에 있는 ‘구상도’(2019) 연작은 사람이 죽어 먼지가 되어가는 9단계의 시신 변화를 불교의 사유 구조에 빗대어 형상화한 작업으로, 건조, 균열, 부패 등 육체의 질감 변화를 종이와 먹의 물성으로 표현했다.

2023년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 《의례를 위한 창자Intestine for Ritual》에서 선보인 Dummy No.91~100(2023)은 소의 내장 구조를 부분 확대해 묘사하면서, 섬세한 패턴과 종교적 도상 구도를 결합시킨다. ‘십우도’ (2023)에서는 ‘먹고, 배설하고, 다시 승화하는’ 생명 순환의 양가성을 의례적 형식으로 구성하며, 불화의 구조가 새로운 생물학적 은유로 전환된다.

지형도와 지속성

박웅규의 작업은 처음부터 ‘부정성’이라는 개념을 중심에 두고 출발하였으며, 이를 동양화의 전통적 형식 언어와 결합시키는 고유한 방식으로 전개해왔다. 초기의 '가래 드로잉' 연작에서 출발한 작품세계는 이후 'Dummy', ‘구상도’, ‘십우도’, ‘팔상도’ 등으로 이어지며, 내용상 주제는 확장되었으나 기본적으로 경계적인 것, 불분명한 것, 혐오되는 것에 대한 사유와 시선은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 이를 통해 그는 동시대 미술에서 동양적 전통 형식을 바탕으로 혐오, 저항, 숭고, 신체성을 비판적이면서도 수행적으로 사유하는 독특한 위치를 점유한다.

최근에는 전통 불화의 서사 구조를 차용해 사회적 타자성이나 배제된 신체에 서사를 부여하는 시도를 보이며, 자신의 형식 언어를 서사와 철학의 층위로 확장하고 있다. 앞으로도 작가는 불화의 재해석을 토대로 한 정교한 이미지 구축과 함께, 신체적 감각과 비물질적 신앙 사이의 긴장을 시각화하는 방식으로 동양화의 회화적 실험을 새롭게 경신하며, 종교, 신체, 부정성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된다.

Works of Art

고전 불화(佛畫)의 회화적 가능성

Exhibitions

Activ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