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기억, 기억의 심상 - K-ARTIST

감각의 기억, 기억의 심상

2024 
스피커, 다중매체 설치

About The Work

아티스트 그룹 ‘SEOM:(섬:)’은 일상에서 발견한 소리를 재구성하는 작업의 엄예슬과 장소와 지역이 가진 이야기를 현재의 맥락에서 미적 언어로 재해석하는 작업의 서하늬가 2021년 결성한 팀이다. 이들은 공간의 물리적 특징과 역사적 맥락을 바탕으로 하여 소리 매체를 활용한 설치 작업을 진행하며, 그 과정에서 전시 공간의 물리적 특성을 하나의 설치 요소로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들의 작업은 소리를 단순히 듣는 대상으로 다루기보다, 장소와 몸, 기억과 이야기가 만나는 매개로 삼는 데서 출발한다. 이들의 작업에서 소리는 보이지 않는 과거를 불러오고, 지역의 서사를 새롭게 만들며, 관객이 자신의 감각을 다시 인식하게 하는 촉매가 된다. SEOM:은 소리가 놓이는 공간, 소리를 듣는 몸, 소리에서 파생되는 이야기의 구조를 함께 설계한다. 그래서 이들의 전시는 귀로만 경험되는 것이 아니라, 걷고, 앉고, 만지고, 상상하고, 때로는 타인의 감각과 자신의 감각을 비교하는 과정 전체로 완성된다.

SEOM:의 형식은 사운드 설치, 참여형 워크숍, 사운드 워크, 영상, 조형물, 촉각적 구조물 등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이들은 소리를 녹음하고 재생하는 데 머물지 않고, 소리가 관객의 이동, 접촉, 상상, 기억을 촉발하도록 전시 구조를 설계한다. 

이들이 구현한 소리-공간은 관객으로 하여금 시각, 청각, 촉각 등 신체 전반의 감각 기관의 참여를 요청함으로써, 신체 몰입적 경험을 유도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관객은 살아 있는 자신의 신체로써 ‘감각’하고 ‘경험’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며, 지금-여기에서 자신과 타인, 그리고 세계와의 관계를 소리의 울림을 통해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개인전 (요약)

SEOM:이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Drama》(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서울, 2023), 《[Fluide (Incheon] fluide) - '인천에 코끼리가 산다'》(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22), 《Full Box Project》(CoSMo40, 인천, 2022)가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SEOM:은 《열 개의 눈》(부산현대미술관, 부산, 2025), 《그렇게 침묵들은 저물어 가고》(팩토리2, 서울, 2024), 《논알고리즘 챌린지 파트3. 4도씨》(세화미술관, 서울, 2024)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레지던시 (선정)

SEOM:은 2022년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입주 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Works of Art

소리와 몸을 매개로 만나는 공간의 축적된 이야기

주제와 개념

SEOM:은 서하늬와 엄예슬이 2021년에 결성한 여성 2인 콜렉티브로, 공간에 축적된 이야기와 일상에서 발견한 소리를 결합해 관객의 감각 경험을 새롭게 조직해왔다. 서하늬가 장소와 지역의 서사를 현재의 맥락에서 미적 언어로 재해석해온 작가라면, 엄예슬은 환풍기 소리, 바람 소리, 그릇 소리처럼 일상에서 포착한 소리를 설치와 퍼포먼스적 상황으로 확장해온 작가다. 두 작가가 함께 만든 SEOM:이라는 이름은 두 사람의 성인 ‘SEO’와 ‘EOM’을 결합한 ‘섬’에 장음 기호 ‘:’를 붙인 것으로, 소리의 울림과 공간의 고립성, 그리고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감각적 연결을 함께 암시한다. 이들의 작업은 소리를 단순히 듣는 대상으로 다루기보다, 장소와 몸, 기억과 이야기가 만나는 매개로 삼는 데서 출발한다. 
 
SEOM:의 협업은 지역성과 서사의 발생 과정을 탐구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Fluide (Incheon] fluide) - ‘인천에 코끼리가 산다’》(인천아트플랫폼, 2022)에서 이들은 인천에서 채집한 소리를 지역 아동들에게 들려주고, 아이들이 떠올린 이미지와 이야기를 전시의 구조로 옮겨왔다. ‘정박한 배가 부딪치는 소리’는 아이들의 상상 속에서 코끼리로 변환되었고, 이 우연한 오해와 믿음은 〈인천에 코끼리가 산다(An Elephant Lived in Incheon)〉(2022)라는 하나의 서사적 장면으로 발전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인천이라는 지역을 이미 알려진 상징이나 풍경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통해 아직 이름 붙여지지 않은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순간을 포착했다는 점이다. 
 
