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펜스 - K-ARTIST

이중펜스

2025
커스텀 된 종이, 지관, 글루


About The Work

최리아는 입체와 영상, 설치 등 다양한 장르를 가로지르며, 조각이 갖는 개체의 독립성과 현존성에 대해 고민하는 작업을 해왔다. 특히, 그는 금속을 흉내 내는 종이를 세우고 잇는 반복적인 ‘만들기’를 통해 포착하기 어려운 힘의 구조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등 고정된 대상을 조각적으로 규정짓기보다 관계와 힘이 잠정적으로 드러나는 상태를 다룬다. 

최리아의 작업은 ‘조각’이라는 개체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타임라인 안에서 어떻게 존재해 왔으며 또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를 탐구하는 조각의 존재론적 사유에서 출발해, 조각과 공간, 그리고 관객의 신체 사이에서 역동하는 관계와 힘의 구조를 탐구해 왔다.
 
아울러, 이러한 그의 조각에 대한 실험은 단단하고 견고하다고 여겨져 온 전통적인 조각의 통념으로부터 벗어나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나 기존의 인식에서 빗겨 나는 상태를 드러내 보인다. 이는 곧 조각을 고정된 대상으로 규정짓던 기존의 인식을 해체하는 것에서 나아가,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관계와 힘의 역학관계를 관객의 신체로 경험하게 함으로써 ‘나’와 ‘외부’의 관계로 확장해 사유할 수 있게 만든다.

개인전 (요약)

최리아가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레드 서킷 레디》(송은, 서울, 2026), 《Fence-go-round》(Hall 1, 서울, 2025)가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최리아는 《PANORAMA》(송은, 서울, 2025), 《stocker》(SeMA 창고, 서울, 2023), 《Hardcore Futuregraphy》(17717, 서울, 2020), 《Hardcore Futuregraphy》(문화역서울 284 RTO, 서울, 2019), 《안봐도 비디오 9회, AFTER EFFECT》(충무로 영상센터 오재미동, 서울, 2019), 《제5회 비디오 릴레이 탄산》(여의도자이 오피스텔, 서울, 2016), 《그 집: Matter Flow 하룻밤의 전시》(합정, 서울, 2015) 등에 참여한 바 있다.

수상 (선정)

최리아는 2026년 송은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신진 작가 지원 프로그램 ‘스프링 피버’에 선정되었다.

Works of Art

보이지 않는 힘의 구조를 은유하는 조각

주제와 개념

최리아의 작업은 조각을 하나의 고정된 물체로 보기보다, 그것이 놓이는 조건과 관계 속에서 어떻게 존재하는지를 탐색하는 데서 출발한다. 초기 작업 〈진공, 가득찬, 상점-직조기(Vacuum, Full, store- A Power Loom)〉(2014)에서부터 그는 과거의 전시와 퍼포먼스를 현재의 시점에서 다시 호출하며, 장소와 이동 경험까지 포함한 ‘지금-여기’의 감각을 작업에 포함시킨다. 관객이 전시장에 도달하기까지의 경로와 기억까지 작품의 일부로 작동하게 만드는 방식은 조각의 범위를 물리적 대상 너머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태도는 이후 조각의 시간성과 조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Hardcore Futuregraphy》(17717, 서울, 2020)에서 그는 1999년 이후의 조각을 재해석하고 2040년의 조각을 가정하며, 조각이 특정 시대의 양식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갱신되는 개념임을 드러낸다. 〈Blue Screen Love〉(2020), 〈외부의 내부의 외부〉 등은 기존 작업을 참조하면서도 새로운 맥락 속에서 재배치되며, 조각이 단일한 형태가 아니라 관계와 해석의 축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2021년 이후 전개된 ‘펜스’ 연작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보다 구체적인 사회적 구조로 확장한다. ‘원형 마장’에서 착안한 이 작업은 개인의 움직임을 제한하고 유도하는 보이지 않는 규칙과 힘에 주목한다. 〈펜스 1〉(2023), 〈펜스-자라나는〉(2023) 등에서 드러나듯, 펜스는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신체의 동선과 행동을 조직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이때 조각은 형태 자체보다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가’에 더 가까운 문제로 이동한다. 
 
