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D - K-ARTIST

GOLD

2012
네온, 점멸 장치, 레진, 혼합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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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Work

인세인 박은 미디어와 이미지에 대한 지속적인 탐구를 바탕으로, 우리가 무심코 받아들이는 통념적 시각 체계와 인식의 한계를 드러내는 작업을 이어왔다. 영상, 설치, 회화,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반복적으로 소비되는 이미지를 분석하고 해체하는 그의 작업은 ‘본다’는 행위를 통해 형성되는 인식과 그 이면의 정치·문화적 구조를 비판적으로 드러낸다.

작가에게 미디어는 현실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수단이 아니라, 무엇을 보고 믿을 것인지를 미리 설정하는 인식의 구조에 가깝다. 그는 웹의 밈과 이미지, 영화 스틸, 대중문화의 캐릭터, 미술사적 레퍼런스 등을 뒤섞어 원본의 권위를 흐리고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다. 특히 이미지 편집 과정에서 발생하는 복제와 오독, 기술적 오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새로움이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데 있기보다 기존 이미지 사이의 틈과 균열을 발견하고 확장하는 데서 비롯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관심은 미디어를 넘어 종교, 이데올로기, 정상성, 미술시장과 예술 제도 등 사회적 권위를 생산하는 다양한 체계로 확장되어 왔다. 작가는 익숙한 기호를 낯선 맥락에 배치하고, 언어유희와 역할극, 블랙코미디 등을 활용해 체계 내부의 모순을 드러낸다. 이를 통해 제도 밖에서의 직접적인 전복보다는 체계 내부에 허구적 장치를 삽입하고 그 안에서 작동하는 권위와 현실의 표면에 작은 균열을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동시대의 이미지와 인식 구조를 비판적으로 탐구한다.

개인전 (요약)

인세인 박은 2011·2014·2020·2025년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여러 차례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영은미술관(2012), 상하이 아트 프로젝트 CZ(2015) 등에서도 개인전을 열었다.

그룹전 (요약)

인세인 박은 경기도미술관(2013, 2017), 다카르 현대아프리카미술 비엔날레(2014), 백남준아트센터(2015), 문화역서울284(2015), 아키요시다이 국제예술촌(2016), 아라리오갤러리 천안(2013, 2021), 수원시립미술관(2022) 등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인세인 박은 2013년 제2회 ETRO 미술상 대상을 수상했다.

레지던시 (선정)

인세인 박은 영은창작스튜디오(2011–2013), 경기창작센터(2015–2016), 아키요시다이 국제예술촌(2016), 메이크샵아트스페이스 M17 레지던시(2016–2017)에 참여했다.

Works of Art

이미지를 생산하고 승인하며 유통하는 체계의 균열

주제와 개념

인세인 박은 이미지가 사실처럼 받아들여지는 과정과 그 배후에서 작동하는 매체적·사회적 규칙을 추적해왔다. 초기 ‘Image-Unknown’ 연작은 수배 전단과 미아 찾기 전단에서 가져온 익명의 얼굴을 정보 전송에 쓰이는 케이블로 재현하여, 매체가 전달하는 이미지와 실재하는 인물 사이의 간극을 드러냈다.

텍스트의 일부를 지우거나 발음을 비트는 작업에서도 언어가 의미를 전달하는 수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판단과 행동을 통제하는 체계로 기능한다는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그의 작업에서 미디어는 현실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보고 믿을 것인지 미리 설정하는 인식의 구조에 가깝다. 

작가의 독자성은 이미 존재하는 이미지와 언어를 수집하고, 그 맥락을 바꾸며, 서로 어울리지 않는 요소들을 충돌시키는 편집자적 태도에서 두드러진다. 그는 웹에서 떠도는 짤과 밈, 영화의 스틸 이미지, 대중문화의 캐릭터와 미술사의 레퍼런스를 끌어와 원본의 권위를 흐리고 새로운 의미의 조합을 만든다.

밥 로스의 방송과 이우환의 회화를 결합하거나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의 ‘내용-인식 채우기’ 기능이 만들어낸 오류를 회화로 옮기는 작업은 창작의 주체와 원본의 위치를 불분명하게 만든다. 여기서 새로움은 전례 없는 이미지를 생산하는 능력보다 복제와 오독, 기술적 오류가 발생시키는 틈을 발견하고 확장하는 데서 형성된다. 

