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zählung aus meinem Bruder - K-ARTIST

Erzählung aus meinem Bruder

2011-2012
캔버스에 유채
162.2 x 130.3 cm


About The Work

최희정은 성장, 효율, 부, 권력의 논리가 우선되는 사회에서 쉽게 밀려나거나 보이지 않게 되는 존재들에 주목한다. 작가는 소외되는 것, 주류가 되지 못한 것, 한때 중심에 있었으나 이후 외면당한 것들에 관심을 두며, 그들이 어떻게 ‘그림자’의 영역으로 밀려나는지를 영상과 설치를 통해 다룬다. 

이때 그림자는 단순히 어둡거나 부정적인 상태가 아니라, 사회가 충분히 보지 않거나 기억하지 않는 삶의 흔적을 뜻한다. 작가는 이러한 그림자를 은유로 삼아 오늘날 우리가 무엇을 얻는 대신 무엇을 잃어버렸는지를 묻는다. 작가가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주름’의 개념은 이 질문을 더욱 구체화한다. 최희정에게 주름은 개인의 역사와 타인의 역사, 공동체의 역사가 서로 접하며 남기는 흔적이다. 

작가의 작업세계는 ‘주름’이라는 관계의 구조에서 출발해, ‘그림자’라는 상실과 배제의 은유를 거쳐, ‘돌봄’과 ‘버림’이라는 윤리적 질문으로 이동해왔다. 이 흐름은 단절적 변화라기보다, 관계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약해지며 사라지는지를 다른 매체와 소재를 통해 계속 추적해온 과정에 가깝다. 

이렇듯 최희정은 구체적인 현실의 단면을 끄집어내어 영상과 설치로 재구성함으로써, 인간의 본질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러한 그의 작업은 현대 사회의 급변하는 흐름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각자만의 진정한 삶의 의미를 사유할 수 있게 한다. 

개인전 (요약)

최희정이 개최한 최근 개인전으로는 《우리의 코러스》(고양 예술창작공간 해움, 고양, 2024), 《오랜만에 내 그림자를 보았다》(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서울, 2024), 《사랑의 반대는 버림》(아트스페이스 보안2, 서울, 2023)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최희정은 《ALT-네마프 2025》(KT&G 상상마당, 서울, 2025), 《EMAP x 프리즈 필름 서울 2024》(이화여자대학교, 서울, 2024), 《begehren》(Xpon-art gallery, 함부르크, 독일, 2024), 《Open References》(d/p, 서울, 2024), 《커튼콜》(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양주, 2023), 《über:arbeiten》(Xpon-art gallery, 함부르크, 독일, 2021), 《FLATLANDS》(GAK Gallery, 브레멘, 독일, 2016) 등 다수의 단체전 및 스크리닝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최희정은 제25회 서울국제대안영상페스티벌에서 ‘대안영상예술상’ 및 2025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대상을 수상했다.

레지던시 (선정)

최희정은 고양예술창작공간 해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창작스튜디오의 입주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작품소장 (선정)

최희정의 작품은 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 동화약품, 무림페이퍼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관계의 ‘주름’을 만드는 예술

주제와 개념

최희정은 성장, 효율, 부, 권력의 논리가 우선되는 사회에서 쉽게 밀려나거나 보이지 않게 되는 존재들에 주목한다. 작가는 소외되는 것, 주류가 되지 못한 것, 한때 중심에 있었으나 이후 외면당한 것들에 관심을 두며, 그들이 어떻게 ‘그림자’의 영역으로 밀려나는지를 영상과 설치를 통해 다룬다. 이때 그림자는 단순히 어둡거나 부정적인 상태가 아니라, 사회가 충분히 보지 않거나 기억하지 않는 삶의 흔적을 뜻한다. 〈오랜만에 내 그림자를 보았다〉(2024)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작업이다.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의 소설 『그림자를 판 사나이』에서 출발한 이 작품은 그림자를 잃은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 우리가 무엇을 얻는 대신 무엇을 잃어버렸는지를 묻는다.
 
