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 K-ARTIST

시작

2020
종이에 과슈
37 × 28 cm



About The Work

고어 영화와 만화 장르의 형태, 내용, 전통에서 큰 영향을 받은 류한솔의 작업은 영상, 드로잉, 설치 등을 다양하게 활용하며 퍼포먼스적인 방식으로 전개되어 왔다. 작가는 평소 신체 변형과 연관해 떠오르는 촉각적 상상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바탕으로 일상에서 포착된 공포와 유머의 모순된 감각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류한솔의 작업은 신체를 하나의 통합된 존재로 보기보다, 분해되고 분리될 수 있는 파편들의 집합으로 이해하는 시선에서 출발한다. 그는 눈, 손, 장기 등 신체의 각 부분이 제자리를 이탈해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장면을 통해 익숙한 신체 인식을 해체한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한 기괴함의 연출이 아니라, 신체가 지닌 의미와 기능이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가능성을 드러내는 데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고어 영화와 만화에서 차용한 이미지 언어를 통해 구체화된다. 작가는 일상적인 사물에 과장된 특수효과를 결합해 신체를 “훼손”하는 장면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공포와 유머가 동시에 발생하는 지점을 탐색한다. 이는 단순한 충격 효과가 아니라, 현실과 허구 사이의 거리에서 감각이 어떻게 전환되는지를 다루는 방식이다. 실제와 가까울수록 불쾌함이, 멀어질수록 웃음이 발생하는 이 간극은 그의 작업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구조로 작동한다.

이러한 류한솔의 작업에서 신체는 더 이상 하나의 이야기 속 주체가 아니라, 흩어지고 넘쳐나는 이미지 덩어리로 제시된다. 의미를 전달하기보다는 의미를 거부하는 물질적 상태로서의 몸, 그리고 그로부터 발생하는 설명하기 어려운 웃음과 해방감이 작업의 중심을 이룬다.

개인전 (요약)

류한솔이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Every Body, Come On! Yo!》(뮤지엄헤드, 서울, 2023), 《THE PICTURE SHOW》(미학관, 서울, 2021-2022), 《크리크리 메리크리 스마스》(성균갤러리, 서울, 2019)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류한솔은 2024 아트스펙트럼 《드림 스크린》(리움미술관, 서울, 2024), 《Summer Screening Night》(팩션, 서울, 2024), 《스티키》(무목적, 서울, 2022), 《The Raw》(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22), 제11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하루하루 탈출한다》(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21), 《Pack: 모험! 더블 크로스》(탈영역우정국, 서울, 2019), 제4회 공장미술제(문화역서울284, 서울, 2014)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Works of Art

신체 해방의 과정에서 분해되고 뒤집힌 ‘몸’

주제와 개념

류한솔의 작업은 신체를 하나의 통합된 존재로 보기보다, 분해되고 분리될 수 있는 파편들의 집합으로 이해하는 시선에서 출발한다. 초기 영상 작업 〈퐁퐁〉(2014), 〈크리크리 메리크리 스마스〉(2018)에서 이미 드러나듯, 그는 눈, 손, 장기 등 신체의 각 부분이 제자리를 이탈해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장면을 통해 익숙한 신체 인식을 해체한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한 기괴함의 연출이 아니라, 신체가 지닌 의미와 기능이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가능성을 드러내는 데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고어 영화와 만화에서 차용한 이미지 언어를 통해 구체화된다. 작가는 일상적인 사물에 과장된 특수효과를 결합해 신체를 “훼손”하는 장면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공포와 유머가 동시에 발생하는 지점을 탐색한다. 이는 단순한 충격 효과가 아니라, 현실과 허구 사이의 거리에서 감각이 어떻게 전환되는지를 다루는 방식이다. 실제와 가까울수록 불쾌함이, 멀어질수록 웃음이 발생하는 이 간극은 그의 작업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구조로 작동한다.
 
이후 작업에서는 이러한 신체 해체가 점차 사회적 맥락과 연결된다. 〈버진 로드〉(2021)에서 결혼식이라는 익숙한 서사를 자기 자신과의 결합으로 전환시키거나, 신체를 분리하고 재조합하는 장면을 통해 젠더 규범과 사회적 관습을 비틀어낸다. 이때 신체는 더 이상 정체성을 고정하는 기준이 아니라, 규범을 교란하는 가변적인 매개로 작동한다.
 