이러한 편집은 미디어를 넘어 종교, 이데올로기, 정상성, 미술시장과 예술 제도처럼 사회적 권위를 생산하는 체계 전반을 향한다. 그의 비판은 직접적인 교훈 대신 익숙한 기호를 엉뚱한 문맥에 배치하고, 과장된 역할극과 언어유희, 블랙코미디를 통해 체계 내부의 모순을 노출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우리는 당신의 어떤 몸짓도 이해할 수 없다〉에서 신체적 제약을 임의로 설정한 채 그림을 수행하는 작업은 장애예술을 둘러싼 극복 서사와 비장애 중심의 감상 규범을 흔든다. 이처럼 작가는 무엇이 정상과 비정상, 예술과 비예술, 중심과 주변을 나누는지 묻고, 그 구분을 지탱하는 언어와 시각적 관습을 교란한다. 

최근의 ‘포스트 반달리즘’ 연작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이 미술 제도의 권위와 전복의 가능성으로 확장된다. 작가는 미술관과 갤러리가 낙서와 화염으로 훼손된 장면을 디지털 영상으로 연출하고, 반달리즘을 위한 마스크와 도구를 전시·유통 가능한 상품의 형태로 제시한다.

파괴의 몸짓이 작품으로 승인되는 순간 그것 역시 제도의 일부가 된다는 모순을 숨기지 않으며, 실패와 허위를 작업의 조건으로 받아들인다. 인세인 박은 제도 바깥의 순수한 전복을 상정하기보다 체계 안에서만 작동할 수 있는 허구적 장치를 만들고, 그 장치가 현실의 표면과 권위에 남길 수 있는 균열을 끈질기게 탐색한다. 

형식과 내용

인세인 박의 초기 작업을 대표하는 ‘Image-Unknown’ 연작은 정보 전달에 사용되는 케이블을 평면 이미지의 재료로 전환한다. 작가는 일정한 간격으로 배열한 케이블의 피복을 그라인더로 깎아 명암과 윤곽을 만들고, 수배 전단이나 미아 찾기 전단에서 수집한 익명의 얼굴을 재현했다. 케이블은 색채와 질감을 구성하는 조형 재료인 동시에 이미지와 정보를 유통하는 미디어 환경을 상징한다.

화면은 정면에서 회화처럼 보이지만, 표면을 절삭하여 형상을 구축한다는 점에서는 부조와 조각의 성격도 지닌다. 이처럼 재료의 본래 기능과 재현된 이미지의 내용이 맞물리며, 매체가 인간의 얼굴과 정체성을 정보로 변환하는 과정을 물질적으로 드러낸다.

네온, 벽돌, 간판과 같은 사물로 확장된 텍스트 작업에서도 비물질적 정보가 구체적인 공간과 물성으로 옮겨진다. 글자의 일부를 점멸시키거나 삭제하고, 비슷한 발음과 철자를 교환하는 언어유희는 익숙한 문장을 낯선 명령이나 조롱으로 전환한다. 〈방화벽〉에서는 인터넷상의 접근 제한 문구를 붉은 벽돌에 새겨 디지털 권한 체계를 실제 장벽의 형태로 구현한다.

네온의 강한 빛, 간판을 연상시키는 서체, 반복되는 경고문은 관람객이 일상에서 무심코 따르는 지시 체계를 전시장 안으로 불러들인다. 인세인 박에게 텍스트는 작품의 의미를 설명하는 문구가 아니라, 공간을 점유하고 관람자의 행동과 인식을 조절하는 시각적 장치다.

이후 작업에서는 사진, 영상, 회화, 사운드와 설치를 오가며 디지털 이미지의 편집 방식을 전시의 형식으로 확장한다. 작가는 웹에서 수집한 사진과 영상, 밈, 영화의 장면을 자르고 복제하며, 모니터를 재촬영하거나 샘플링한 이미지와 음향을 서로 충돌시킨다. 구형 브라운관 텔레비전과 컴퓨터 모니터, 픽셀과 커서, 재생 버튼 같은 오래된 인터페이스는 이미지가 소비되던 시대의 감각까지 함께 불러온다.

《그림을 그립시다》에서는 밥 로스의 방송 형식과 회화 기법을 모방해 대중문화의 친숙함, 작가성, 미술시장의 가치 판단을 한 화면 안에 겹쳐 놓았다. 서로 다른 매체를 병치하는 구성은 매끄러운 서사를 제시하기보다 인터넷을 탐색하듯 산만하게 보고 듣게 하며, 동시대 이미지의 파편적 유통 방식 자체를 관람 경험으로 만든다.

