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Song - K-ARTIST

New Song

2019
비단에 미네랄 피그먼트
27.9 × 35.6 cm
About The Work

해외에서 아침(Aatchim)이라는 활동명으로도 알려진 작가 김조은은 투명한 비단 천을 활용하여 기억과 감정의 레이어를 겹겹이 쌓아 표현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작가는 다층적인 화면을 구축하는 회화적 수행을 통해 고통, 돌봄, 사랑 등 복합적인 개인사에 기반을 둔 기억을 가시화한다.
 
아침 김조은의 회화는 투명한 비단 위에 여러 층의 이미지를 겹쳐 그리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비단 위에 광물 안료, 먹, 수채, 파스텔, 호두 잉크 등을 사용해 형성된 화면은 물리적으로 얇은 층이지만, 시각적으로는 깊은 공간감을 형성한다. 이러한 구조는 기억의 중첩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여러 겹의 비단 사이에 형상이 분산되어 나타나는 방식은 하나의 장면이 아니라 여러 시간대와 감정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를 만들어낸다.
 
아침 김조은의 작업은 동시대 회화에서 개인적 기억을 다루는 방식과 차별적인 위치를 점한다. 많은 작가들이 자전적 서사를 이미지로 재현하는 데 집중한다면, 그는 기억이 형성되는 구조 자체를 회화적 형식으로 다룬다. 비단의 투명성과 다층 구조를 활용한 화면은 기억의 중첩과 시간의 흐름을 동시에 보여주는 장치로 작동한다. 이러한 방식은 한국화의 재료와 기법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동시대 회화의 공간적 실험과 결합된 독자적인 형식을 형성한다.

개인전 (요약)

아침 김조은이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최소침습》(글래드스톤 갤러리, 서울, 2024), 《Old Habit Theater》(Travasía Cuatro, 과달라하라, 멕시코, 2024), 《Sheer Painer》(François Ghebaly, 로스앤젤레스, 미국, 2023), 《사자굴 [Sajagul]—Then, out of the Den》(Make Room, 로스앤젤레스, 미국, 2022)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작가는 2025 타이베이 비엔날레 《Whispers on the Horizon》(타이베이 시립미술관, 타이베이, 2025-2026), 《To Bloom》(더페이지갤러리, 서울, 2025), 《The Land of Exile》(Aranya Art Center, 베이다이허, 중국, 2023), 《And the Moon Be Still as Bright》(Harpers Chelsea, 뉴욕, 미국, 2023), 《Durian On The Skin》(François Ghebaly, 로스앤젤레스, 미국, 2022), 《Machines of Desire》(Simon Lee, 런던, 2022)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아침 김조은은 2023년 야도, 2021년 트라이앵글 아트 어소시에이션, 2021년 라이트하우스 워크스, 2019년 현대예술재단, 2018-20년 드로잉 센터 등에서 펠로우십을 받았다.

Works of Art

복합적인 개인사에 기반을 둔 기억

주제와 개념

아침 김조은의 작업은 개인적 기억과 감정의 층위를 회화적 구조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간헐적 사시로 인해 서로 어긋나는 시각 경험을 가지고 있었고, 이 감각을 단순한 신체적 결함이 아닌 하나의 인식 방식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이를 ‘새로운 양안시력’이라 부르며, 기억과 관찰이 겹쳐지는 지점을 통해 세계를 인식한다.

이러한 시각 경험은 초기 개인전 《eye jailed eye》(Vacation Gallery, 뉴욕, 2019)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이 전시에서 작가는 할머니, 어머니, 동생 등 기억 속 여성들을 비단 위에 옮기며 자신의 시각과 기억, 회화 사이의 관계를 탐구했다. 〈New Song〉(2019)이나 〈Bail Mother Melancholy (eye jailed eye) I〉(2019)와 같은 작업은 과거의 장면을 단순히 재현하기보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형된 감정과 기억의 분위기를 함께 드러낸다.
 
작가가 회화를 다시 시작하면서 세운 두 가지 규칙—‘내가 본 것만 그릴 것’과 ‘내가 기억하는 것만 그릴 것’—은 이후 작업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러한 태도는 가족과 관련된 기억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eye jailed eye》에서 어머니를 중심으로 전개된 작업들은 우울증이 남긴 상처와 그로부터 이어진 감정의 순환을 되짚으며, 이해와 용서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과정이었다. 이러한 기억은 개인적 서사에 머무르지 않고, 인간 관계에서 발생하는 감정의 복합성과 시간의 지속성을 함께 드러낸다.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아침 김조은의 작업은 기억과 언어, 그리고 상상 사이의 관계로 확장된다. 개인전 《사자굴 [Sajagul]—Then, out of the Den》(Make Room, 로스앤젤레스, 2022)에서 작가는 기억을 일종의 게임처럼 다루며 시각적 서사를 실험했다. ‘사자’라는 단어가 동물(獅子)과 죽은 이(死者)를 동시에 의미하는 언어적 중층성을 활용해 기억과 언어가 뒤섞이는 과정을 회화로 번역했다. 〈Deliver her— Like a Thief in the Night. We Heard of Lions, Above a Herd of Pianos〉(2022)이나 〈Doubt The Hands (The Debt Collector Seeks the Father Through a Milk Delivery Hole)〉(2022) 같은 작업은 기억과 환상이 교차하는 장면을 통해 가족 서사를 비선형적인 시각 이야기로 전개한다.
 
