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와 개, 개와 여자 - K-ARTIST

여자와 개, 개와 여자

2023-2024
스컬피
15 × 7.5 × 11 cm, 15 × 13.5 × 9 cm, 12.5 × 8 × 9.5 cm, 16 × 12.5 × 9.5 cm, 14.5 × 15 × 6.5 cm, 5점
About The Work

권동현과 권세정은 2020년 콜렉티브를 결성한 이후, 영상, 조각, 설치를 통해 인간과 비인간 주체가 뒤엉키고 연결된 순간들을 주목하고 이를 재현해 왔다. 권동현과 권세정은 2021년 권세정이 오랜 세월 동안 함께 지내온 개가 아파 개에 관한 고민을 나누던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협업을 구상하게 되었다. 콜렉티브를 결성한 이후, 작가들은 ‘개’를 중심으로 인간과 동물의 관계, 돌봄, 도시, 근대화를 엮는 실험적인 다큐멘터리 영상, 조각, 설치 작품을 선보여 왔다.
 
권동현과 권세정의 작업에서 일관되게 유지되는 핵심은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를 단일한 감정이나 윤리적 판단으로 규정하지 않고, 제도·기술·역사 속에서 형성된 구조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초기의 돌봄 경험에서 출발한 이들의 작업은 점차 도시화, 식민지 근대, 국가 제도로 확장되었지만, 관계를 구성하는 조건을 해체적으로 살펴보려는 태도는 지속되고 있다.
 
이렇듯 권동현과 권세정은 한국 근현대사의 전개에서 드러난 인간과 동물, 인간과 인간 사이의 위계와 공존의 서사와 담론을 지속적으로 탐색해 왔다. 그 과정에서 이들은 단일한 사건이나 인물을 중심으로 한 선형적인 서사 대신, 인간과 동물 사이에 얽힌 관계들이 다층적으로 덧붙여져 가는 열린 서사를 지향하며, 그 틈에서 앞으로의 또 다른 관계를 사유하고 상상한다.

개인전 (요약)

권동현×권세정이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러브 데스 도그》(YPC SPACE, 서울, 2023)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권동현×권세정은 《젊은 모색 2025: 지금, 여기》(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25), 《우리는 개처럼 밤의 깊은 어둠을 파헤칠 수 없다》(두산갤러리, 서울, 2024), 《나를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그리고 우리*는》(합정지구, 서울, 2023),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SIFF)(서울, 2023), 프리즈 필름 서울 2022 《I Am My Own Other》(투게더 투게더, 서울, 2022), 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사전프로그램 II 《테라인포밍》(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22) 등 다수의 단체전과 영화제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Works of Art

인간과 비인간이 뒤엉키고 연결된 순간

주제와 개념

권동현×권세정의 작업은 인간과 비인간, 특히 개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온 관계를 단일한 애정 서사나 윤리적 명제로 환원하지 않고, 제도·역사·도시 환경 속에서 어떻게 만들어지고 변형되어 왔는지를 추적하는 데서 출발한다. 초기 작업 〈세디, 도도와 만나는 방법〉(2021)은 반려견 돌봄이라는 개인적 경험에서 시작하지만, 이들은 곧 인간과 동물이 맺는 관계가 기술, 시선, 제스처를 통해 어떻게 매개되는지를 질문하며 관계의 구조 자체로 관심을 확장한다.

이후 ‘러브 데스 도그’(2022–) 시리즈에서 이들의 문제의식은 개인적 경험을 넘어 도시화와 근대화라는 역사적 조건으로 이동한다. 〈러브 데스 도그 시티〉(2022)는 1950년대 이후 도시화 과정에서 개의 위치가 마을의 골목에서 실내로 이동한 흐름을 따라가며, 공간 변화가 동물의 위상과 인간과의 관계를 어떻게 재구성했는지를 살핀다. 여기서 개는 단순한 반려동물이 아니라, 근대 도시의 형성과 함께 재배치된 존재로 등장한다.

이 흐름은 《러브 데스 도그》(YPC SPACE, 2023)에서 본격적으로 역사적·구조적 차원으로 확장된다. 〈러브 데스 도그 & 에필로그〉(2023)는 식민지 시기 인류학적 조사와 유리 건판 사진 아카이브를 통해, 인간과 비인간이 “동등하게 낮은 위치”에서 관리·통제되며 근대 사회로 편입된 과정을 조명한다. 이 작업에서 작가들은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도덕적 대립 구도로 설정하기보다, 권력과 제도의 작동 방식 안에서 함께 위치 지워진 존재들의 조건을 드러낸다.

