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titan - K-ARTIST

Tech titan

2023
영상, 컬러, 사운드
3분 38초

About The Work

김예슬은 오늘날 우리의 일상에서 접하는 공동체와 장소를 달리 해석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제3자의 시선으로 관찰할 수 있는 특정한 상황을 연출한다. 특히 작가는 동시대에 여러 갈래로 발생하는 이야기들과 그 층위에서 발생하는 것들, 그리고 사회로부터 배제되는 존재들에 주목해 왔다. 

김예슬의 작업은 일상 속 사물과 제도, 공동체와 장소가 어떤 시스템 안에서 디자인되고 작동하는지를 관찰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그는 제품 디자인을 공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미 만들어진 제품과 건축물, 제도적 구조에 내재한 목적과 기능을 다시 읽어낸다. 

김예슬의 작업은 설치, 조각, 영상, 사운드, 퍼포먼스, 그래픽 디자인적 구성 방식을 오가며 전개된다. 그는 기성품과 산업적 사물, 일상적 도구를 재료로 삼아 그것이 원래 지닌 기능을 비틀거나, 안전과 효율을 전제로 설계된 디자인의 질서를 전시장 안에서 낯설게 만든다. 

또 김예슬의 작업에서 중요한 축은 ‘어린이’라는 존재다. 작가는 어린이를 순수하거나 보호받아야 할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사회적 기호와 규범에 완전히 편입되지 않은 채 다른 가능성을 감각하는 존재로 바라본다. 그는 이러한 어린이를 전면에 내세우며 오늘날의 현실과 사회 시스템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이렇듯 김예슬은 일상 속 디자인된 사물 또는 어린이를 통해 오늘날 사회 구조와 시스템의 이면을 들여다보고, 그 틈에서 피어나는 가능성들을 설치와 입체, 영상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낸다. 이러한 그의 작업은 사회적 규범과 이상으로부터 의도적으로 빗겨 나오며,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을, 그리고 그 안에서 ‘나’라는 존재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다시 감각할 수 있게 만든다.

개인전 (요약)

김예슬이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제13회 아마도애뉴얼날레》(아마도 아트 스페이스, 서울, 2026), 《철갑신참 프래거 鉄甲神斬 Fragger》(얼터사이드, 서울, 2023)가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김예슬은 《제13회 아마도애뉴얼날레_목하진행중》(아마도예술공간, 서울, 2026), 《사랑의 기원》(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26), 《시공時空 시나리오》(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24), 《Dinosavr》(N/A, 서울, 2024), 《stocker》(SeMA 창고, 서울, 2023), 《두산아트랩 전시 2022》(두산갤러리, 서울, 2022) 등 다수의 전시에 참여했다.

레지던시 (선정)

김예슬은 TOKAS(도쿄, 2026), 서울시립 난지창작스튜디오(서울, 2023), Tator Factatory(리옹, 프랑스, 2021) 등 다수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한 바 있다.

Works of Art

사회 시스템의 틈을 드러내는 예술

주제와 개념

김예슬은 일상 속 사물과 제도, 공동체와 장소가 어떤 시스템 안에서 디자인되고 작동하는지를 관찰한다. 그는 제품 디자인을 공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미 만들어진 제품과 건축물, 제도적 구조에 내재한 목적과 기능을 다시 읽어낸다. 초기 작업인 〈아티스트 서바이벌-당신의 작업은?(Artist Survival—Your Work?)〉(2015)은 미술계의 경력, 학력, 작가성, 생존 조건을 ‘MCLC 테스트’라는 형식으로 재구성하며 예술가가 되기 위해 요구되는 조건들이 얼마나 시스템화되어 있는지를 드러냈다. 이후 〈분실(The Chambers)〉(2019), 〈Constellation〉(2020) 등에서도 작가는 특정 장소와 직업 경험, 행정적 데이터와 비공식 경제의 흔적을 추적하며, 사회 구조가 개인의 삶과 감각을 어떻게 규정하는지 살펴왔다.  
 
김예슬의 작업에서 중요한 축은 ‘어린이’라는 존재다. 작가는 어린이를 순수하거나 보호받아야 할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사회적 메시지와 정치적 목적을 전달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동원되어온 존재로 바라본다. 〈미술 시간(Art Class)〉(2021)은 어린이 합창단이 작가가 쓴 노래를 부르는 영상 작업으로, 동요풍의 형식 안에 현대미술의 난해함과 예술가가 되고 싶다는 욕망, 그리고 그 욕망을 제지하는 어른의 목소리를 함께 배치한다. 이때 어린이의 목소리는 단순한 동심의 표현이 아니라, 어른이 만든 제도와 언어를 대신 발화하는 장치가 된다. 
 
