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송희는 주로 영상
작업을 중심으로 하되, 도면, 텍스트, 사운드, 설치, 공간
개조를 유기적으로 결합한다. 그의 영상은 단일한 화면에 머무르기보다
2D와 3D, 기록 이미지와 실제 공간을 오가며 시점을 이동시킨다. 〈진리는 가면의 진리다〉에서 무대, 공연 기록, 극장 공간을 교차하는 카메라의 움직임은 물리적 공간과 비물질적 데이터 사이의 간극을 가시화한다.
〈Dia;grams〉에서는 학술 논문의 도판이라는 보조적 요소를 작업의 중심으로 끌어와, 영상이자 하나의 전시 구조로 제시한다. 전시장 부감도, 작품 배치, 관람 동선을 포함한 도면은 영상의 구조와 맞물리며, 관객으로 하여금 전시를 읽는 또 다른 경로를 제공한다. 이는 기록과
전시, 해석의 위계를 전도하는 형식적 실험이다.
개인전 《DIZZY》(시청각 랩, 2023)에서
노송희는 전시 공간 자체를 작업의 재료로 삼아, 가려진 공간을 개조하고 관람 동선을 실내 건축의 형태로
구현했다. 영상, 도면, 기록
장치, 보관함 등 작업의 부산물들이 물질화되며, 전시는 하나의 ‘전시 모양’으로 작동한다. 여기서
형식은 단순한 매체 선택을 넘어, 관람의 시간과 이동을 조직하는 구조로 기능한다.
이러한 형식적 실험은
최근 참여한 단체전 《두산아트랩 전시 2025》(두산갤러리, 2025)에서 선보인 〈Best Television is Noh
Television〉(2025)에서 물리적 공간과 가상 공간의 중첩으로 확장된다. 영상은 전시장을 과거 작업을 아우르는 가상의 전시 공간으로 전유하며, 실제와
가상이 교차하는 경험을 만들어낸다. 이는 영상 매체의 ‘언제
어디서나 접근 가능성’이라는 통념을 전복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