최근 《젊은 모색 2025: 지금, 여기》(국립현대미술관, 2025)에서 이들은 개뿐 아니라 소라는 또 다른 비인간 주체를 포함시키며, 인간이 만든 제도와 정책 속에서 동물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중심화·주변화되어 온 구조를 병치한다. 이를 통해 권동현×권세정은 특정 동물에 대한 서사를 넘어,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를 형성해온 역사적 조건 전체를 재사유하려는 방향으로 주제를 확장하고 있다.

형식과 내용

권동현×권세정의 작업은 영상, 조각, 설치를 병행하며 각 매체의 역할을 명확히 분리하기보다 상호 보완적으로 사용한다. 〈세디, 도도와 만나는 방법〉에서 홈캠에 인간의 얼굴을 부착한 로봇 ‘세디’는 조각적 개입을 통해 영상 속 서사의 핵심 장치로 기능한다. 이 작업에서 조각은 단순한 오브제가 아니라, 인간의 시선과 목소리가 비인간에게 전달되는 방식을 물리적으로 드러내는 매개체다.

이후 〈여자와 개, 개와 여자〉(2023–2024)는 영상에서 포착된 돌봄의 순간을 조각으로 전환하며, 관계의 친밀성과 불안정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유사하지만 미묘하게 다른 동세를 지닌 조각들은 인간과 개 사이의 관계가 고정된 형태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변형되는 상태임을 암시한다. 이 조각들은 영상의 서사를 보완하면서도, 화면 바깥에서 감각적 여운을 남기는 역할을 한다.

‘러브 데스 도그’ 시리즈에서는 리서치 기반 영상이 중심을 이루되, 조각과 오브제가 서사에서 배제되기 쉬운 감각과 물성을 담당한다. 《러브 데스 도그》(2023) 전시에서 등장한 중간적 신체 파편들은 인간도 동물도 아닌 존재를 암시하며, 역사적 기록 속에서 누락된 시점과 목소리를 가시화한다. 이는 영상이 다루는 시간성과 조각이 지니는 물질성이 서로 다른 층위에서 작동하는 방식이다.

《젊은 모색 2025: 지금, 여기》에서는 다채널 영상과 함께 리서치 과정에서 수집된 오브제, 공예적 조각들이 전시 공간 전반에 배치된다. 이 오브제들은 선형적인 역사 서사를 따르기보다, 인간이 동물을 어떻게 바라보고 다뤄왔는지를 드러내는 사유의 흔적으로 기능하며, 관객이 관계의 구조를 다각도로 인식하도록 유도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권동현×권세정의 작업에서 일관되게 유지되는 핵심은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를 단일한 감정이나 윤리적 판단으로 규정하지 않고, 제도·기술·역사 속에서 형성된 구조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초기의 돌봄 경험에서 출발한 이들의 작업은 점차 도시화, 식민지 근대, 국가 제도로 확장되었지만, 관계를 구성하는 조건을 해체적으로 살펴보려는 태도는 지속되고 있다.

동시대 한국미술의 맥락에서 이들은 비인간 동물을 다루는 작업을 감성적 서사나 상징적 은유에 머무르지 않고, 리서치와 아카이브를 통해 구조적으로 접근하는 위치를 점유한다. 특히 영상과 조각을 병행하며, 기록과 재현의 윤리, 즉 무엇을 어떻게 바라보고 남기는가에 대한 질문을 작업 전반에 걸쳐 제기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작업의 변화 양상은 주제의 급격한 전환보다는 시야의 확장으로 나타난다. 〈세디, 도도와 만나는 방법〉이 개인적 관계의 미세한 틈을 포착했다면, ‘러브 데스 도그’ 시리즈는 그 틈이 형성된 역사적·사회적 조건을 거슬러 올라간다. 최근에는 개와 소를 함께 다루며, 비인간 주체들 간의 관계망까지 사유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앞으로 권동현×권세정은 축적된 리서치와 매체 실험을 바탕으로, 특정 지역이나 종에 국한되지 않은 인간–비인간 관계의 보편적 조건을 탐구할 가능성이 크다. 아카이브, 영상, 조각을 유연하게 결합하는 이들의 작업 방식은 국제적 맥락에서도 동시대적 문제의식과 접속하며, 인간 중심적 세계관을 재고하는 장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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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비인간이 뒤엉키고 연결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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