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든 어택 - K-ARTIST

써든 어택

2014
캔버스에 유채
85 x 76 cm


About The Work

성희승은 ‘나’와 세계가 맺는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바탕으로 회화의 가능성을 탐구해 왔다. 작가는 회화를 완결된 결과물이 아닌 생성과 이동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과정으로 바라보며, 반복된 행위와 축적된 시간이 화면에 남기는 흔적에 주목한다. 

성희승의 작업을 관통하는 핵심 개념은 ‘되어감(becoming)’이다. 존재는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생성과 확장을 거듭하며, 해체와 재구성을 통해 다른 상태로 이동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작가의 화면은 반복과 응시, 집중과 멈춤이 축적되는 시간의 장으로 기능한다.

작가의 회화에서 반복되어 온 원은 완결과 순환, 무한을 상징하며 세계를 포괄하려는 시도였다. 이후 삼각형에 대한 탐구는 안정과 긴장, 생성과 붕괴를 동시에 품은 구조를 통해 작업의 전환점을 이루었고, 원은 더 이상 종착점이 아닌 해체와 재구성을 거치는 하나의 국면으로 자리한다. 

이어 등장한 ‘별’은 특정한 상징이나 서사를 지시하기보다 원과 삼각, 완결과 확장이 겹쳐지는 지점이자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이 변화해 온 흔적을 드러낸다. 잡을 수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소유할 수 없지만 관계를 맺으며, 멀리서도 끊임없이 영향을 미치는 빛의 형상으로서 별은 개인의 체험과 기억, 존재의 균열 속에서 응축된 감각을 드러낸다. 

개인전 (요약)

성희승은 시카미술관(2020), 세종미술관과 경기아트센터(2021), 자하미술관(2023), 영은미술관(2025), 학고재(2026)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그룹전 (요약)

성희승은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과 국제사진센터(2006), 주프랑스한국문화원(2022), 광주시립미술관(2024) 등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성희승은 2018년 제2회 스타미술상과 서울매일신문 예술인부문 미술대상을 수상했으며, 2022년 사치아트 톱 이머징 아티스트로 선정되었다.

레지던시 (선정) 

성희승은 버몬트 스튜디오 센터(2006), 서울문화재단 신당창작아케이드(2010), 가나 아틀리에와 영은창작스튜디오(2025) 등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작품소장 (선정)

성희승의 작품은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 경기아트센터, 영은미술관, 자하미술관, 삼성문화재단, 연세대학교, 도이치은행 등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되어감(becoming)’의 흔적을 시각화하는 회화

주제와 개념

성희승의 작업은 매체와 형식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나’와 세계가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는가에 대한 질문을 지속해왔다. 2000년대 초 퍼포먼스와 비디오 작업에서는 이미 만들어진 상황이나 타인의 작업에 개입하고, 자신의 신체를 직접 매체로 사용하면서 작가와 관객, 창작자와 참여자, 개인과 사회의 경계를 흔들었다.

베니스 비엔날레 루마니아관의 감시카메라 앞에서 벌인 〈초대받지 않은/초대받은〉 퍼포먼스나 뉴욕의 슈퍼마켓에서 이어진 작업은 감시를 위한 장치를 소통과 참여의 매체로 전환함으로써, 예술이 제도화된 공간 밖에서 어떻게 발생할 수 있는지를 질문했다. 이후 삭발과 종교의식을 연상시키는 퍼포먼스에서도 자아와 초자아, 구원과 재생, 개인과 공동체의 관계가 주요한 화두로 이어졌다. 

이러한 관심은 이후 회화로 중심축이 이동하면서 ‘별’이라는 이미지 안에서 새롭게 응축된다. 성희승에게 별은 단순한 천체의 재현이나 낭만적인 도상이 아니라, 기억과 감정, 타인과의 관계가 교차하는 좌표에 가깝다. 어린 시절 밤하늘을 보며 상상했던 이상적인 세계, 가장 어두운 순간에도 빛을 내는 존재,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의 이미지가 별 안에 중첩된다.

특히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서 하나의 별이 돌봄과 책임을 통해 특별한 세계가 되는 것처럼, 작가는 별을 서로의 마음을 잇는 매개이자 희망과 위로, 회복의 가능성을 담는 존재로 확장한다. 작가가 별을 시각적 아름다움을 넘어 철학적 소통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모티브로 설명해왔다는 점에서도 이러한 지향이 드러난다. 

