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has no child - K-ARTIST

He has no child

2008
비디오, 슬라이드, 텐트
224 x 50 x 51 cm

About The Work

민진영은 유년기의 기억과 사소하고 낡은 것들을 출발점으로 삼으며, 개인의 기억이 현재의 현실과 맺는 관계를 지속적으로 탐색해 왔다. 어린 시절의 경험은 그의 작업을 지탱하는 정서적 토대가 되어왔으며, 텐트와 비닐하우스처럼 쉽게 흔들리고 변형되는 구조는 이러한 기억을 지속적으로 환기하는 장치로 등장한다.

그의 작업은 유년기의 기억과 ‘집’이라는 장소에서 출발한다. 작가에게 집은 보호와 안정을 상징하는 동시에 불안과 상처가 축적된 양가적인 공간이다. 집과 가족을 둘러싼 기억을 되짚는 과정에서 그는 개인의 내면에 남겨진 감정이 공간과 사물에 어떠한 형태로 흔적을 남기는지를 탐색해 왔다. 여기서 기억은 과거를 재현하기 위한 대상이라기보다, 현재의 자신과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통로에 가깝다.

작업이 이어지면서 이러한 개인적 기억은 가족과 사회의 구조를 바라보는 문제의식으로 확장되었다. 가족은 가장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는 공간인 동시에 사회의 가치와 규범이 개인에게 가장 먼저 전달되는 단위이기도 하다. 민진영은 집과 가족 안에서 형성되는 불안과 인정에 대한 욕망, 경제적 조건과 역할의 문제를 살피며, 개인의 상처가 오롯이 개인의 경험에서만 비롯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한다.

민진영의 작업을 관통하는 핵심은 ‘연민’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타인의 고통을 순간적인 동정의 대상으로 소비하기보다, 그 고통이 발생한 조건과 구조까지 함께 바라보려는 태도를 중요하게 여긴다. 민진영의 작업은 세계의 폭력성과 인간의 취약함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그 안에서 끝내 사라지지 않는 존엄과 서로를 돌볼 수 있는 능력을 발견하려는 시선에 있다.

개인전 (요약)

민진영은 2012년 신한갤러리, 2014년 OCI미술관, 2021년 차 스튜디오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그룹전 (요약)

주요 단체전으로 2013년 경기도미술관, 2014년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2015년 OCI미술관과 사비나미술관, 2022년 서울대학교 미술관에서 열린 전시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민진영은 2011년 제33회 중앙미술대전에 선정되었다.

레지던시 (선정)

민진영은 2014년 서울시립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레지던시에 입주했다.

작품소장 (선정)

민진영의 작품은 서울시립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개인적 기억이 현실과 마주하는 방식

주제와 개념

민진영의 작업은 유년기의 기억과 ‘집’이라는 장소에서 출발한다. 작가에게 집은 보호와 안정을 상징하는 동시에 불안과 상처가 축적된 양가적인 공간이다. 어린 시절의 경험은 오랫동안 작업의 정서적 토대를 이루었으며, 텐트와 비닐하우스처럼 쉽게 흔들리고 변형되는 구조는 이러한 기억을 반복해서 환기한다.

집과 가족을 둘러싼 기억을 되짚는 과정에서 작가는 개인의 내면에 남은 감정이 공간과 사물에 어떤 형태로 자리 잡는지 탐색해왔다. 기억은 과거를 재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현재의 자신과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곳이다.

작업이 이어지면서 이러한 개인적 기억은 가족과 사회의 구조를 바라보는 문제의식으로 확장되었다. 가족은 가장 친밀한 관계가 이루어지는 장소인 동시에 사회의 가치와 규범이 개인에게 가장 먼저 전달되는 단위이기도 하다. 민진영은 집과 가족 안에서 형성되는 불안, 인정에 대한 욕망, 경제적 조건과 역할의 문제를 살피며 개인의 상처가 오롯이 개인에게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한다.

특히 경쟁과 효율을 우선하는 사회 구조 속에서 인간의 가치가 경제적 능력과 성취로 환원되는 현실은 작가가 지속적으로 질문해온 지점이다. 이때 유년의 기억은 사적인 서사를 넘어, 한 인간이 사회적 존재로 형성되는 과정과 그 안에서 발생하는 취약성을 살펴보는 출발점이 된다.

최근 작업에서 중심에 놓이는 개념은 ‘연약함’과 ‘연민’이다. ‘연약함, 위대함’ 연작에서 작가는 서로 다른 조건 속에서도 삶을 지속하고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가는 인간의 모습을 바라본다. 누구에게나 동일한 출발선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주어진 조건을 견디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태도에서 인간의 존엄을 발견한다.

여기서 연약함은 결핍이나 패배를 뜻하지 않는다. 흔들리고 상처받을 수 있다는 조건 자체가 타인의 고통을 감각하고 서로 연결될 가능성을 만든다. 작가가 말하는 위대함 역시 특별한 성취보다는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하는 과정에서 드러난다.

이러한 관점에서 민진영의 작업을 관통하는 핵심은 ‘연민’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타인의 고통을 순간적인 동정의 대상으로 소비하기보다, 그 고통이 발생한 조건과 구조까지 함께 바라보려는 태도를 중요하게 여긴다. 개인의 상처에서 시작된 작업이 사회적 약자와 인간의 보편적인 고통으로 범위를 넓혀온 것도 이와 연결된다.

민진영의 작업은 세계의 폭력성과 인간의 취약함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그 안에서 끝내 사라지지 않는 존엄과 서로를 돌볼 수 있는 능력을 발견하려는 시선에 있다.

형식과 내용

민진영은 설치 작품과 그것이 놓이는 공간 전체를 확장된 화면처럼 다룬다. 작품의 크기와 구조, 관람자의 동선, 빛이 머무는 위치와 강도까지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로 받아들이며, 사유가 실제 장소 안에서 어떻게 감각될 수 있는지를 탐색해왔다.

