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 일지 - K-ARTIST

반응 일지

2021-2023
단채널 비디오, 모니터, 바닥에 출력물, 라인 드로잉
가변설치

About The Work

윤소린은 개인이 겪은 사적인 감정과 사건이 어떻게 사회적 구조, 젠더 질서, 공동의 조건과 맞물리는지를 탐구한다. 작가는 연애, 이별, 층간소음, 돌봄처럼 누구나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문제를 출발점으로 삼지만, 이를 단순한 개인 서사로 머물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적인 경험이 특정한 제도와 문화, 규범 속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조정되는지 살피며, 그 안에서 주체가 어떤 방식으로 반응하고 다시 자신을 구성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이처럼 그의 작업은 개인의 감정이 사회적 문제와 만나는 지점을 하나의 ‘사건’으로 재구성한다. 윤소린은 영상, 설치, 사진, 텍스트, 사운드, 오브제, 관객 참여를 결합해 작업한다. 그의 작업에서 매체는 사적인 경험을 설명하기 위한 보조 장치가 아니라, 감정과 구조가 서로 부딪히는 방식을 물리적으로 드러내는 방법이다.  

이로써 윤소린은 경험을 물질로 바꾸고, 기록으로 남기고, 관객이 그 구조 안에 들어가도록 만들며, 감정이 사회적 조건과 만나는 과정을 감각적으로 드러낸다. 이 점에서 그의 작업은 페미니즘, 공동체, 돌봄, 기술의 문제를 이론적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인 장면과 행위의 수준에서 다시 묻는다. 

개인전 (요약)

윤소린이 개최한 최근 개인전으로는 《돌봄 유지 보수》(요즘미술 + 요즘미술일층, 서울, 2025), 《리빙 위드 더 트러블》(온수공간, 서울, 2023), 《손, 손, 손》(홈세션, 바르셀로나, 스페인, 2023), 《너를 떠나》(탈영역우정국, 서울, 2021)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윤소린은 《오류를 거니는 산책자》(서울대학교미술관, 서울, 2026), 《부드럽게 걸어요, 그대 내 꿈 위를 걷고 있기에》(대전시립미술관, 대전, 2025), 《Shared Territories: Resonances, Layers and Echoes》(부에노스 아이레스, 아르헨티나, 2024), 《Art New Emerging Art Festival》(바르셀로나, 스페인, 2023), 제21회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 《아시아/뉴 대안영화전 : 지금-여기》(서울, 2021) 등 다수의 단체전 및 영화제에 참여했다.

레지던시 (선정)

윤소린은 수원아트스튜디오 푸른지대창작샘터 레지던시(수원, 2026), 프로젝토 에이스피랄 (Proyecto'ace) 레지던시(부에노스 아이레스, 아르헨티나, 2024), 버몬트 스튜디오 센터(VSC) 레지던시(버몬트, 미국, 2024) 등에 입주 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Works of Art

관계에 대한 감각의 재구성

주제와 개념

윤소린은 개인이 겪은 사적인 감정과 사건이 어떻게 사회적 구조, 젠더 질서, 공동의 조건과 맞물리는지를 탐구한다. 작가는 연애, 이별, 층간소음, 돌봄처럼 누구나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문제를 출발점으로 삼지만, 이를 단순한 개인 서사로 머물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적인 경험이 특정한 제도와 문화, 규범 속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조정되는지 살피며, 그 안에서 주체가 어떤 방식으로 반응하고 다시 자신을 구성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이처럼 그의 작업은 개인의 감정이 사회적 문제와 만나는 지점을 하나의 ‘사건’으로 재구성한다.
 
초기 작업에서 윤소린은 미디어와 이미지 소비 속에서 낭만적 사랑이 어떻게 생산되고 반복되는지에 주목했다. 〈로맨틱 이미지〉(2013-2014)와 〈로맨틱 에펠〉(2014)은 허니문 광고 이미지와 개인의 여행 사진,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낭만적 장소의 이미지를 병치하며, 사랑의 감정이 어떻게 소비 가능한 이미지 형식으로 재생산되는지를 보여준다. 이 작업들에서 작가는 ‘개인의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여겨지는 경험이 이미 대중적 판타지와 미디어 이미지의 구조 안에서 조직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후 바르셀로나에서 선보인 개인전 《손, 손, 손》(홈세션, 바르셀로나, 2023)과 Images, that, wander(2023)는 이러한 관심을 이성애적 낭만주의가 문화적으로 소비되는 방식에 대한 분석으로 확장한다.
 
