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의 얼굴 - K-ARTIST

해와 달의 얼굴

2016
캔버스에 유채
163.8 x 130 cm
About The Work

정현두는 즉흥적인 몸의 움직임을 담은 추상적인 색채와 선으로 화면을 가득 채운다. 그렇게 만들어진 그의 회화는 작가가 자신을 둘러싼 자극에 반응하며 그러한 감각을 붓과 물감을 사용해 표현한 시간의 집적물이다.
 
따라서 정현두의 회화는 대상이나 형상에서 출발하기보다는,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몸이 느끼는 감각과 시간,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변화를 포착하면서 전개된다. 작가는 이러한 변화의 순간을 담은 각각의 이미지들이 끊임없이 뒤섞이고 관계를 맺음으로써 새롭게 해석되는 열린 회화를 시도하고 있다.
 
정현두의 회화는 완성된 결과보다, 그리는 과정에서의 감각과 시간, 몸의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변화를 포착하는 데 중점을 둔다. 그렇기에 붓질로 남겨진 흔적은 눈으로 볼 수 있지만, 그 의미는 계속해서 변화한다. 제한된 회화의 프레임 너머로 확장되는 그의 작업은, 고정된 의미를 벗어나 지속적으로 변화의 상태에 놓이며 새롭게 해석되는 열린 회화를 시도한다.

개인전 (요약)

정현두가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Shuffle》(성곡미술관, 서울, 2025), 《서서히, 그림자 다리 숨은》(에이라운지, 서울, 2024), 《얼굴을 던지는 사람들》(스페이스 윌링앤딜링, 서울, 2019)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정현두는 《연습주행》(로이 갤러리, 서울, 2025), 《다크 체인지》(스페이스 윌링앤딜링, 서울, 2024), 《Discovery: 12 Contemporary Artist from Korea》(록펠러센터, 뉴욕, 미국, 2023), 《물질 구름》(아트스페이스 3, 서울, 2022), 《이것은 나(너)의 그림이다(아니다)》(스페이스 윌링앤딜링, 서울, 2022)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레지던시 (선정)

정현두는 2020년 경기문화재단 경기창작센터에서 레지던시 입주 작가로 활동한 바 있다.

Works of Art

우연과 움직임이 이끄는 회화

주제와 개념

정현두의 회화는 대상을 재현하는 방식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그는 〈도망〉(2015)과 같은 초기 작업에서 자연 풍경을 관찰하며 신체가 감각적으로 받아들인 자극을 붓질로 옮겼다. 이 시기의 회화는 숲이라는 환경이 제공하는 공기, 습도, 지면의 굴곡 같은 감각적 요소에 반응하는 몸의 움직임을 기록하는 방식에 가까웠다. 자연은 재현의 대상이기보다, 몸을 활성화하는 조건이었다.
 
2016년의 〈해와 달의 얼굴〉, 〈새나무〉에서는 여전히 새, 나무, 사슴 등 구체적 형상이 등장하지만, 점차 대상과의 시각적 거리는 줄어든다. 그는 대상을 ‘바라보는’ 대신, 자신의 몸에서 발생하는 감각을 따라 화면을 구성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전환은 재현의 정확성보다는 감각의 직접성을 중시하는 태도로 이어졌다.
 
개인전 《무지개를 쓴 사나이》(공간형, 2017)에서 숲은 더 이상 외부 풍경이 아니라 상상의 공간이자 내면의 장으로 이동한다. 이어 《밤과 낮의 대화》(위켄드, 2018)에서 선보인 ‘숲과 몸_덩어리’ 연작은 풍경과 인물의 경계를 흐리며, 몸과 환경이 하나의 덩어리로 뒤섞이는 상태를 보여준다. 여기서 회화는 ‘몸의 확장된 장’이 된다.
 
이러한 고민은 또 다른 개인전 《얼굴을 던지는 사람들》(스페이스 윌링앤딜링, 2019)로 이어진다. 이 전시에서 ‘얼굴’은 고정된 형상이 아니라, 그리는 사람·그려진 사람·보는 사람을 오가는 행위의 매개로 작동한다. 회화는 하나의 이미지에 머무르지 않고, 관계 속에서 의미가 이동하는 장이 된다. 정현두의 관심은 점차 ‘무엇을 그리는가’에서 ‘그림이 어떻게 관계를 맺는가’로 이동한다.

형식과 내용

정현두의 작업은 캔버스(또는 리넨)에 유채라는 전통적 매체를 사용하지만, 화면은 안정된 구도를 지향하지 않는다. 초기에는 비교적 독립적인 하나의 캔버스 안에서 완결된 이미지를 구성했다면, 이후 작업에서는 여러 화면이 서로 관계를 맺는 방식으로 확장된다.
 
‘숲과 몸_덩어리’ 이후 그는 ‘물감의 살’과 ‘관념적 살’을 오가며 이미지를 덧입히고 지우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는 단일한 이미지를 고정하기보다는, 화면 위에 겹겹이 축적된 시간과 움직임을 드러내는 전략이다. 붓질은 형태를 묘사하기보다, 행위의 흔적으로 남는다.
 
개인전 《서서히, 그림자 다리 숨은》(에이라운지, 2024)에서는 〈서서히〉, 〈구름이 되고〉, 〈우리의 몸과 신체〉, 〈그림자가 숨은〉 네 점이 간격 없이 나란히 설치되며 하나의 거대한 화면처럼 작동했다. 서로 다른 시간에 제작된 그림들이 물리적으로 접합되면서, 개별 작업의 경계는 흐려지고 ‘지연된 서사’가 형성된다. 여기서 회화는 단일 작품이 아니라 배열과 관계 속에서 읽힌다.
 
최근 개인전 《Shuffle》(성곡미술관, 2025)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구조화된다. 바퀴 달린 회화는 공간 안에서 이동 가능한 대상으로 놓이고, 벽면의 작업은 제작 연도 순으로 배치되어 초기와 최근 작업이 마주한다. 시간은 선형적 흐름이 아니라, 뒤섞이고 순환하는 경험으로 전환된다. 형식은 곧 시간의 구조를 드러내는 장치가 된다.

지형도와 지속성

정현두의 작업은 추상회화의 제스처와 물질성에 집중하되 그 안에서도 ‘관계’와 ‘시간의 배열’에 보다 분명히 초점을 둔다. 그는 회화를 완결된 결과물로 보기보다, 환경과 전시 맥락 속에서 변모하는 유동적 존재로 다룬다. 이는 설치적 감각과 회화적 실험을 동시에 끌어안는 태도다.
 
그의 작업은 숲이라는 감각적 출발점에서 시작해, 몸의 제스처, 얼굴이라는 매개, 그리고 다중 화면의 배열로 확장되어 왔다. 〈도망〉에서 감각의 기록으로 출발한 회화는 〈숲과 몸_덩어리〉를 거쳐 관계적 구조로, 최근 작품에서는 시간의 구조를 드러내는 전시 형식으로 발전한다.
 
유사하게 몸의 제스처를 사용하는 동시대 작가들과 비교할 때, 그는 강한 개별적 스타일을 강조하기보다, 화면 간의 연결과 재배치를 통해 의미를 생성하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즉, 그의 독창성은 붓질의 형태 자체보다, 그것이 놓이는 관계적 조건에 있다. 고정된 이미지 대신 변화하는 배열과 시간의 구조를 탐구하는 태도는, 다양한 공간과 환경 속에서 지속적으로 변주될 것이다.

Works of Art

우연과 움직임이 이끄는 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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