초기 작업에서부터 집과 방, 계단, 터널처럼 인간의 몸이 통과하거나 머무는 공간적 형상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것도 이러한 관심과 연결된다. 관람자는 작품을 외부에서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구조물 주변을 걷거나 내부와 외부의 관계를 경험하면서, 불안정함과 긴장, 보호와 고립 같은 감각을 신체적으로 마주하게 된다.

작가의 설치에는 텐트와 비닐하우스, 골조처럼 임시적이고 가변적인 건축 구조가 자주 활용된다. 특히 ‘집을 읽다’ 연작에서 집은 견고하게 닫힌 건축물로 제시되지 않고, 쉽게 흔들리거나 무너질 듯한 얇은 구조로 구현된다. 이러한 형태는 집이 지닌 보호의 이미지와 그 내부에 잠재한 불안을 동시에 드러낸다.

완전하게 고정되지 않은 구조, 비어 있는 내부, 반복되는 프레임은 유년기의 기억에서 비롯된 정서적 불안정을 시각화하면서도 특정 개인의 경험을 직접 재현하지 않는다. 그 결과 작품 안에는 관람자가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겹쳐볼 수 있는 여지가 남는다.

재료의 선택 역시 작업의 개념과 밀접하게 맞물린다. 시멘트와 아크릴, 레진, 패브릭, 모터, LED를 비롯해 영상과 평면 작업까지 서로 다른 매체를 폭넓게 사용해왔으며, 특정 재료 자체를 일관된 조형 언어로 고정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시멘트의 무게와 거친 물성은 쉽게 변하지 않는 현실이나 억압된 기억을 환기하고, 빛은 그 내부를 드러내거나 어둠 속에서 미세한 방향을 제시하는 감각으로 작동한다. 단단한 재료와 비물질적인 빛, 불안정한 구조와 기계적 움직임처럼 상반된 성질이 한 작품 안에서 결합되면서 인간이 지닌 연약함과 긴장이 물질적인 상태로 변환된다.

민진영에게 매체의 변화는 작업의 단절을 의미하지 않는다. 작가는 시간과 경험에 따라 사고가 변화한다는 점을 받아들이고, 각 시기의 질문을 가장 적절하게 전달할 수 있는 형식을 선택해왔다.

개인의 기억과 집을 다루던 작업에서 어린이의 상처를 기록한 영상, 인간의 연약함과 존엄을 다루는 최근 설치에 이르기까지 형식은 지속적으로 이동했지만, 감정을 과도하게 설명하거나 서사를 직접 제시하지 않는 태도는 이어진다. 작품 속 상징과 공간, 재료 사이에 일정한 거리를 남겨둠으로써 작가 자신의 경험을 출발점으로 삼으면서도 해석을 관람자에게 열어두는 방식이 민진영의 조형적 특징이다.

지형도와 지속성

민진영의 작업은 2010년대 초부터 개인의 기억과 공간을 결합한 설치를 중심으로 전개되어 왔다. 신한갤러리 개인전과 경기도미술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OCI미술관 등에서의 전시를 거치며 집과 가족, 유년기의 기억을 공간적 구조와 빛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꾸준히 선보였다.

이 시기 작품에서 집은 개인사를 담는 장소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심리와 관계를 드러내는 구조로 기능했다. 사적인 기억에서 출발해 관람자가 자신의 경험을 투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방식은 이후 작업을 이해하는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작가의 삶에서 교사와 두 아이의 어머니라는 역할은 창작과 분리된 외부의 시간이 아니었다. 백령도와 인천에서의 생활, 자연과 고립을 동시에 경험했던 시간,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어온 교육 현장은 인간이 주어진 환경을 견디고 성장하는 방식에 대한 관심을 구체화했다.

미술심리치료 과정에서 어린이들이 제작한 그림을 영상으로 구성한 작업처럼, 타인의 상처를 바라보는 시선 역시 개인적 기억에서 점차 교육과 사회적 경험으로 범위를 넓혀왔다. 긴 시간 작업의 속도와 방식에 변화가 있었음에도 삶에서 축적된 경험은 다시 작업의 내용으로 유입되며 작가의 문제의식을 확장시켰다.

최근의 ‘연약함, 위대함’ 연작은 이러한 흐름이 인간의 존엄과 연민에 대한 질문으로 이동한 결과다. 초기의 집이 상처받기 쉬운 개인의 내면과 가족의 불안정성을 담아내는 구조였다면, 현재의 작업은 서로 다른 사회적·경제적 조건 속에서 삶을 지속하는 인간의 취약성까지 시선을 넓힌다.

개인의 상처를 사회적 구조와 연결하고, 약자의 고통을 끝까지 바라보려는 태도는 작가의 작업을 자전적 서사에서 윤리적이고 사회적인 질문으로 확장시킨다. 이 과정에서도 기억과 상처, 불안정한 상태에 대한 관심은 사라지지 않고 새로운 맥락 속에서 재해석된다.

민진영의 지속성은 동일한 형식이나 재료의 반복보다 질문을 이어가는 방식에서 확인된다. 집, 빛, 불안정한 구조, 어린아이, 상처와 같은 요소들은 시기마다 서로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그 중심에는 연약한 존재가 어떻게 삶을 견디고 타인과 관계를 맺는가에 대한 관심이 자리한다. 개인의 유년에서 가족과 사회로, 다시 인간의 보편적인 고통과 연민으로 확장된 궤적은 작가가 자신의 삶과 시대적 경험을 작업 안에서 지속적으로 갱신해왔음을 보여준다. 

Works of Art

개인적 기억이 현실과 마주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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