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대 - K-ARTIST

솟대

2022
나무, 혼 스피커, 라이브 사운드, 모래주머니
346 × 92 × 97 cm
About The Work

유상우는 오늘날 상실된 감각에 관심을 두고, 시간성이 내재된 대상을 탐구해 왔다. 그는 소외되고 상실되어 가는 자연적 대상의 본질적 가치를 조명하며, 물질과 비물질을 넘나드는 경험을 통한 감각의 회복 가능성을 모색한다.
 
유상우는 본래의 연결이 끊어진, 즉 버려지고 상실된 파편들을 수집하고 이를 예술을 통해 ‘재연결’함으로써, 다시 본래의 흐름 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과 결과물은 빠르고 혼란스러운 현대 사회에서 잃어버린 감각을 다시 연결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그는 지속가능한 물질에 대한 탐구를 통해 작품을 경험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고, 생태적 순환 속에서 예술적 실천을 이어 나가고 있다.

개인전 (요약)

유상우가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기억이 대지가 되는 곳에서》(금호미술관, 서울, 2025), 《Ephemeral echoes》(Comfort Station Gallery, 시카고, 미국, 2024), 《From dust to Senses》(SITE Gallery, 시카고, 미국, 2024), 《숨겨진 것, 씌워진 것, 굴절된 것》(갤러리도스, 서울, 2021)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유상우는 《Imprints of Time》(Bridgeport Art Center, 시카고, 미국, 2025), 《GROUND FLOOR》(Hyde Park Art Center, 시카고, 미국, 2024-2025), 《Visions of Nature》(Site:Brooklyn Gallery, 뉴욕, 미국, 2024), 《Space for Empathy》(OH Art Foundation Gallery, 시카고, 미국, 2023), 《제6회 대한민국 호국미술대전》(유엔평화기념관, 부산, 2016)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유상우는 금호미술관의 ‘제22회 금호영아티스트’ 작가로 선정되었다.

레지던시 (선정)

유상우는 Bemis Center for Contemporary Arts, The Watermill Center, Banff Centre for Arts and Creativity, Anderson Ranch Arts Center, Loghaven Artist Residency 등에서 펠로우십 및 레지던시를 지원받았다.

Works of Art

지속가능한 물질에 대한 탐구

주제와 개념

유상우의 작업은 현대인의 감각이 어떻게 마모되고 소외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한국에서의 초기 개인전 《숨겨진 것, 씌워진 것, 굴절된 것》(갤러리도스, 2021)에서는 일상에서 너무 익숙해져 무감각해진 시·지각을 다시 활성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며, “보이는 것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에 닿을 수 있는가”라는 문제의식을 탐구했다. 이 시기의 작품들은 팬데믹 동안 작가가 경험한 내면의 공허함·허무감, 관계 속 오해와 충돌 등으로부터 파생된 질문을 기반으로 한다.

그는 대상의 시간성과 자연의 본질적 가치, 그리고 인간이 놓치고 살아가는 미세한 감각들에 주목한다. 〈녹색의 파편〉(2021)이나 ‘막’(Membrane) 연작처럼 대상의 표면 아래 숨어 있는 실체를 드러내려는 작업은, 감각의 회복을 통해 세계를 다시 “감지할 수 있는 상태”로 되돌리려는 시도로 읽힌다. 이는 단순한 관찰을 넘어, ‘관계가 끊어진 것들’ 사이의 간극을 인지하고 다시 연결하는 방향으로 이어진다.

2023년 이후 전개된 ‘Portrait of Loss’(2023–) 연작에서는 관심의 초점이 더욱 명확해진다. 버려진 크리스마스 트리·꽃·식물 등 본래의 시간에서 벗어나 소외된 자연적 대상을 수집해 다시 감각적 형태로 되돌리는 과정은, 상실을 마주하는 감각적 경험이자 자연의 순환 구조를 되살리는 제의적 행위에 가깝다. 이러한 작업들은 “상실의 파편을 재생해 새로운 감각의 가능성을 되찾는 과정”으로 기능한다.