작업의 또 다른 핵심 개념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존재를 바라보는 ‘되어감(becoming)’이다. 초기 작업에서 완결과 순환, 무한을 상징하던 원은 이후 삼각형에 대한 탐구를 거치며 고정된 완결의 형식에서 벗어난다. 삼각형은 안정성과 긴장, 생성과 붕괴가 동시에 가능한 최소 단위이며, 반복되고 중첩되면서 하나의 별이 되거나 다시 더 큰 구조 속으로 해체된다.

따라서 별 역시 고정된 상징이나 최종적인 형상이 아니라 원과 삼각, 완결과 확장, 생성과 소멸이 잠정적으로 만나는 하나의 국면이다. 이처럼 성희승의 회화에서 존재는 완성된 상태보다 계속해서 관계를 맺고 변화하며 다른 상태로 이동하는 과정으로 이해된다.

성희승이 자신의 최근 추상회화를 ‘하이퍼-추상(Hyper-Abstract)’이라 명명하는 것 역시 이러한 태도와 연결된다. 그의 추상은 외부 세계와 단절된 순수 형식의 탐구라기보다, 말로 명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기억과 감정, 생명성, 관계의 감각을 비가시적인 층위까지 포괄하려는 시도에 가깝다. 초기 퍼포먼스에서 몸과 제도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었던 개입의 태도는 최근 회화에서 개별 존재 사이의 연결과 연대로 이동한다.

점과 점, 별과 별, ‘나’와 ‘너’가 이어져 하나의 ‘우리’를 형성한다는 사유는 작가의 오랜 관심사였던 참여와 소통을 보다 확장된 관계의 언어로 전환한다. 이러한 점에서 성희승의 작업은 퍼포먼스에서 회화로 매체가 변화했음에도, 존재와 세계 사이의 경계를 열고 관계가 생성되는 순간을 탐구한다는 일관된 정체성을 지닌다. 그의 회화가 구상에서 점차 추상적인 별의 장으로 전개되어 왔다는 비평적 평가 역시 이러한 변화와 지속성을 보여준다. 

형식과 내용

성희승의 작업은 회화에 한정되지 않고 퍼포먼스, 비디오, 사진을 오가며 매체 간의 경계를 유동적으로 활용해왔다. 초기 작업에서 작가는 자신의 몸을 하나의 화면이자 매체로 삼아 얼굴을 채색하거나 삭발하고, 감시카메라 앞에서 행위를 수행했으며, 퍼포먼스 현장에서 발생한 이미지를 시간이 지난 뒤 다시 회화로 전환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행위와 기록, 이미지와 회화는 서로 독립된 장르라기보다 하나의 작업이 다른 형식으로 이동하는 연속적인 과정으로 기능한다. 관객 앞에서 직접 그림을 완성하는 퍼포먼스 역시 제작 과정 자체를 가시화하며, ‘보이지 않는 것’을 이미지로 드러내는 행위를 작품의 일부로 확장한다. 

회화가 작업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이후에는 점과 선, 삼각형이라는 최소한의 조형 단위가 화면을 조직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작은 삼각형을 반복해서 겹치고 연결하는 과정은 마치 화면을 직조하는 것처럼 진행되며, 축적된 선들은 화면 전체로 번져 전면회화에 가까운 구조를 형성한다.

그러나 성희승의 화면은 균질하게 채워진 평면과는 다르다. 조밀하게 중첩된 부분과 성긴 여백이 함께 존재하고, 선들은 형태를 구획하면서도 다시 서로를 연결한다. 이 틈과 여백은 화면을 닫힌 표면이 아니라 시선이 침투하고 깊이를 상상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만든다. 

제작 방식에서는 반복과 즉흥, 통제와 우연이 동시에 작동한다. 점과 짧은 붓질, 미세하게 다른 색채가 거듭 중첩되면서 화면의 밀도가 서서히 형성되고, 하나의 중심으로 수렴하기보다는 여러 방향으로 퍼져나간다. 자유로운 제스처처럼 보이는 붓질에도 화면 전체의 균형과 리듬을 유지하는 구조가 있으며, 작업은 멈춤과 재개의 반복을 통해 이전의 흔적 위에 새로운 시간을 덧입힌다.

최근에는 강렬한 원색 중심의 화면에서 아이보리, 미색, 회색, 파스텔 계열의 절제된 색조로 이동하면서, 색 자체의 대비보다 미묘한 차이와 빛의 층위를 강조한다. 아크릴 회화를 중심으로 하면서도 한지를 결합하거나 〈Stardust〉에서 산불의 재를 사용하는 등 재료의 범위 역시 확장되어 왔다. 