최근 작업은 편집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와 허구적 연출을 적극적인 제작 원리로 사용한다. ‘Error’ 연작은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의 내용-인식 채우기 기능이 사용자의 의도를 벗어나 생성한 형상을 회화와 벽화로 옮기고, 오래된 운영체제의 오류 팝업을 픽셀화해 정상적인 작동에서 이탈한 이미지를 증식시킨다. ‘Post Vandalism’ 연작에서는 그래피티로 훼손된 미술관, 불타는 전시장, SNS 라이브 방송과 가상의 다큐멘터리를 디지털로 제작하고, 마스크와 스프레이가 담긴 키트를 실제 상품처럼 설치한다.

화면 속 사건과 전시장에 놓인 물체가 서로를 현실처럼 보이게 하면서도 조작의 흔적을 감추지 않기 때문에, 관람자는 실제 행위와 연출된 이미지 사이를 계속 오가게 된다. 디지털 합성, 회화, 오브제, 공간 개입을 연결하는 이러한 형식은 이미지가 현실을 기록하는 동시에 새로운 현실을 제작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형도와 지속성

인세인 박의 작업은 2010년대 초반부터 미디어가 현실을 조직하고 이미지를 신뢰 가능한 정보로 만드는 방식에 주목해왔다. 케이블을 깎아 익명의 얼굴을 재현한 ‘Image-Unknown’ 연작과 텍스트의 철자·발음·배열을 교란한 작업은 매체가 전달하는 정보와 관람자의 인식 사이에 개입했다.

종교, 언론, 자본주의의 상징처럼 일상에 깊숙이 자리한 기호를 변형하는 과정에서 작가는 이미지와 언어가 중립적인 전달 수단처럼 보이면서도 특정한 권력과 관습을 강화한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이 시기에 형성된 미디어와 권력, 재현과 실재에 관한 질문은 이후 매체와 소재가 달라지는 동안에도 작업을 관통하는 중심축으로 남았다.

중기 작업에서는 매체를 직접 비판하는 태도에서 나아가 이미지가 복제되고 편집되며 맥락을 잃는 과정 자체를 탐구했다. 웹에서 채집한 사진과 영상, 영화의 스틸, 대중문화의 문구를 다시 촬영하거나 샘플링하고 리믹스하면서, 그는 창작자를 새로운 형상을 무에서 생산하는 존재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자료의 관계를 조율하는 편집자로 설정했다.

《Director’s Cut》에서 모니터 속 이미지를 촬영해 실재하는 피사체의 기원을 흐리거나, 사회적 갈등과 극단주의의 기호를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충돌시킨 작업은 이미지가 이동하는 동안 원래의 의미와 출처가 끊임없이 후퇴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2020년 전후부터는 인터넷 밈, 부캐, 구형 디지털 인터페이스와 대중문화의 기억이 미술시장 및 제도에 관한 질문과 적극적으로 결합했다. 《나는 아무 생각이 없다. 왜냐하면 아무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와 《그림을 그립시다》은 서로 다른 영상과 회화의 형식을 취하면서도, 복제와 모방이 창작의 가치와 작가의 정체성을 어떻게 뒤흔드는지 함께 탐색했다.

밥 로스, 이우환, 온라인 밈을 한데 엮은 작업은 고급문화와 대중문화 사이의 위계, 예술적 권위를 부여하는 담론과 시장의 기준을 유머와 역할극으로 가시화했다. 이 과정에서 인세인 박은 미디어 비판을 이미지 바깥의 미술 생태계로 확장하며, 자신이 속한 제도와 시장의 작동 방식까지 작업의 재료로 끌어들였다.

최근 ‘Error’와 ‘Post Vandalism’ 연작은 그동안 이어온 편집과 전복의 태도를 알고리즘, 오류, 허구적 사건의 영역으로 확장한다. 편집 프로그램이 생성한 오작동의 흔적은 회화와 벽화로 옮겨지고, 미술관을 훼손하거나 불태우는 장면은 SNS 라이브와 가상 영상으로 제작된다.

초기 작업이 미디어가 제공한 이미지의 권위를 흔들었다면, 현재의 작업은 예술 제도와 전복적 행위마저 이미지와 상품으로 흡수하는 동시대의 조건을 다룬다. 그의 작업은 매체의 기술적 변화에 따라 외형을 갱신해왔지만, 이미지를 생산하고 승인하며 유통하는 체계의 균열을 찾는 태도는 지속되고 있다.

Works of Art

이미지를 생산하고 승인하며 유통하는 체계의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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