최근 개인전 《기억이 대지가 되는 곳에서》(금호미술관, 2025)에서 그는 자연이 지닌 시간성·순환성·덧없음을 전면으로 드러낸다. 전시 기간 내내 퇴색하고, 종료 후에는 자연으로 돌아가 새로운 생명의 촉매가 되는 설치물들은 시간이 예술을 통해 흐르고 사라지고 다시 생성되는 구조를 구현한다. 결국 유상우의 작품세계는 “감각의 재생과 재연결”이라는 핵심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소외된 자연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다시 회복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형식과 내용

초기 작업에서부터 유상우는 분석적이고 실험적인 조형 방식을 택한다. 〈녹색의 파편〉에서는 잎과 오브제, 단채널 비디오를 결합해 실험실을 연상시키는 구조를 만들고, 대상의 외형을 해체하여 최소 요소만 남긴 채 그 심층을 드러낸다. ‘막’ 연작은 투명한 표면 아래 감춰진 실체를 직접적으로 보여주어 관람자의 적극적 개입을 유도하며, ‘상처 입은 어느 이의 해우소’ 연작은 몽환적 분위기의 공간을 구성해 현대적 시간으로부터 벗어나려는 탈주적 감각을 형식으로 구현한다.

2023년 이후 작업에서는 생태적 순환성과 재료의 시간성이 핵심 형식으로 자리 잡는다. ‘Earth Casting’(2023) 연작에서는 실제 공원의 흙을 생분해성 폼과 나무로 캐스팅하여 이동 가능한 형태로 제작하고, 자연 속에 설치해 다시 자연에 흡수되도록 한다. 〈솟대〉(2023)는 전통 신앙물에서 착안해 나무에 혼 스피커를 부착하고 실시간 사운드를 송출함으로써, 자연적 오브제와 인공적 기술이 공존하는 감각적 설치를 제시한다.

‘Portrait of Loss’ 연작은 형식적으로 더욱 다양해진다. 〈Portrait of Loss (candle) #1〉(2023)에서는 버려진 크리스마스 트리의 엽록소를 추출해 만든 초가 타면서 향을 내고 몸체가 사라지는 과정이 시간적 조각으로 작동한다. 〈Portrait of Loss (incense)〉(2023)에서는 인센스로 변모한 트리가 태워져 재가 되며, 〈Portrait of Loss (dust) #1〉(2023)에서는 먼지 형태로 가공된 트리가 바닥을 덮고 향을 퍼뜨리다가 사람들의 발걸음과 함께 이동·분산된다. 이렇듯 소재의 변화 과정 자체가 작품의 의미와 감각을 구성하는 핵심 내용이 된다.

최근 작업에서는 비디오와 참여형 형식이 결합된다. 〈Portrait of Loss (When the River Cradles Wishes)〉(2025)와 〈To Fold, To Wish〉(2025)에서는 버려진 식물을 종이로 만들어 이미지를 인화하거나 종이배를 접어 강물에 띄우는 과정을 기록한다. 이러한 작업들은 조각·설치·비디오·향·인터랙션을 넘나드는 매체적 실천을 보여주며, 시간과 물질, 자연의 순환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지형도와 지속성

유상우는 생태적 재료 감각과 시간성을 교차시킨다. 그는 자연적 대상이 겪는 상실과 소외를 감각적으로 되살리는 방식으로, 현대 사회에서 재료·감각·환경이 어떻게 단절되었는지를 탐구한다. 이는 단순한 재료 실험을 넘어 “상실된 연결을 다시 잇는 감각적 재생의 예술”이라는 그만의 독창성을 형성한다. ‘Earth Casting’과 〈솟대〉는 자연·기술·환경이 만나는 지점을 확장했고, ‘Portrait of Loss’ 연작은 재료의 변화·소멸·환원이 작품의 핵심 의미가 되는 방향으로 심화되었다.

향과 먼지, 빛 등 우리 일상의 친숙한 재료를 사용하여 오감의 전반을 다루는 그의 작업은 환경·시간·감각 문제를 논의하고 자연과 인간의 관계 재정립이라는 동시대 논제와 긴밀히 맞닿아 있다. 국제 레지던시에서의 경험과 미국 내 활발한 전시 활동을 통해 보여준 ‘Portrait of Loss’ 연작의 확장성은, 세계 여러 도시의 자연·도시적 맥락을 반영한 현장 기반 작업(site-specific practice)으로 이어질 여지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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