최근 개인전 《Every Body, Come On! Yo!》(뮤지엄헤드, 2023)에서는 이러한 개념이 더욱 확장된다. 여기서 신체는 더 이상 하나의 이야기 속 주체가 아니라, 흩어지고 넘쳐나는 이미지 덩어리로 제시된다. 의미를 전달하기보다는 의미를 거부하는 물질적 상태로서의 몸, 그리고 그로부터 발생하는 설명하기 어려운 웃음과 해방감이 작업의 중심을 이룬다.

형식과 내용

류한솔은 비디오를 중심으로 드로잉, 설치, 퍼포먼스를 병행하며 작업을 전개해왔다. 초기 작업에서는 영상 매체를 통해 신체가 변형되고 분해되는 과정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며, 저예산 특수효과와 조악한 소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퐁퐁〉, 〈크리크리 메리크리 스마스〉에서 나타나는 과장된 연출은 현실감을 강화하기보다 오히려 이를 무너뜨리며, 관객이 이미지의 물질성을 인식하도록 만든다.
 
특히 그의 작업에서 중요한 요소는 촉각적 감각이다. 영상 속 신체는 시각적으로만 제시되는 것이 아니라, 늘어나는 질감, 터지는 감각, 끈적이는 표면 등을 통해 ‘만질 수 있을 것 같은’ 상태로 제시된다. 이러한 감각은 ASMR이나 먹방 영상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하며, 시각 중심의 경험을 넘어 신체적 반응을 유도한다.
 
이러한 경향은 조각 작업에서 더욱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스티키》(무목적, 2022)에서 선보인 〈여드름〉, 〈두피양탄자〉는 신체 일부를 확대하거나 변형한 형태로 제시되며, 라텍스, 실리콘, 스펀지 등 촉각적 특성이 강조된 재료를 사용한다. 이 조각들은 전통적인 조각처럼 완결된 형태를 지향하기보다, 끈적이고 늘어나는 물질 상태를 통해 감각을 자극한다.
 
또한 그의 작업은 서사보다는 장면의 축적에 가깝다. 영상에서 이어지던 사건들은 조각에서는 하나의 순간으로 압축되며, 서로 다른 시간의 이미지들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를 만든다. 《Every Body, Come On! Yo!》에서는 이러한 장면들이 공간 전체에 분산되며, 관객은 개별 작품이 아니라 이미지들의 집합 속에서 감각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지형도와 지속성

류한솔의 작업은 신체를 재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신체를 해체하고 재조합하는 과정을 통해 감각 자체를 다루는 데 특징이 있다. 특히 공포와 유머가 동시에 작동하는 지점을 지속적으로 탐구하며, 두 감정이 충돌하는 순간 발생하는 낙차를 작업의 핵심 동력으로 삼는다. 이는 단순한 고어 이미지의 차용을 넘어, 감각의 구조를 분석하고 재배치하는 방식에 가깝다.
 
동시대 많은 작가들이 디지털 이미지나 가상 환경을 다루는 가운데, 류한솔은 오히려 저급한 특수효과와 물질적 소품을 통해 이미지의 ‘만져질 수 있음’을 강조한다. 케이블 타이, 실리콘, 스펀지 같은 재료를 활용한 방식은 이미지의 리얼리티를 강화하기보다 해체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감각적 리얼리티를 생성한다. 이 점에서 그의 작업은 시각적 사실성보다 감각적 경험을 중심으로 구축된다.
 
또한 그의 작업은 개별 작품의 완결성보다는, 반복되는 장면과 이미지의 변주를 통해 하나의 흐름을 형성한다. ‘인체 분해-쇼’라는 개념 아래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축적된 작업들은 하나의 고정된 의미로 수렴되지 않고, 계속해서 변형되고 확장되는 상태로 유지된다. 이는 작업이 특정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 감각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생성하는 방향에 가깝다. 신체를 둘러싼 감각과 이미지의 관계를 다루는 그의 작업은, 가상과 현실, 이미지와 물질 사이에서 발생하는 경험을 계속해서 다른 방식으로 드러내며, 그 사이의 불안정한 감각을 유지한 채 확장되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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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해방의 과정에서 분해되고 뒤집힌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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