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hadow Effect: Ta-da! - K-ARTIST

The Shadow Effect: Ta-da!

2023
캔버스에 아크릴
116 x 91 cm


About The Work

이미정은 일상의 표면에서 드러나는 동시대 사람들의 다층적인 욕망이나 가치를 관찰하고, 그것을 시각 예술의 언어로 독해해 나가는 작업을 한다. 특히 작가는 오늘날의 주거환경이나 인테리어 이미지들에 숨어 있는 시대의 가치관과 미적 질서를 탐구하며, 이를 평면 위에 해체하고 다시 입체적으로 엮어내는 ‘조립식 회화’를 선보이고 있다.

그는 회화를 단순히 벽에 걸리는 평면으로 한정하지 않고, 세계를 보여주는 표면이자 공간을 점유하는 장치로 다룬다. 자작나무 합판, 캔버스, 아크릴, 시트지, 레일 장치 등을 활용해 평면 이미지를 오리고, 붙이고, 세우고, 접고, 펼치며 회화와 조각, 오브제와 설치 사이를 오간다. 이처럼 가변성과 확장성을 내포한 그의 회화-오브제 작업은 공간과 관객의 움직임, 생활의 장면 전체를 조직하는 일종의 무대 장치로서 기능한다. 

즉 이미정은 일상의 사물이 가진 기능과 효과,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욕망, 소비 이미지를 하나의 조형적 구조로 변모시킴으로써 오늘날 우리가 사물을 소비하고, 이미지를 소유하며, 삶을 전시하는 방식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개인전 (요약)

이미정이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사랑의 이름으로》(프로젝트 스페이스 언더 레이어, 서울, 2025-2026), 《SUITE》(지갤러리, 서울, 2022), 《Sandwich Times》(송은아트큐브, 서울, 20200, 《The Gold Terrace》(아트딜라이트, 서울, 2018)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이미정은 《사물의 시간》(아뜰리에 아키, 서울, 2026), 《Soft and Hard》(서정아트, 서울, 2024), 《오싹하고 부드럽게》(스페이스 윌링앤딜링, 서울, 2024), 《데코·데코 Décor·Décor: 리빙룸 아케이드》(일민미술관, 서울, 2023), 《Summer Love 2022》(송은, 서울, 2022), 《선셋밸리빌리지》(아트선재센터, 서울, 2021)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레지던시 (선정)

이미정은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2021), 서울시립미술관 난지창작스튜디오(2020), 대만 관두미술관 레지던시(2017) 등에 입주 작가로 참여하였다.

작품소장 (선정)

이미정의 작품은 관두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OCI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일상의 감정과 구조를 은유하는 ‘조립식 회화’

주제와 개념

이미정의 작업은 일상 속에서 빠르게 유통되는 이미지, 사물, 취향, 욕망을 관찰하고,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동시대의 가치관을 드러내는지 탐구하는 데서 출발한다. 초기 작업에서 작가는 사회 안에서 억압되는 자아, 성적 욕망, 효율성과 쓸모에 대한 강박을 회화적 오브제와 설치로 다루었다.

《위로는 셀프》(OCI미술관, 2013)에서 그는 사회적 인정과 수상 제도가 만들어내는 모범생 콤플렉스를 비틀고, ‘Pull & Push’(2013) 연작에서는 장난감, 스포츠 도구, 가구의 형태에 성적 모티프를 결합하며 합리성과 생산성만을 가치로 삼는 사회적 기준에 질문을 던졌다. 이 시기의 작업은 욕망을 직접적으로 고백하기보다, 욕망이 기호와 사물의 형태로 어떻게 바뀌어 나타나는지를 실험하는 과정에 가까웠다.
 
2018년 개인전 《The Gold Terrace》(아트딜라이트) 이후 이미정의 시선은 동시대의 주거 환경과 셀프 인테리어 문화로 이동한다. 작가는 대리석 시트지, 금빛 스프레이, 접이식 가구처럼 원본의 물질적 가치를 갖지 않지만 시각적으로 그럴듯한 효과를 내는 사물들에 주목했다.

〈Table with a hidden face〉(2018), 〈Super floor〉(2018), 〈Flat-pack: plaster series〉(2018), 〈Green plate series〉(2018) 등에서 사물은 실제 기능을 수행하는 가구라기보다, 기능과 효율, 취향과 계층, 소비 욕망을 압축한 기호로 나타난다. 작가는 이러한 사물들을 단순히 비판하거나 조롱하지 않고, 제한된 조건 안에서 최대한의 만족과 이미지를 만들어내려는 동시대인의 태도로 읽어낸다.
 
