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터디 6413 - K-ARTIST

스터디 6413

2020
아크릴에 아크릴릭 페인트
30 x 60 cm
About The Work

홍성준은 회화의 레이어, 즉 ‘겹’에 대한 고민과 그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작업을 이어왔다. 겹겹이 쌓아 올리는 방식을 통해 작가는 회화의 근본적인 구성에 대해 다루는 동시에, 기억과 시간성의 지층으로 내면화하거나, 시촉각적 환영감을 환기시키며 회화의 폭넓은 가능성을 보여준다.
 
홍성준의 작업은 재현과 추상을 이분법적으로 나누지 않고, 회화의 조건 자체를 점검한다. 유사하게 레이어나 표면을 다루는 작가들이 물질성이나 제스처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그는 레이어를 시각 인식, 시간성, 기억의 구조와 연결하며 회화를 하나의 인식 장치로 다룬다. 이는 사진, 디지털 이미지, 설치적 요소를 회화 안으로 흡수하면서도 회화의 고유한 조건을 유지하는 태도로 이어진다.
 
홍성준은 2차원과 3차원의 경계에서 회화의 ‘레이어’를 실험해 오며, 시각적 재현과 신체적 경험 사이의 관계망을 새롭게 구축하고 있다. 작가는 이를 통해 평면성과 환영성이라는 상반되는 조건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온 회화의 본질을 오늘날 어떻게 바라보고, 또 새로이 규정할 수 있을지 질문한다.

개인전 (요약)

홍성준이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Study Layers》(68프로젝트(KORNFELD 주최), 베를린, 2024), 《ENFOLDING THE AIR》(프람프트 프로젝트, 서울, 2023), 《Flowing Layers》(파이프 갤러리, 서울, 2022), 《레이어 사이를 바라보다》(갤러리박, 서울, 2022), 《레이어스》(학고재 I 디자인 프로젝트 스페이스, 서울, 2020)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홍성준은 《All makes sense》(아트사이드 갤러리, 서울, 2025), 《APRICITY》(프리즈 No.9 코크 스트리트, 런던, 2024), 《플립 오버》(디스위켄드룸, 서울, 2024), 《Instead of Result, a Process》(M5 갤러리, 도쿄, 2023), 《사유의 베일》(일우스페이스, 서울, 2022)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홍성준은 2024년 제8회 호반문화재단 전국청년작가 미술공모전 H-EAA 작가로 선정되었고, 2020년에는 퍼블릭아트 뉴히어로로 선정된 바 있다.

레지던시 (선정)

홍성준은 2023년 독일 베를린 68프로젝트에서 레지던시 작가로 활동하였다.

작품소장 (선정)

홍성준의 작품은 박서보재단, 아트스페이스 호화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겹’에 대한 고민과 그 본질

주제와 개념

홍성준의 작업은 회화의 ‘레이어’, 즉 겹을 회화의 형식적 문제이자 인식의 문제로 다루는 데서 출발한다. 초기 작업에서 그는 디지털 환경에서 생산된 이미지와 사진을 회화의 프레임 안으로 가져오며, 우리가 ‘본다’고 믿는 시각 경험의 구조를 점검했다. 첫 개인전 《Life between line》(2014)을 시작으로, 《Code against Frame》(라흰갤러리, 2019)에서는 캔버스를 하나의 창이자 프레임으로 설정하고, 그 안에 또 다른 프레임을 중첩시키며 시각의 조건 자체를 질문했다. 이 시기 회화는 대상을 재현하기보다, 보는 행위가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드러내는 장치로 기능한다.

이후 작가의 관심은 이미지의 출처와 맥락에서 벗어나, 이미지가 회화 안에서 어떻게 탈맥락화되고 재구성되는가로 이동한다. 직접 촬영해 축적한 ‘IMG’ 아카이브는 〈1501〉(2019), 〈1505〉(2019)와 같은 작업을 통해 회화적 조건—색채, 형태, 표면—에 의해 다시 선별되며, 개인적 기억과 시선은 공공의 이미지로 전환된다. 이 과정에서 레이어는 단순한 물리적 중첩을 넘어, 기억과 시간의 층위로 기능하기 시작한다.

2020년 《레이어스》(학고재 I 디자인 프로젝트 스페이스, 2020) 이후, 홍성준은 하늘과 바다처럼 전체를 온전히 인식하기 어려운 대상을 주요 소재로 삼는다. 수많은 공기와 물의 층으로 이루어진 자연은 얇은 물감의 막으로 응축되며, ‘보이는 것’과 ‘인식되는 것’ 사이의 간극을 드러낸다. ‘스터디 레이어스’(2020) 연작은 기억의 선명도에 따라 장면을 배열하며, 회화를 기억의 지층으로 확장한다.

