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 K-ARTIST

마리아

2019
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
40 × 60 cm 
About The Work

황예지는 사진과 에세이, 인터뷰 등 다양한 형식을 다루며 개인적인 서사를 수집한다. 개인의 감정과 관계, 그리고 신체를 통과하는 그의 작업은 우리가 마주하는 사회를 다시금 감각하고 해석해보도록 한다.
 
황예지는 사진과 글이라는 매체를 오가며, 사회의 앵글로부터 빗겨 나 있지만 계속해서 각자만의 이야기를 이어 나가는 존재들을 담아 낸다. 작가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적당한 온기와 거리의 사랑과 믿음, 환대의 감각으로 서로를 엮으며, 어떠한 조건 없이 연대할 수 있는 작고 안락한 공간을 마련한다.
 
황예지는 동시대 한국 사진 작업에서 개인의 감정과 사회적 사건을 분리하지 않고 다루는 작가로 자리한다. 그의 작업은 직접적인 고발이나 상징적 재현보다는, 개인의 경험을 통해 사회를 감각하게 만드는 방식에 가깝다. 이는 다큐멘터리 사진이나 개념 사진과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감정과 관계를 주요한 인식의 통로로 삼는 점에서 독자적인 위치를 형성한다.

개인전 (요약)

황예지가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수프 같은 것》(캡션 서울, 서울, 2025), 《부족한 별자리》(안팎스페이스, 서울, 2023), 《마고》(d/p, 서울, 2019)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황예지는 《녹색섬광》(두산갤러리, 서울, 2025), 《흑백논리》(뮤지엄헤드, 서울, 2024), 《우리가, 바다》(경기도미술관, 안산, 2024), 《춤추는 낱말》(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22), 《Skyline Forms On Earthline》(두산갤러리, 서울, 2022), 서울사진축제 《보고싶어서》(북서울미술관, 서울, 2020)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Works of Art

불안정한 현실 속에서의 연대

주제와 개념

황예지의 작업은 개인의 감정, 관계, 신체 경험을 출발점으로 삼아 사회를 바라보는 방식으로 전개되어 왔다. 초기 작업에서 그는 가족 관계, 특히 어머니와 언니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내밀한 서사를 다루었으며, 첫 개인전 《마고》(d/p, 2019)에서 여성의 초상과 풍경, 사물을 통해 ‘여성’과 ‘사랑’이라는 주제를 본격적으로 제시했다. 이 시기 작업은 개인적인 경험에 밀착해 있으면서도, 그것을 사적인 고백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보다 넓은 관계망으로 확장하려는 태도를 보여준다.

이후 작가의 관심은 개인의 경험이 사회적 기준과 어떻게 충돌하거나 배제되는지로 이동한다. 촬영 행위가 필연적으로 프레임 바깥을 배제한다는 자각은, 사회적 규범과 시선의 바깥에 놓인 존재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두산갤러리 단체전에서 선보인 바 있는 영상 작업 〈리아〉(2022)는 가족을 잃은 지인과의 대화에서 출발해, 죽음과 애도의 과정이 사회적 기준에 따라 판단되거나 누락되는 현실을 다룬다. 여기서 애도는 보편적 감정이 아니라, 각기 다른 속도와 감각을 지닌 개인적 과정으로 제시된다.

단체전 《춤추는 낱말》(서울시립미술관, 2022)에서 선보인 ‘거기에 있는 이들’(2022) 연작은 개인과 사회를 동시에 바라보는 시선을 분명히 드러낸다. 자화상, 가족, 퀴어 퍼레이드, 세월호, 홍콩 민주화 운동 등 서로 다른 사건과 장면들은 동일한 정서적 평면 위에 놓이며, 개인의 삶과 사회적 사건이 분리되지 않은 상태로 병치된다. 이는 작가가 사회를 거대한 담론이 아닌, 구체적인 얼굴과 관계의 집합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인전 《부족한 별자리》(안팎스페이스, 2023)와 《수프 같은 것》(캡션 서울, 2025)에 이르러 황예지는 슬픔, 가난, 상실, 애도와 같은 상태를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확장해 다룬다. 특히 《수프 같은 것》에서는 요리, 기록, 돌봄, 글쓰기 등 오랫동안 사소하게 취급되어온 ‘여성적 행위’를 역사와 기억을 다시 쓰는 감각적 실천으로 제시하며, 개인의 감정이 사회적 언어로 전환되는 지점을 탐색한다.

