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ve Our Soul series, Chiwa - K-ARTIST

Save Our Soul series, Chiwa

2024
디지털 페인팅
About The Work

람한은 디지털 페인팅을 주된 매체로 사용해오며, 기억과 환상, 가상과 현실 사이의 불분명한 경계를 다뤄왔다. 특히 그의 작업은 현재와 과거의 팝·서브 컬처, 그리고 미디어에 의해 체험된 디지털 노스텔지어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대중매체 안에서 복제되고 열화되어 진위가 모호한 유사 기억을 잘라 붙여 왜곡된 제3의 장면을 소환하고, 그것을 수용자의 체험으로 치환시킨다.
 
람한은 캔버스라는 전통적인 재료 위에 그림을 그리는 기존 회화와 달리, 태블릿에 그림을 그리고 포토샵을 통해 후작업을 하는 디지털 페인팅을 실험해 왔다. 디지털로 창작되는 람한의 상상적 세계는 전통 회화와 달리 물성 없는 파일의 형태로 시작해 다양한 디바이스로 출력되어 물질과 비물질 사이를 자유로이 오가며 무한히 확장된다. 람한이 영감을 받은 이미지들은 주로 소셜미디어에서 발견된다. 작가는 이러한 이미지를 디지털 페인팅으로 제작한 뒤, 사각형의 라이트박스에 전시하는데, 이는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소셜미디어 화면의 형식을 연상시킨다.
 
람한은 이미 지나가버린 시간, 존재하지 않는 세계, 규정할 수 없는 존재와 불분명한 노스텔지어를 주제로, 친숙하지만 낯설고, 아름답지만 기괴한 몽환적인 장면들을 선보여 왔다. 또한 작가는 디지털 매체와 환경의 속성을 작업으로 전유하여 실재와 가상의 경험을 교차해 관객에게 날카로운 잔상과 감각의 편린을 남긴다.  

개인전 (요약)

람한이 참여한 개인전으로는 《Inaudible Garden》(휘슬, 서울, 2024-2025), 《Spawning Scenery》(휘슬, 서울, 2022), 《나이트캡》(유어마나, 서울, 2017)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람한은 《CUTE》(Somerset House, Kunsthal Rotterdam, 네덜란드, 2025), 《게임사회》(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23), 《그레이박스 이후: 수집에서 전시까지》(부산현대미술관, 부산, 2022), 《SF 2021: 판타지 오디세이》(북서울미술관, 서울, 2021), 2020 부산비엔날레 《열 장의 이야기와 다섯 편의 시》(부산현대미술관, 부산, 2020), 《Fantasia》(Steve Turner Gallery, LA, 미국, 2019), 《유령팔》(북서울미술관, 서울, 2018)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Works of Art

디지털 환경에서 형성된 기억과 감각

주제와 개념

람한은 디지털 환경에서 형성된 기억과 감각을 기반으로, 현실과 가상, 개인의 체험과 타인의 이미지가 뒤섞이는 지점을 탐색한다. 초기작 〈Cracked〉(2017)에서부터 이미 나타나듯, 그의 이미지들은 특정한 서사를 전달하기보다는 익숙하지만 정확히 짚을 수 없는 감각을 호출한다. 이는 대중매체를 통해 반복 소비된 이미지가 개인의 기억으로 전이되는 과정, 즉 ‘유사 기억’의 형성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유령팔》(북서울미술관, 2018)에서 발표된 'Room Type'(2018) 연작을 통해 구체화된다. 호텔 객실이라는 임시적이고 비개인적인 공간은 작가의 사적 기억과 결합되며, 사적 아카이브이자 동시에 공공적 이미지로 재구성된다. 이어서 '외톨이'(2018) 연작은 그 공간 속에서 주변화된 사물들을 다시 호출함으로써, 기억이 선택적으로 구성된다는 점을 드러낸다.
 
이후 'Souvenir'(2019) 연작은 기억의 왜곡을 보다 직접적으로 다룬다. 여행지에서의 경험이 아니라, 이미지와 기념품을 통해 구성된 ‘이미지화된 기억’에 주목하며, 감정이 아닌 이미지 자체가 기억을 대체하는 현상을 보여준다. 〈Souvenir01_06_F〉는 이러한 감각을 대표적으로 드러내는 작업으로, 진부하고 반복되는 사물에 대한 욕망과 허무를 동시에 드러낸다.
 
