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풍경 1 - K-ARTIST

연꽃풍경 1

2013
린넨에 유채
140 x 165 cm
About The Work

심우현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일상적인 장소, 특히 우거진 숲 속에서 작업의 영감을 찾는다.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숲 속을 거닐며 느꼈던 시각, 청각, 촉각적 경험과 함께, 그 순간 자연 속에서 피어 올랐던 공상과 기억의 파편들을 캔버스 공간 안에 여과 없이 표현한다. 심우현의 그림은 익숙한 꽃과 잡초와 나무와 숲과 산등성이 미로처럼 얽혀있다. 몽환적 화면 안에서 이중삼중으로 겹쳐진 자연의 식물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심우현의 캔버스는 수많은 붓질과 물감의 흔적이 기록되는 물리적 장소이자, 작가의 의식 ‘바깥’에 위치한 이미지들이 무의식적으로 투사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숲 속에서 발견한 다양한 요소들의 생명성이 작가의 심리적, 정서적 필터를 거치며 그의 화면 속에서 또 다른 생명으로 육화되고, 캔버스의 흰 공간은 내면의 운동이 요동치는 하나의 숲이 된다.
 
안과 밖, 자연과 인간 등 상반되어 보이는 요소들이 모두 뒤엉키며 리듬을 이루는 그의 그림은, 그 자체로써 생동하는 생명력을 발산하며 현실 세계의 시공간에서 벗어난 더 깊은 심연의 세계로 이끈다.

개인전 (요약)

심우현이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심장이 만들어지는 과정》(Humor Garm Got, 서울, 2023), 《심연의 리듬》(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파주, 2022), 《매혹의 숲》(리안갤러리, 서울, 2018)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심우현은 《당신의 경이로운 세계, 그리고 예술》(SH Gallery, 서울, 2024-2025), 《스코프 앤 스케이프》(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파주, 2023), 《나의 잠》(문화역서울284, 서울, 2022), 《회화의 시간》(세종미술관, 서울, 2019), 《LAND.IN.SIGHT》(스페이스 K, 과천, 2016), 《회화, 현실과 초현실의 사이》(인사아트센터, 서울, 2015)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심우현은 2013년 종근당예술지상 신진작가 3인에 선정된 바 있다.

작품소장 (선정)

심우현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과천관, 스페이스K, 종근당, 코너 메이그 예술재단(오마하)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의식 ‘바깥’에 위치한 이미지

주제와 개념

심우현의 작업은 일상적인 장소, 특히 숲이라는 자연 환경에서 출발하지만, 단순한 자연 재현이나 풍경화에 머물지 않는다. 작가에게 숲은 외부 세계이면서 동시에 내면을 촉발하는 조건으로 기능한다. 유년 시절 파주의 선산과 그 뒤편 숲에서 경험한 방황과 몰입의 기억은, 이후 회화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호출되는 감각의 원형이 되었다. 이러한 경험은 〈lava, ketchup〉(2009), 〈Bubbles, Eggs, Lines〉(2009)와 같은 초기 작업에서부터 자연의 이미지가 기억과 상상, 감각의 층위와 결합되는 방식으로 드러난다.

시간이 흐르면서 숲은 점차 구체적인 장소라기보다 작가의 인식과 감정이 교차하는 장으로 전환된다. 숲에서의 체험은 시각적 풍경을 넘어, 신체적 감각과 심리적 상태를 동반한 사건으로 작동하며, 이는 화면 안에서 탈-시공간적 구조로 재편된다. 〈Flip〉(2010), 〈New Worship〉(2010) 등에서는 과거와 현재,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가 흐려진 채 다양한 존재들이 하나의 화면 안에 병치된다.

2014년 개인전 《에로스 정경》(아트스페이스 휴, 2014)을 기점으로 심우현은 ‘에로스’라는 개념을 통해 자신의 회화를 보다 명시적인 개념적 틀 안에 위치시킨다. 여기서 에로스는 성애적 의미를 넘어, 생성과 충동, 관계 맺음과 해체를 반복하는 원초적 에너지로 이해된다. 〈Puff the Magic Bomb〉(2014), 〈Naughty Forest of Diana〉(2014)와 같은 작업에서는 이미지들이 우연적 충돌과 중첩을 통해 생성되었다가 다시 지워지며, 회화 내부에서 끊임없는 생성과 붕괴의 과정을 드러낸다.