2021년 개인전 《너를 떠나》(탈영역우정국, 서울, 2021)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페미니스트 주체의 연애 경험과 직접 연결한다. 윤소린은 페미니스트로서 남성을 사랑할 때 경험하는 긴장, 갈등, 자기 분열을 작업의 동력으로 삼고, ‘더 나은 로맨스’의 가능성을 묻는다. 〈마른 꽃을 처리하는 방법〉(2021)은 이성에게 받은 뒤 버리지 못하고 간직해온 마른 꽃다발을 해체하고 잉크로 변환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사랑의 잔여물을 다른 물질과 언어로 바꾸는 수행을 시도한다. 〈재정의〉(2021)와 〈노출〉(2021)은 여성들이 사랑을 다시 말하고 다시 쓰는 과정을 통해, 낭만적 사랑을 부정하거나 폐기하기보다 그 안의 상실, 좌절, 욕망, 회복 가능성을 새롭게 사유한다.
 
이후 윤소린의 관심은 연애 관계에서 더 넓은 생활 세계의 관계와 의존으로 이동한다. 《리빙 위드 더 트러블》(온수공간, 서울, 2023)은 층간소음이라는 해결하기 어렵지만 쉽게 떠날 수도 없는 문제를 통해, 공동주택 안에서 보이지 않는 이웃과 맺는 관계를 다룬다. 〈반응 일지〉(2021-2023), 〈인터-폰〉(2023), 〈오픈스튜디오: 반상회〉(2023)는 소음에 대한 개인적 반응을 기록하고, 이웃과의 불편한 거리와 소통 가능성을 탐색한다. 최근 개인전 《돌봄 유지 보수》(요즘미술 + 요즘미술일층, 서울, 2025)는 이러한 관계의 문제를 돌봄, 의존, 기술, 신체의 자국으로 확장하며, 누군가에게 기대고 돌보는 일이 오늘날 어떤 방식으로 재구성되는지를 묻는다.

형식과 내용

윤소린은 영상, 설치, 사진, 텍스트, 사운드, 오브제, 관객 참여를 결합해 작업한다. 그의 작업에서 매체는 사적인 경험을 설명하기 위한 보조 장치가 아니라, 감정과 구조가 서로 부딪히는 방식을 물리적으로 드러내는 방법이다. 〈로맨틱 에펠〉에서 개조된 슬라이드 프로젝터와 필름 장치는 인터넷에서 수집한 허니문 이미지를 전시장 안의 물질적 조건으로 옮겨 놓는다. 관객은 손으로 필름을 움직이며 이미지를 보게 되고, 이 과정에서 비물질적인 디지털 이미지가 실제 공간을 점유하는 방식과 이미지 소비의 신체적 조건을 감각하게 된다.
 
《너를 떠나》에서 작가는 물질의 변환과 언어의 재배치를 통해 연애 경험을 다룬다. 〈마른 꽃을 처리하는 방법〉은 마른 꽃을 분해하고, 끓이고, 잉크로 추출하는 과정을 3채널 영상으로 보여준다. 이 과정은 끝난 사랑의 흔적을 폐기하는 일이 아니라, 다른 발화와 글쓰기를 가능하게 하는 재료로 전환하는 행위에 가깝다. 〈재정의〉에서는 마른 꽃에서 추출한 잉크가 스타킹 위의 문장으로 옮겨지고, 〈노출〉에서는 여성들의 사랑에 관한 목소리와 텍스트, 사진이 전시장에 놓인다. 여기서 영상, 물질, 슬로건, 목소리는 각각 분리된 요소가 아니라, 사랑을 다시 쓰고 다시 말하기 위한 하나의 연쇄적 장치로 작동한다.
 
《리빙 위드 더 트러블》에서는 기록과 감지, 전환의 방법이 전면에 놓인다. 〈반응 일지〉에서 작가는 층간소음이 들릴 때마다 집 천장을 향해 날짜 도장을 찍고, 그 위치와 방향, 강도를 통해 소음에 대한 물리적·감정적 반응을 남긴다. 〈인터-폰〉은 인터폰을 통해 층간소음을 경험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며, 일방적 소통 장치였던 인터폰을 가상의 이웃과 만나는 매체로 바꾼다. 〈스터드 파인더〉(2023)는 벽 속 구조물을 탐지해 축광 안료로 표시하고, 〈소리, 소음, 아니면〉(2023)은 그 보이지 않는 구조를 그래픽스코어와 사운드로 변환한다. 소음이라는 비가시적 문제는 작가의 반복적 행위와 설치 구조를 통해 보고, 듣고, 밟고, 접속할 수 있는 감각적 경험으로 바뀐다.
 
