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 가슴을 여는 선 - K-ARTIST

닫힌 가슴을 여는 선

2022
캔버스에 수용성 유채와 아크릴 스프레이
246 x 355 cm
About The Work

김세은은 신도시의 형성과정에서 발생한 ‘이름 없는 공간’들에 주목하며, 도시계획이 남긴 틈과 자투리 풍경을 통해 신체성과 시각성의 관계를 탐구해왔다. 그는 도시의 구조물, 도로, 다리, 터널 등 물리적 기반시설이 놓인 이후 남겨진 주변 공간에 체화된 시선을 투영하고, 그 시선을 따라 공간이 어떻게 감각되고 경험되는지를 회화로 풀어낸다.

개인전 (요약)

김세은의 개인전으로는 《먼 거리 획득》(유머감각, 서울, 2023), 《Pit Stop》(두산갤러리, 서울, 2022), 《잠수교》(금호미술관, 서울, 2020), 《핏맨의 선택》(원앤제이 갤러리, 서울, 2019), 《Potholing》(말보로 갤러리, 런던, 2018)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그는 뮤지엄헤드(서울, 2023), 학고재갤러리(서울, 2023), 파이프갤러리(서울, 2023), 서울시립미술관(서울, 2022), 오래된집(서울, 2021), 두산갤러리(서울, 2021), 원앤제이 갤러리(서울, 2020), 아트선재센터(서울, 2018), 하이트컬렉션(서울, 2017)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였다.

수상 (선정)

김세은은 2023년 뉴욕 International Studio & Curatorial Program Residency, 2022년 서울시립미술관 난지창작스튜디오, 2021년 명륜동 작업실 캔파운데이션, 2020년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 등 국내외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입주 작가로 참여한 바 있다.

Works of Art

공간이 지닌 시각적 운동성

주제와 개념

김세은은 신도시의 형성과정에서 발생한 ‘이름 없는 공간’들에 주목하며, 도시계획이 남긴 틈과 자투리 풍경을 통해 신체성과 시각성의 관계를 탐구해왔다. 그는 도시의 구조물, 도로, 다리, 터널 등 물리적 기반시설이 놓인 이후 남겨진 주변 공간에 체화된 시선을 투영하고, 그 시선을 따라 공간이 어떻게 감각되고 경험되는지를 회화로 풀어낸다. 예컨대 〈끝나는 길〉(2014), Compact of Movement(2015)와 같은 초기 작업들은 도시가 생성되고 파괴되는 경계 지점에서 작가가 경험한 풍경을 기반으로 한 장면의 구현이며, 이는 도시가 인간의 신체에 가하는 영향력에 대한 직관적 응시로 이어진다.

2016년 이후 작가의 주제의식은 보다 명확한 추상성과 물리적 감각을 동반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도시의 균열, 구멍, 파편과 같은 감지되기 어려운 공간들은 Crack(2016), 〈남은 땅〉(2017), 〈휴구멍〉(2019) 등의 화면에 전개되며, 도시 구조와 몸 사이의 조응이 점차 추상화된 형상으로 변환된다. 이러한 장면들은 특정한 풍경의 재현이 아닌, 구조와 시간성, 신체적 직관이 결합된 운동성의 시각적 구축이자 도시와 개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존재론적 감각을 시각화한 결과라 할 수 있다.

형식과 내용

김세은의 작품은 회화적 형상과 신체적 감각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구축된다. 그는 시각 훈련과 신체 감각을 통해 공간을 바라보는 ‘자세’를 중심에 둔다. 이를테면 2011년부터 시작된 ‘Feet of Integrity’ 프로젝트에서는 반복된 걷기, 일정한 시점 유지를 통해 시선과 장면 간의 거리와 공간의 형상을 300장 이상의 드로잉으로 축적해나갔다. 이러한 방식은 〈끝나는 길〉과 같은 회화에서 도시와 신체가 맺는 관계를 회화적 언어로 번역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의 작업은 점점 구상에서 추상으로 이행된다. 개인전 《핏맨의 선택(Pitman’s Choice)》(2019, 원앤제이 갤러리)에서는 도로와 터널, 다리의 단면이 더 이상 식별 가능한 도시의 대상이 아닌, 추상적 패턴과 감각적 덩어리로 제시된다.

이후 개인전 《잠수교》(2020, 금호미술관)와 《Pit Stop》(2022, 두산갤러리)에서는 전시 공간과 관람자의 신체를 적극적으로 개입시키는 조형 실험이 병행되었으며, 〈닫힌 가슴을 여는 선〉(2022)이나 Pit Stop(2020–2023) 같은 작품에서는 컬러 엑스레이처럼 신체 내부의 일부가 화면에 드러남으로써, 도시 환경에 반응하는 신체적 태도 자체를 회화의 중심 내용으로 가져온다.

지형도와 지속성

김세은은 초기부터 일관되게 도시 구조의 잔여 공간을 주제로 삼으며, 물리적 공간과 신체 사이의 감각적 관계를 회화로 구축해왔다. 이러한 태도는 회화가 단순히 시각 이미지의 재현을 넘어, 도시 환경에 대한 ‘감각적 사유’의 방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의 작업은 초기 작품 Compact of Movement처럼 구체적인 장소에서 출발하여 〈휴구멍〉, Pit Stop 등의 최근 작품들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구상의 흔적을 지우고 점차 추상화되는 형식 실험을 이어가며 조형 언어의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현재 작가는 동시대 미술의 지형도 속에서 도시 구조에 대한 비평적 감각과 회화를 통한 감각 훈련의 가능성을 병행하는 독자적 위치를 점유한다. 특히 공간의 구조를 신체 감각을 통해 재구축하는 회화적 태도는, 현대 도시 경험의 복잡성과 감각의 무뎌짐을 회화로 반전시키려는 시도로 읽힌다.

Works of Art

공간이 지닌 시각적 운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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