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키트(2025) - K-ARTIST

문 키트(2025)

2025
장지에 청사진 인화
198 × 63 cm
About The Work

강동주는 시간의 흐름, 빛과 어두움처럼 비물질적이고 비가시적인 형태를 회화의 언어로 감각함으로써 세상의 본질을 헤아리고 그 변모를 인지해 나간다. 작가는 익숙한 감각으로만 접근하는 태도를 경계하며, 자신의 근처에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 철저히 타자의 시선으로 접근하면서 찾고자 하는 대상의 움직임을 드로잉으로 기록하여 그 궤적을 담아낸다.
 
강동주의 작업은 ‘회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에서 출발해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으로서의 회화적 언어로 이어졌다. ‘어떻게 그리냐’의 문제에서 ‘무엇을 보느냐’의 문제로 연결되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그를 둘러싼 세계의 ‘시간’과 ‘공간’을 인지하는 계기가 되었다.
 
강동주의 작업은, 지금-여기에 존재한다는 감각을 남기고, 오롯이 현재에 가 닿기 위한 시도다. 동시에, 작가는 보이지 않는 시간에 대한 복원 과정을 통해 드러난 대상의 이미지 너머에서 아직 닿지 않은 미래를 상상하곤 한다. 이는 세상을 이해하고 대응하며, 소통하고자 하는 작가의 미학적 방법론으로, 강동주는 자신과 외부를 연결하기 위해 그 관계성을 부단히 기록함으로써 자신의 자리를 가늠하고 그 소용을 모색하고자 한다.

개인전 (요약)

강동주가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Cast》(아마도예술공간, 서울, 2025), 《언젠가의, 그곳에 빛이 비추고》(에이라운지, 서울, 2022), 《창문에서》(취미가, 서울, 2018), 《서울》(두산갤러리, 뉴욕, 미국, 2016)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강동주는 《틸팅 그라운드》(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25), 《Open Corridor》(Interim, 서울, 2024), 《걷기, 헤매기》(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 2023), 《부기우기 미술관: 어느 정도 예술 공동체 - PORTRAIT OF》(울산시립미술관, 울산, 2023), 《미니멀리즘-맥시멀리즘-메커니즈즈즘》(아트선재센터, 서울; 쿤스탈 오르후스, 오르후스, 덴마크, 2022), 《그 가운데 땅》(아르코미술관, 서울, 2021), 《판화, 판화, 판화》(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20) 등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강동주는 2025년 제2회 아마도작가상, 2014년 제5회 두산연강예술상을 수상한 바 있다.

Works of Art

‘회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

주제와 개념

강동주의 작업은 ‘회화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에서 출발해, 세계를 인식하고 기록하는 하나의 방법으로서 ‘그리기’를 재정의하는 과정으로 전개되어 왔다. 그는 회화를 특정 이미지를 재현하는 수단이라기보다, 시간과 공간, 빛과 어둠처럼 비가시적이거나 비물질적인 요소들이 어떻게 감각되고 인지되는지를 탐구하는 장치로 이해한다. 이때 작가의 관심은 ‘어떻게 그릴 것인가’보다 ‘무엇을 볼 것인가’에 있으며, 이는 곧 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시공간적 조건을 인식하는 문제로 이어진다.

초기 작업에서 강동주는 자신이 태어나고 성장한 서울이라는 도시를 주요한 관찰 대상으로 삼았다. 첫 개인전 《정전》(누하동 256번지, 2012)에서 그는 전시장 유리창을 매개로 빛의 움직임과 가시성의 경계를 추적하며, 도시의 시간과 공간이 어떻게 드러나고 가려지는지를 탐색했다. 이 시기 작업은 빛과 어둠, 보임과 가려짐이 교차하는 접면을 통해 도시라는 공간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부도심》(OCI 미술관, 2013)에서 보다 확장된 방식으로 전개된다. 작가는 청량리와 영등포 등 서울의 부도심 지역을 밤이라는 시간대에 주목하며, 낮에는 쉽게 인식되지 않는 감각과 풍경을 기록한다. ‘빛 드로잉’, ‘달 드로잉’, ‘하늘 회화’ 연작은 이동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 포착된 빛의 궤적을 통해, 도시가 지닌 시공간적 구조를 보다 복합적으로 드러낸다.