최근 작업에서는 개인적 경험이 보다 보편적인 감정의 차원으로 확장된다. 서울에서 열린 개인전 《최소침습》(글래드스톤 갤러리, 2024)은 작가가 외과 수술을 경험한 이후 시작된 프로젝트로, 고통과 돌봄, 신체적 취약성과 관계의 윤리를 사유한다. ‘최소침습’이라는 개념은 타인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서로에게 남는 흔적에 대한 은유로 작동한다. 〈Next Time〉(2024)이나 〈Smiles From Kloster Mariastein〉(2024)과 같은 작품에서 인물들은 서로를 감싸 안거나 조심스럽게 접촉하는 장면으로 등장하며, 고통의 상황 속에서도 관계를 통해 형성되는 돌봄의 감정을 드러낸다.

형식과 내용

아침 김조은의 회화는 투명한 비단 위에 여러 층의 이미지를 겹쳐 그리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비단 위에 광물 안료, 먹, 수채, 파스텔, 호두 잉크 등을 사용해 형성된 화면은 물리적으로 얇은 층이지만, 시각적으로는 깊은 공간감을 형성한다. 이러한 구조는 기억의 중첩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여러 겹의 비단 사이에 형상이 분산되어 나타나는 방식은 하나의 장면이 아니라 여러 시간대와 감정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회화적 구조는 작가의 시각 경험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사물의 형태가 명확하게 고정된 모습으로 나타나기보다 겹쳐진 이미지처럼 보이는 화면은 간헐적 사시에서 비롯된 시각 경험을 반영한다. 동시에 이러한 중첩된 이미지는 기억이 시간 속에서 변형되는 과정을 드러낸다. 〈Unshoved (Fish Dish over Mom Picking Bone Out of My Throat)〉(2021–2024)에서 보이듯, 하나의 기억은 서로 다른 장면으로 분리된 채 화면 앞뒤에 배치되며 입체적인 구조를 형성한다. 전면에는 생선 요리가, 뒤편에는 어린 시절 어머니가 생선 가시를 빼 주던 장면이 등장하면서 기억의 두 층이 동시에 존재하는 구조를 만든다.
 
작가는 종종 건축적 공간이나 구체적인 사물을 먼저 그린 뒤 인물을 그 안으로 불러들이는 방식으로 화면을 구성한다. 이는 고대의 기억술인 ‘기억의 궁전’ 개념과 유사한 방식이다. 〈A Safe Coffin — A Tale of a Tail, Out of the Blue. (Kinderszenen)〉(2022)과 같은 작업에서 공간, 사물, 인물은 서로 얽힌 채 하나의 기억 구조를 형성한다. 이러한 방식은 기억이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공간적 관계 속에서 구성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아침 김조은의 화면은 회화와 오브제 사이의 경계를 넘나든다. 최근 작업에서는 목판 위에 비단을 덧대거나 금속 장식을 사용하는 등 물질적 요소가 추가되면서 회화가 하나의 물리적 구조로 확장된다. 이러한 방식은 기억이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물질적 경험과 감각의 층위로 존재한다는 점을 드러낸다. 투명한 비단 위에 형성된 이미지들은 빛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며, 기억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상태임을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아침 김조은의 작업은 동시대 회화에서 개인적 기억을 다루는 방식과 차별적인 위치를 점한다. 많은 작가들이 자전적 서사를 이미지로 재현하는 데 집중한다면, 그는 기억이 형성되는 구조 자체를 회화적 형식으로 다룬다. 비단의 투명성과 다층 구조를 활용한 화면은 기억의 중첩과 시간의 흐름을 동시에 보여주는 장치로 작동한다. 이러한 방식은 한국화의 재료와 기법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동시대 회화의 공간적 실험과 결합된 독자적인 형식을 형성한다.
 
작가의 작업은 개인적 경험에서 출발하지만 점차 보다 넓은 감정의 층위로 확장되어 왔다. 초기에는 가족과 관련된 기억이 중심이었다면, 이후에는 기억과 언어, 상상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작업으로 이어졌고, 최근에는 신체와 돌봄, 취약성 같은 보다 보편적인 주제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eye jailed eye》에서 《사자굴 [Sajagul]—Then, out of the Den》을 거쳐 《최소침습》에 이르는 전시 흐름 속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국제적인 활동 역시 이러한 흐름과 함께 확대되고 있다. 작가는 《Sheer Painer》(François Ghebaly, 로스앤젤레스, 2023), 《Old Habit Theater》(Travesía Cuatro, 과달라하라, 2024) 등의 개인전을 통해 활동 범위를 넓혀 왔으며, 《Durian On The Skin》(François Ghebaly, 로스앤젤레스, 2022), 《The Land of Exile》(Aranya Art Center, 베이다이허, 2023), 《And the Moon Be Still as Bright》(Harpers Chelsea, 뉴욕, 2023) 등 다양한 단체전에 참여했다. 이러한 활동은 작가의 작업이 개인적 기억이라는 출발점에서 시작하면서도 국제적인 동시대 미술의 맥락 속에서 읽히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침 김조은의 회화는 기억과 감정의 복잡성을 시각적으로 구성하는 하나의 방법을 제시한다. 투명한 비단의 층을 통해 형성된 화면은 과거와 현재, 현실과 상상이 교차하는 장면을 담아내며, 보는 이가 자신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감각적 공간을 만든다. 이러한 작업은 개인의 경험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타인의 기억과 감정에 조용히 스며드는 회화적 언어로 확장되고 있다.

Works of Art

복합적인 개인사에 기반을 둔 기억

Exhibi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