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 primitive - K-ARTIST

Fore primitive

2024 
혼합 매체
40 x 120 x 90 cm

About The Work

이정근은 사진 이미지와 이를 담고 있는 프레임, 즉 액자의 결합을 통해 조형과 이미지의 관계에 대해 고찰한다. 그의 작업에서 액자는 사진의 보호구이자 스토리보드로서 과장된 외형을 형성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사진을 해석할 수 있게 한다. 이로써 사진의 내용은 액자와 연결되어 작가가 겪은 일련의 사건들을 대변한다.

이정근의 사진은 평범한 나무 재질의 액자 대신 가시가 솟아나거나 두꺼운 강철 속에 존재하는 등 강박적으로 부풀어 비대해진 액자, 즉 단단한 금속 조형 속에 자리한다. 그의 작업에서 액자는 작품을 보호하는 부수적인 위치에서 벗어나 그 자체로서 작품의 역할을 하는 자립성을 가진다. 

이정근은 자립하는 액자의 기능미와 장식적 특징, 그리고 외부와 내부의 모호한 관계성에 집중한다. 최근의 작업에서는 사진과 액자가 주와 부의 관계를 잃고 긴밀하게 연결되면서 특정 생명체를 흉내 내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몸을 잔뜩 부풀린 이정근의 작업은 종이를 지지체로 하는 연약한 매체를 다루는 청년 작가의 생존 전략에서 출발해, 최근에는 하나의 유기체처럼 진화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감각적인 체험을 유도한다. 이러한 이정근의 액자는 ‘보호’라는 기능을 넘어 그 안의 이미지와의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 사진의 새로운 해석 가능성을 제시하는 동시에 조형과 이미지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개인전 (요약)

이정근이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방공호에서 눈 떠보니 아가미를 갖게 되었다》(성곡미술관, 서울, 2024), 《SUPERNATURAL》(OCI미술관, 서울, 2023), 《Water filled plastic glove》(Dohjidai Gallery, 교토, 일본, 2020)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이정근은 《The Vanishing Horizon: Episode.02》(WWNN, 서울, 2024), 《미술관에서 만난 이상한 과학자》(성남아트센터, 성남, 2023), 《디버깅》(미러드스피어 갤러리, 서울, 2022), 《XxX(Two times)》(룬트갤러리, 서울, 2021), 《Shanghai Photo Fair 2019》(Shanghai Exhibition Centre, 상하이, 중국, 2019)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이정근은 성곡미술관이 주최하는 ‘SAM 2024 오픈콜’, OCI미술관의 ‘2023 OCI YOUNG CREATIVES’, 테이트 모던의 ‘2018 Offprint London’ 등에 선정된 바 있다.

Works of Art

이미지와 프레임의 유기적 결합

주제와 개념

이정근의 작업은 사진 이미지와 이를 둘러싼 ‘프레임(액자)’의 관계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초기 ‘개인적인 제사’(2019~) 연작에서 드러나듯, 그는 보이지 않는 정신적 가치와 주술적 상징을 시각화하는 데 관심을 두었다. 《개인적인 제사》(서진아트스페이스, 서울, 2019)에서 나타나는 설치 작업은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간의 염원과 믿음을 이미지로 구성하는 방식이었다. 이 시기 작업에서 사진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내는 매개로 기능한다.
 
이후 작가의 작업은 하나의 결정적인 사건—작업실 침수—을 계기로 급격한 전환을 맞는다. 이미지 보호를 위해 존재하던 액자가 무력화되면서, 그는 사진이라는 매체의 물리적 취약성에 주목하게 된다. 이 경험은 작업의 중심을 이미지에서 ‘이미지를 둘러싼 구조’로 이동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사진과 액자의 관계를 새롭게 재설정하는 출발점이 된다. 
 
이러한 변화는 〈Navidance〉(2021)를 비롯한 작업에서 본격화된다. 액자는 더 이상 사진을 보호하는 부수적 장치가 아니라, 이미지를 압도하는 조형적 존재로 확장된다. 가시가 돋친 금속 구조나 두꺼운 강철로 이루어진 외피는 이미지보다 먼저 관객의 시선을 점유하며, 내부와 외부의 위계를 흔든다. 이때 작품은 ‘무엇이 본질인가’라는 질문을 발생시키며, 이미지와 구조의 관계를 역전시킨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개인전 《SUPERNATURAL》(OCI미술관, 서울, 2023)에서 더욱 명확해진다. 작가는 ‘초정상자극(Supernormal Stimulus)’ 개념을 통해 실제보다 과장된 외형이 어떻게 인간의 감각을 더 강하게 자극하는지를 탐구한다. 인공적으로 연출된 자연 이미지와 과장된 금속 액자가 결합된 작업은, 실재와 모조, 본질과 외피 사이의 관계를 교란시키며, 이미지가 어떻게 소비되는지를 비판적으로 드러낸다.

