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ra Chora - K-ARTIST

Chora Chora

2025-2026
슈퍼 조이스트, 합판, 미러 플렉시, 보일, 목재 다월, 찜기, 주조 알루미늄, 주조 황동·청동, 주조 청동, 단채널 영상, 스테인리스 스틸, 아크릴, 세라믹, 유리, LED, 모터, 하드웨어, 버(burr), 잉크, 스피릿


About The Work

로터스 강은 사진,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정체성, 기억, 소속감의 문제를 탐구하는 한국계 캐나다 작가다. 작가는 개인의 경험과 역사를 사적인 기억의 차원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건축과 환경, 그리고 그 안에 축적된 기억의 층위로 확장해 바라본다.

다양한 매체를 오가며 전개해 온 로터스 강의 작업은 고정되지 않고 불안정한 재료와 형태를 다루며, 존재의 ‘되어감(becoming)’에 관한 질문을 환기해 왔다. 가령 작가는 필름, 알루미늄 오브제, 시적 텍스트 등을 결합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색되고 변형되는 환경을 만들고, 이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와 흔적을 감각적으로 번역한다.

이처럼 주변 환경과 공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요소들을 작업의 중심에 놓음으로써, 작가는 정체성을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주어진 환경과의 관계 속에서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고 변화하는 것으로 사유해 왔다.

따라서 로터스 강의 작업에서 공간과 신체, 기억과 유산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관계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지속적인 변화와 생성의 가능성을 품은 작가의 작업은 ‘나’의 물리적·정신적 안과 밖을 구분해 온 경계를 유연하게 바라보고, 그 경계가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과정을 사유하도록 이끈다. 

개인전 (요약)

로터스 강이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The face of desire is loss》(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 불가리 파빌리온, 베니스, 2026), 《코라》(국제갤러리, 서울, 2026), 《Borne》(에스더 쉬퍼, 베를린, 2025), 《Already》(52 Walker, 뉴욕, 2025), 《Azaleas》(Commonwealth and Council, 로스앤젤레스, 2024)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로터스 강은 《Printemps 2026》(에스더 쉬퍼, 파리, 2026), 제15회 상하이 비엔날레 《Does the flower hear the bee?》(Power Station of Art, 상하이, 2025), 《What is Parasite and What is Kin?》(뉴욕현대미술관, 뉴욕, 2025), 2024 휘트니 비엔날레 《Even Better Than the Real Thing》(휘트니 미술관, 뉴욕, 2024), 《We Are Story: The Canada Now Photography Acquisition》(토론토 온타리오 미술관, 토론토, 2023)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로터스 강은 2024년 존 사이먼 구겐하임 메모리얼 재단 미술 분야 펠로우십을 수상한 바 있다.

레지던시 (선정) 

로터스 강은 2024년 Rivers Institute for Contemporary Art and Thought(뉴 올리언스), 2022년 Triangle Arts Association(뉴욕) 등에서 레지던시 작가로 활동한 바 있다.

Works of Art

존재의 '되어감'과 '고정되지 않음'에 대하여

주제와 개념

로터스 강은 신체와 정체성을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시간과 환경, 기억과 유산 속에서 계속 변화하는 상태로 바라본다. 작가의 작업에서 ‘나’는 하나의 완결된 주체라기보다 외부 세계와 끊임없이 접촉하고 반응하는 다공성의 존재에 가깝다. 이러한 관점은 초기 장소반응적 설치 〈A Body Knots〉(2018)에서부터 분명하게 드러난다.

감광지, 미현상 필름, 암실 화학약품, 자연광을 사용한 이 작업에서 사진은 이미지를 고정하는 매체가 아니라 주변의 빛과 공기, 습도와 시간에 반응하며 계속 변형되는 물질로 제시된다. 로터스 강은 사진을 기억의 보관 장치로만 다루지 않고, 기억이 신체와 환경 속에서 어떻게 축적되고 다시 변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피부’로 확장한다.
 