이후 심우현의 회화는 점차 외부 풍경을 받아들이는 통로로서의 숲에서, 내면 자체가 출발점이 되는 구조로 이동한다. 이는 작가가 말하는 ‘바깥(le dehors)’의 역설적 전환으로, 내면에서 촉발된 이미지들이 다시 외부 세계처럼 표출되는 방식이다. 이러한 인식은 〈Blind Love〉(2018), 〈Fiction #5〉(2018), 〈음악을 멈출 수 없어〉(2021) 등으로 이어지며, 숲은 더 이상 특정 장소가 아니라 감각과 기억, 충동이 교차하는 심층적 공간으로 확장된다.

형식과 내용

심우현의 회화는 유화라는 전통적인 매체를 기반으로 하지만, 물감의 물성과 붓질의 제스처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짧고 끊어진 붓질, 흘러내리는 물감 자국, 반복적인 덧칠과 지우기는 화면을 하나의 고정된 이미지가 아니라 시간과 행위가 축적된 장으로 만든다. 이러한 방식은 〈lava, ketchup〉, 〈Puff the Magic Bomb〉에서부터 일관되게 유지된다.

화면에 등장하는 대상들은 숲에서 볼 수 있는 식물, 꽃, 나뭇가지, 동물의 신체 일부, 알과 눈과 같은 생물학적 요소들이지만, 이는 사실적 묘사보다는 변형되고 결합된 상태로 제시된다. 인간과 동물, 생명체와 기관의 구분은 흐려지며, 서로 다른 종과 시간이 하나의 화면 안에서 공존한다. 이러한 혼성적 이미지는 〈연꽃풍경1〉(2013), 〈연꽃풍경2〉(2013), 〈Succumbed to Reason〉(2013) 등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구도 측면에서 심우현은 조감도처럼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과, 가까이 들여다보는 시점을 동시에 사용한다. 이러한 다중 시점은 화면을 하나의 통합된 서사보다는 압축된 장면의 집합으로 만든다. 이미지들은 선형적인 이야기 구조를 따르지 않고, 서로 다른 시간과 사건이 한 화면 안에서 병치되며 초현실적인 감각을 형성한다.

《매혹의 숲》(리안갤러리, 2018)을 전후로 색채와 밀도의 변화 또한 두드러진다. 이전 작업들이 두터운 물감과 강렬한 원색으로 화면을 채웠다면, 이 시기 이후의 작업들은 보다 가볍고 투명한 색감을 도입하며 공간적 여백과 리듬을 강조한다. 이는 회화를 하나의 ‘비장소’로서, 관객의 감각과 정서를 반사하는 유연한 장으로 확장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심우현의 작업은 자연과 내면, 감각과 신화를 결합하는 흐름 속에 위치하지만, 특정 서사나 상징을 고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독자적인 결을 형성한다. 자연을 관념적 상징이나 풍경의 대상으로 소비하기보다, 감각의 발생 조건이자 내면을 작동시키는 장으로 다루는 태도는 그의 작업을 단순한 자연 회화나 표현주의적 회화와 구분 짓는다.

동시대에 유사한 매체를 사용하는 작가들과 비교했을 때, 심우현의 회화는 이미지의 해석을 특정 방향으로 수렴시키기보다는, 혼성적 이미지와 비선형적 구조를 통해 열린 상태로 유지한다. 이는 ‘숲’이라는 반복되는 모티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 작업과 전시가 서로 다른 감각적 밀도와 구조를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LAND.IN.SIGHT》(스페이스 K, 과천, 2016), 《심연의 리듬》(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파주, 2022) 등에서 이러한 차이는 전시 공간 전체의 리듬으로 확장된다.

작가의 작업은 초기의 외부 풍경에 대한 감각적 반응에서 출발해, 점차 내면의 작동 원리와 인식 구조로 이동하며 지속적으로 변모해왔다. 그러나 숲이라는 경험의 원형, 붓질과 물성에 대한 집요한 탐구, 생성과 해체의 반복이라는 핵심 구조는 일관되게 유지된다. 이는 작업이 특정 형식에 고정되지 않으면서도 자기 갱신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 된다.

심우현의 회화는 장소와 내면, 감각과 개념 사이를 가로지르는 현재의 방식을 바탕으로, 전시 공간과 관객의 경험을 포함하는 확장된 회화적 장으로 나아가고 있다. 숲이라는 모티프가 특정 장소를 넘어 감각적·정신적 지형으로 작동하는 한, 그의 작업은 국내를 넘어 보다 넓은 맥락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변주되며 전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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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 ‘바깥’에 위치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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