SEOM:의 관심은 지역의 소리에서 관객의 신체와 현재적 경험으로 확장되기도 한다. 《Drama》(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2023)에서 전시장은 극장이나 무대처럼 구성되지만, 무대 위에 등장하는 배우는 전문 퍼포머가 아니라 관객 자신이다. 〈sceneryⅠ〉(2023), 〈sceneryⅡ〉(2023), 〈sceneryⅢ〉(2023)는 관객이 테이블에 몸을 접촉하고 심장 소리를 듣는 행위를 통해 완성된다. 이때 심장 소리는 생명의 은유이자 실제 신체를 통과하는 진동이며, 관객은 타인의 소리와 자신의 소리를 오가며 ‘지금-여기’에서 살아 있다는 감각을 경험한다.
 
2024년 이후 작업에서는 소리의 경험이 청각 중심에서 벗어나 시각, 촉각, 신체 감각 전체로 확장된다. 〈소리를 전달하는 방법(Ways of Conveying Sound)〉(2024)은 청각을 제외한 감각으로 소리를 전달하는 방법을 시민들과 함께 탐구한 프로젝트이며, 〈감각을 따라 걷기(Waltzing with Senses)〉(2025)는 청각, 시각, 촉각이 하나의 종합적 감각으로 얽히는 공간형 사운드 설치다. 이 흐름 속에서 SEOM:의 주제의식은 ‘어떤 장소의 소리를 어떻게 들을 것인가’에서 ‘소리를 매개로 몸과 세계의 관계를 어떻게 다시 감각할 것인가’로 이동한다. 소리는 점차 지역의 기억을 불러내는 도구이자, 신체의 차이를 인식하고 감각의 가능성을 넓히는 장치가 된다. 

형식과 내용

SEOM:의 형식은 사운드 설치, 참여형 워크숍, 사운드 워크, 영상, 조형물, 촉각적 구조물 등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이들은 소리를 녹음하고 재생하는 데 머물지 않고, 소리가 관객의 이동, 접촉, 상상, 기억을 촉발하도록 전시 구조를 설계한다. 《[Fluide (Incheon] fluide) - ‘인천에 코끼리가 산다’》에서는 〈소리벽(Sound Wall)〉(2022), 〈Figure I, II, III, IIII〉2022), 〈인천에 코끼리가 산다〉가 함께 놓이며, 관객은 소리를 듣고 그림을 그리거나, 아이들이 만든 조형물을 본뜬 스툴에 앉아 작품을 경험한다. 이 전시에서 소리는 벽, 영상, 조각, 관객의 행위 사이를 이동하며 하나의 공동 서사를 만든다. 
 
《Full Box Project》(CoSMo40, 2022)는 인천에서 수집한 소리 풍경을 컨테이너에 담아 전시장으로 배송한다는 설정을 통해, 도시의 표피적 이미지와 실제 감각 사이의 간극을 드러낸다. 컨테이너는 항구와 공장, 산업시설을 떠올리게 하는 인천의 익숙한 이미지이지만, SEOM:은 그 안에 〈Sound Passage〉를 삽입해 도시의 풍경을 청각적으로 다시 경험하게 만든다. 바다, 빽빽한 도시, 아파트 단지, 공장지대로 이어지는 인천의 변화무쌍한 장면은 관객이 컨테이너 벽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따라가며 감각하는 풍경이 된다. 여기에 GPS 좌표와 QR 코드가 담긴 소리 인보이스를 더함으로써, 전시 경험은 전시장 안에서 끝나지 않고 실제 장소와 관객의 이동으로 이어진다. 
 
