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숲속 - K-ARTIST

검은 숲속

2015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290 × 197 cm
About The Work

박광수의 작업은 숲이라는 오래된 모티프를 통해 자연과 인간, 현실과 공상, 소멸과 생성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탐구해 왔다는 점에서 독자적이다. 그의 숲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형상이 나타나고 사라지며 다시 변형되는 관념적 공간이다. 초기의 흑백 드로잉과 애니메이션에서 숲은 어둠과 무의식의 장소에 가까웠고, 이후 유화 작업에서는 색과 물질, 손의 행위가 더해지며 보다 적극적인 생성의 공간으로 변화했다.
 
그의 회화는 구상과 추상, 풍경과 인물, 동양적 산수와 서구적 회화 전통 사이를 자유롭게 오간다. 화면에는 산수화처럼 몸으로 경험한 풍경의 감각이 남아 있으면서도, 윌리엄 블레이크의 회화처럼 인물과 환경이 하나로 결합하는 장면이 나타난다. 동시에 빠르고 유려한 필선, 강렬한 색채, 직접 제작한 도구를 활용한 선의 반복은 박광수만의 물리적이고 신체적인 회화 언어를 형성한다.
 
작업의 흐름을 보면, 그는 드로잉을 통해 세계의 이면을 더듬던 시기에서 출발해, 검은 숲과 사라지는 인물을 거쳐, 최근에는 만드는 행위와 문명의 기원,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다루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 변화는 기존 관심사의 단절이 아니라, ‘사라지는 것’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불안정한 존재’에서 ‘무언가를 감각하고 제작하는 존재’로 관심이 이동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개인전 (요약)

박광수는 《구리와 손》(2023, 학고재, 서울), 《크래커》(2021, 카다로그, 서울), 《영영 없으리》(2019, 학고재, 서울), 《흩날리는》(2018, 두산갤러리, 뉴욕, 미국), 《좀 더 어두운 숲》(2016, 금호미술관, 서울) 등에서 개인전을 선보였다.

그룹전 (요약)

박광수가 개최한 주요 단체전으로는 《사루비아 기금마련전》(2026, 사루비아, 서울), 《미니버스, 오르트 구름, ㄷ떨:안녕인사》(2025, 아르코미술관, 서울), 《언박싱 프로젝트: 메시지》(2025, 쾨닉 텔레그라펜암트, 베를린), 《콘크리트 앱스트렉션》(2024,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파주), 《Time Lapse》(2024, 페이스갤러리, 서울), 《꿈에》(2023, 주홍콩한국문화원, 홍콩), 《움직이는 달, 다가서는 땅》(2022, 제주도립미술관, 제주) 등이 있다.

수상 (선정)

박광수는 제5회 종근당 예술지상, 제7회 두산연강예술상을 수상했다.

레지던시 (선정)

박광수는 두산레지던시 뉴욕(2018), 서울시립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2017), 서울문화재단 금천예술공장(2014, 2015),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2013)에 입주작가로 활동한 바 있다.

작품소장 (선정)

박광수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정부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숲의 감각

주제와 개념

박광수의 작업은 숲과 자연, 인간과 문명, 생성과 소멸이 서로 뒤엉키는 세계를 다룬다. 강원도 철원에서 유년기를 보낸 경험은 그의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숲의 감각과 깊게 연결된다. 초기 작업에서 숲은 단순한 자연 풍경이 아니라, 꿈과 현실이 뒤섞이고 미지의 생명이 꿈틀대는 장소로 나타난다. 개인전 《검은바람, 모닥불 그리고 북소리》(신한갤러리, 2015)의 드로잉 애니메이션에서부터 작가는 현실의 이미지, 3D 툴, 게임 장면 등을 드로잉으로 다시 옮기며, 실제 세계의 이면에 존재하는 불확실한 환상과 감각을 탐색해왔다.
 
이러한 관심은 이후 개인전 《부스러진》(두산갤러리, 2017)과 《흩날리는》(두산갤러리 뉴욕, 2018)에서 보다 뚜렷해진다. 대표작 〈검은 숲 속〉(2017)과 〈부스러진〉은 수많은 검은 선과 그 사이의 틈을 통해 인물과 풍경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순간을 포착한다. 이 시기의 작업에서 ‘사라짐’은 단순한 부재가 아니라, 시간의 흐름, 노화, 상실, 그리고 아직 명확히 형성되지 않은 존재의 상태와 연결된다. 숲은 형상이 명료해지는 장소가 아니라, 오히려 경계가 흐려지고 이미지가 부스러지며 다시 생성되는 장면으로 작동한다.
 
2019년 개인전 《영영 없으리》(학고재갤러리) 이후, 박광수의 작업은 검은 선 중심의 화면에서 점차 색채와 유화의 물성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장된다. 그는 여전히 숲과 인간, 불완전한 존재를 다루지만, 화면은 더 이상 흑백의 어두운 밀도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색은 서로 조화되기보다 충돌하고, 화면은 기원전의 상태처럼 우글거리며 무엇인가 움트는 공간으로 제시된다. 이 변화는 단순한 양식의 전환이라기보다, 소멸과 사라짐에 대한 감각이 생성과 제작, 실패와 재시도의 문제로 이어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최근 개인전 《구리와 손》(학고재갤러리, 2023)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만드는 자와 만들어진 자’의 관계로 정리된다. 대표작 〈작은 산〉(2023), 〈에메랄드〉(2023), 〈껍질〉(2023), 〈구리머리〉(2023), 〈구리와 손〉(2023) 등에서 인물은 더 이상 사라지는 존재에만 머물지 않고, 무엇인가를 만지고, 관찰하고, 긁어모으고, 만들어내는 존재로 등장한다. ‘구리’가 문명의 시작과 물질적 기반을 상징한다면, ‘손’은 생각과 감각을 현실화하는 행위의 주체다. 이때 박광수의 회화는 자연과 문명, 인간과 신체, 생성과 파괴가 서로 분리되지 않은 채 얽혀 있는 세계를 보여준다.

