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날 - K-ARTIST

평화로운 날

2011
디지털 프린트
30x21 cm
About The Work

장보윤은 사진을 단순한 기록 매체가 아니라, 사라진 존재를 현재로 호출하고 기억의 빈틈을 새롭게 구성하는 매개로 다뤄왔다.  작가는 기록물에 남겨진 날짜와 장소, 이미지의 단서를 따라 실제 공간을 다시 찾아가고, 그 과정에서 사진 속 인물의 기억과 자신의 경험을 교차시키며 새로운 서사를 구축한다. 

이처럼 타인의 기억을 자신의 시간 속으로 이식하는 방식은 존재와 부재, 사실과 허구, 기록과 상상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장보윤 작업의 출발점이 되어 왔다. 그의 작업에서 중요한 것은 과거를 복원하는 일이 아니라, 끝내 확인할 수 없는 존재를 어떻게 현재의 감각으로 경험할 수 있는가에 있다. 장보윤은 사진 속 인물을 추적하지만 그들과 직접 만나는 대신, 그들이 머물렀던 장소와 풍경, 남겨진 흔적을 통해 부재를 감각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사진은 사실을 증명하는 자료가 아니라, 실재와의 거리를 드러내는 장치가 된다. 작가는 기록이 남긴 공백을 허구적 서사와 상상력으로 메우며, 역사적 사실과 개인의 기억이 교차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의 작업은 과거를 재현하기보다, 과거가 현재 안에서 어떻게 다시 살아나는지를 탐색하는 과정에 가깝다.

개인전 (요약)

장보윤은 두산갤러리 뉴욕(2014), 아카이브 봄(2016), BMW 포토스페이스(2019), 아트센터 예술의시간(2025), 수호갤러리(2025)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그룹전 (요약)

장보윤은 리움미술관(2012), 서울대학교미술관(2011, 2019),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2011), 토탈미술관(2010, 2015), 두산갤러리(2015), 일민미술관(2018), 문화역서울284(2018), 우민아트센터(2017), 경주솔거미술관(2017), 아트센터 예술의시간(2024) 등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장보윤은 2010년 송은문화재단이 주관한 송은미술대상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레지던시 (선정)

장보윤은 서울시립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2011),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2012), 두산갤러리 뉴욕 레지던시(2014), 금천예술공장(2024), 미국 아트 오마이(2010)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Works of Art

사라진 존재를 현재로 호출하는 매체로서의 사진

주제와 개념

장보윤은 사진을 단순한 기록 매체가 아니라, 사라진 존재를 현재로 호출하고 기억의 빈틈을 새롭게 구성하는 매개로 다뤄왔다. 초기 작업은 우연히 수집한 버려진 사진, 슬라이드, 앨범과 같은 타인의 사적 기록에서 출발했다.

작가는 기록물에 남겨진 날짜와 장소, 이미지의 단서를 따라 실제 공간을 다시 찾아가고, 그 과정에서 사진 속 인물의 기억과 자신의 경험을 교차시키며 새로운 서사를 구축한다. 이처럼 타인의 기억을 자신의 시간 속으로 이식하는 방식은 존재와 부재, 사실과 허구, 기록과 상상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장보윤 작업의 출발점이 되었다. 

그의 작업에서 중요한 것은 과거를 복원하는 일이 아니라, 끝내 확인할 수 없는 존재를 어떻게 현재의 감각으로 경험할 수 있는가에 있다. 장보윤은 사진 속 인물을 추적하지만 그들과 직접 만나는 대신, 그들이 머물렀던 장소와 풍경, 남겨진 흔적을 통해 부재를 감각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사진은 사실을 증명하는 자료가 아니라, 실재와의 거리를 드러내는 장치가 된다.

작가는 기록이 남긴 공백을 허구적 서사와 상상력으로 메우며, 역사적 사실과 개인의 기억이 교차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의 작업은 과거를 재현하기보다, 과거가 현재 안에서 어떻게 다시 살아나는지를 탐색하는 과정에 가깝다.

2020년 이후 전개된 'Black Veil' 연작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개인의 기억에서 사회적 역사로 확장한 작업이다. 파독 간호사들의 삶과 증언, 가족의 기록, 인터뷰와 문헌 조사 등을 바탕으로 구성된 이 연작은 공식 역사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못했던 개인들의 경험을 다층적인 서사로 재구성한다.

배우의 낭독, 영상, 사진, 출판물 등 다양한 형식을 결합하면서 작가는 기록과 증언 사이의 간극, 사실과 허구가 공존하는 영역을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최근에는 존재를 증명하려는 행위 자체보다 그 행위의 주체인 사람들의 삶으로 관심을 넓히며, 개별적인 기억이 사회적 기억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장보윤의 작업은 기억을 보존하는 방식보다 기억이 생성되고 변화하는 과정에 주목한다. 잊힌 사진과 이름 없는 기록, 사라진 장소와 개인의 경험은 그의 작업 안에서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동시대의 이야기로 다시 태어난다. 이러한 접근은 역사와 기억을 고정된 사실로 다루기보다, 끊임없이 갱신되고 재해석되는 살아 있는 서사로 바라보게 한다. 결국 그의 작업은 존재를 증명하려는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과, 완전한 재현이 불가능한 기억의 속성을 함께 사유하도록 이끈다.

