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의 몸짓 - K-ARTIST

재배의 몸짓

2023
스마트팜 시스템, 목련, 느티나무, 버섯, 센서, 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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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Work

유화수는 기술의 발달이 인간과 비인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주목하며 기술 환경 안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관계의 양상을 살핀다. 작가는 전체적인 사회 현상에 주목하는 한편 매일 반복되는 노동을 이어가는 평범한 주체들 또는 “쓸모” 없는 것으로 간주된 잔여 존재들의 삶을 들여다 본다.

개인전 (요약)

유화수는 2013년부터 2025년까지 공간형(서울, 한국), 문화비축기지T1(서울, 한국), 스페이스K(서울, 한국), Basis(프랑크푸르트, 독일), Organ Haus(충칭, 중국) 등에서 약 9회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주요 전시로는 《에코메트로팰리스》(2024, 공간형), 《잡초의 자리》(2021, 문화비축기지T1), 《그림자 노동》(2018, Organ Haus, 충칭, 중국)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2010년부터 2023년까지 송은(서울, 한국), 부산현대미술관(부산, 한국), 파워플랜트(서울, 한국), 수원시립미술관(수원, 한국), DDP(서울, 한국), 서울시립남서울미술관(서울, 한국), 사비나미술관(서울, 한국), 사천성현대미술관(충칭, 중국) 등에서 총 16회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최근 주요 전시로는 《서울융합예술페스티벌 언폴드 X》(2024, 문화역서울284, 서울, 한국), 《RIGHT NOW SEOUL 2024: Global Contemporary Art Project》(2024, 하나은행 Place1, 서울, 한국), 《비하인드 더 하이라이트: 교차하는 장면들》(2024, 서울문화재단 금천예술공장, 서울, 한국), 《제23회 송은미술대상전》(2023, 송은, 서울, 한국), 《2023 부산모카 플랫폼_재료 모으기》(2023, 부산현대미술관, 부산, 한국), 《Living the Bodies》(2023, 파워플랜트, 서울, 한국), 《휘리릭, 뒹굴~ 탁!》(2022, 수원시립미술관, 수원) 등이 있다.

수상 (선정)

2017년 사천성미술대학 내일의 작가상(사천성현대미술관, 중국)을 수상했다. 2024년에는 제23회 송은미술대상에서 대상(송은, 서울, 한국)을 수상하며 국내에서 주목받고 있다.

작품소장 (선정)

유화수의 작품은 송은문화재단과 서울시립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기술 환경 안에서의 공존

주제와 개념

유화수의 작업은 기술, 노동, 환경의 경계를 탐구하며, 인간이 만들어낸 기술적 시스템이 자연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데 중점을 둔다. 초기 작업에서는 도구와 사물의 쓰임새를 변형하거나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대량생산된 물건의 효용성과 노동의 가치를 조명했다. 2012년 인사미술공간에서의 개인전 《It’s Difficult for Me to Use》에서는 기성품을 개인의 신체 조건과 요구에 맞춰 변형하며, 표준화된 산업 시스템이 배제하는 개인성을 부각시켰다.

점차 그의 관심은 노동을 둘러싼 시스템적 문제로 확장되었다. 2013년 캔파운데이션에서의 개인전 《주옥같은 일》에서는 TV 드라마 세트장에서의 반복적 제작과 철거 과정을 통해 목적이 제거된 노동의 순환을 강조하며, ‘노동을 위한 노동’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이후 유화수는 자연과 기술의 관계에 주목하며, 환경이 어떻게 인간 중심의 시각에서 관리되고 조작되는지를 탐구하기 시작했다. 2024년 선보인 ‘에코메트로팰리스’(2024) 연작에서 그는 도시 개발 과정에서 심어지고 제거되는 가로수의 운명을 통해 자연이 공공자원으로서 기대받는 역할과 그 이면의 불평등을 드러냈다.

유화수는 인간이 기술을 통해 환경에 개입하는 다양한 방식과, 이러한 개입이 초래하는 구조적 모순을 탐구한다. 그의 ‘재배의 몸짓’(2023) 연작에서는 인간의 필요에 의해 제거된 나무 위에 새로운 생명(버섯, 이끼 등)이 기생하도록 유도하는 스마트팜 시스템을 활용하여, 기술이 비-인간 존재들을 위해 작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실험했다.

형식과 내용

유화수의 조형적 접근은 공업 소재와 기술적 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초기에는 폐자재, 구조물, 일상 도구 등을 재구성하여 사물의 기존 기능을 전복하는 작업을 시도했다. 특히, 2010년 청계천로에 선보인 Dolce Vita (2010)에서는 공사장 자재와 교통 표지판을 사용해 도시 개발과 토건주의의 역설을 시각적으로 드러냈다. 이러한 작업은 단순한 조형적 실험이 아니라, 기술과 산업이 남긴 부산물의 사회적 의미를 재해석하는 과정이었다.

최근 작가의 작품세계는 첨단 재배 기술이나 홀로그램을 이용한 작업으로 확장되고 있다. 〈재배의 몸짓〉(2023)에서는 스마트팜 시스템을 활용하여 자연/기술, 비-인간/인간의 공존가능성을 탐구하였고, ‘에코메트로팰리스’ 연작에서는 나무의 절단면을 홀로그램 기술 재현함으로써, 물리적 파괴와 가상의 보존이 교차하는 방식으로 환경 복원의 의미를 되묻는다.

유화수의 작업에서 중요한 특징은 관객의 역할 변화이다. 초기에는 사물을 직접 사용하거나 조작하는 참여적 요소가 강조되었지만, 최근에는 자연과 기술의 관계를 관찰하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이동했다. 스마트팜 시스템이 스스로 유지되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처럼, 그의 작업은 인간이 개입하지 않아도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작동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지형도와 지속성

유화수의 작업은 기술과 환경의 교차점에서 한국 동시대 미술의 중요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그의 초기 작품은 노동과 생산 시스템이 인간의 경험을 어떻게 구조화하는지를 분석하는 데 집중했으며, 이후 기술이 환경을 관리하고 조작하는 방식에 대한 탐구로 확장되었다. 이는 한국 사회의 빠른 도시 개발과 기술 혁신 속에서, 기술이 단순한 효율성과 발전의 도구가 아니라 인간과 환경, 노동과 시스템 간의 관계를 조망하는 비판적 장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의 작품은 기술과 환경의 관계를 단순한 대립 구도로 바라보지 않는다. 그는 기술이 인간과 비인간 존재를 위한 상호작용의 플랫폼이 될 수 있음을 시각적으로 제시하며, 동시대 미술이 환경과 기술을 다루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Works of Art

기술 환경 안에서의 공존

Exhibi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