이후 작업에서 강동주의 관심은 특정 장소의 기록을 넘어, 빛과 시간 그 자체가 어떻게 존재를 드러내고 관계를 형성하는지에 대한 탐구로 이동한다. 최근 개인전 《언젠가의, 그곳에 빛이 비추고》(에이라운지, 2022)와 《Cast》(아마도예술공간, 2025)에서는 빛을 단순한 시각적 대상이 아니라, 세계와 접촉하고 소통하는 매개로 다루며, 작가의 작업은 점차 물리적 장소를 넘어 확장된 시공간을 향한다.

형식과 내용

강동주의 작업에서 ‘그리기’는 관찰과 기록, 그리고 신체적 수행을 포함하는 행위다. 그는 대상의 움직임과 변화를 따라가기 위해 연필, 먹지, 흑연, 프로타주, 판화, 회화 등 다양한 매체를 상황에 맞게 선택해 왔다. 이러한 매체 선택은 표현의 효과보다는, 특정 시공간을 가장 적절하게 기록하기 위한 방법으로 기능한다.

《정전》에서 선보인 작업들은 유리창과 먹지를 활용해 빛의 궤적을 시간 단위로 기록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유리창에 비친 외부 풍경을 관찰하고 이를 먹지 드로잉으로 옮기는 과정, 나무판을 떼어내 조각하는 행위는 가시성과 비가시성의 경계를 물질적으로 드러낸다. 이 시기 작업은 빛이 남긴 흔적을 ‘새기는’ 행위에 가까웠다.

《부도심》에서는 이러한 새김의 감각에 ‘지워짐’과 중첩의 요소가 더해진다. ‘빛 드로잉’ 연작에서 작가는 먹지를 교체하며 한 장의 종이 위에 서로 다른 시간대의 이미지를 겹겹이 쌓아 올리고, ‘달 드로잉’에서는 영상 속 달의 등장 시간을 수치화해 크기로 환산한다. ‘하늘 회화’ 연작인 〈155분 37초의 하늘〉(2013)은 이동 중 촬영한 하늘의 변화를 156개의 소형 캔버스로 분절해 기록함으로써, 시간의 흐름을 회화적 배열로 제시한다.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강동주의 형식은 더욱 확장된다. ‘기대는 빛’ 연작은 창문에 남은 흔적을 문지르는 수행적 행위를 통해 빛의 경로를 종이에 전사하고, ‘저기’ 연작은 사진 전사와 드로잉을 병치해 실재와 기억, 존재와 부재 사이의 모호한 공간을 구성한다. 이어 《Cast》에서는 시아노타입(청사진)이라는 초기 사진 인화 기법을 도입해, 빛과 어둠, 시간의 변화가 스스로 이미지를 형성하도록 작업의 일부를 세계에 맡긴다.

지형도와 지속성

강동주의 작업은 ‘회화 이후’의 상황 속에서도 드로잉과 회화의 가능성을 꾸준히 확장해오고 있다. 영상이나 디지털 매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동시대 작가들과 달리, 그는 빛과 시간, 공간의 흐름을 직접적인 신체 행위와 물질적 기록을 통해 감각화한다는 점에서 독자적인 지점을 형성한다.

특히 강동주의 작업은 장소 특정적이면서도, 동시에 특정 장소에 머물지 않는다. 서울의 부도심, 창문, 땅, 하늘, 달과 같은 구체적 대상에서 출발하지만, 점차 그 관심은 지구적·우주적 시공간으로 확장된다. 〈1시간 30분 35초의 땅〉(2014), 〈블루아워〉(2025)와 같은 작업은 이러한 확장의 흐름 속에서 시간과 공간을 분절하고 재구성하는 작가의 일관된 태도를 보여준다.

또한 그의 작업은 기록과 수행, 관찰과 기다림이라는 느린 시간성을 핵심으로 삼는다. 이는 빠른 이미지 생산과 소비가 지배적인 동시대 시각문화 속에서, ‘지금-여기’에 도달하기 위한 또 다른 감각의 방식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빛과 어둠, 낮과 밤, 계절과 기후는 더 이상 배경이 아니라, 작업의 주체로 작동하며 스스로 형상을 만들어낸다.

강동주의 작업은 특정 지역이나 매체에 한정되지 않으며, 보이지 않는 시간을 복원하고, 아직 도달하지 않은 미래를 상상하는 과정을 통해, 회화를 세계와 관계 맺는 하나의 사유의 장으로 지속적으로 갱신해 나가고 있다.

Works of Art

‘회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

Articles

Exhibitions

Activ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