이후 작가는 개인적·가족적 기억과 이주, 유산의 문제를 더 적극적으로 작업 안으로 끌어들인다. 《Her Own Devices》(Franz Kaka, 토론토, 2020)에서 작가는 장작과 양파를 운반하던 자루를 활용한 포토그램을 선보이며, 사물이 무엇을 담아왔는지, 또 몸과 기억이 무엇을 품고 이동하는지를 묻는다.

《Soft Water Hard Stone》(뉴 뮤지엄, 뉴욕, 2021)에 출품한 〈Great Shuttle〉(2020-2021)은 미술관의 가벽 구조를 차용한 강철 트랙과 미정착 필름, 주조 알루미늄 멸치, 연근, 깻잎, 양배추 잎 등을 결합한다. 이 작업에서 필름은 임시적인 벽이자 피부처럼 작동하며, 관람자의 움직임과 전시장의 환경을 받아들이는 가변적인 막이 된다. 주변에 놓인 〈Root〉(2020-2021)는 연근의 다공성 구조를 통해 결핍이나 빈틈이 오히려 생성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임을 암시한다.
 
2023년 이후 로터스 강의 작업은 ‘되어감(becoming)’과 ‘고정되지 않음(unfixity)’의 감각을 더 큰 건축적 규모로 확장한다. 〈In Cascades〉(2023)에서 천장에 매달린 산업용 강철 장선과 태닝 및 미정착 필름은 신체의 피부, 건축의 골격, 식물의 다공성 구조를 하나의 환경 안에서 연결한다. 필름 위에 남는 빛, 습기, 빗물, 주변 사물의 흔적은 서로 다른 시간의 층위를 만들고, 멍과 피, 담즙을 연상시키는 색조는 신체가 외부 세계와 만나는 취약하고도 회복적인 상태를 떠올리게 한다.

《Already》(52 Walker, 뉴욕, 2025)에서는 김혜순의 시 「이미」와 불교의 49일 애도 의식, 작가 자신의 퍼포먼스 〈49 Echoes〉(2025)가 결합되며, 기억과 죽음, 순환과 재탄생에 대한 사유가 두 개의 온실 구조물 〈Receiver Transmitter (49 Echoes I)〉(2022-2025)와 〈Receiver Transmitter (49 Echoes II)〉(2025) 안에서 펼쳐진다.
 
최근 개인전 《코라》(국제갤러리, 서울, 2026)에서 로터스 강은 유산의 개념을 혈통이나 가족사의 문제에 한정하지 않고, 건축과 환경, 기억의 층위로 확장한다. 전시 제목인 ‘코라(chora)’는 의미와 형상이 고정되기 이전의 원초적 공간을 가리키며, 작가는 이를 자양과 변형이 일어나는 생성의 장소로 해석한다.

한옥의 마당, K3의 현대적 건축 구조, 〈Chora Chora〉(2025-2026), 〈Chora II〉(2025-2026), ‘Mesoderm’ 연작, ‘Synapse’ 연작은 모두 완성된 형상이 아니라 아직 형성 중인 상태, 안과 밖·삶과 죽음·기억과 망각 사이에 놓인 존재를 드러낸다. 로터스 강에게 유산은 과거로부터 단순히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몸과 공간을 통과하며 계속 변형되고 다시 번역되는 살아 있는 조건이다.

형식과 내용

로터스 강의 작업은 사진, 조각, 설치, 사운드, 빛, 움직임을 결합하지만, 그 중심에는 늘 재료가 시간과 환경에 반응하는 방식이 있다. 작가는 정착되지 않은 사진 필름과 감광지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며, 이 재료들을 빛과 습도, 물, 곤충, 먼지, 건축적 조건에 노출시킨다.

이 과정을 작가는 ‘태닝(tanning)’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필름은 이미지를 선명하게 보존하기보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흡수하며 색이 변하고, 표면에 흔적을 쌓아간다. 〈A Body Knots〉, 〈Great Shuttle〉, 〈In Cascades〉, 〈Molt (Woodridge-New York-Seoul-)〉(2024-2026)에서 필름은 카메라가 포착한 이미지가 아니라, 환경과 접촉하며 계속 달라지는 신체적 표면으로 기능한다.
 