사운드 워크 작업인 〈해시(海市) - 바다 위에 지어진 도시(The City on the Sea: Mirage)〉(2022)는 SEOM:의 작업이 실내 전시장 밖으로 확장된 사례다. 이 프로젝트에서 참여자들은 인천아트플랫폼 주변을 걸으며 ‘사라진 소리’, ‘존재하는 소리’, ‘보이지 않는 소리’, ‘이어지는 소리’를 따라 도시의 층위를 감각한다. 과거 바다였던 매립지, 화강암 포장도로, 관광지의 장식적 분위기에서 비껴난 골목, 차이나타운의 주방 소리 등은 눈앞에 보이는 풍경과 다른 시간의 흔적을 호출한다. SEOM:에게 걷기는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공간에 축적된 역사와 현재의 소리 환경을 몸으로 읽는 방법이 된다. 
 
SEOM:은 관객의 신체를 작품의 핵심 매체로 끌어들이기도 한다. 〈sceneryⅠ〉, 〈sceneryⅡ〉, 〈sceneryⅢ〉의 테이블은 부드럽고 폭신한 표면, 곡선형 구조, 내부에서 울리는 심장 소리를 통해 살아 있는 유기체처럼 작동한다. 〈소리를 전달하는 방법〉에서는 수동 기구와 매뉴얼을 통해 소리의 강약, 변동성, 주파수, 시간 등을 다른 감각으로 번역하는 방법을 탐구했고, 〈감각을 따라 걷기〉에서는 천, 실, 털 같은 촉각적 재료와 자연의 소리를 결합해 관객이 듣고, 보고, 만지는 경험을 하나의 감각적 장면으로 묶었다. 이처럼 SEOM:의 형식은 점차 ‘소리를 들려주는 설치’에서 ‘소리를 몸 전체로 번역하는 환경’으로 확장되어 왔다.

지형도와 지속성

SEOM:의 소리를 장소의 역사와 관객의 신체를 연결하는 상황적 매체로 다룬다. 이들의 작업에서 소리는 보이지 않는 과거를 불러오고, 지역의 서사를 새롭게 만들며, 관객이 자신의 감각을 다시 인식하게 하는 촉매가 된다. SEOM:은 소리가 놓이는 공간, 소리를 듣는 몸, 소리에서 파생되는 이야기의 구조를 함께 설계한다. 그래서 이들의 전시는 귀로만 경험되는 것이 아니라, 걷고, 앉고, 만지고, 상상하고, 때로는 타인의 감각과 자신의 감각을 비교하는 과정 전체로 완성된다.
 
SEOM:은 지역 연구와 공동 창작에서 출발해 점차 감각의 접근성과 신체적 경험의 문제로 관심을 넓혀왔다. 《[Fluide (Incheon] fluide) - ‘인천에 코끼리가 산다’》와 《Full Box Project》가 인천이라는 장소를 중심으로 지역성과 서사의 발생을 다루었다면, 〈해시(海市) - 바다 위에 지어진 도시〉는 도시를 걷는 행위를 통해 보이지 않는 역사와 현재의 소리를 연결했다. 《Drama》에서는 이러한 공간적 관심이 관객의 몸과 생명의 감각으로 깊어졌고, 〈소리를 전달하는 방법〉과 〈감각을 따라 걷기〉에서는 소리를 감각하는 방식 자체가 더욱 다층적으로 확장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주제의 단절이라기보다, ‘장소를 듣는 일’에서 ‘몸으로 세계를 다시 감각하는 일’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심화에 가깝다.
 
SEOM:의 작업은 사운드 아트, 참여형 설치, 장소 특정적 프로젝트, 커뮤니티 기반 워크숍 사이에 걸쳐 있다. 이들은 사회적 참여나 지역 연구를 감각적 구조로 전환하여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아이들의 오해에서 출발한 코끼리의 이야기, 컨테이너 안에 담긴 인천의 소리, 무대 위에서 듣는 심장 박동, 손과 피부로 번역되는 사운드스케이프는 모두 실제 장소와 실제 몸에서 출발하지만, 전시장 안에서는 하나의 시적이면서도 구체적인 경험으로 재조립된다.
 
SEOM:은 2022년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입주 작가로 활동하며 지역 연구와 사운드 기반 프로젝트의 기반을 다진 바 있다. 앞으로 이들의 작업은 특정 도시나 기관의 맥락에 반응하는 방식뿐 아니라, 감각의 차이와 접근성, 공동의 청취 경험, 몸을 통한 장소 인식이라는 주제를 더 넓은 환경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SEOM:의 소리-공간은 이미 하나의 장소를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우리가 세계를 감각하는 방법을 다시 조율하는 형식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Works of Art

소리와 몸을 매개로 만나는 공간의 축적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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