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k's Land 43-에리식톤 - K-ARTIST

Park's Land 43-에리식톤

2025
캔버스에 유화
162.2 x 130.3 cm
About The Work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중 에리식톤의 일화에서 모티브를 차용해온 작품이다.
 
신탁을 받은 신성한 나무를 베어버린 벌로 끝없는 배고픔에 시달리며, 세상의 모든 것을 먹어도 결코 채워지지 않는 운명을 겪는다. 결국 그는 자기 자신까지 먹게 되는데, 화면 속 틀니와 비어 있는 발목, 공중에 떠 있는 옷가지 등은 모든 것을 먹어치운 주인공의 흔적이자 부재의 신체를 상징한다. 육체는 사라졌지만, 그 자리는 파편과 흔적으로만 남아 소멸의 결과를 보여준다. 반면 거울 속에서 뻗어 나오는 두 손은 현실을 완전히 떠나지 못한 마지막 욕망이자, 소멸의 순간에도 남아 있는 존재의 잔향을 암시한다.
 
작품 속 불꽃은 ‘Park’s Land’ 시리즈에서 반복되는 상징으로, 변화와 변신의 과정을 의미한다. 에리식톤이 신성한 나무를 베었듯이, 불에 타오르는 나무는 원죄와 형벌의 흔적을 동시에 품고 있다. 파편화된 지형과 유동하는 풍경은 정체성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해체되고 다시 생성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나는 이 작업을 통해 욕망과 형벌, 소멸과 변신이 하나의 서사로 이어지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탐구했다. 에리식톤의 이야기는 단순한 비극이 아니라, 욕망이 인간 존재를 어디까지 변형시킬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며, ‘Park’s Land’라는 세계 안에서 존재가 어떻게 해체되고 다시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세 번째 회화 연작 ‘Park’s Land’는 “변신”을 둘러싼 다양한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이 연작들을 준비하던 시기, 작가는 어떤 “가능성”을 회화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그 확장된 상태를 다루기 위한 주제로 변신을 선택했다. 여기서 말하는 변신은 단순히 한 존재가 A에서 B로 바뀌는 형식적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될 수 있음”이라는 가능성, 상황에 따라 변모하는 역할, 존재가 지닌 잠재적 상태를 포함하는 넓은 개념으로 이해된다. 신화나 영화 속 서사뿐 아니라 작가가 바라보는 대상의 변화 가능성이 화면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과 형상들은 구조적으로 해체되거나, 번지고 일그러진 듯한 붓질 속에서 경계가 흐려진다. 이는 단순한 형상의 변형이 아니라, 존재가 지닌 여러 층위의 상태가 동시에 드러나는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Park’s Land’는 형태가 변화하는 순간보다, 변화가 가능하게 만드는 조건과 감각을 회화적으로 사유하는 작업이다. 다양한 이미지의 중첩과 붓질의 흐름은 “변하는 것”이 아니라 “변할 수 있는 것”의 세계를 드러내며, 작가가 탐구하는 회화적 상상력을 확장한다.

개인전 (요약)

박정혁의 개인전으로는 《불온한 가능성》(열정갤러리, 서울, 2025), 《에로·그로·넌센스가 비선형으로 결합할 때-에피소드1》(뮤지엄 원, 부산, 2024), 《에로·그로·넌센스가 비선형으로 결합할 때》(아팅갤러리, 서울, 2023), 《신화, 시대의 재현》(아터테인, 서울, 2022), 《나른한 부유》(아터테인, 서울, 2019), 《유동하는 기억》(대안공간 이포, 서울, 2019), 《감각의 온도 - Park’s Memory》(도로시 살롱, 서울, 2018), 《Ordinary People》(갤러리 압생트, 서울, 2011), 《도립 - Resupination》(문예진흥원 인사미술공간, 서울, 2004), 《부정교합-Malocclusion》(아트스페이스 휴, 서울, 2003)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박정혁은 《매칭쇼2》(아팅갤러리, 서울, 2026), 《공감2025》(아트레온, 서울, 2025–2026), 《신화: 시작하는 이야기》(뮤지엄 원, 부산, 2024–2025), 《ART Ground London》(사치갤러리, 런던, 2023), 《rumination: 반추(反芻)》(CMGG, 서울, 2023), 《ㄱ의 순간》(예술의전당, 서울, 2021), 《모두의 소장품》(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관, 서울, 2020), 《Beyond Thinking: 생각을 넘어》(고양 아람누리미술관, 고양, 2018), 《No Comment》(서울대학교미술관, 서울, 2013), 《Korea Tomorrow》(SETEC, 서울, 2010), 《Collage of Memories》(Soka Gallery, 베이징, 2010), 《Printemps Parfum》(Centre des Arts d’Enghien-les-Bains, 파리, 2010), 《미디어-아카이브 프로젝트》(아르코미술관, 서울, 2009), 《Korean Eye: Moon Generation》(사치갤러리, 런던, 2009), 《미디어시티 서울》(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04), 《In Club》(광주비엔날레, 광주, 2004), 《전주국제영화제(JiFF) MIND섹션》(전주, 2003) 등 주요 단체전에 참여했다.

작품소장 (선정)

박정혁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등 국내 주요 공공기관과 다수의 갤러리 및 개인 컬렉션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Park's Land

Park's Memory

Park's Park

주제와 개념

박정혁은 이미지를 세계를 재현하는 수단이 아니라 인식과 사회 구조를 조직하는 장치로 다룬다. 그의 작업은 우리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논리와 상식 그리고 의미 체계가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되는지를 질문하는 데서 출발한다.
 