작가가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주름’의 개념은 이 질문을 더욱 구체화한다. 최희정에게 주름은 개인의 역사와 타인의 역사, 공동체의 역사가 서로 접촉하며 남기는 흔적이다. 종이를 접을 때 두 면이 만나 주름을 만들듯, 사람 역시 타인과 만나고 부딪히며 서로의 삶에 자국을 남긴다. 〈The folds〉, 〈Galatea〉(2018), 〈Hace Viento〉(2023), 〈Mélange〉(2017) 등에서 반복, 겹침, 반전, 대응하는 이미지들이 나타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작업들에서 주름은 단순한 조형적 형태가 아니라 관계가 만들어지고 축적되는 방식, 나아가 삶이 입체적인 깊이를 갖게 되는 과정으로 제시된다.
 
이러한 관심은 예술가의 태도와 작업의 조건에 대한 질문으로도 이어진다. 〈Galatea〉에서 작가는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이아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예술가가 자신의 이상을 찾아가는 과정을 형상화한다. 흰 종이를 접어 기하학적 구조물을 만들고, 그것이 탑처럼 쌓여가는 장면은 작가가 추구하는 이상과 그것을 현실의 형태로 구현하려는 수행을 상징한다. 여기서 ‘갈라테이아’는 완벽한 아름다움의 대상이라기보다, 작가가 관객과 만나는 접점이자 예술을 삶의 실천으로 이어가려는 하나의 태도에 가깝다. 이 문제의식은 개인전 《우리의 코러스》(고양 예술창작공간 해움, 고양, 2024)에서도 이어지며, 각기 다른 존재들이 한 공간 안에서 조화를 이루는 가능성으로 확장된다.
 
최근 작업으로 올수록 최희정의 관심은 ‘관계’와 ‘돌봄’의 문제로 더욱 선명해진다. 개인전 《사랑의 반대는 버림》(아트스페이스 보안2, 서울, 2023)은 온라인 중고 시장에서의 반려 식물 거래 경험에서 출발해, 사랑과 책임, 취향과 투자, 돌봄과 방치 사이의 긴장을 다룬다. 비디오 설치 작업 〈사랑의 반대는 버림〉(2023)은 식물이 버려지거나 돈으로 환산되는 상황을 통해, 생명조차 경제적 가치에 따라 선택되고 배제되는 현실을 보여준다. 여기서 식물은 단순한 자연물이 아니라, 작가와 작품, 인간관계, 사회적 인정의 구조를 비추는 매개가 된다. 최희정은 이를 통해 ‘반려’라는 말이 요구하는 지속적인 관계와 책임이 오늘날 얼마나 쉽게 경제 논리 속에서 흔들리는지를 묻는다.

형식과 내용

최희정은 영상을 중심 매체로 사용하지만, 그의 영상은 단순히 하나의 화면 안에서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에 머물지 않는다. 작가는 단채널, 2채널, 3채널, 4채널, 다채널 설치를 오가며 화면과 소리, 관객의 위치, 전시장 구조를 함께 구성한다. 〈Mélange〉와 〈Hace Viento〉에서 볼 수 있듯, 여러 화면의 반복과 겹침, 서로 다른 방향에서 발생하는 소리는 하나의 선형적 서사를 만들기보다 흩어진 감각과 단편들을 관객이 다시 연결하도록 만든다. 이때 관객은 완성된 이야기를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사람이 아니라, 분산된 이미지와 소리 사이를 이동하며 의미를 구성하는 존재가 된다.
 
초기부터 이어지는 접기와 주름의 형식은 최희정 작업의 중요한 조형 언어다. 〈Galatea〉는 16mm 아날로그 흑백 필름과 입체 설치를 통해 접힌 종이의 구조가 어떻게 하나의 조각적 대상으로 확장되는지를 보여준다. 검은색과 흰색으로 분할된 화면, 상하와 좌우로 반전되는 이미지, 손으로 종이를 접는 행위, 탑처럼 쌓인 구조물은 모두 ‘주름’이라는 개념을 시각적이고 물리적인 형태로 드러낸다. 이때 접기는 단순한 수공예적 행위가 아니라, 기억과 관계, 예술가의 이상이 구체적인 형태를 얻는 과정이다. 접힌 흔적이 사라지지 않듯, 작가는 삶 속에서 남는 흔적과 관계의 깊이를 종이의 구조로 번역한다.
 