최근 작업에서는 레이어가 점차 가볍고 투명한 상태로 이동한다. 《플립 오버》(디스위켄드룸, 2024)와 ‘Layers of the Air’(2024) 연작에서 비눗방울은 공기와 빛이 만들어내는 현상 자체를 시각화하는 매개로 등장한다. 이는 더 이상 대상을 설명하기 위한 이미지가 아니라, 감각과 인식이 생성되는 순간을 포착하려는 시도로 이어진다.

형식과 내용

홍성준의 작업은 평면 회화와 입체 작업을 오가며, 각 형식에서 서로 반대되는 제작 방식을 취하는 점이 특징적이다. 평면 작업에서는 입체 구조물을 먼저 제작하고 이를 촬영해 회화의 이미지로 전환하며, 입체 작업에서는 추상적 이미지를 도면처럼 그려낸 뒤 물질로 구현한다. 이러한 방식은 《Flowing Layers》(파이프 갤러리, 2022)와 《레이어 사이를 바라보다》(갤러리박, 2022)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에어브러시로 분사된 안료, 캔버스 위에 덧입힌 한지와 천, 캔버스 밖으로 흘러 굳은 물감, 후면의 형광 안료가 벽에 반사되는 빛 등은 모두 레이어를 구성하는 요소들이다. 〈스터디 레이어스 40, 41, 42〉(2022)는 이러한 물질적 층위를 하나의 긴 화면으로 펼치며, 레이어를 시간의 퇴적처럼 인식하게 만든다. 동시에 〈Condensed Layer(Wave_1)〉(2022)은 회화의 지층을 입체적으로 응축한 사례다.

한편 ‘스터디’ 계열 작업에서는 평면성과 입체성이 직접적으로 교차한다. 〈스터디 6413〉(2020)은 망원경의 시야를 연상시키는 원형 구조를 통해 시각의 중첩을 드러내며, 회화를 물리적 구조물로 확장한다. 이러한 시도는 회화가 단순한 시각 이미지가 아니라, 신체적 인식과 결부된 대상임을 강조한다.

최근의 ‘Layers of the Air’ 연작에서는 표면의 물성이 최소화되고, 얇은 그림자와 미세한 색 변화가 주요한 조형 요소로 작동한다. 〈Layers of the air 21〉(2024)과 같은 작업에서 레이어는 더 이상 쌓이는 물질이 아니라, 빛과 공기가 만드는 현상으로 제시된다. 이는 회화의 형식을 유지하면서도 감각의 방향을 시각에서 촉각적 인식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지형도와 지속성

홍성준의 작업은 재현과 추상을 이분법적으로 나누지 않고, 회화의 조건 자체를 점검한다. 유사하게 레이어나 표면을 다루는 작가들이 물질성이나 제스처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그는 레이어를 시각 인식, 시간성, 기억의 구조와 연결하며 회화를 하나의 인식 장치로 다룬다. 이는 사진, 디지털 이미지, 설치적 요소를 회화 안으로 흡수하면서도 회화의 고유한 조건을 유지하는 태도로 이어진다.

특히 ‘스터디 레이어스’ 연작에서 ‘Layers of the Air’ 연작으로의 이동은, 레이어의 성격이 무겁고 축적된 물질에서 가볍고 투명한 상태로 변모해 왔음을 보여준다. 이는 단절이 아니라, 회화의 물성을 점진적으로 재조정해 온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레이어는 여전히 중심 개념이지만, 그 작동 방식은 물질적 축적에서 감각적 현상으로 확장된다.

국내에서 축적된 이러한 작업 흐름은 베를린 68프로젝트 레지던시(2023)와 《Study Layers》(68프로젝트, 2024)를 통해 국제적 맥락에서도 확장되고 있다. 회화를 둘러싼 시각 문화의 조건은 지역을 넘어 공유되는 문제인 만큼, 그의 작업은 동시대 회화 담론 속에서도 충분한 보편성을 갖는다.

앞으로 홍성준의 작업은 회화라는 매체를 유지한 채, 시각과 촉각, 평면과 공간 사이의 경계를 더욱 정교하게 탐색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레이어를 통해 축적된 시간과 감각을 다루는 그의 방식은, 회화를 여전히 유효한 동시대적 매체로 갱신해 나가는 하나의 지속적인 방법론으로 기능할 것이다.

Works of Art

‘겹’에 대한 고민과 그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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