형식과 내용

박광수의 초기 작업은 드로잉과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검은바람, 모닥불 그리고 북소리》에서 선보인 15편의 드로잉 애니메이션은 로토스코핑 기법을 통해 실제 영상, 3D 영상, 게임 장면을 다시 손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불사람-행진〉, 〈날씨와 손〉, 〈구르는 돌〉, 〈검은 새〉, 〈허공의 동전〉 등의 작품은 현실의 장면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그 안에서 작가가 감지한 환상적이고 불안정한 세계를 드러낸다. 이 과정에서 드로잉은 회화를 위한 준비 단계가 아니라, 세계를 인식하고 재배열하는 독립적인 방법이 된다.
 
2017년 이후의 회화에서는 반복적인 검은 선이 화면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작동한다. 박광수는 나무막대와 스펀지를 결합해 직접 만든 도구를 사용하며, 이를 통해 몸의 미세한 떨림과 호흡, 망설임까지 화면에 남긴다. 《부스러진》과 《흩날리는》의 작업에서 선은 숲의 윤곽이 되기도 하고, 어둠이 되기도 하며, 인물의 형상을 만들었다가 다시 지워버리는 역할을 한다. 가까이서 보면 선의 밀도와 틈이 먼저 보이고, 멀리서 보면 그 안에서 인물과 풍경이 희미하게 떠오른다.
 
개인전 《영영 없으리》 이후 작가는 기존의 먹, 잉크, 아크릴 중심의 작업에서 유화로 매체를 확장한다. 유화는 굳기 전까지 선을 겹치고, 긁어내고, 지우고, 다시 세울 수 있는 재료적 가능성을 제공한다. 박광수는 물감이 마르기 전 색과 선의 움직임을 빠르게 결정하며, 형상과 배경, 인물과 풍경의 경계를 계속 흔든다. 이러한 방식은 《구리와 손》에서 더욱 강하게 드러나며, 〈무거운 하늘〉(2023)처럼 색채가 매혹적이면서도 위협적인 충돌을 이루는 화면으로 이어진다.
 
최근 작업에서 인물의 손과 발, 덩어리, 구리색 물감은 중요한 조형 요소로 등장한다. 〈구리머리〉에서는 투명한 신체를 가진 인물이 자신이 만든 듯한 머리 형상을 바라보며, 만드는 자와 만들어진 자의 위치가 서로 교차한다. 〈구리와 손〉에서는 인물의 거칠고 큰 손과 발에 구리 안료의 흔적이 묻어 있으며, 이는 물질과 몸, 행위가 실제로 그 자리에 있었음을 암시한다. 박광수의 회화는 드로잉의 선, 애니메이션의 시간성, 유화의 물성, 신체의 움직임을 함께 끌어들이며, 화면 안에서 하나의 생동하는 세계를 구축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박광수의 작업은 숲이라는 오래된 모티프를 통해 자연과 인간, 현실과 공상, 소멸과 생성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탐구해왔다는 점에서 독자적이다. 그의 숲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형상이 나타나고 사라지며 다시 변형되는 관념적 공간이다. 초기의 흑백 드로잉과 애니메이션에서 숲은 어둠과 무의식의 장소에 가까웠고, 이후 유화 작업에서는 색과 물질, 손의 행위가 더해지며 보다 적극적인 생성의 공간으로 변화했다.
 
그의 회화는 구상과 추상, 풍경과 인물, 동양적 산수와 서구적 회화 전통 사이를 자유롭게 오간다. 화면에는 산수화처럼 몸으로 경험한 풍경의 감각이 남아 있으면서도, 윌리엄 블레이크의 회화처럼 인물과 환경이 하나로 결합하는 장면이 나타난다. 동시에 빠르고 유려한 필선, 강렬한 색채, 직접 제작한 도구를 활용한 선의 반복은 박광수만의 물리적이고 신체적인 회화 언어를 형성한다.
 
작업의 흐름을 보면, 그는 드로잉을 통해 세계의 이면을 더듬던 시기에서 출발해, 검은 숲과 사라지는 인물을 거쳐, 최근에는 만드는 행위와 문명의 기원,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다루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 변화는 기존 관심사의 단절이 아니라, ‘사라지는 것’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불안정한 존재’에서 ‘무언가를 감각하고 제작하는 존재’로 관심이 이동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박광수는 제5회 종근당 예술지상과 제7회 두산연강예술상을 수상했으며, 두산갤러리 뉴욕, 금호미술관, 학고재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또한 2022 제주비엔날레, 서울시립미술관, 송은, 아르코미술관, 주홍콩한국문화원, 쾨닉 텔레그라펜암트 베를린 등 국내외 주요 전시에 참여했고,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정부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이러한 이력은 그의 작업이 이미 제도권과 미술시장, 비평의 장 안에서 주목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도 그의 작업은 회화의 물성과 드로잉의 감각을 바탕으로, 자연과 문명, 인간의 손과 세계의 형성에 대한 질문을 더 깊고 넓은 화면 안에서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Works of Art

숲의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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