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을 향한 겨냥 - K-ARTIST

영원을 향한 겨냥

2024
레지온 스톤헨지 종이(245gsm)에 스크린프린트 모노타이프
35.2 x 47.2 cm
About The Work

박신영은 낯선 곳으로의 여행과 이동을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으며, 그곳에서 경험한 사회 문화적 특성을 주관적 기록으로 재구성한다. 그는 주로 인간과 동물, 문명과 자연,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살피고, 각자가 발 디딘 시공 너머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새롭게 조망하도록 이끈다.
 
타지에서 발견한 독특한 색감과 질감의 사물, 인물, 풍경은 박신영의 손을 거쳐 종이, 나무, 스테인드글라스 같은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판화, 드로잉, 입체로 기록된다. 이는 몽환적이고 촉각적인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이미지가 되어 보는 이를 현실과 가상,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로 인도한다.
 
박신영의 작업은 단순히 추억이나 헌사를 위한 것이기보다 그곳에서 관찰한 것들을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담은 상징물로 번안함으로써 현대 문명이 거세해 온 감각들과 자연과학적 설명에 의해 소거된 본능들을 소환한다.
 
또한, 다양한 매체와 재료를 혼합한 그의 작업은 감상자로 하여금 공감각적인 감상을 유도하는 데에서 나아가, 그러한 감각을 이미지와 결합하여 각자의 머릿속에 진한 잔상을 남김으로써 우리가 위치한 시공 너머에서 벌어지는 무수한 사건들을 새롭게 바라보도록 한다.

개인전 (요약)

박신영이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모든 것은 사막으로 돌아간다》(디스위켄드룸, 서울, 2025), 《황금빛 태양 아래》(현대미술회관, 부산, 2020), 《장면: 운둔된 자아들》(사이아트스페이스, 서울, 2014)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박신영은 《언박싱 프로젝트2: 이동하는 갤러리》(뉴스프링프로젝트, 서울, 2023), 《거울보다 낯선》(디스위켄드룸, 서울, 2021), 《Re Collect》(서울대학교미술관, 서울, 2020), 《Sunny Art Prize》(Sunny Art Centre, 런던, 2018), 《Rage: The Odious Smell of Truth》(Hockney Gallery, 런던, 2017)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박신영은 Augustus Martin Prize(영국, 2018)를 수상하였다.

레지던시 (선정)

박신영은 Ba-Bá International Artist Studio Program(말라가, 스페인, 2018), Ayatana Artist's Research Program(오타와, 캐나다, 2018) 레지던시에 입주한 바 있다.

작품소장 (선정)

박신영의 작품은 서울대학교미술관, KIAS고등과학원에 작품이 소장되었다.

Works of Art

낯선 곳으로의 여행과 이동

주제와 개념

박신영의 작업은 낯선 환경으로의 이동과 그곳에서 발생하는 감각적 경험을 출발점으로 삼아, 개인의 기억과 정서가 어떻게 이미지로 재구성되는지를 탐구해왔다. 작가는 여행과 체류 과정에서 마주한 사회·문화적 풍경을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작동하는 심리적 잔여물로 인식하며 이를 주관적 시선으로 번안한다. 이때 작업은 특정 사건의 재현이 아니라, 시간의 경과 속에서 변형되고 축적되는 감각의 구조를 다루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초기 작업에서부터 박신영은 인간과 동물, 문명과 자연,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주요한 주제로 삼아왔다. 〈부활절〉(2017)이나 〈무언의 경계〉(2019)에서는 이국적 장소에서 관찰한 인물과 풍경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놓인 이미지로 등장하며, 명확한 서사보다는 감정의 기류와 분위기가 화면을 지배한다. 이러한 작업들은 작가가 낯선 환경에서 감지한 긴장과 이질감을 시각적 언어로 정제하는 초기 단계로 볼 수 있다.

이후 《거울보다 낯선》(디스위켄드룸, 2021)에서는 낯선 환경 속에서 자기 자신을 다시 인식하게 되는 과정을 초언어적 이미지로 풀어낸다. 이 전시에서 자아는 직접적으로 드러나기보다, 경험과 감정이 충돌하며 생성된 이미지의 층위 속에 암시적으로 배치된다. 작가는 이를 통해 정체성을 고정된 실체가 아닌, 환경과의 관계 속에서 지속적으로 재구성되는 것으로 제시한다.