개인전 《철갑신참 프래거 鉄甲神斬 Fragger》(얼터사이드, 2023)에서 이러한 문제의식은 서브컬처와 소년물의 문법을 경유해 확장된다. 〈Sub zero excidian〉(2023)은 일본 소년만화와 세카이계 애니메이션의 구조를 차용해, 지구를 구해야 하는 어린이 주인공 서연의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러나 김예슬의 어린이 주인공은 자유롭게 세계를 구원하는 영웅이라기보다, 아버지와 어른들이 만든 시스템의 대리인으로 배치된다. 코딩을 배우고 로봇을 조종하며 세계를 구해야 하는 아이의 서사는 오늘날 교육, 기술, 경쟁, 미래 담론 속에서 어린이가 어떻게 훈육되고 동원되는지를 비춘다. 
 
2024년 이후 작업에서 김예슬은 어린이와 유년기의 문제를 시간성과 미래의 감각으로 확장한다. 2인전 《Dinosavr》(N/A, 2024)는 공룡의 시절과 유년 시절을 겹쳐 놓으며, 이미 사라졌거나 애초에 온전히 소유할 수 없었던 과거의 감각을 다룬다. 《제13회 아마도애뉴얼날레_목하진행중》(아마도예술공간, 2026)에서 선보인 〈성계돌파 오버드라이브(Chrononex Overdrive)〉(2026)와 〈광역공진 드리프티드(Interflux Drifted)〉(2026)는 미래를 하나의 목적지가 아니라 현재에 이미 영향을 미치는 복수의 가능성으로 바라본다. 이 흐름 속에서 김예슬의 관심은 사회 시스템의 구조를 해체하는 데서 출발해, 어린이와 유년기, 기술과 서브컬처, 미래에 대한 믿음이 현재를 조직하는 방식으로 점차 확장되어 왔다. 

형식과 내용

김예슬의 작업은 설치, 조각, 영상, 사운드, 퍼포먼스, 그래픽 디자인적 구성 방식을 오가며 전개된다. 그는 기성품과 산업적 사물, 일상적 도구를 재료로 삼아 그것이 원래 지닌 기능을 비틀거나, 안전과 효율을 전제로 설계된 디자인의 질서를 전시장 안에서 낯설게 만든다. 〈분실〉은 구 남영동 대공분실의 수도 시스템을 조사해, 과거 물고문이 이루어졌던 장소에서 실제 수도꼭지를 작동시키고 낙수를 발생시키는 방식으로 장소의 역사와 현재의 감각을 충돌시킨다. 〈추진력 연습기(Push off exercise equipment)〉(2023)와 〈협동 킥 연습기(Sync kick exercise equipment)〉(2023)는 스케이트보드나 킥보드처럼 움직임을 위해 디자인된 사물을 결합해, 사용 가능성과 불가능성 사이에 놓인 조형물로 전환한다.  
 
〈미술 시간〉에서 작가는 노래, 합창, 율동, 무대 장치라는 친숙한 형식을 빌려 미술 제도에 대한 거리감과 예술가 되기의 부담을 드러낸다. 어린이들이 벨벳 원피스와 턱시도를 입고 피아노 반주에 맞춰 노래하는 장면은 언뜻 학교 행사나 동요 발표회처럼 보이지만, 가사 안에는 “퍼포먼스”, “작가와의 대화”, “현대미술”, “포스트모던”, “아방가르드” 같은 미술계의 용어들이 끼어든다. 이 어긋남은 순수한 어린이의 목소리와 제도화된 예술 언어 사이의 간격을 만들고, 관객이 미술을 처음 마주할 때 느끼는 낯섦과 부담을 유머러스하면서도 불편하게 드러낸다. 
 