〈구원의 번개〉(2021)는 작가의 수행성과 반복의 문제를 4채널 영상 설치로 풀어낸다. 네 명의 인물은 팔찌를 스스로 채우기, 바닥에서 일어서기, 반짝이는 종이를 공중에 뿌리기, 사다리를 오르기 같은 행위를 반복하지만 끝내 성공하지 못한다. 이들의 반복은 시지프스의 형벌처럼 보이지만, 작가에게는 예술을 만들기 위해 계속 시도하고 버티는 과정의 은유다. 네 인물은 각각 한 명의 예술가를 상징하며, 무의미해 보이는 행위들은 작품이 완성되고 관객과 만나기 전까지의 고군분투를 드러낸다. 마지막에 촬영 장비가 노출되는 구성 역시, 예술과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결과임을 보여준다.
 
최근 작업에서는 일상의 구체적 소재와 사회적 시스템이 더 직접적으로 결합된다. 《사랑의 반대는 버림》에서 작가는 반려 식물, 온라인 중고 거래, 식물 재테크, 희귀 식물 시장의 가격 형성 구조를 영상 설치로 다룬다. 〈분홍 꽃이 피는 매화〉(2023)는 죽을 뻔한 매화나무를 살리기 위해 가지를 쳐내고 한국식 분재로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며, 〈사랑의 반대는 버림〉이 투사되는 스크린 뒤에 실제 매화나무를 배치한다. 한편 〈오랜만에 내 그림자를 보았다〉는 함부르크의 일상 풍경, 슬라임과 밀가루 반죽 놀이, 알츠하이머를 앓는 할머니에 대한 기억, 데이터 라벨링 푸티지, 파운드 푸티지를 교차시킨다. 이를 통해 작가는 즉물적 감각, 사라지는 기억, 자동화된 데이터 처리, 인간 경험의 삭제를 하나의 영상적 구조 안에 배치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최희정의 작업이 갖는 특징은 사회적 문제를 직접적인 구호나 설명으로 제시하기보다, 이미지와 행위, 구조의 반복을 통해 관객이 직접 감각하고 재구성하게 만든다는 데 있다. 작가는 신자유주의, 금융자본주의, 인공지능, 데이터 라벨링, 식물 재테크, 돌봄 노동과 같은 동시대적 조건을 다루지만, 이를 하나의 이론적 주장으로 고정하지 않는다. 대신 구체적인 삶의 장면과 사적인 경험을 끌어와 사회 구조의 문제와 연결한다. 〈Rehearsal〉(2022)에서 공동체 안에 적응하기 위해 타인의 몸짓과 태도를 익히는 인물을 다루고, 〈미지의 걸작〉(2022)에서 염부의 노동과 AI 이미지 생성의 문제를 병치하는 방식도 이러한 흐름 안에 있다.
 
최희정은 기술적 형식이나 강한 서사 사이에서 관계의 흔적과 감정의 구조를 세밀하게 다룬다. 그의 다채널 영상은 기술적 장치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여러 이미지와 소리가 서로 접히고 펼쳐지는 방식을 통해 관객의 지각을 조율한다. 또한 작업의 소재는 개인적 경험에서 출발하지만, 그것이 곧바로 사적인 고백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 조건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독자적인 위치를 갖는다. 식물 거래, 할머니의 기억, 함부르크에서의 이주 경험, 예술가로서의 불안은 모두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 오늘날 인간이 어떤 조건 속에서 관계를 맺고, 기억하고, 선택되고, 버려지는지를 묻는 장면으로 확장된다.
 
작가의 작업세계는 ‘주름’이라는 관계의 구조에서 출발해, ‘그림자’라는 상실과 배제의 은유를 거쳐, ‘돌봄’과 ‘버림’이라는 윤리적 질문으로 이동해왔다. 이 흐름은 단절적 변화라기보다, 관계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약해지며 사라지는지를 다른 매체와 소재를 통해 계속 추적해온 과정에 가깝다. 〈Galatea〉가 예술가의 이상과 작품의 탄생을 다루었다면, 〈구원의 번개〉는 그 이상에 도달하기 위한 반복적 수행을 보여주고, 《사랑의 반대는 버림》과 《오랜만에 내 그림자를 보았다》(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서울, 2024)는 그러한 수행이 놓인 사회적 조건과 인간 존재의 취약성을 더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최희정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와 미술사학을 공부하고 동대학원에서 서양화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독일 국립 함부르크 미술대학교에서 영화를 수학했다. 회화, 드로잉, 영상, 설치를 넘나드는 배경은 그의 작업이 이미지의 평면성과 영상의 시간성, 설치의 공간성을 함께 다루는 기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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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주름’을 만드는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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