형식과 내용

장보윤은 사진을 중심 매체로 삼으면서, 사진, 영상, 텍스트, 출판물, 설치를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하나의 프로젝트를 여러 매체로 확장시킨다. 초기에는 빈집과 버려진 사물, 수집한 필름과 사진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출발했으나, 이후에는 실제 장소를 답사하고 자료를 조사하며 기록물을 재구성하는 리서치 기반의 작업으로 발전했다. 사진은 특정 순간을 포착하는 결과물이기보다 조사와 이동, 채집과 기록을 포함하는 과정 전체를 구성하는 매개가 된다. 

그의 작업에는 실제 공간을 다시 방문하는 수행적 방법론이 일관되게 나타난다. 버려진 슬라이드 속 여행자의 동선을 따라 일본을 이동하거나, 사진 속 인물 리사의 삶을 추적하며 미국의 장소들을 답사하고, 경주와 함부르크, 오키나와를 오가며 역사와 개인의 기억이 교차하는 현장을 기록한다. 이 과정에서 사진은 과거를 재현하는 증거가 아니라 현재의 신체 경험을 통해 다시 구성되는 사건이 되며, 작가는 기록자의 위치와 참여자의 위치를 끊임없이 오간다. 

최근 작업에서는 영상과 음성의 비중이 더욱 커진다. 'Black Veil' 연작에서 독일·인도·한국 출신의 낭독자는 편지를 읽는 행위를 통해 역사적 기록과 개인의 감정을 연결하며, 배우의 목소리와 억양, 호흡은 보이지 않는 화자의 존재를 현재로 호출한다. 여러 인물의 시점과 증언, 문헌과 허구적 서사를 교차 편집하는 방식은 단일한 진실을 제시하기보다 기억이 형성되고 변형되는 과정을 드러낸다. 영상은 사진이 담지 못하는 시간성과 목소리를 보완하며, 출판물과 함께 하나의 서사를 다층적으로 확장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장보윤의 작업은 다큐멘터리와 픽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서사 구조를 구축한다. 실제 자료와 인터뷰, 아카이브를 토대로 출발하지만, 허구의 인물을 설정하거나 편지와 일기, 낭독을 삽입하여 기록의 공백을 사유의 공간으로 전환한다. 이러한 방식은 사실을 재현하기 위한 장치라기보다 기록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감정과 기억의 층위를 드러내기 위한 전략이다. 관객은 작가가 구축한 이미지와 목소리, 텍스트를 따라가며 하나의 이야기를 소비하기보다 서로 다른 시간과 시점을 연결하는 능동적인 독자가 된다.

지형도와 지속성

장보윤의 작업은 200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사진를 매개로 기억과 존재, 부재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탐구해 왔다. 초기에는 우연히 수집한 사진과 슬라이드, 빈집과 버려진 사물을 통해 개인의 기억을 추적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후에는 특정 장소와 역사적 사건, 사회적 기억으로 관심을 확장하며 탐구의 범위를 넓혀왔다. 작업의 소재와 형식은 변화했지만, 사진을 통해 사라진 존재의 흔적을 현재의 감각으로 다시 경험하게 하려는 문제의식은 일관되게 이어지고 있다.

그의 작업은 개별 프로젝트가 독립적으로 완결되기보다 이전 작업에서 형성된 질문이 다음 작업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를 가진다. 〈기억의 서: K의 슬라이드〉와 〈밤에 익숙해지며〉에서 타인의 사적 기록을 따라가며 구축한 서사는 〈천년 고도〉와 〈마운트 아날로그〉에서 장소와 집단 기억으로 확장되었고, 최근의 'Black Veil' 연작에서는 개인의 경험과 국가의 근현대사가 교차하는 역사적 서사로 발전하였다. 이러한 연속성은 특정 사건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이 생성되고 전승되는 구조 자체를 탐구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존재를 증명하려는 행위보다 존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으로 관심을 넓히며 작업의 시야를 확장하고 있다. 개인의 기억에서 출발한 작업은 점차 공동체와 사회의 기억, 그리고 공식 기록에서 배제된 목소리를 조명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사진뿐 아니라 영상, 출판, 낭독과 퍼포먼스를 적극적으로 결합하면서 서사 역시 더욱 풍부해지고 있다. 이는 장보윤이 동일한 문제의식을 유지하면서도 동시대의 사회적 맥락과 새로운 매체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작업 언어를 지속적으로 갱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Works of Art

사라진 존재를 현재로 호출하는 매체로서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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