형식과 내용

황예지의 작업은 사진을 중심으로 출발하지만, 형식은 점차 확장되고 다층화되어 왔다. 《마고》에서 그는 스냅 사진이라는 즉각적이고 비공식적인 사진 형식을 전시장으로 가져와, 여성의 신체와 일상을 연속적인 흐름으로 제시했다. 개별 이미지의 완결성보다 이미지 간의 연결과 리듬이 중요하게 작동하며, 사진은 하나의 문장처럼 읽히도록 배열된다.

이후 작가는 사진에 텍스트, 영상, 설치를 결합하며 감각의 층위를 넓힌다. 〈리아〉에서는 단채널 비디오와 책이라는 물질을 통해 서사와 감각이 단절되고 탈각되는 과정을 시각화한다. 가려움, 부스럼, 끊긴 내레이션과 같은 ‘증상’은 이미지가 아니라 신체적 감각으로 제시되며, 사진 중심의 작업에서 벗어나 시간성과 서사를 포함하는 형식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거기에 있는 이들’ 연작에서는 설치 방식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서로 다른 크기와 높이로 배열된 사진들은 하나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관객이 그 사이를 이동하며 감각적으로 관계를 맺도록 유도한다. 이 방식은 사진을 개별 작품이 아니라 공동체적 구조로 인식하게 하며, 이미지 사이의 간격과 거리 역시 의미를 지닌 요소로 작동한다.

《부족한 별자리》에서는 19세기 프랑스 사진 작가 아폴리트 바야르의 알부민 프린트 기법을 재현하며 사진의 물성과 역사적 맥락을 작업 안으로 끌어들인다. 이는 기록되지 못한 존재, 지워진 역사에 대한 형식적 응답이자, 사진을 기술이 아닌 태도로 다루는 방식이다. 《수프 같은 것》에서는 사진, 텍스트, 음식, 아카이브가 하나의 전시 구조 안에서 결합되며, 매체 간 경계는 더욱 느슨해진다.

지형도와 지속성

황예지는 동시대 한국 사진 작업에서 개인의 감정과 사회적 사건을 분리하지 않고 다루는 작가로 자리한다. 그의 작업은 직접적인 고발이나 상징적 재현보다는, 개인의 경험을 통해 사회를 감각하게 만드는 방식에 가깝다. 이는 다큐멘터리 사진이나 개념 사진과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감정과 관계를 주요한 인식의 통로로 삼는 점에서 독자적인 위치를 형성한다.

특히 작가는 ‘배제된 것’, ‘기록되지 않은 것’, ‘사소하다고 여겨진 것’에 지속적으로 주목해 왔다. 세월호, 홍콩, 이태원 참사, 재개발 지역과 같은 사회적 사건들은 영웅적 서사로 재현되지 않으며, 그 자리에 남아 있는 개인들의 시간과 감정으로 환원된다. 이러한 태도는 사건을 소비하지 않고, 그 이후의 시간을 사유하려는 윤리적 거리로 읽을 수 있다.

스냅 사진에서 출발해 영상, 설치, 텍스트, 아카이브로 이어지는 작업 방식은 특정 매체에 고정되지 않으며, 주제에 따라 형식을 조정하는 유연성을 보여준다. 이는 사진을 결과물이 아닌, 관계를 생성하는 도구로 다루는 태도와 맞닿아 있다.

황예지의 작업은 애도, 돌봄, 기록, 여성의 노동과 같은 주제를 바탕으로 지역적 맥락을 넘어 보다 보편적인 감각의 문제로 확장될 것이다. 개인의 감정에서 출발해 사회를 감각하게 만드는 그의 작업은, 동시대의 불안정한 현실 속에서 연대와 환대의 또 다른 형식을 지속적으로 제안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Works of Art

불안정한 현실 속에서의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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