최근 작업에서는 신체에 남는 자국, 타인의 말을 대신 말하는 수행, 인간과 비인간 사이의 돌봄 관계가 주요한 형식으로 등장한다. 〈자국 기계〉(2025)는 개조된 손 마사지기를 통해 관객의 손에 텍스트 자국을 남기며, 돌봄이 주는 안락함과 동시에 남기는 흔적을 함께 드러낸다. 〈돌봄제공자〉(2025)는 심리치료용 AI 로봇 파로(PARO)를 중심으로 인간과 로봇 사이의 상호 의존 관계를 3채널 영상, 사진, 텍스트, 공간 설치로 구성한다. 〈테이크〉(2025)는 집단상담 세션의 발화를 배우들이 반복해 재연하는 구조를 통해, 타인의 경험을 말하는 행위가 어떻게 공감과 해방의 연습이 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어디를 보고 있는지〉(2025)는 친구 사이의 시선과 피부 반응을 통해, 관계가 신체에 출력되는 가장 미세한 순간을 포착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윤소린의 작업은 사적인 감정의 세계를 공적인 논의의 장으로 옮기는 데서 독자성을 갖는다. 그는 사랑, 이별, 소음, 돌봄처럼 개인적이고 사소해 보이는 경험을 다루지만, 이를 감상적 고백이나 사회적 주장 중 어느 한쪽으로 단순화하지 않는다. 대신 경험을 물질로 바꾸고, 기록으로 남기고, 관객이 그 구조 안에 들어가도록 만들며, 감정이 사회적 조건과 만나는 과정을 감각적으로 드러낸다. 이 점에서 그의 작업은 페미니즘, 공동체, 돌봄, 기술의 문제를 이론적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인 장면과 행위의 수준에서 다시 묻는다.
 
〈로맨틱 이미지〉와 〈로맨틱 에펠〉이 이미지 소비와 낭만적 판타지의 구조를 분석했다면, 《너를 떠나》는 그 구조 안에서 사랑하고 상처받는 여성 주체의 복잡한 감정을 다룬다. 이후 《리빙 위드 더 트러블》은 사적인 불편과 사회적 구조가 겹치는 공동주택의 문제로 나아가고, 《돌봄 유지 보수》는 돌봄과 의존의 관계를 인간, 기술, 신체의 차원에서 다시 살핀다. 이 변화는 주제의 급격한 전환이라기보다, 개인이 타자와 관계 맺는 방식이 사랑, 이웃, 공동체, 돌봄의 장으로 점차 확장되어온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동시대 다매체 작업이 종종 기술적 실험이나 사회적 메시지에 집중한다면, 윤소린은 그 사이에서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집요하게 다룬다. 그의 작업은 문제를 해결한다고 말하지 않고, 문제 앞에서 분노하거나 냉소하거나 행운을 기다리는 대신 다른 감각과 행동의 형식을 만든다. 마른 꽃을 잉크로 바꾸고, 천장을 바닥으로 옮기고, 인터폰을 인터뷰 장치로 전용하고, 손 마사지기를 관계의 자국을 남기는 기계로 바꾸는 방식은 모두 주어진 구조를 다른 방식으로 사용해보려는 시도다. 이러한 태도는 사적 경험을 공론장으로 확장하면서도, 작가와 관객, 참여자 사이의 위계를 조심스럽게 조율한다는 점에서 윤소린 작업의 중요한 특징이다.
 
윤소린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와 미술사학을 전공하고,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스코히건 회화 조각 학교에서 수학했다. 최근 개인전으로는 《돌봄 유지 보수》, 《리빙 위드 더 트러블》, 《손, 손, 손》, 《너를 떠나》 등이 있으며, 《오류를 거니는 산책자》(서울대학교미술관, 서울, 2026), 《부드럽게 걸어요, 그대 내 꿈 위를 걷고 있기에》(대전시립미술관, 대전, 2025), 《Shared Territories: Resonances, Layers and Echoes》(부에노스아이레스, 2024), 《Double:Binding:World:Tree》(탈영역우정국, 서울, 2024) 등 국내외 전시에 참여했다. 또한 프로젝토 에이스피랄 레지던시, 버몬트 스튜디오 센터 레지던시, 수원아트스튜디오 푸른지대창작샘터 레지던시 등에 선정되며 작업의 장을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이력은 윤소린의 작업이 한국 사회의 구체적인 정서와 조건에서 출발하면서도, 젠더, 관계, 공동체, 돌봄이라는 더 넓은 문제의식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Works of Art

관계에 대한 감각의 재구성

Exhibitions

Activ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