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예극장 - K-ARTIST

유예극장

2018
HD 단채널 영상
35분 12초 
About The Work

정은영은 잊혀지고 사라져가는 소수의 역사들에 대한 꾸준한 연구를 해오며, 이를 현재로 소환해 예술의 영역 안으로 재배치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작가는 1950년대 대중적 인기를 누렸지만 전통극으로도, 현대극으로도 자리잡지 못한 채 잊혀져간 공연예술장르인 여성국극에 대한 예술 프로젝트로써 이름을 알려 왔다.

이를 비롯한 그의 작업은 젠더와 성을 둘러싼 사회의 가부장적이고 이분법적인 틀에 균열을 내는 저항의 목소리를 찾아, 영상과 공연, 아카이브와 같은 예술의 다양한 형태로써 동시대의 맥락 안으로 다시금 끌어오고 있다.

개인전 (요약)

정은영은 2006년부터 현재(2025)까지 서울, 인천, 싱가포르, 교토, 뒤셀도르프, 몬트리올 등 다양한 도시에서 약 13회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유랑하는 병들》(2006, 브레인팩토리, 서울), 《전환극장》(2015, 아트스페이스 풀, 서울), 《틀린색인》(2016, 신도문화공간, 서울), 《틀린색인:여성국극 아카이브》(2017, NTU CCA, 싱가포르), 《어리석다 할것인가 사내답다 할것인가》(2018, d/p, 서울), 《Deferral Theatre》(2020, Kunstverein für die Rheinlande und Westfalen, 뒤셀도르프), 《극작연습 : 물고기로 죽기》(2021, 아르코예술극장, 서울), 《The Yeoseong Gukgeuk Project: Hijack the Gender!》(2023, Leonard & Bina Ellen Art Gallery, 몬트리올), 《극작연습 : 물고기로 죽기, SPAF (서울국제공연예술제)》(2023, 세실극장, 서울)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정은영은 《kkk^^;》(2006, 쌈지 스페이스, 서울), 《네트워크 플러스: 기억》(2006, 대안공간 풀, 서울), 《Neighborhood》(2007, New Museum of Contemporary Art, 뉴욕, 미국), 《Perspective Strikes Back》(2009, 두산 갤러리, 서울), 《신진기예》(2012, 토탈미술관, 서울), 《해피윈도우》(2012, 아트센터 나비, 서울), 《언바운드 아카이브》(2012, 아르코 미술관, 서울), 《기울어진 각운들》(2013, 국제 갤러리, 서울), 《에르메스재단 미술상》(2013, 아뜰리에 에르메스, 서울), 《미래는 지금이다》(2014, 로마국립현대미술관, 로마, 이탈리아; 2015, La friche Belle de Mai, 마르세이유, 프랑스), 《FANTasia : Asia Feminism》(2015,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달은 차고 이지러진다》(국립현대미술관, 과천), 《Polyphonies》(2016, 퐁피두센터, 파리), 《공동의 몸, 공동의 리듬》(2017, 일민미술관, 서울), 《올해의 작가상 2018》(2018,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역사가 우릴 망쳤지만 그래도 상관없다》(2019,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베니스), 《인간: 7개의 질문》(2021, 리움, 서울), 《송출된 과거, 유산의 극장》(2020-2022,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Frequencies of Tradition》(KADIST, 샌프란시스코), 《우리, 할머니》(2022, 탈영역 우정국, 서울), 《서스펜스의 도시, 워치 앤 칠 3.0》(2023,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The Shape of Time: Korean Art after 1989》(2023, 필라델티아 미술관, 필라델피아, 미국) 등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정은영은 에르메스재단 미술상(2013), 신도리코 미술상(2015), 올해의 작가상(2018)을 수상하였다.

작품소장 (선정)

정은영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대구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KADIST(샌프란시스코, 미국) 등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변칙적이고 퀴어한 예술실천의 힘

주제와 개념

정은영의 초기 작업은 개인의 서사를 조명하며 여성의 삶, 성을 규정하는 관념에 대한 저항을 주제로 하여 주로 개인적 경험을 사회적 영역으로 확장하는 비판적 미학을 추구했다. 작품 〈그 여자의 두통약〉(2006), 〈꽃놀이〉(2006), 〈천식〉(2006) 등에서는 일상 속 여성의 존재를 가시화하고 비극적 서사를 읊조리는 내레이션을 통해 주제의식을 극대화했다.

2009년부터 본격화된 '여성국극 프로젝트'를 통해 작가는 젠더 수행성에 대한 탐구를 심화했다. 여성국극의 남성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수행하는 '남성성'의 반복적 훈련과 그 과정을 기록한 〈뜻밖의 응답〉(2009), 〈분장의 시간〉(2009) 등은 성별의 경계와 규범을 해체하고 젠더가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과정에 주목했다. 이는 단순히 여성국극의 역사적 복원이 아닌, 여성국극이 지닌 젠더 전복성을 동시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18에서 작가는 ‘젠더’와 ‘전통’이라는 핵심적인 두 가지 개념을 면밀히 살피는 작업들로 최종 수상을 하게 된다. 작품 〈유예극장〉(2018)과 〈나는 왕이야〉(2018) 등은 여성국극 프로젝트의 후속작으로, 여성국극의 마지막 세대라고 할 수 있는 퍼포머들을 전면에 내세워 전통과 현대를 교차시킨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특정한 결론에 도달하기보다는 여성 국극에 대한 역사적 규정을 의도적으로 유예시킨다.

형식과 내용

작가의 여성주의적 시각은 개인적 서사에 기반한 감성적이고 내밀한 방식의 표현에서 출발했다. 이후 작가는 실존 인물들과의 심층 인터뷰, 아카이브 수집, 퍼포먼스 재연 등 다양한 방법론을 통해 1950년대 공연예술장르의 역사적 맥락과 현대적 의미를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여성국극에 매료된 작가는 대표 배우인 '조금앵'과 '조영숙', '이소자' 등 주요 인물들을 장기간에 걸쳐 조사하고 기록했다. 특히 1950년대 스타덤에 올랐던 '조금앵'의 생애와 커리어에 집중하며, 그녀의 사적 아카이브를 면밀히 분석했다. 〈오프/스테이지: 조금앵〉(2012)에서는 배우가 무대에서 수행했던 남성성 제스처와 일상 속 여성성 간의 충돌을 기록하며, 젠더 수행성의 경계성과 모호성을 부각시켰다.

작가는 조금앵이 남성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사적 영역에서는 이를 완전히 벗어던지지 못하는 이중적 정체성에 주목하며, 젠더가 본질적인 것이 아닌 반복적인 수행을 통해 구성되고 변화하는 것임을 시사했다. 또한 작가 조금앵의 개인 앨범에서 발견한 '가짜 결혼식 사진'-이 사진은 조금앵이 신랑, 그녀의 여성팬이 신부로 등장하는 연출된 사진이다-을 모티프로 작품을 풀어내기도 했는데, 이를 통해 배우들의 정체성과 가시성, 그리고 이의 재현 방식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안했다.

지형도와 지속성

정은영의 작업은 한국의 전통 예술 형식을 젠더 정치학과 결합하여 미술계에서 고유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유예극장〉(2018)과 같은 작품들을 통해 젠더 규범에 대한 판결 유예와 퀴어 정치학을 정치적 예술 실천으로 형상화하며, 젠더 및 정체성 담론을 보다 폭넓게 확장하고 있다. 앞으로도 젠더 전복성과 실천을 주제로 한 다층적인 작업을 통해 미술계에서 중요한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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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칙적이고 퀴어한 예술실천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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