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ia For Julia - K-ARTIST

Julia For Julia

2014
혼합매체
가변크기

About The Work

전장연은 서로 기대거나 유약하게 접합된 사물과 조각의 관계에 주목하며, 그 안에서 가변적인 구조와 형태의 가능성을 탐구해 왔다. 불안정한 상태에서도 서로 의지하는 힘의 균형으로 형태를 유지하는 조각의 구조를 통해, 수많은 변수와 관계 속에서 변화하는 일상의 풍경을 그려낸다.

그의 작업은 사물과 조각 사이의 유기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개인적인 서사와 감각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작가가 경험하는 일상의 장면은 익숙한 사물의 외형에 머무르지 않고, 이를 둘러싼 조각적 구조와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의미를 획득한다.

전장연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사물들을 다시 세우고, 서로 기대게 하며, 끼워 넣고, 각자의 무게를 나누도록 한다. 작가의 손을 거친 사물은 본래의 기능에서 벗어나 조각의 일부이자 감정의 단서, 개인적 기억을 환기하는 매개로 변모한다. 

이때 조각은 단단하고 완결된 형태를 만드는 행위라기보다, 혼자서는 온전히 서기 어려운 존재들이 서로 기대고 버티며 균형을 이루는 상태를 드러내는 방식에 가깝다. 따라서 작업에서 나타나는 ‘불안정함’은 결핍이나 실패가 아니라, 일상을 구성하는 현실적인 조건이자 관계의 한 형식으로 작동한다.

이처럼 전장연은 주변에 대한 세심한 관찰을 바탕으로, 환경과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신의 감각과 서사를 사소한 사물들의 낯선 조합으로 풀어낸다. 그의 작업은 쉽게 지나치기 쉬운 일상의 감정과 관계의 순간을 다시 마주하게 하며, 다양한 경험과 사회적 환경, 관계가 복잡하게 얽히고 조직되는 ‘진정한 일상의 감각’을 새롭게 감각하도록 한다.

개인전 (요약)

전장연이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무거운 난》(아트스페이스 보안, 서울, 2024), 《발끝으로 선 낮》(SeMA 창고, 서울, 2022), 《주워온 우주》(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19)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전장연은 《영원히 하나가 될 수 없다, 우리는 아름답다》(스페이스 소, 서울, 2025), 《Moment of Moments》(KT&G 상상마당, 춘천, 2024), 《제23회 송은미술대상전》(송은, 서울, 2023), 《당신에게 말을 거는 이유》(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 고양, 2023), 《Pack Mbps》(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22), 《이 위치, 이 각도, 이 타이밍》(공간형, 서울, 2022)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다.

레지던시 (선정)

전장연은 서울시립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2025),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2023), 아트플러그 연수 레지던시(2021), 이탈리아 지네스트렐레 국제 레지던시(2014) 등에 입주작가로 선정되었다.

Works of Art

불안정한 조각의 감각을 통한 일상의 풍경

주제와 개념

전장연은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물들을 다시 세우고, 기대게 하고, 끼워 넣고, 서로의 무게를 나누게 한다. 작가는 동전, 머리띠, 화장 퍼프, 영수증, 담배꽁초, 민트캔디, 유아 장난감, 진주 목걸이, 시장가방처럼 쉽게 지나치거나 낮은 곳으로 밀려나는 사물들에 주목한다. 이 사물들은 작가의 손을 거치며 본래의 기능을 잃고, 조각의 일부이자 감정의 단서, 개인적 기억의 매개가 된다.

전장연에게 조각은 단단한 형태를 만드는 일이기보다, 혼자서는 온전히 서기 어려운 것들이 서로 기대고 버티는 상태를 드러내는 방식에 가깝다. 그래서 그의 작업에서 ‘불안정함’은 결핍이나 실패가 아니라, 일상을 구성하는 실제적인 조건이자 관계의 형식이다.
 
2010년대 초반의 작업에서 이러한 태도는 사물의 기능을 바꾸고 낯선 조합을 만드는 방식으로 나타났다. 〈나무 사이로〉(2011), 〈멈춰 선 것들〉(2011/2014), 〈광장〉(2011/2014) 등에서 작가는 원래 서 있을 수 없던 작은 사물들을 갈아 세우거나, 사각의 구조 안에 배치하며 사물의 지위와 관계를 바꾸었다.

《거짓말하는 사물들》(갤러리 도스, 서울, 2014)에서는 테이블, 영수증, 커피콩, 알약, 아몬드, 유리판 같은 일상적 사물들이 본래의 쓰임에서 벗어나 서로 기대고 끼어들며 초현실적인 조각적 풍경을 만들었다. 이때 사물은 인간의 감정과 욕망을 비유하는 도구이면서도, 동시에 스스로 예술의 주체가 되는 존재로 다뤄진다. 〈2인용 테이블〉(2014)처럼 서로의 무게를 불안정하게 지탱하는 구조는, 관계와 감정이 매일 조금씩 흔들리며 유지되는 방식을 보여준다.
 