《철갑신참 프래거 鉄甲神斬 Fragger》에서는 애니메이션 오프닝과 엔딩, 게임적 공간 구성, 통로와 프로젝션 룸, 사운드 작업이 하나의 세계관처럼 조직된다. 〈Sub zero excidian〉은 소년만화의 ‘노력, 승리, 우정’ 구조를 차용하고, 〈Tech titan〉(2023)은 산타와 거짓말, 성장과 상실의 감각을 통해 아이가 어른이 되는 순간의 우울함을 다룬다. 이 전시에서 통로는 가상의 세계로 진입하는 입구이자 현실로 돌아오는 출구로 기능하며, 관객은 애니메이션적 몰입과 현실 인식 사이를 오가게 된다. 김예슬은 일부러 B급 감수성, 어긋난 연기, 매끄럽지 않은 봉합을 남겨두며, 완성도 높은 장르 재현보다 이미 익숙한 서사의 코드가 현실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준다.  
 
최근 작업에서 작가는 영상과 설치를 통해 시간의 구조를 더 적극적으로 다룬다. 《Dinosavr》에서는 공룡과 어린이를 과거에 함께 부재하는 존재로 놓고, 자동차 보닛을 사용한 〈Crushed carbone-Renault〉(2024)처럼 유사 유물이나 상상적 기록물에 가까운 형식을 구성한다. 〈성계돌파 오버드라이브〉에서는 폐공간을 탐험하는 소년들이 미래에서 온 듯한 정체불명의 인물과 마주하고, 〈광역공진 드리프티드〉에서는 선창과 후창이 반복되는 민요 형식의 노래를 통해 여러 목소리와 어긋난 시간 감각을 겹쳐 놓는다. 정확한 가창이나 세련된 발성보다 누구나 따라 부르고 전할 수 있는 구전의 방식을 택함으로써, 작가는 미래를 닫힌 서사가 아니라 함께 변형하고 이어갈 수 있는 리듬으로 제시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김예슬은 디자인, 제도 비평, 서브컬처, 어린이와 유년기, 미래 서사를 교차시킨다. 그는 사회 시스템을 직접 고발하기보다, 그 시스템이 어떤 사물과 형식, 교육과 놀이, 노래와 애니메이션의 코드 속에 스며 있는지를 보여준다. 제품 디자인을 전공한 작가답게 그는 사물의 목적과 사용 방식, 기능과 실패의 구조를 예민하게 읽어내고, 이를 전시장 안에서 낯설게 재배치한다. 이 과정에서 디자인은 편리하고 합리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권력과 규범, 배제와 훈육의 방식이 드러나는 장치가 된다.
 
작업의 흐름을 보면, 김예슬은 미술계 시스템을 풍자한 〈아티스트 서바이벌-당신의 작업은?〉에서 출발해, 〈분실〉과 〈Constellation〉처럼 특정 장소와 직업 경험에 남은 제도적 흔적을 추적하는 작업으로 나아갔다. 이후 〈미술 시간〉과 《철갑신참 프래거 鉄甲神斬 Fragger》를 거치며 어린이라는 존재를 통해 사회가 미래 세대를 어떻게 교육하고 동원하는지 살폈고, 《Dinosavr》와 《제13회 아마도애뉴얼날레_목하진행중》에 이르러서는 유년기와 미래, 부재와 가능성, 시간의 복수성을 다루는 방향으로 확장되었다. 그의 작업은 특정 주제를 선형적으로 발전시키기보다, 시스템의 틈을 발견할 때마다 다른 형식으로 ‘모딩’하듯 변주해왔다.
 
그는 B급 감수성, 어긋난 노래, 미완성처럼 보이는 장치, 과장된 세계관, 서브컬처의 익숙한 문법을 사용해 관객이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한 시스템을 다시 보게 만든다. 어린이, 공룡, 로봇, 코딩, 스케이트보드, 수도꼭지, 나이트클럽 포스터 같은 소재들은 서로 멀리 떨어져 보이지만, 김예슬의 작업 안에서는 모두 어떤 구조가 인간의 행동과 감각을 어떻게 디자인하는지 묻는 재료가 된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웃기고 이상하며 때로는 조악해 보이는 형식 안에서도 현실의 구조를 정확히 건드린다.
 
김예슬은 다양한 전시와 서울시립 난지창작스튜디오, Tator Factatory, TOKAS 등 국내외 레지던시를 거치며 서울과 브뤼셀을 기반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 그의 작업은 디자인과 시각예술, 서브컬처와 사회 비평, 미래 서사와 공동체적 발화 사이를 오가며, 이미 주어진 시스템을 다른 방식으로 플레이하고 변형하는 방향으로 계속 확장될 것이다.

Works of Art

사회 시스템의 틈을 드러내는 예술

Exhibitions

Activ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