《Sandwich Times》(송은아트큐브, 2020)에서는 집이라는 공간이 단순한 거주지가 아니라, 개인이 소유하고 싶은 이미지와 사회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취향이 드러나는 장소로 확장된다. 〈Daily pledge〉(2020), 〈Wall system for concentration〉(2020), 〈Wall system for Black square〉(2020), 〈Sky blue : layered landscape〉(2020) 등은 현관문, 벽면, 창문, 한강 뷰 같은 주거 이미지들을 통해 오늘날 사람들이 집을 어떻게 꾸미고, 보여주고, 욕망하는지 드러낸다.

‘샌드위치’라는 제목처럼, 작가는 현재 세대가 가진 것과 가지지 못한 것,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실제 삶과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 사이에 끼어 있는 상태를 회화적 장면으로 구성한다.
 
2022년 개인전 《SUITE》(지갤러리)를 기점으로 이미정의 관심은 주거 이미지에서 얼굴과 신체 이미지로 확장된다. ‘Striking feature(s)’ 연작은 스마트 디바이스를 통해 보정되고 파편화되는 얼굴 이미지, 온라인상에서 반복되는 큰 눈, 굴곡진 코, 각진 턱 같은 미적 기준을 다룬다. 〈Striking feature(s)_SUITE_01-01_w.d〉(2022)에서 얼굴은 더 이상 하나의 고정된 초상이 아니라, 여러 이목구비와 뷰티 도구, 시점과 선들이 조합되어 만들어진 집합적 형상으로 떠오른다.

최근 《사랑의 이름으로》(프로젝트 스페이스 언더 레이어, 2025-2026)와 《사물의 시간》(아뜰리에 아키, 2026)에 이르면, 작가는 집 안에서 반복되는 가사노동, 생활의 효과, 시간 속에 놓인 사물을 통해 보이지 않는 노동과 감정, 사물이 매개하는 기억과 경험으로 관심을 넓혀간다.

형식과 내용

이미정의 작업을 설명하는 핵심 형식은 작가가 말하는 ‘조립식 회화’다. 그는 회화를 단순히 벽에 걸리는 평면으로 한정하지 않고, 세계를 보여주는 표면이자 공간을 점유하는 장치로 다룬다. 자작나무 합판, 캔버스, 아크릴, 시트지, 레일 장치 등을 활용해 평면 이미지를 오리고, 붙이고, 세우고, 접고, 펼치며 회화와 조각, 오브제와 설치 사이를 오간다.

〈Combined body ((effect))〉(2019)처럼 신체의 일부와 DIY 가구의 부품을 병치한 작업이나, 〈Take the same pose〉(2017)처럼 다리의 기능을 도식화한 판재를 입체적으로 조합한 작업은 이러한 방식의 기반을 보여준다.
 
《The Gold Terrace》에서 작가는 쇼룸과 전시장의 형식을 겹쳐 놓았다. 창문과 커튼, 접이식 테이블, 커피 테이블, 벤치, 수납장처럼 보이는 가구-오브제는 기능적 가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능을 흉내 내는 회화적 사물에 가깝다. 각각의 사물에는 브랜드 라벨 대신 만화 캐릭터의 눈처럼 보이는 구멍이나 얼굴 이미지가 더해져, 죽어 있는 사물이 하나의 인격을 가진 존재처럼 보이게 된다.

바나나, 케이크, 튤립, 꽃병, 몬스테라 같은 평면 소품들은 쇼룸의 장면을 구성하면서, 관객을 가짜 가구로 이루어진 무대 안으로 끌어들인다. 이때 관객은 작품을 바라보는 사람인 동시에, 전시가 만든 세트장에 생동감을 부여하는 마지막 구성요소가 된다.
 
《Sandwich Times》에서는 이러한 쇼룸적 전시 방식이 집의 벽면과 바닥, 창문, 아트월로 확장된다. 작가는 실내 장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색감과 패턴, 장식적 선, 가구의 모듈 구조를 가져오지만, 그것을 실제 인테리어로 완성하지 않고 회화적 장면으로 다시 분해한다.