《주워온 우주》(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19)는 작가의 사적인 경험, 특히 출산과 육아 이후의 삶을 사물의 조합으로 확장한 전시다. 〈주워온 밤〉(2019), 〈숨바꼭질〉(2019), 〈숨어든 귀〉(2019)는 아이의 장난감과 작가의 상상적 드로잉을 스캔 이미지로 결합하며, 작은 사물들을 밤하늘과 우주적 풍경으로 전환한다.

〈7개의 행성〉(2019)은 북두칠성의 구조를 빌려 ‘토끼 발의 행운’, ‘가느다란 시간’, ‘손이 네개’, ‘유모차 엘베’, ‘유목 육아’, ‘우주적 조합’, ‘슈퍼 맘’이라는 일곱 개의 상징적 오브제로 구성된다. 남성 양복 재킷에 자수로 육아의 이미지를 새기거나, 진주 목걸이와 유아 장난감, 젖꼭지, 인형을 같은 층위에 놓는 방식은 작가, 여성, 엄마, 소비자라는 여러 정체성이 한 몸 안에서 어떻게 충돌하고 공존하는지를 드러낸다.
 
2020년대 이후 전장연의 관심은 사물의 낯선 조합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균형과 정지, 힘의 분배, 조각의 몸에 대한 문제로 확장된다. 개인전 《발끝으로 선 낮》(SeMA 창고, 서울, 2022)은 ‘낯빛’(2021) 연작, 〈숨 고르고 정지〉(2022), 〈휴게〉(2022), 〈낮은 무지개〉(2022) 등을 통해 평온한 일상 아래 반복되는 긴장과 버팀의 감각을 다룬다. 화장 퍼프는 감정을 가리는 장치이자 구조를 지탱하는 불안정한 받침이 되고, 운동기구의 스프링과 파이프는 방금 전까지 움직였을 몸의 흔적을 상상하게 한다.

최근 개인전 《무거운 난》(아트스페이스 보안, 서울, 2024)에서는 얇은 철판과 일상 사물이 결합하며, 작가는 사군자의 ‘난치기’를 오늘의 도시와 일상으로 옮겨온다. 〈어제와 오늘〉(2024), 〈난치는 사과〉(2024), 〈시장가방〉(2024), 〈손에든 무게〉(2024), 〈두부한모〉(2024), 〈곡선 연습_1-6〉(2023) 등은 수평적인 일상 속에 숨어 있는 두께, 무게, 흔들림, 관계의 층위를 조각적으로 드러낸다.

형식과 내용

전장연은 사물을 조각화한다. 초기 작업에서 그는 헤드셋, 샤워볼, 케이블, 전구, 딱풀, 일회용 수저, 헤어롤 같은 물건을 꽃다발처럼 조합한 〈오브젝트 드로잉〉(2011)을 통해 일상 오브제가 다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멈춰 선 것들〉에서는 동전, 머리띠, 물병 뚜껑, 백열전구처럼 둥글고 굴러다니는 사물의 한쪽을 갈아 세움으로써, 낮고 사소한 물건이 조각적 개체가 되는 순간을 만들었다. 이 시기의 작업은 레디메이드의 전용에 가깝지만, 단순히 사물을 가져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작가는 사물에 작은 물리적 개입을 가해 그것이 서고, 기대고, 모이고, 역할을 수행하게 만든다.
 
2014년 전후의 작업에서는 사물의 기능을 차단하거나 뒤틀어 낯선 조각적 장면을 구성하는 방식이 두드러진다. 《거짓말하는 사물들》에서 보이는 유리판 사이의 알약, 테이블 사이의 영수증과 커피콩, 커피 흔적이 남은 상판 등은 모두 본래의 기능을 잃은 채 새로운 긴장 관계를 만든다. 〈2인용 테이블〉은 테이블 상판, 영수증, 카드, 액세서리, 커피 흔적을 한 구조 안에 배치하며, 사적인 만남의 흔적과 불안정한 균형을 동시에 보여준다.

〈인테리어 제스처〉(2014)에서는 사진 속 사물의 형태를 몸이 대체하거나 모방하며, 사물과 신체 사이의 관계가 보다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이러한 작업들은 사물을 단순한 재료가 아니라, 감정과 행위가 잠시 머무는 몸처럼 다룬다.
 