초기 ‘Park’s Park’ 연작에서는 영화 광고 잡지 등에서 차용된 이미지들이 기존의 맥락에서 이탈하여 서로 다른 관계 속에 배치되며 이 과정에서 의미는 하나로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재구성된다. 이러한 차용과 재배치는 이미지가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구성하는 방식에 개입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특히 서로 다른 출처의 이미지들이 충돌하며 형성하는 불연속성은 우리가 믿어온 서사와 질서가 얼마나 인위적인 것인지를 드러내는 장치로 작동한다. 나아가 이러한 이미지들은 단순한 시각 정보가 아니라 욕망과 소비를 조직하는 기제로 작동하며 자본주의적 시각 환경 속에서 반복적으로 생산되고 소비되는 구조를 드러낸다.
 
이는 이미지가 단순한 표상이 아니라 특정한 가치와 욕망을 재생산하는 체계의 일부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이미지 간의 관계는 단순한 병치에 머무르지 않고 서로를 교란하고 변형시키며 의미의 불안정성을 강화한다. 이러한 과정은 관람자가 이미지를 인식하는 방식 자체를 흔들며 보는 행위가 결코 중립적이지 않음을 드러낸다.
 
이후 ‘Park’s Land’ 연작에서는 이러한 이미지들이 더욱 복합적으로 중첩되고 변형되며 인식 자체가 불안정한 조건 위에 놓여 있음을 드러낸다. 그는 이미지를 해석의 대상이 아니라 인식의 조건으로 전환시키며 우리가 세계를 이해한다고 믿는 방식 자체가 특정한 체계 안에서 조직된 결과임을 환기시킨다.
 
또한 이러한 이미지의 재배치는 단순한 시각적 효과를 넘어 의미 생성의 방식 자체를 전환시키며 관람자가 이미지를 해석하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도록 만든다. 이는 이미지가 고정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체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조건임을 드러낸다.

형식과 내용

박정혁의 작업에서 형식은 단순한 시각적 선택이 아니라 의미가 생성되는 구조로 작동한다. ‘Park’s Park’ 연작에서는 콜라주 방식을 통해 영화, 광고, 잡지 등 서로 다른 출처의 이미지들을 병치하고 충돌시키며 기존의 서사를 해체하고 이미지 간의 관계를 새롭게 조직한다.
 
이때 이미지들은 원래의 맥락에서 분리되며 단일한 내러티브를 형성하지 않고, 파편화된 상태로 공존하면서 관람자가 스스로 의미를 구성하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불연속적 구성은 이미지가 전달하는 메시지의 안정성을 해체하고, 해석이 끊임없이 이동하는 상태를 만들어낸다.
 
‘Park’s Memory’ 연작에서는 은색 PET 필름 위에 회화를 구현함으로써 반사성과 투과성을 지닌 화면을 형성하며, 이는 이미지를 고정된 대상으로 두지 않고 관람자의 시선과 주변 환경을 적극적으로 개입시키는 조건으로 작용한다. 화면은 보는 위치와 빛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며, 이미지와 관람자 사이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변형시키는 유동적인 상태로 전환된다.
 
‘Park’s Land’ 연작에서는 이러한 형식이 더욱 확장되어 이미지들이 단순히 병치되는 것을 넘어 서로 침투하고 융합되며 변형되는 구조를 보인다. 개별 이미지의 경계는 점차 흐려지고 하나의 통합된 구조 안에서 재구성되며, 이 과정에서 형식은 더 이상 내용을 담는 틀이 아니라 의미가 생성되고 해체되는 과정을 드러내는 장치로 기능한다.
 
또한 각 연작에서 드러나는 형식적 차이는 단순한 스타일의 변화가 아니라 이미지가 작동하는 방식 자체의 전환과 연결된다. 병치에서 출발한 구조는 점차 관계의 밀도를 높이며 관람자가 이미지를 인식하는 방식을 교란시키고, 이러한 과정은 시각적 경험을 하나의 고정된 결과가 아닌 지속적으로 재구성되는 상태로 전환시킨다.

지형도와 지속성

박정혁의 작업은 일정한 양식의 발전이라기보다 동일한 문제의식이 반복되고 변형되며 축적되는 구조 속에서 전개된다. ‘Park’s Park’ 연작에서 시작된 이미지의 차용과 재맥락화는 ‘Park’s Memory’ 연작을 거치며 물질성과 인식의 문제로 확장되고 ‘Park’s Land’ 연작에 이르러서는 복합적인 이미지 환경 속에서 구조 자체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심화된다.
 
이러한 변화는 단절적인 전환이 아니라 동일한 질문이 다른 조건 속에서 반복되고 재구성되는 과정에 가깝다. 병치에서 융합으로 분리에서 중첩으로 이동하는 형식적 변화는 이미지가 독립적인 단위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의미를 생성하는 상태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그의 작업은 선형적인 흐름이 아닌 여러 층위가 겹쳐지는 지형도와 같은 구조를 형성하며 반복과 변형을 통해 인식의 조건이 지속적으로 갱신되는 과정을 드러낸다. 이러한 반복과 변형의 구조는 단순한 형식적 변화가 아니라 작업 전반을 관통하는 사고의 방식과 연결된다. 각각의 연작은 독립적인 결과로 존재하기보다 이전의 문제를 다시 호출하고 다른 방식으로 재구성하는 과정 속에서 의미를 형성한다.
 
이때 축적되는 관계들은 하나의 중심으로 수렴되지 않고 다층적으로 얽히며 작업 전체를 하나의 열린 구조로 확장시킨다. 이는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인식의 조건을 드러내는 동시에 지속적인 갱신의 가능성을 내포한다.

Works of Art

Park's Land

Park's Memory

Park's Park

Exhibi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