최근 개인전 《모든 것은 사막으로 돌아간다》(디스위켄드룸, 2025)에서는 과거 모로코 여행에서 비롯된 기억과 감정의 잔여물을 현재의 시점에서 다시 소환한다. 이 전시는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소화되지 않은 기억이 현재와 미래의 감각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살피는 과정으로 구성된다. 사하라 사막이라는 장소는 생명과 소멸, 순환과 위기의 문제를 사유하는 공간으로 확장되며, 작가의 관심은 점차 개인적 경험을 넘어 보다 보편적인 존재 조건으로 이동한다.

형식과 내용

박신영의 작업에서 형식은 이미지의 외형을 꾸미는 수단이 아니라, 이미지가 성립하는 조건 그 자체와 맞물려 있다. 종이, 자작나무 합판, 스테인드글라스 등 다양한 지지체 위에 판화, 드로잉, 회화, 입체적 요소를 결합하며, 매체 간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든다. 이러한 선택은 표현 효과를 위한 장치라기보다, 이미지가 요구하는 물성과 제작 방식을 탐색한 결과로 나타난다.

초기 드로잉 작업에서는 물감 대신 와인을 밑작업 재료로 사용하고, 그 위에 잉크를 더하는 방식이 두드러진다. 〈테라스〉(2017)와 같은 작업에서 와인의 향과 번짐, 잉크 자국이 만들어내는 얼룩은 시각을 넘어 촉각과 후각을 환기시키며, 작가가 경험한 낯선 풍경을 공감각적으로 재현한다. 이는 이후 판화 작업에서 니들로 긁은 동판의 질감이나 번짐 효과로 확장된다.

2018년 작업 〈당신은 말의 마음을 모른다〉는 이러한 형식적 실험이 집약된 사례다. 작은 드로잉에서 출발한 이 작업은 실크스크린, 유화, 우드버닝, 우드컷, 음각 등 다양한 기법을 단계적으로 결합하며 제작되었다. 그 결과 회화와 판화, 조각적 요소가 하나의 화면 안에서 공존하는 복합적 구조를 형성하고, 이미지와 재료가 서로를 규정하는 관계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최근 작업에서는 이러한 방식이 더욱 서사적이고 상징적인 이미지로 확장된다. 《흔들리는 빛으로도》(디스위켄드룸, 2024)에서 선보인 〈영원을 향한 겨냥〉, 〈부활의 연금술〉 등의 작품에서는 인간과 동물, 사물들이 위기와 선택의 순간에 놓인 장면으로 등장한다. 이어 《모든 것은 사막으로 돌아간다》에서는 카보런덤 판화 〈살과 숨〉, 입체 작업 〈The Shelters〉, 그리고 〈여행자의 환상〉과 같은 대형 작업을 통해 기억의 퇴적층과 실제 풍경이 교차하는 장면들이 보다 구체적으로 형상화된다.

지형도와 지속성

박신영의 작업은 여행과 이동을 다루지만, 이를 풍경의 재현이나 경험의 기록으로 환원하지 않는다. 대신 낯선 환경에서 발생한 감각이 시간 속에서 어떻게 변형되고 축적되는지를 지속적으로 추적해왔다. 이러한 태도는 판화, 드로잉, 회화, 입체를 넘나드는 제작 방식과 맞물리며, 이미지가 생성되는 조건에 대한 질문으로 확장된다.

그의 작업에서 재료 실험은 기술적 성취로 귀결되기보다, 기억과 감정이 이미지로 번역되는 과정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인간과 동물의 병치, 자연과 문명의 충돌은 반복적으로 등장하지만, 이는 상징의 나열이라기보다 감각의 전이를 유도하는 장치에 가깝다. 화면은 해석을 강요하지 않으며, 감상자가 장면에 머물며 감각적으로 반응하도록 열린 상태를 유지한다.

또한 그의 작업은 빠르게 소비되는 이미지 환경과 거리를 둔다. 경험은 즉각적으로 이미지로 환원되지 않고, 침전과 지연의 시간을 거쳐 다시 호출된다. 이로 인해 화면은 하나의 완결된 장면이라기보다, 기억이 작동하는 과정 자체를 드러내는 공간처럼 기능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박신영의 작업은 특정 지역이나 문화에 고정되지 않는다. 이동과 체류, 기억의 재구성을 반복하며 축적된 이미지는 개인적 경험을 넘어 보다 보편적인 감각의 층위로 확장된다. 그의 작업은 앞으로도 새로운 환경과 맥락 속에서, 이미지를 생성하는 조건과 감각의 구조를 다시 시험하는 방식으로 이어질 것이다.

Works of Art

낯선 곳으로의 여행과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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