《발끝으로 선 낮》을 전후로 전장연의 조각은 철판, 철골 구조, 스프링, 파이프, 밴드, 로프, 패브릭, 라텍스 밴드 등을 사용하며 더 구조적인 방향으로 이행한다. 〈숨 고르고 정지〉는 운동기구의 부품을 선택적으로 재조합해 정지와 운동 사이의 순간을 조각 드로잉처럼 구성한다. 〈휴게〉와 〈낮은 무지개〉에서는 굽어진 철판 사이에 동전, 민트캔디, 담배꽁초 같은 사물이 끼어 있으며, 관객은 자세를 낮추고 가까이 다가가야 그 관계를 볼 수 있다.

이처럼 작가는 조각과 조각 사이, 벽과 조각의 틈, 선과 면의 접점에 사물을 밀어 넣으며, 구조를 돕는 동시에 방해하는 ‘끼어드는 사물들’을 만든다. 이 사물들은 작품을 완성하는 지지대이면서도 언제든 변수로 작동한다.
 
최근 《무거운 난》에서 전장연은 철판의 물성을 더욱 적극적으로 다룬다. 철판은 단단하고 무겁지만, 열과 압력, 곡선의 조형을 통해 부드럽고 유연한 선처럼 보인다. 작가는 사군자와 문인화의 방법을 직접 재현하지 않고, 난초를 치는 붓의 리듬, 여백, 곡선과 직선의 관계를 철판과 사물의 배치로 번역한다. 〈어제와 오늘〉과 〈난치는 사과〉에서는 검은 철판이 공기의 흐름에 따라 미세하게 흔들리며, 단단한 조각이 동시에 얇고 가변적인 존재로 인식된다.

〈시장가방〉과 〈손에 든 무게〉에서는 장보기, 들기, 당기기, 이동하기 같은 일상의 신체 감각이 조각의 무게와 결합한다. 작가의 형식은 점점 더 재료와 공간, 관객의 시선과 몸을 함께 조직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지형도와 지속성

전장연의 작업이 지닌 특징은 일상의 사물을 미학적 오브제로 승격시키는 데만 있지 않다. 그는 작고 낮은 사물들이 어떤 힘에 의해 서고, 눌리고, 끼이고, 흔들리는지를 통해 삶의 상태를 읽는다. 비슷한 일상 오브제를 사용하는 작가들이 사물의 사회적 기호나 소비문화의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면, 전장연은 사물 사이의 물리적 관계와 신체적 감각을 더 중요하게 다룬다.

그의 조각에서 사물은 의미를 설명하는 상징이라기보다,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실제로 힘을 쓰는 존재다. 화장 퍼프, 담배꽁초, 동전, 민트캔디처럼 하찮아 보이는 것들은 조각의 가장 약한 지점에서 구조를 지탱하고, 그 상태를 통해 일상의 감정과 관계를 드러낸다.
 
전장연은 2011년 전후의 사물 실험에서 출발해, 《거짓말하는 사물들》에서 사물의 기능과 주체성을 뒤바꾸는 조각적 풍경을 만들었다. 이후 《주워온 우주》에서는 출산과 육아, 여성의 사회적 역할, 소비문화, 개인적 정체성의 변화를 작은 사물과 우주적 구조의 결합으로 확장했다.

《발끝으로 선 낮》에서는 일상의 불안과 균형을 조각의 정지 상태로 정리했고, 《무거운 난》에서는 철판, 곡선, 여백, 문인화적 태도를 통해 도시적 일상과 전통 회화의 감각을 새롭게 연결했다. 이 변화는 매체의 확장이라기보다, 사물을 통해 삶의 조건을 읽는 방식이 점점 더 구조적이고 공간적인 언어로 깊어진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전장연의 조각은 크고 단단한 기념비를 지향하지 않는다. 오히려 낮은 곳, 틈, 사이, 바닥, 벽면, 어두운 구석처럼 쉽게 지나치는 위치에서 작동한다. 관객은 작품을 보기 위해 몸을 낮추거나, 가까이 다가가거나, 이동하며 다른 각도에서 다시 보아야 한다. 이 경험은 작가가 말하는 ‘안전하거나 온전하지 않은 삶의 상태’와 맞닿아 있다.
 
그의 작업은 불안정함을 제거하지 않고, 그것을 관계가 유지되는 조건으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전장연의 조각은 완결된 형태보다 잠시 멈춘 장면에 가깝고, 단일한 의미보다 여러 사물과 감정이 함께 버티는 상태에 가깝다. 그의 작업은 앞으로도 사소한 사물과 단단한 구조, 개인적 서사와 사회적 감각, 전통적 형식과 도시적 일상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Works of Art

불안정한 조각의 감각을 통한 일상의 풍경

Articles

Exhibitions

Activ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