2020년 'Case'(2020) 연작과 《Spawning Scenery》(휘슬, 2022)를 거치며, 람한의 관심은 기억의 문제에서 감각 자체로 이동한다. 〈Case_01_01(독소)〉에서 나타나는 혼종적 신체는 인간, 동물, 식물이 뒤섞인 비정형적 존재로, 명확한 의미보다 촉각적이고 시각적인 자극을 강조한다. 이는 〈I am relieved〉로 이어지며, 보이지 않는 신체 내부를 상상하는 감각적 경험으로 확장된다. 최근 《Inaudible Garden》(휘슬, 2024-2025)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다시 회화적 질문으로 연결되며, 디지털 이미지가 담아내지 못하는 생명성과 감각의 영역을 탐색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형식과 내용

람한의 작업은 디지털 페인팅이라는 방식에서 출발하지만, 단순한 기술적 선택을 넘어 매체의 존재 방식 자체를 질문하는 구조를 가진다. 그의 작업은 태블릿과 포토샵을 기반으로 제작되며, 물질이 아닌 파일 상태로 존재하는 이미지를 다양한 출력 방식으로 전환한다. 특히 라이트 패널을 활용한 작업은 디지털 이미지의 발광성과 RGB 색감을 유지하려는 시도로, 〈Room Type_01〉(2018)과 같은 초기 작업에서부터 중요한 형식적 특징으로 자리 잡는다.
 
이러한 형식은 소셜미디어 환경과도 긴밀하게 연결된다. ‘Room Type’ 등의 작업은 정사각형 화면 구성과 밝은 조명 효과를 통해 인스타그램 인터페이스를 연상시키며, 전시 이후 이미지를 크롭하여 다시 온라인에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물리적 전시와 디지털 유통 사이의 순환 구조를 만든다. 이는 '외톨이' 연작에서 오프라인으로 확장된 형태로 나타난다.
 
이후 작업에서 두드러지는 변화는 표면 질감과 감각의 강조이다. 'Case' 연작에서 나타나는 매끄러운 그라데이션과 광택, 그리고 미세한 하이라이트는 평면 이미지에 촉각적 착각을 부여한다. 작가는 이를 ‘시각적 ASMR’로 설명하며, 서사보다 감각적 몰입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전환한다. 이러한 특징은 〈Case_01_02〉, 〈I am relieved〉에서 더욱 극대화된다.
 
《Spawning Scenery》에서는 VR 작업 〈Uninvited-Tamagotchi〉와 3D 요소가 추가되며, 이미지가 평면을 넘어 공간적 경험으로 확장된다. 이어 《Inaudible Garden》에서는 다시 회화적 요소가 강조되는데, 〈Bye Bye Meat〉(2023)와 같은 작업에서 보이듯 확대된 프레이밍과 추상적 패턴을 통해 이미지의 일부인지 전체인지 구분할 수 없는 상태를 만든다. 이는 디지털 회화가 가지는 비물질성과 전통 회화의 시각 언어를 교차시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지형도와 지속성

람한의 작업은 디지털 이미지가 개인의 기억과 감각을 어떻게 구성하는지에 대한 문제를 일관되게 다뤄오고 있다. 초기의 'Room Type'과 'Souvenir'가 이미지 기반 기억과 노스텔지어를 중심으로 했다면, 이후 'Case'와 《Spawning Scenery》에서는 감각 자체를 전면에 내세우며 작업의 중심이 이동한다. 최근 《Inaudible Garden》에서는 이러한 감각적 탐구가 다시 회화적 언어로 환원되며, 매체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람한은 VR이나 3D를 활용하면서도 기술적 인터랙션보다 시각적·촉각적 인상에 집중하며, 이미지가 관객에게 어떻게 ‘느껴지는가’를 핵심으로 삼는다. 특히 ‘시각적 ASMR’이라는 개념은 디지털 이미지의 감각적 소비 방식을 직접적으로 반영한다는 점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한다.
 
또한 그의 작업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원본과 복제, 파일과 출력 사이를 순환하는 구조를 지속적으로 유지한다. 작품이 라이트 패널로 전시되고, 다시 이미지로 잘려 소셜미디어에서 재유통되는 방식은 단순한 전시 방식이 아니라, 동시대 이미지 소비 구조를 작업 내부로 끌어들이는 전략으로 작동한다.
 
이러한 흐름을 고려할 때, 람한의 작업은 특정 매체나 형식에 고정되기보다 디지털 환경에서 생성되는 감각과 이미지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중심으로 확장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최근 회화적 요소에 대한 관심 역시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이해될 수 있으며, 디지털 이미지와 회화 사이의 긴장을 유지한 채 다양한 형식으로 변주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Works of Art

디지털 환경에서 형성된 기억과 감각

Articles

Exhibitions

Activ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