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Integral Body: Suture - K-ARTIST

For Integral Body: Suture

2020
실리콘 코팅 금속, 나일론 실
90 × 45 × 150 cm 
About The Work

최하늘은 조각과 퀴어성이라는 두 축을 상황에 따라 형식과 내용에 적절히 활용하고 혼합한다. 특히 작가는 신체, 감정, 그리고 사회적 구조의 교차점을 탐구하며, 퀴어 정체성과 인간 경험을 중심으로 한 예술적 표현을 실험해 오고 있다. 이를 통해, 최하늘은 실제의 몸과 비현실적인 몸, 신체의 여러 장면들, 영구적인 재료와 가변적인 재료가 총체적으로 결합되어 ‘몸’으로 재맥락화 되는 장면을 제시한다.
 
최하늘은 보수적인 한국 사회 속에서 퀴어 작가로서 우회적이기보다는 솔직한 화법으로 자신을 드러냄에 망설이지 않는다. 작가 스스로의 신체적, 사회적 경험을 담아 본인의 정체성을 조각의 언어로 풀어내면서, 오늘날 한국에서 살아가는 퀴어들의 삶과 가족, 그리고 자신의 신체와 맺는 관계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한 최하늘의 작업은 분절되고 해체된 신체 부위들의 익명적인 결합을 통해 새로운 인간 형태에 대한 상상을 가능하게 하며, 단순히 유사성에 기반한 연대를 넘어 새로운 연대로의 여정을 제안한다.

개인전 (요약)

최하늘이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태》(P21 & 갤러리2, 서울, 2022), 《벌키(Bulky)》(아라리오뮤지엄, 서울, 2021), 《샴》(P21, 서울, 2020), 《Traitor’s Patriotism》(커먼웰스&카운슬갤러리, 로스앤젤레스, 2018)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최하늘은 《Pigment Compound》(P21, 서울, 2025), 《Aura Within》(하우저앤워스, 홍콩, 2025), 제15회 광주비엔날레 《판소리: 모두의 울림》(광주, 2024), 《언박싱프로젝트 3: Maquette》(뉴스프링프로젝스, 서울, 2024), 《뒤집기》(에스더쉬퍼, 서울, 베를린, 2023), 《Fantastic Heart》(파라사이트, 홍콩, 2022), 《나를 닮은 사람》(일민미술관, 서울, 2022), 《인간-일곱개의 질문》(리움미술관, 서울, 2021)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레지던시 (선정)

최하늘은 서울시립미술관 난지창작스튜디오(2021)및 서울문화재단 금천예술공장(2019) 레지던시 입주 작가로 활동하였다.

작품소장 (선정)

최하늘의 작품은 아틀랜타 하이뮤지엄, 홍콩 선프라이드재단, 마이애미 Institute of Contemporary Art, 대구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몸’으로 재맥락화 되는 장면

주제와 개념

최하늘의 작업은 조각이라는 매체를 통해 몸, 감정, 사회적 구조가 교차하는 지점을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과정으로 정리할 수 있다. 그는 조각을 단일한 덩어리나 완결된 형태로 다루기보다, 분절되고 해체된 상태의 몸, 혹은 아직 고정되지 않은 신체의 조건을 통해 “몸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왔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개인적 경험과 퀴어 정체성을 출발점으로 삼되, 특정한 서사에 머무르기보다 사회적 규범과 제도, 시각적 관습으로 확장된다.

첫 개인전 《No Shadow Saber》(합정지구, 2017)은 이러한 태도의 출발점이다. 조각을 자르고 내부의 단면을 드러낸 뒤 다시 재조합하는 방식은, 입체를 하나의 고정된 형상으로 인식해온 기존의 시각을 흔들며 ‘보는 방식’ 자체를 훈련 가능한 인식의 문제로 제시했다. 이는 디지털 환경에서 평면화된 시각 경험 속에서 조각이 가질 수 있는 역할을 재질문하는 시도였다.

이후 《젊은 모색 2019: 액체 유리 바다》(국립현대미술관, 2019)에서 발표한 ‘초국가를 위한 내일의 원근법 모듈’(2019) 시리즈를 통해, 작가는 몸을 보다 명확하게 사회적·정치적 은유의 장으로 확장한다. 인종, 성별, 세대, 이동과 정주 등 서로 양립하기 어려운 개념들이 하나의 신체 안에서 공존하는 이 작업은, 단일한 정체성 대신 혼합되고 가변적인 존재 상태를 제안한다.