이러한 형식은 작품을 바라보는 방식까지 포함한다. 멀리서 보면 수많은 점과 선, 색의 층위가 하나의 별무리나 빛의 장처럼 연결되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개별 붓질과 비어 있는 캔버스의 부분이 각각 독립적인 흔적으로 드러난다. 따라서 작품의 전체와 부분은 어느 한쪽으로 환원되지 않고 관람자의 거리와 시선이 이동할 때마다 다른 관계를 형성한다.

화면을 단번에 파악하기보다 오래 바라보도록 요구하는 이러한 구조에서 시간은 제작 과정에 축적되는 요소인 동시에 감상의 조건이 된다. 성희승의 회화는 별과 우주를 직접 묘사하기보다 점·선·색·여백의 물질적 구성으로 빛과 공간의 감각을 만들어내며, 추상적 형식과 기억·관계·감정이라는 내용을 하나의 화면 안에서 결합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성희승의 작업은 2000년대 초 퍼포먼스와 비디오에서 출발해 회화로 무게중심을 이동해왔지만, 그 변화는 이전 작업과의 단절이라기보다 질문의 형식을 바꾸어온 과정에 가깝다. 초기에는 감시카메라와 도시 공간, 자신의 신체를 활용해 작가와 관객, 제도와 일상 사이의 경계를 직접 침범했고, 이후에도 관객 앞에서 그림을 제작하는 퍼포먼스를 통해 창작 과정 자체를 작품의 일부로 제시했다.

즉 초기의 ‘개입과 참여’가 외부의 상황에 신체적으로 접속하는 방식이었다면, 회화로 이동한 뒤에는 점과 선, 색채가 서로 접속하고 관람자의 시선이 화면에 머무르는 방식으로 관계의 문제가 전환되었다. 서로 다른 매체를 오가면서도 ‘보이지 않는 관계를 어떻게 가시화할 것인가’라는 관심은 지속되어왔다. 

회화의 지형에서 보면 성희승의 화면은 반복되는 선과 색채가 화면 전체를 채우는 전면회화의 계보와 접점을 갖는다. 비평에서는 작은 삼각형의 집적과 확산으로 이루어진 그의 화면을 전면회화와 연결하면서, 김환기의 점화가 만들어내는 우주적 공간을 함께 환기한다. 그러나 성희승의 화면은 균질하게 채워진 닫힌 평면으로 완결되지 않는다. 조밀함과 성김이 공존하고, 비어 있는 틈은 시선이 진입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남는다.

따라서 그의 추상은 형식적 자율성 자체를 목표로 하기보다, 평면의 구조를 통해 기억·감정·생명·우주와 같은 비가시적인 감각을 불러내는 방향에 놓인다. 전면성과 반복이라는 현대 추상회화의 어법을 공유하면서도, 그것을 관계와 내면의 경험을 위한 장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만든다. 

작업의 지속성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반복’과 ‘축적’이다. 신체 행위를 반복하던 퍼포먼스에서 수많은 점과 삼각형을 쌓아가는 회화에 이르기까지, 성희승은 단번에 완결되는 이미지보다 시간이 개입하는 제작 방식을 지속해왔다.

최근 회화에서도 점과 짧은 붓질은 겹쳐지고 멈추었다 다시 시작되며, 이전의 흔적 위에 새로운 층을 형성한다. 이러한 과정은 그의 핵심 개념인 ‘되어감’을 형식적으로 구현한다. 작품은 하나의 최종 형태에 도달하기보다 생성과 해체, 확장과 재구성을 계속하며, 화면 역시 고정된 결과물이 아니라 시간이 축적되는 장소로 남는다. 

이러한 지속성은 관람자의 경험에서도 이어진다. 성희승의 초기 작업이 관객을 퍼포먼스의 상황 안으로 끌어들이며 참여자의 위치를 흔들었다면, 최근 회화는 관객에게 오래 바라보고 머무르는 시간을 요구한다. 멀리서는 하나의 빛과 우주의 장으로 보이던 화면이 가까이에서는 개별적인 붓질과 여백의 층으로 분해되면서, 작품은 관람자의 거리와 시간에 따라 계속 다르게 생성된다.

따라서 성희승의 작업에서 지속성이란 동일한 형식을 반복한다는 의미보다, 매체와 조형언어가 변화하더라도 관계·시간·참여·생성이라는 문제를 끊임없이 다른 방식으로 갱신하는 데 있다. 퍼포먼스에서 회화로, 신체적 개입에서 감각적 체류로 변화해온 그의 작업은 이러한 변화를 통해 오히려 하나의 연속적인 궤적을 형성한다. 

Works of Art

‘되어감(becoming)’의 흔적을 시각화하는 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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