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Window for Stories (3) - K-ARTIST

A Window for Stories (3)

2025
캔버스에 수채
130 x 130 cm
About The Work

전현선의 작업은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사소한 것, 모호한 것, 설명되지 않는 감정과 기억을 회화로 번역하고자 하는 시도에서 출발했다. 그에게 회화는 명확한 해석을 제시하는 수단이 아니라, 미해결된 채로 남겨진 질문이나 감각의 편린들을 엮어내는 내밀한 공간이다.

원, 삼각형, 원뿔 등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기하학적 도형은 단순한 형태를 넘어, 하나의 거대한 서사가 지워진 시대에서 남겨진 파편적 미시 서사이자 언어 이전의 감각을 가시화하는 도구로 기능한다. 이러한 작업 태도는 회화를 언어와 비언어, 구상과 추상, 의미와 무의미 사이의 ‘틈’에서 작동하는 유기체로 재정의한다.

개인전 (요약)

최근 개인전으로는 《Here and There》(갤러리 르롱, 파리, 2025), 《When you understand my secret, it becomes a ghost》(에스더 쉬퍼, 베를린, 2024), 《두 개의. 누워 있는. 뿌리가 드러난 세계》(조현화랑, 해운대, 2024), 《Meet Me in the Middle》(갤러리2, 서울, 2022), 《붉은 모서리, 녹색 숲》(P21, 서울, 2019), 《나란히 걷는 낮과 밤》(대안공간 루프, 서울, 2018), 《모든 것과 아무것도》(위켄드, 서울, 2017)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작가는 《추상과 관객》(경남도립미술관, 경상남도, 2024), 제12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이것 역시 지도》(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23), 《DUI JIP KI》(에스더 쉬퍼, 베를린, 2023), 《아트스펙트럼 2022》(리움미술관, 서울, 2022), 《댄싱 캐스퍼》(사가, 서울, 2021), 《제20회 송은미술대상전》(송은, 서울, 2020)을 포함한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다.

수상 (선정)

전현선은 2024년 프랑스 회화작가상인 장 프랑수아 프라 상 최종후보 3인에 올랐다. 2023년에는 프리즈 x 샤넬: 넥스트 & 나우 시리즈에 선정되었고, 2020년 제20회 송은미술대상 우수상, 2017년 종근당 예술지상을 수상했다.

작품소장 (선정)

전현선의 작품은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경기도미술관, 수원시립미술관에 소장되어있다.

Works of Art

일상 속 사소하고 모호한 것

주제와 개념

전현선의 작업은 일상 속 사소하고 모호한 상황, 기억, 감정을 포착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는 특정 장면을 재현하기보다 말로 설명되지 않는 감정의 결이나 정서의 기류를 포착하고자 하며, 이러한 의도는 기하학적 도형, 색면, 반복되는 이미지들을 통해 표현된다. 초기작 〈끝없이 갈라진 길〉(2011)과 〈만족스러운 결말〉(2011) 등에서는 동화 속 캐릭터와 상징을 재조합하며 선악 구도의 고정관념을 해체하고, 이를 통해 우리 기억 속에 자리잡은 관계의 복잡성과 무의식 속 장면들의 다의성을 반영한다.

2014년 플레이스 막에서 개최한 개인전 《뿔과 대화들》에서는 작품에 기하학적 도형을 새롭게 등장시킨다. 전설이나 신화 속 오브제들과 함께 그려진 원뿔 도형은 어떠한 의미도 지시하지 않는데, 이는 언어 이전의 상태로 남아있는 수수께끼들을 형상화한다.

그의 주제의식은 시간이 지날수록 구체적인 사건이나 이야기보다는 기억의 파편, 관계의 단절과 연결, 의미의 불확실성에 대한 탐구로 확장된다. 2018년 대안공간 루프에서 열린 개인전 《나란히 걷는 낮과 밤》에서는 15개의 캔버스를 병치하여 단어-문장 관계처럼 느슨한 연결을 통해 하나의 집합체를 구성하며, 이때 각각의 이미지들은 명확한 의미보다 관계 맺음과 어긋남의 흐름을 강조한다. 전현선은 의미의 결핍이나 소통 불가능성에 주목하면서도, 그 모호함 자체를 회화의 서사적 가능성으로 전환시킨다.

형식과 내용

전현선은 수채화라는 전통적 재료를 복잡한 시각 경험이나 사적인 세계와 결합시키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형식을 구축해왔다. 얇고 납작한 레이어들로 구성된 화면은 회화적 재현의 밀도보다는 평면성, 파편성, 단편성에 가까우며, 일부 모티프는 온라인에서 수집된 이미지들을 기반으로 삼고 있기도 하다.

2016년 개인전 《이름 없는 산》(이화익갤러리)에서는 원뿔 도형이 산의 형상으로 전환되며,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넘나드는 시각적 언어를 실험한다. 이후 《검은 녹색 입》(2018, 갤러리2)에서는 구체적 대상을 거의 배제한 채 도형 중심의 색면 회화로 나아가며, 회화와 구조물의 결합 가능성을 예고하기도 한다.

작가의 작품 형식은 캔버스를 하나의 장면으로 다루는 방식에서 벗어나, 〈나란히 걷는 낮과 밤(1)~(15)〉(2017)와 같이 여러 캔버스를 병치하거나 《아트스펙트럼 2022》(리움미술관)의 작품과 같이 구조물처럼 조립하는 설치적 회화로 진화한다. 특히 《아트스펙트럼 2022》에서는 캔버스들이 벽이나 기둥으로 구성되며, 관람자에게 중심 없는 시각 체험을 제공한다.

최근 개인전 《두 개의, 누워 있는, 뿌리가 드러난 세계》 (2024, 조현화랑)과 단체전 《뒤집기 / Dui Jip Ki》(2023, 에스더쉬퍼)에서는 여러 캔버스를 둥글게 이어 설치한 파노라마적 화면 구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회화가 놓이는 물리적 공간으로 그 탐구를 확장한 작가의 설치 실험은 전통적 회화 공간을 해체하고, 의미 생산의 유동성과 개방성을 제안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전현선의 작업은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사소한 것, 모호한 것, 설명되지 않는 감정과 기억을 회화로 번역하고자 하는 시도에서 출발했다. 그에게 회화는 명확한 해석을 제시하는 수단이 아니라, 미해결된 채로 남겨진 질문이나 감각의 편린들을 엮어내는 내밀한 공간이다. 원, 삼각형, 원뿔 등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기하학적 도형은 단순한 형태를 넘어, 하나의 거대한 서사가 지워진 시대에서 남겨진 파편적 미시 서사이자 언어 이전의 감각을 가시화하는 도구로 기능한다. 이러한 작업 태도는 회화를 언어와 비언어, 구상과 추상, 의미와 무의미 사이의 ‘틈’에서 작동하는 유기체로 재정의한다.

최근의 작업에서 그는 회화를 단일 매체가 아닌 복합적인 환경의 일부로 확장하며, 디지털적 평면성과 수채의 물성, 기하학적 질서와 무작위적 서사의 결합을 시도한다. 전시장에 독특한 조각적 구조로 설치된 회화들이 공간을 재구성하고, 관람자의 동선 속에서 끊임없이 의미를 갱신한다. 전현선은 보다 다양한 장소성과 매체성을 실험하면서, 회화의 내리터브와 구조의 경계를 확장하는 실험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된다.

Works of Art

일상 속 사소하고 모호한 것

Exhibitions

Activ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