최근 작업은 이러한 관심을 감각적이고 상징적인 층위로 확장한다. 《Fence-go-round》(Hall 1, 서울, 2025)와 《레드 서킷 레디》(송은, 서울, 2026)에서 그는 종이로 만든 펜스 구조를 통해 보호와 통제라는 이중적인 개념을 드러낸다. 〈매듭〉(2025), 〈삼중 펜스〉(2026) 등은 경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신체적으로 체험하게 만들며, 조각을 통해 개인과 외부 세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 최리아의 작업은 조각의 존재 방식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해, 점차 관계와 권력, 그리고 신체의 감각으로 확장되어 왔다.

형식과 내용

최리아의 작업은 종이, 금속,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지만, 핵심은 재료 자체보다 그것이 만들어내는 구조와 조건에 있다. 초기 영상 작업 〈Blind〉(2014)나 〈갤럭시〉(2016), 〈하이픈〉(2018) 등에서는 제한된 조건 속에서 반복되는 행위와 이미지의 어긋남을 통해 관계와 의미의 불안정성을 드러냈다. 이 시기 작업은 조각 이전 단계에서 이미 ‘조건 속에서 드러나는 상태’에 대한 관심을 보여준다. 
 
이후 조각 작업에서는 이러한 관심이 물질적 구조로 전환된다. 그는 금속을 직접 사용하기보다 금속을 모방한 종이를 사용하여 형태를 만든다. 종이는 단단함을 흉내 내지만 쉽게 흔들리고 구겨지는 특성을 지니며, 이 모순적 상태는 조각에 대한 기존 인식을 흔든다. ‘펜스’ 연작에서 드러나는 이러한 물성은 안정성과 불안정성, 견고함과 취약함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를 만들어낸다. 
 
공간 구성 역시 중요한 요소다. 《Fence-go-round》에서는 전시장 입구의 구조, 가벽, 원형 좌대 등이 관객의 이동을 제한하며 하나의 동선을 형성한다. 낮은 높이의 좌대나 좁아진 입구 구조는 물리적으로는 미미하지만, 관객의 신체를 제약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이처럼 조각은 독립된 대상이 아니라 공간 전체와 결합된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최근 작업에서는 이러한 형식이 더욱 복합적으로 확장된다. 《레드 서킷 레디》에서는 펜스, 기둥, 로프 등 다양한 요소가 결합되며, 관객은 미로처럼 구성된 공간을 통과하게 된다. 〈회전문〉(2026)이나 〈삼중 펜스〉는 경로를 굽히거나 압박감을 유도하며, 조각이 시각적 대상이 아니라 신체적 경험으로 작동하도록 만든다. 이 과정에서 최리아의 형식은 조각, 설치, 퍼포먼스적 요소를 동시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장되어 왔다.

지형도와 지속성

최리아의 작품세계를 하나로 묶는 축은 조각을 ‘고정된 대상’이 아니라 ‘조건 속에서 드러나는 상태’로 다룬다는 점이다. 초기 영상 작업에서 드러난 조건과 반복, 관계의 문제는 이후 조각과 설치로 이어지며 일관된 문제의식을 형성한다. 그는 조각을 형태로 정의하기보다, 그것이 놓이는 맥락과 작동 방식 속에서 의미를 찾는다.
 
동시대 조각이 재료의 물성이나 형태적 완결성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그의 작업은 오히려 불완전성과 변형 가능성에 주목한다. 금속을 흉내 내는 종이라는 선택, 쉽게 휘고 무너질 수 있는 구조, 그리고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지는 공간은 조각을 안정된 상태에서 벗어나게 만든다. 이러한 방식은 조각을 하나의 대상이 아니라 관계의 장으로 전환시키는 특징을 가진다.
 
또한 그의 작업은 공간과 신체를 적극적으로 연결한다. 관객은 작품을 단순히 바라보는 위치에 머무르지 않고, 제한된 동선 안에서 이동하며 구조를 경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조각은 시각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신체적 감각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이러한 점은 작업이 특정 매체나 형식에 고정되지 않고 계속 변형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리아의 작업은 하나의 형식으로 수렴되기보다, 기존의 문제의식을 유지한 채 다른 조건과 구조를 실험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의 작품세계에서 조각과 공간, 신체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계속해서 새로운 방식으로 갱신되고 있다.

Works of Art

보이지 않는 힘의 구조를 은유하는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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