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취약할 의향) - K-ARTIST

무제 (취약할 의향)

2016
자개, 아크릴 패널, PVC 패널, 아크릴 페인트, 실크 벨벳 위에 콜라주
130 x 96 x 3 cm
About The Work

이불은 현대 사회의 모순과 경계, 유토피아적 욕망과 디스토피아적 불안을 심도 있게 탐구하며 동시대 미술의 중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인간 존재의 취약성과 가능성을 동시에 드러내며, 기술, 역사, 그리고 권력 구조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제기한다.

작품 세계는 ‘경계의 확장’과 ‘하이브리드적 상상’으로 요약된다. 인간과 기계, 전통과 현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미적 가능성을 창조하는 작가의 작업은 기술 발전에서 비롯된 유토피아적 이상과 디스토피아적 부작용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이중적으로 포함한다. 이러한 양가적 태도는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그에 따른 윤리적 딜레마, 나아가 인간 본질에 대한 철학적 질문으로 확장된다.

개인전 (요약)

이불은 1988년 IL 갤러리(서울, 한국)에서 첫 개인전을 개최하며 작가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Projects》(1997, 뉴욕현대미술관, 뉴욕, 미국), 《베니스비엔날레》(1999, 베니스, 이탈리아) 등을 통해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2000년대에 접어들며, 작가는 《Life Forever》(2002, 뉴뮤지엄, 뉴욕, 미국), 《Lee Bul》(2008, 르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파리, 프랑스), 《Lee Bul: Crashing》(2018, 헤이워드 갤러리, 런던, 영국 및 그로피우스 바우, 베를린, 독일) 등 세계적인 기관에서의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하며 동시대 미술의 선두주자로 자리잡았다.

2012년에는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모리 미술관(도쿄)에서 대규모 회고전 《From me, belongs to you only》을 개최했다. 2024년에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외벽에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 이불, Long Tail Halo》를 통해 설치된 작품은 작가의 경력을 대표하는 중요한 프로젝트로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그룹전 (요약)

1990년대부터 세계 유수의 비엔날레와 단체전에 참가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1999년 《베니스비엔날레》(베니스, 이탈리아)에서 하랄드 제만(Harald Szeemann)이 기획한 국제전과 한국관에 동시에 초청되며 큰 주목을 받았다.

《미디어시티서울》(2000,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한국), 《Transformation》(2010, 도쿄 현대미술관, 도쿄, 일본), 《Storylines: Contemporary Art at the Guggenheim》(2015,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뉴욕, 미국), 《광주비엔날레: Minds Rising, Spirits Tuning》(2021, 광주, 한국) 등에서도 단체전에 참가하였다.

최근에는 《Dans l’air, les machines volantes》(2023, 아항가르 Y, 뫼동, 프랑스)와 《Supernatural – In the Same World》(2023, 오울루미술관, 오울루, 핀란드) 등의 전시에서 기술과 인간 존재에 대한 독창적인 해석을 제시하며 주목받았다.

수상 (선정)

1998년 휴고 보스상(구겐하임 미술관, 뉴욕, 미국)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1999년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상(베니스, 이탈리아)을 수상했다. 2014년에는 광주비엔날레 눈(Noon) 예술상(광주, 한국), 2019년에는 호암상 미술상(서울, 한국)을 수상한 바 있다.

작품소장 (선정)

작품 소장처로는 국립현대미술관(과천, 한국), 리움미술관(서울, 한국), 아트선재센터(서울, 한국), 아모레퍼시픽미술관(서울, 한국), 뉴욕현대미술관(뉴욕, 미국), 테이트 모던(런던, 영국), M+ 미술관(홍콩) 등이 있다.

Works of Art

경계를 초월한 하이브리드

주제와 개념

이불은 현대 사회의 모순과 경계, 유토피아적 욕망과 디스토피아적 불안을 심도 있게 탐구하며 동시대 미술의 중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인간 존재의 취약성과 가능성을 동시에 드러내며, 기술, 역사, 그리고 권력 구조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제기한다.

작품 세계는 ‘경계의 확장’과 ‘하이브리드적 상상’으로 요약된다. 인간과 기계, 전통과 현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미적 가능성을 창조하는 작가의 작업은 기술 발전에서 비롯된 유토피아적 이상과 디스토피아적 부작용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이중적으로 포함한다. 이러한 양가적 태도는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그에 따른 윤리적 딜레마, 나아가 인간 본질에 대한 철학적 질문으로 확장된다.

이불의 초기 퍼포먼스 작업은 신체를 매개로 한 정치적, 사회적 메시지의 전달에 초점을 맞추었다. 대표작 〈수난유감-내가 이 세상에 소풍 나온 강아지 새끼인 줄 아느냐?(Sorry for Suffering-You Think I'm a Puppy on a Picnic?)〉(1990)는 작가가 자신의 신체를 촉수가 달린 괴물의 형태로 변형시켜 서울과 도쿄 거리를 누빈 퍼포먼스다. 이 작품은 개인의 취약성을 탐구한 동시에, 여성의 역할에 대한 개인적, 사회적 억압에 대한 강렬한 저항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후 작가는 퍼포먼스를 넘어 설치, 조각, 드로잉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여 시각 언어를 확장해 나갔다.

형식과 내용

이불은 재료와 형식의 실험을 통해 다층적인 시각적 경험을 창조한다. 대표작 〈장엄한 광채(Majestic Splendor)〉(1997)는 시퀸(Sequins)으로 장식된 생선을 비닐에 밀봉한 설치미술 작품으로, 혐오 속에서 여성이 느끼는 무력감과 생명의 유한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특히 생선이 부패하며 발생한 악취는 관람객에게 불쾌감을 유발함과 동시에 작품의 메시지를 극대화했다.
 
또 다른 대표작인 〈사이보그(Cyborg)〉(1998)는 불완전한 형태의 인간-기계 하이브리드 이미지를 통해 유전공학과 성형수술로 완성된 기이한 신체를 형상화한다. 이 작업은 이상화된 인간 신체에 대한 욕망과 그 이면에 도사리는 불안을 탐구하며, 기술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20회 시드니 비엔날레》에 출품한 〈취약할 의향(Willing to be Vulnerable)〉(2015-2016)에서는 모더니티의 상징인 ‘힌덴부르크 비행선(Hindenburg Airship)’*을 대형 설치 작품으로 재현하며, 기술적 이상과 실패를 은유적으로 드러냈다.
 
*힌덴부르크 비행선 : 1936년 독일에서 제작된 대형 비행선으로, 20세기 초 항공 기술의 정점을 상징했다. 그러나 1937년 화재로 폭발하며 3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비극적인 사건은 기술에 대한 과도한 신뢰와 이상주의의 한계를 드러냈다.

지형도와 지속성

이불은 한국 동시대 미술의 지형도를 재편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작가는 《베니스 비엔날레》(베니스, 이탈리아) 본 전시에 1999년과 2019년, 한국작가로는 유일하게 두 차례 초청되었으며, 2012년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모리 미술관(도쿄, 일본)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개최하는 등 국제 미술계에서 활약하며 한국 동시대 미술의 저변을 확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기술의 발전과 윤리적 문제에 대한 담론을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여 선취적으로 다루고, 인간의 개인적 경험과 사회적 장치들 간의 복합적 관계를 심층적으로 탐구하며, 동시대 미술의 경계를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작가로 자리 잡았다.

Works of Art

경계를 초월한 하이브리드

Exhibi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