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도서관 - K-ARTIST

원숭이도서관

2015, 종이에 먹, 잉크, 아크릴릭
433 × 513 cm
About The Work

우정수의 작업은 처음부터 ‘이야기’와 ‘그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다시 묻는 시도였다. 그는 이미지가 특정한 내러티브를 대변하거나 종속되는 방식에 회의적이며, 오히려 이미지를 통해 이야기의 부재, 불완전함, 중첩, 변형을 드러낸다.

초기의 날렵한 흑백 드로잉과 잉크 중심의 표현은 직접적이고 즉흥적인 화면 구성으로 사회적 주제를 다뤘으며, 이후에도 회화의 알레고리적 기능을 확장하며 다양한 시대와 장르의 서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서술해왔다. 그의 도상은 상징이기보다는 역사 속에서 축적되어온 이미지와 오늘날 미디어 속 이미지들의 파편이며, 이는 회화가 논리적 재현의 장르가 아닌 ‘이해되지 못한 것들을 이미지로 이해하려는 시도’임을 강조한다.

개인전 (요약)

주요 개인전으로 《머리맡에 세 악마》(아트선재센터, 2024), 《Palindrome》(BB&M, 2022), 《Where Is My Voice》(두산갤러리 서울, 2020), 《Tit for Tat》(두산갤러리 뉴욕, 2020), 《Calm the Storm》(금호미술관, 2018)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작가는 《카덴차》(홍콩문화원, 2024), 《움직이는 달, 다가서는 땅》(제주비엔날레, 2022), 《젊은 모색 2021》(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21), 《Fortune Telling: 운명상담소》(일민미술관, 2021), 《강박²》(서울시립미술관, 2019), 《상상된 경계들》(광주비엔날레, 2018)등 국내외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우정수는 2017년 국립현대미술관 고양창작스튜디오, 2020년 두산레지던시 뉴욕에 입주 작가로 참여한 바 있다. 2019년에는 화랑미술제 특별전 대상을 수상하고, 2017년에는 금호영아티스트, 서울시립미술관 신진미술인으로 선정되었다.

작품소장 (선정)

그의 작품은 두산아트센터, OCI미술관, 금호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Blackstone Group 등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동시대에 대한 알레고리적 회화

주제와 개념

우정수는 다양한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이미지와 서사를 해체하고 재구성하여 동시대의 상황을 은유적으로 드러내는 회화를 지속해왔다. 그의 작업은 중세 삽화, 종교화, 신화, B급 영화, 만화 등의 시각 자료를 자유롭게 인용하면서도, 이들을 특정 맥락에서 떼어내 오늘의 사회와 개인의 존재론적 질문에 응답한다.

《불한당의 그림들(The Painting of Villain)》(2015,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에서 작가는 사회적 모순을 익살스러운 괴물과 귀신의 형상으로 구현했고, 《책의 무덤》(2016, OCI 미술관)에서는 인간의 욕망과 파멸의 서사를 대형 드로잉으로 풀어냈다. 이러한 태도는 ‘산책자(Flâneur)’로서의 자의식과 연결되며, 작가는 이미지의 파편들을 통해 현실의 혼돈과 개인의 불안을 반영한다.

시간이 흐르며 우정수의 회화는 더욱 내면화되고 다층적인 구조를 갖추게 된다. 금호미술관과 일민미술관 등에서 선보인 ’Calm the storm’(2018-) 연작은 예수의 기적 서사를 해체하면서도, 그 안에 불안과 공포, 믿음과 회의가 교차하는 인간 심리를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Where Is My Voice》(2020, 두산갤러리)에서는 신화와 고전에서 빌려온 도상을 반복하고 변주하면서 “목소리”라는 존재와 표현의 문제를 탐색하며, 개인의 자아와 사회적 소외, 감정의 비가시성을 주제로 확장한다.

최근의 ‘머리맡에 세 악마’(2024) 연작은 작가 자신의 불면증 경험에서 출발해, 현대인의 우울, 강박, 소외된 내면의 풍경을 몽환적이고 파편적인 서사로 그려내며 동시대적 감정의 복잡성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형식과 내용

우정수는 회화의 전통적 재료와 방법을 바탕으로, 인쇄 이미지, 벽지, 드로잉, 캔버스, 패브릭 등 다양한 재료와 기술을 실험해왔다. 초기에는 흑백 드로잉을 통해 판화적 질감과 먹의 농담을 활용한 장면을 전개했고, 선의 속도와 감각을 중시하는 표현방식이 주를 이루었다. 《불한당의 그림들》에서 드러나는 날렵한 펜 드로잉과 벽화의 결합은 회화와 설치, 서사와 장면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든다.

이후 《책의 무덤》에서는 110여 점의 드로잉 연작을 시퀀스로 구성했다. 특히, 책들이 혼돈스럽게 떨어지는 하나의 장면을 먹과 잉크, 아크릴로 구성한 대형 회화 〈원숭이 도서관〉(2015)은 회화와 전시 전체를 하나의 서사로 엮어낸다.

2018년 이후 그의 화면은 점차 색과 패턴, 추상적 요소로 확장되며, 이미지-서사 관계의 탈구성과 파편화가 심화된다. 〈밝은 내일(Brighter tomorrow)〉(2019), Young painters(2019) 등은 90년대 미디어 풍경에서 차용한 벽지, 무늬, 색면 패턴을 도상과 병치시켜 부의 강박과 강박의 반복이라는 오늘날의 현실을 은유적으로 비판한다.

‘머리맡에 세 악마’ 연작에서는 도상, 패턴, 서사가 각각 분절된 레이어로 겹쳐지며, 회화는 더 이상 단일한 장면이 아닌, 다층적 사건의 장으로 작동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우정수의 작업은 처음부터 ‘이야기’와 ‘그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다시 묻는 시도였다. 그는 이미지가 특정한 내러티브를 대변하거나 종속되는 방식에 회의적이며, 오히려 이미지를 통해 이야기의 부재, 불완전함, 중첩, 변형을 드러낸다. 초기의 날렵한 흑백 드로잉과 잉크 중심의 표현은 직접적이고 즉흥적인 화면 구성으로 사회적 주제를 다뤘으며, 이후에도 회화의 알레고리적 기능을 확장하며 다양한 시대와 장르의 서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서술해왔다. 그의 도상은 상징이기보다는 역사 속에서 축적되어온 이미지와 오늘날 미디어 속 이미지들의 파편이며, 이는 회화가 논리적 재현의 장르가 아닌 ‘이해되지 못한 것들을 이미지로 이해하려는 시도’임을 강조한다.

오늘날 우정수는 동시대 회화에서 보기 드문 서사성과, 풍부한 레퍼런스, 그리고 설치적 감각을 결합한 독자적 회화 언어를 구축해오고 있다. 초기의 수묵 드로잉에서 출발한 그의 회화는 다색적 패턴, 벽지, 패브릭, 캔버스 설치 등으로 확장되며 실험성과 수행성을 동시에 획득하고 있다. 지금-여기의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동시에, 자신만의 이야기 직조 방식을 개발해온 그는 동시대 회화의 가장 유의미한 실험자 중 한 명으로 자리잡았다.

Works of Art

동시대에 대한 알레고리적 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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