〈Wall system for concentration〉은 레일 장치를 통해 열리고 닫히며 매번 다른 장면을 만들고, 〈Sky blue : layered landscape〉는 한강 뷰에 대한 욕망을 창문 형태의 이미지로 제시한다. 이러한 작업은 무엇이 회화로 인식되는지, 예술이 집 안에서 어떤 이미지로 소비되는지, 그리고 집이라는 공간이 어떻게 개인의 욕망과 사회적 조건을 드러내는지를 묻는다.
 
《SUITE》 이후 이미정은 벡터 드로잉을 기반으로 얼굴의 이목구비를 조합하고 접합하는 방식에 집중한다. ‘Striking feature(s)’ 연작에서 짧고 굵은 선은 눈, 코, 입, 턱, 머리카락 같은 얼굴의 요소들을 기호처럼 분리하고, 메이크업 브러시, 퍼프, 면봉 같은 뷰티 도구는 얼굴과 얼굴 사이를 잇는 매개가 된다. 이후 《오싹하고 부드럽게》(스페이스 윌링앤딜링, 2024)에서는 집 안에서 벌어지는 가사노동과 ‘그림자 노동’을 검은 실루엣과 빛의 효과로 형상화하며, 무대적 공간 연출이 인물과 이야기 중심의 구성으로 변화한다.

《사물의 시간》에서는 창과 프레임이 사물을 둘러싼 시간의 구조로 작동하며, 술잔이 놓인 높은 테이블과 간식이 놓인 낮은 테이블처럼 서로 다른 삶의 리듬이 한 화면 안에서 병치된다. 이처럼 이미정의 화면은 점차 사물의 기능, 이미지의 표면, 신체의 조각, 노동의 흔적, 시간의 층위를 함께 조립하는 방향으로 확장되어 왔다.

지형도와 지속성

이미정은 동시대의 시각문화를 낯설고 복잡한 이론의 대상으로만 다루지 않고, 우리가 매일 접하는 집, 가구, 얼굴, 스마트폰 이미지, 가사노동, 인테리어 취향 같은 구체적인 장면에서 출발해 동시대 시각문화를 다룬다. 그는 대중적인 이미지와 감각을 그대로 가져오되, 그것이 만들어지는 구조를 회화적 오브제와 설치의 방식으로 다시 조립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밝고 귀엽고 보기 좋은 표면을 가지고 있지만, 그 안에는 계층, 취향, 효율성, 쓸모, 자기 이미지, 노동의 가치 같은 질문이 함께 놓인다. 이미정은 표면적인 아름다움을 거부하기보다, 그 표면이 어떤 욕망과 사회적 조건 위에서 만들어지는지 보여준다.
 
이미정은 그 일상의 사물이 가진 기능과 효과,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욕망, 소비 이미지를 하나의 조형적 구조로 변모시킨다. 그의 가구-오브제는 실제 가구도 아니고 단순한 조각도 아니며, 회화적 표면을 가진 사물이자 전시 공간을 구성하는 무대 장치다.

《The Gold Terrace》와 《Sandwich Times》에서 사물은 쓰임을 잃은 가짜 가구로 등장하지만, 바로 그 기능의 어긋남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사물을 소비하고, 이미지를 소유하고, 삶을 전시하는 방식을 드러낸다. 이는 회화가 벽 위의 이미지에 머무르지 않고, 공간과 관객의 움직임, 생활의 장면 전체를 조직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이미정은 작업의 주제를 주거 환경에서 얼굴 이미지, 신체, 가사노동, 시간 속 사물로 자연스럽게 확장해왔다. 《SUITE》에서 얼굴은 스마트 디바이스와 미적 기준을 통해 재조립되는 이미지가 되었고, 《오싹하고 부드럽게》와 《사랑의 이름으로》에서는 집 안의 노동과 돌봄,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감춰진 수고가 전면에 놓였다. 《사물의 시간》에서는 창과 프레임을 통해 하루의 흐름과 서로 다른 시간대가 한 화면 안에 조립된다.
 
이러한 작품세계의 흐름은 이미정이 특정한 소재를 반복하는 작가라기보다, 동시대의 삶이 어떤 이미지와 장치, 효과를 통해 구성되는지를 계속 다른 장면으로 옮겨가며 탐구해왔음을 보여준다. 이미정의 작업은 회화와 오브제, 쇼룸과 무대, 집과 사회, 이미지와 노동 사이를 넘나들며, 동시대의 생활 감각이 어떤 표면과 구조로 만들어지는지를 계속 보여주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Works of Art

일상의 감정과 구조를 은유하는 ‘조립식 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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