형식과 내용

이정근의 작업은 사진을 중심으로 하지만, 그 형식은 점차 조각적·설치적 요소를 강하게 띠게 된다. 초기 ‘개인적인 제사’ 연작에서는 투명 비닐장갑, 자연물, 공기와 물 등의 요소를 결합한 설치 작업을 통해 주술적 공간을 형성했다. 이 시기의 작업은 사진과 설치가 결합된 형태로, 보이지 않는 믿음과 감정을 시각적으로 구성하는 데 집중한다.
 
이후 2022년 작업들—〈PPI + MeandmE〉(2022), 〈Ni-Alloy+내가그린기린그림〉(2022), 〈Mig01+Thunderbolt〉(2022), 〈Rover413+Almagest〉(2022)—에서는 사진과 액자의 결합 방식이 본격적으로 실험된다. 작품 제목 역시 이미지와 액자의 이름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구성되며, 두 요소가 하나의 구조로 인식되도록 한다. 특히 〈Mig01+Thunderbolt〉는 프레임이 상하로 움직이는 키네틱 구조를 통해 이미지의 속성과 연결되며, 시각적 경험을 확장한다.
 
이 시기의 작업에서 중요한 특징은 ‘맥거핀(MacGuffin)’적 장치다. 움직이는 프레임이나 과장된 구조는 서사적으로 필수적이지 않지만, 관객의 시선을 유도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이러한 장치는 작품의 의미를 직접 설명하기보다, 관람의 동기와 감각적 몰입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SUPERNATURAL》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극대화된다. 〈Temptation trap〉(2023), 〈Cleaning under rain〉(2023), 〈Water world〉(2023) 등은 화려하고 과장된 금속 프레임 안에 연출된 자연 이미지를 담는다. 프레임의 표면에는 그라인더 자국, 반사 효과 등 물질적 흔적이 강조되며, 이미지와 대비되는 강한 시각적 긴장을 형성한다. 이때 사진은 더 이상 중심이 아니라, 외피와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생성한다.
 
최근 작업에서는 이러한 형식이 더욱 유기적인 방향으로 전개된다. 〈Drip Drop〉(2024), 〈Fore primitive〉(2024) 등에서는 프레임이 동물의 신체나 인간의 신체를 연상시키는 형태로 변형되며, 사진과 결합해 하나의 ‘몸’을 형성한다. 빛의 궤적, 긁힌 표면, 연기와 같은 이미지들은 촉각적 질감을 강조하며, 시각을 넘어 감각적 경험으로 확장된다.

지형도와 지속성

이정근의 작업은 사진이라는 매체에서 출발하지만, 점차 조각, 설치, 키네틱 구조를 포함하는 복합적 형식으로 확장되어 왔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이미지와 그것을 둘러싼 구조의 관계’에 대한 탐구가 자리한다. 초기에는 보이지 않는 정신적 의미를 시각화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후에는 이미지의 물리적 조건과 외피에 대한 문제로 이동하고, 최근에는 이미지와 구조가 하나의 유기체로 결합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특히 그의 작업은 ‘보호’라는 기능에서 출발해 ‘과잉된 외피’로, 그리고 ‘의태하는 신체’로 변화해왔다. 《개인적인 제사》에서의 주술적 공간, 《SUPERNATURAL》에서의 과장된 프레임, 《방공호에서 눈 떠보니 아가미를 갖게 되었다》에서의 생물적 구조는 이러한 흐름을 단계적으로 보여준다.
 
이정근의 작업은 이미지 외부의 물질적 조건—특히 프레임—을 적극적으로 개입시킨다. 그는 이미지를 해체하기보다, 그것을 둘러싼 조건을 변형함으로써 사진의 새로운 인식 방식을 제안한다. 이미지와 외피, 시각과 촉각, 대상과 환경 사이를 오가며 형성되는 그의 작업은 하나의 완결된 결과라기보다 변화 가능한 상태에 가깝다. 이처럼 관계와 조건을 중심으로 확장되는 작업 방식은 다양한 매체와 환경 속에서 계속 다른 형태로 변주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Works of Art

이미지와 프레임의 유기적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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