2020년 이후 최하늘의 작업은 퀴어 정체성을 보다 전면에 드러내며, 한국 사회의 규범적 신체와 제도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진다. 개인전 《샴》(P21, 2020), 《벌키》(아라리오뮤지엄, 2021), 《태》(P21 & 갤러리2, 2022)는 모두 ‘정상적인 몸’이라는 개념에 대한 의심을 공유하며, 기형적이거나 과장된 몸을 통해 욕망, 권력, 취약성의 구조를 가시화한다. 최근 ‘삼촌’ 시리즈와 〈우는 삼촌의 방〉(2024), 〈Nephew〉(2025)로 이어지는 작업에서는 개인화·고립된 사회 속에서 퀴어한 삶, 가족, 소속의 문제가 보다 정서적인 층위에서 다루어진다.

형식과 내용

최하늘은 조각의 전통적 문법을 유지하면서도 끊임없이 전복하고 혼합한다. 그는 FRP, 스티로폼, 우레탄 레진, 에폭시, 스펀지, 금속, 디지털 이미지, QR 코드 등 영구적인 재료와 가변적인 재료를 병치하며, 조각을 단단한 물체이자 임시적인 상태로 동시에 제시한다. 이러한 재료 선택은 몸의 취약성과 사회적 조건을 물성 차원에서 드러내는 장치로 기능한다.

《샴》에서 선보인 〈The Other Part of His Siamese 2: Hermaphrodite〉(2020)는 한국 모더니즘 조각의 형식을 참조하면서도, 그 위에 퀴어한 욕망의 표피를 덧입힌 대표적 사례다. 인간의 몸을 기준으로 한 휴먼스케일과 금욕적 조형 언어는 이 작업에서 뒤틀리고 과장되며, 단일한 성별이나 정체성으로 환원되지 않는 몸의 상태를 드러낸다.

《벌키》에서는 조각과 퀴어를 모두 비주류적 위치에 놓인 존재로 병치한다. ‘합신 용자합체’(2021) 시리즈는 일본 로봇 애니메이션의 합체 구조를 차용해, 여러 조각이 하나의 몸으로 결합되는 형식을 취한다. QR 코드를 통해 SNS 플랫폼으로 연결되는 이 작업은, 조각이 물질과 비물질,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넘나드는 동시대적 조건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태》에서는 몸의 일부를 따른 조각과 남성 신체 입상이 등장하며, 극단적 남성성, 수동성, 과시적 자세가 병치된다. FRP로 제작된 세 개의 남성 입상은 단단하고 매끈한 표면을 지녔지만, 그 관계성은 불안정한 권력 구조를 암시한다. 이러한 형식적 구성은 ‘망가진 몸’을 제거하거나 교정하기보다, 그 상태 자체를 하나의 의미로 존중하는 태도로 이어진다.

지형도와 지속성

최하늘은 동시대 한국 조각에서 퀴어 정체성을 형식과 개념 모두에 일관되게 결합해온 드문 작가 중 하나다. 그의 작업은 퀴어를 주제나 서사로만 소비하지 않고, 조각의 제작 방식, 재료 선택, 전시 구조에까지 스며들게 함으로써 ‘퀴어한 조각 언어’를 구축해왔다. 이는 단순한 정체성 정치에 머무르기보다, 조각이라는 매체의 조건 자체를 재사유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그의 작업은 보는 방식의 문제에서 착안한 혼종적 신체로 나아가고, 퀴어한 몸과 사회 구조에서 가족과 관계의 재구성으로 점진적으로 확장되어 왔다. 최근의 〈In the act of dying〉(2025)와 ‘가족’이라는 제목 아래 전개되는 신작들은, 더 이상 개인의 정체성에 국한되지 않고 제도와 공동체의 구조를 질문하는 단계로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그의 조각은 항상 완결을 거부하는 상태에 놓여 있다. 분절된 신체, 임시적인 결합, 비물질적 확장(SNS, AR, QR 코드)은 모두 고정된 형상을 거부하며, 관객의 경험 속에서 계속해서 새롭게 조립된다. 이는 조각을 결과물이 아닌 지속 중인 과정으로 이해하려는 태도와 맞닿아 있다.

국내 주요 미술관과 비엔날레, 그리고 세계적인 갤러리 하우저앤워스 단체전 《Aura Within》(2025)과 같은 국제적인 참여는, 최하늘의 작업이 지역적 맥락을 넘어 동시대 글로벌 퀴어 담론과 조각의 미래를 함께 사유할 수 있는 위치에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도 그는 자신의 신체적·사회적 경험을 출발점으로 삼아, 조각을 통해 새로운 관계와 연대의 형식을 탐색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Works of Art

‘몸’으로 재맥락화 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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