작가는 사물의 형태를 단순히 재현하지 않고, 그것이 지닌 문화적 기억과 신체적 의미를 조각적 언어로 옮긴다. 연근, 멸치, 다시마 매듭, 깻잎, 양배추 잎, 조기, 새끼 새, 쥐와 같은 형상들은 주조 알루미늄, 청동, 석고, 유리, 세라믹 등으로 변환되어 작업 곳곳에 배치된다. 이 사물들은 음식과 생계, 가족사와 이주, 몸의 내부 기관과 생태적 관계를 동시에 환기한다.

예를 들어 〈Root〉는 연근의 구멍을 통해 공백이 생명의 조건이 되는 방식을 보여주고, 〈Tract XXXI〉(2025)는 나일론 줄에 매달린 주조 황동-청동 다시마 매듭을 통해 바다 생물, 그물, 얽힘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Tract XIX (You are already)〉와 〈Tract XX (You are already II)〉(두 작품 모두 2025)에서는 멸치, 연근, 다시마 매듭이 징을 연상시키는 찜기에서 늘어지며, 이야기가 하나의 몸에서 다른 몸으로 진동처럼 전달되는 방식을 암시한다.
 
다다미 역시 로터스 강 작업에서 중요한 형식적·개념적 재료다. ‘Receiver Transmitter’ 연작에서 다다미는 눕고, 쉬고, 꿈꾸고, 죽어가는 몸을 떠올리게 하는 바닥의 구조이자, 기억과 사물이 접힌 틈 사이에 숨겨지는 장소가 된다. 〈Receiver Transmitter (Born Inside Death II)〉(2025)는 다다미 매트, 미러 아크릴, 주조 석고, 주조 알루미늄, 잉크, 사진, 도꼬마리 열매를 결합하며, 몸이 시간의 흔적을 어떻게 품는지를 사물의 배열로 보여준다.

《Borne》(에스더 쉬퍼, 베를린, 2025)에서는 다다미 위에 주조 알루미늄 깻잎, 증류주 병, 사진, 아기 새 조각 등이 놓이며, 탄생과 죽음, 돌봄과 상실, 유산과 변형의 감각이 하나의 수평적인 몸처럼 펼쳐진다.
 
로터스 강은 문학과 번역을 작업의 구조로 삼기도 한다. 《Azaleas》(Commonwealth and Council, 로스앤젤레스, 2024)에서 〈Azaleas〉(2024)는 회전식 필름 건조기에서 출발한 키네틱 설치로, 35mm 필름과 회전 드럼, 조명, 풍경, 사운드를 결합한다. 이 작업은 김소월의 「진달래꽃」과 김혜순의 시를 바탕으로 구성되지만, 작가는 시의 의미를 그대로 옮기기보다 번역 과정에서 생기는 압축과 상실, 어긋남을 작품의 리듬으로 받아들인다.

이를 작가는 “번역-역류(translation-regurgitation)”라고 부른다. 《I hear the hollow boom of time》(Frye Art Museum Seattle, 시애틀, 2026)에서 이 구조는 더 확장되어, 밝은 공간과 어두운 공간에 각각 필름 설치와 〈Azaleas〉의 새로운 버전을 배치하고, 신체와 기억, 시와 소리, 사진과 조각이 서로를 번역하는 장면을 만든다.

지형도와 지속성

로터스 강의 독창성은 사진을 고정된 이미지의 매체가 아니라, 살아 있는 표면이자 변화하는 막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두드러진다. 그의 필름은 완성된 사진이 되기보다 계속 감광되고, 주변을 흡수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상태로 이동한다. 이러한 방식은 사진, 조각, 설치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흐리게 한다. 필름은 벽이 되고, 피부가 되고, 커튼이 되고, 공간을 나누는 건축적 구조가 된다. 동시에 그것은 몸이 외부 세계와 만나는 경계, 기억이 저장되었다가 다시 변형되는 장소, 유산이 물질적으로 남았다가 새롭게 번역되는 표면으로 작동한다.
 
