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드로잉 - K-ARTIST

조건부 드로잉

2015
액자에 반투명 골판 플라스틱, 벽에 페인트
38 x 38 x 3cm
About The Work

김민애의 조각적 접근은 공간을 변화시키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그는 조각을 독립적인 오브제가 아니라, 건축적 환경과의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개념적 실체로 다룬다.

김민애의 작업은 단순한 공간적 조작을 넘어, 조각의 개념 자체를 흔드는 방식으로 발전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초중기에는 전시 공간에 건축적으로 개입하는 장소 특정적 설치 작업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조각이 신화적 구조나 제도적 환경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탐구하는 방향으로 확장되었다. 김민애의 조각적 접근은 여전히 변화하는 과정에 있으며, 그의 작업은 조각의 역사성과 현대적 맥락 속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개인전 (요약)

김민애는 2008년 관훈갤러리에서 첫 개인전 《익명풍경》을 개최했다. 이후 《습관에 관한 소고》(2014, 하다 컨템포러리 HADA Contemporary, 런던), 《검은, 분홍 공》(2014, 두산갤러리, 서울), 《조건부 드로잉》(2015, 두산갤러리, 뉴욕), 《기러기》(2018, 아뜰리에 에르메스, 서울), 《거인》(2023, 원앤제이 갤러리, 서울) 등 총 6회의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그룹전 (요약)

김민애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에서 약 60회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주요 그룹전으로는 《Embrace》(2010, 에딘버러 대학교, 에딘버러), 《파동》(2012, 두산갤러리, 서울 및 뉴욕), 《아트스펙트럼 2014》(삼성 리움미술관, 서울), 《오 친구들이여, 친구는 없구나》(2017, 아뜰리에 에르메스, 서울), 《포인트 카운터 포인트》(2018, 아트선재센터, 서울), 《더블 네거티브: 화이트큐브에서 넷플릭스까지》(2018, 아르코미술관, 서울)), 《올해의 작가상 2020》(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이 있다. 최근에는 원앤제이 갤러리에서 《도둑맞은 편지》(2023)를 개최했다.

수상 (선정)

김민애는 2007년 제29회 중앙미술대전 올해의 선정작가로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후 영국에서 Bloomberg New Contemporaries 작가로 선정(2011), 연강예술재단에서 두산연강예술상(2012, 한국)을 수상, 영국 옥스포드대학교에서 잉거 로렌스 상(2013)을 수상했으며, 2020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올해의 작가상 2020》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되었다.

작품소장 (선정)

김민애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한국), 서울시립미술관(한국), 연강예술재단(한국),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한국), 캔파운데이션(한국)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공간에 대한 조각

주제와 개념

김민애는 조각과 설치를 통해 개인과 사회가 맺는 관계를 탐구하며, 특히 개인이 사회적 구조 속에서 경험하는 모순을 공간적으로 형상화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그의 초기 작업은 물리적 구조와 신체의 관계를 탐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첫번째 개인전 《익명풍경》(2008, 관훈갤러리, 서울)에서의 <원고지 드로잉>을 통해 원고지라는 사물에 부여되는 글쓰기의 공간적 구조를 시각적으로 해체하는 시도를 보였다. 이후 《습관에 관한 소고》(2013, 하다 컨템포러리, 런던)에서는 의도적으로 관객의 동선을 제안하여, 익숙한 공간과 시스템을 관객이 몸소 재고하게 하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김민애의 작업은 조각이 단순한 오브제가 아니라 공간적 관계를 구성하는 매개체임을 강조한다. 그는 조각이 배치되는 공간을 단순한 배경이 아닌 조각적 과정의 일부로 간주하며, 조각이 공간을 변형하거나 공간에 기생하는 형태로 존재하도록 한다. 《검은, 분홍 공》(2014, 두산갤러리, 서울)에서는 전시장 내에 천으로 또 다른 건축적 공간을 형성하고, 내부에 과거의 작업들을 무작위로 배치하여, 조각이 공간적 맥락을 상실하도록 했다.

최근 그의 작품에는 개인의 믿음과 사회적 신념이 어떻게 형성되고 무너지는지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개인전 《거인》(2023, 원앤제이 갤러리, 서울)에서는 조각이 우상이 될 수 있는 가능성과 그 불완전성을 탐구하며, 미켈란젤로나 로댕과 같은 클래식 조각가들의 작품의 형태를 변형하여 조각의 권위성과 의미를 재구성했다. 이처럼 김민애는 조각을 단순한 물리적 형태가 아닌, 사회적 의미가 투영되는 장치로 바라보며 이를 통해 개인과 집단, 믿음과 제도의 관계를 탐구한다.

형식과 내용

김민애의 조각적 접근은 공간을 변화시키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그는 조각을 독립적인 오브제가 아니라, 건축적 환경과의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개념적 실체로 다룬다. 그룹전 《젊은 모색 2013》(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선보인 ‘상대적 상관관계’(2013) 연작은 국립현대미술관의 난간 형태를 차용하여, 전시장 내에 정체불명의 난간 구조물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공간의 기능을 변화시켰다. 원래 안전을 위한 장치인 난간이 관객의 이동을 방해하거나 가상의 동선을 형성하는 등, 공간의 규칙을 재구성하는 요소로 변모했다.

그의 작업에서 중요한 형식적 특징은 ‘비가시적 경계를 가시화하는 것’에 있다. 개인전 《기러기》(2018, 아뜰리에 에르메스, 서울)에서는 전시장을 하나의 무빙 이미지 장치처럼 변화시키며, 벽면에 새겨진 새들의 형상을 빛과 소리의 움직임을 통해 마치 살아있는 듯한 상태로 만들었다. 조각이 단순한 고정된 오브제가 아니라, 감각적 경험 속에서 끊임없이 변형되는 존재임을 시사하는 방식이다.

또한, 김민애는 전시 공간의 구조적 요소를 작품의 일부로 사용하며, 기존 공간의 위계를 흔드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올해의 작가상 2020》(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선보인 〈1. 안녕하세요 2. Hello〉(2020)에서는 창문과 거울 등을 활용하거나 계단, 통로를 변형하여 전시장 내 공간의 질서를 교란하고, 관객이 공간과 작품을 지각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전략을 사용했다. 그의 작업은 단순히 새로운 형태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위계 속에서 작동하는 조각적 개입이 어떻게 공간과 신체적 경험을 재구성할 수 있는지를 실험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김민애의 작업은 단순한 공간적 조작을 넘어, 조각의 개념 자체를 흔드는 방식으로 발전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초중기에는 전시 공간에 건축적으로 개입하는 장소 특정적 설치 작업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조각이 신화적 구조나 제도적 환경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탐구하는 방향으로 확장되었다.

《거인》에서는 조각에 부여되는 신화적 의미와 그것의 불완전성을 강조했는데, 이는 단순히 공간을 변형하는 것을 넘어 미술이 신성성 내지는 절대성과 관계 맺는 방식에 대한 비판적 질문을 던지는 작업으로 확장된 것을 보여준다.

김민애의 조각적 접근은 여전히 변화하는 과정에 있으며, 그의 작업은 조각의 역사성과 현대적 맥락 속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앞으로도 그는 조각의 물리적 형식뿐만 아니라, 그것이 사회적·개념적 맥락에서 어떻게 의미를 형성하는지를 탐구하며, 조각의 경계를 확장하는 작업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된다.

Works of Art

공간에 대한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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