작업의 흐름을 보면, 로터스 강은 초기부터 신체와 환경의 상호작용, 감광 재료의 불안정성, 개인적·문화적 기억의 체현에 관심을 두었다. 〈A Body Knots〉와 《Her Own Devices》에서는 사진과 일상적 사물의 표면을 통해 기억이 어떻게 몸과 물질에 남는지를 탐구했고, 〈Great Shuttle〉과 〈In Cascades〉에서는 이러한 질문을 미술관과 건축적 규모로 확장했다.

《Already》와 《Azaleas》에서는 한국 시와 불교적 시간, 가족사와 디아스포라의 감각이 더 적극적으로 결합되며, 《코라》에서는 한옥과 현대 건축, 연근의 다공성, 배아의 중배엽, 신경망을 연상시키는 루미노그램이 하나의 공간적 사유 안에서 연결된다. 작가의 작업은 한 방향으로 직선적으로 발전하기보다, 같은 재료와 모티프를 여러 전시와 장소에서 반복적으로 다시 불러내며 조금씩 다른 상태로 변주된다.
 
비슷하게 사진이나 설치, 생태적 감각을 다루는 작가들과 비교할 때, 로터스 강의 작업은 ‘기록’보다 ‘반응’에 가깝다. 그는 사진을 세계를 포착하는 창으로 사용하기보다, 세계와 접촉하며 변형되는 피부로 다룬다. 또 정체성이나 유산을 직접적인 서사로 설명하기보다, 다다미의 접힌 틈, 필름의 얼룩, 연근의 구멍, 멸치와 다시마 매듭의 주조물, 아기 새의 벌어진 입 같은 사물의 상태를 통해 보여준다.

이 때문에 그의 작업은 개인사와 역사, 신체와 건축, 자연과 산업 재료, 시와 번역의 층위를 한꺼번에 품으면서도 하나의 결론으로 닫히지 않는다. 관람자는 작품을 해석하기보다 그 안을 지나가며, 시간과 기억이 물질에 스며드는 과정을 감각하게 된다.
 
로터스 강은 이미 국제적인 장에서 강한 존재감을 확보해왔다. 《Molt》(MCA Chicago, 시카고, 2023), 《In Cascades》(Chisenhale Gallery, 런던, 2023), 《In Cascades》(Contemporary Art Gallery, 밴쿠버, 2023), 《Azaleas》(Commonwealth and Council, 로스앤젤레스, 2024), 《Already》(52 Walker, 뉴욕, 2025), 《Borne》(에스더 쉬퍼, 베를린, 2025), 《I hear the hollow boom of time》(Frye Art Museum Seattle, 시애틀, 2026), 《The face of desire is loss》(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 불가리 파빌리온, 베니스, 2026) 등으로 작업의 범위를 넓혀왔고, 2024 휘트니 비엔날레 《Even Better Than the Real Thing》(휘트니 미술관, 뉴욕, 2024), 제15회 상하이 비엔날레 《Does the flower hear the bee?》(Power Station of Art, 상하이, 2025), 《What is Parasite and What is Kin?》(MoMA, 뉴욕, 2026)에도 참여했다.

또한 2024년 존 사이먼 구겐하임 메모리얼 재단 미술 분야 펠로우십을 수상했으며, MoMA, 휘트니 미술관, 온타리오 미술관, LA 현대미술관, 카디스트, 모건 라이브러리 & 뮤지엄 등 주요 기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그의 작업은 특정 지역이나 정체성의 문제를 넘어, 몸과 환경, 기억과 물질이 서로를 계속 바꾸어가는 조건을 세계 여러 장소에서 새롭게 실험해나갈 가능성을 보여준다.

Works of Art

존재의 '되어감'과 '고정되지 않음'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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