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lter 1 - K-ARTIST

Shelter 1

2017
장지에 수묵 채색
76 x 107 cm
About The Work

주형준은 지필묵을 근간으로 꿈에 나타난 무의식의 세계를 풀어나가는 작업을 다양한 방식으로 펼쳐 왔다. 작가는 동양 사상과 전통 재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오며, 오늘날 현대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여백’과 상상 속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방식에 대해 지속적으로 실험하고 있다.
 
주형준의 작업은 자신의 무의식에 반영된 현실의 불안을 텍스트로 기록하는 일에서 출발해, 이를 그림의 언어로 재현하는 과정을 거친다. 과거의 전통 회화를 주요한 매체로 삼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지금을 살아가는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재현의 대상과 그림, 즉 현실과 가상 사이의 간극을 자신만의 언어로 채워 나가는 그의 작업은, 현 시대를 살아가며 지신의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마주하는 일과 겹쳐 보게 한다. 과거와 현재, 현실과 이상 사이를 조율해 나가며 완성된 주형준의 그림은 그 앞에 선 평범한 이들에게 치유와 위로의 예술로 다가온다.

개인전 (요약)

주형준이 전시한 주요 개인전으로는 《어둔 곳에 있을 땐 내 그림자도 날 떠나 있는다》(금호미술관, 서울, 2025), 《흰 매가 머물던 자리》(상업화랑, 서울, 2023), 《완성연상》(쉬프트, 서울, 2020), 《SAFEGUARD》(신한갤러리, 서울, 2019)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주형준은 《아주 오래 걱정한 미래》(교보아트스페이스, 서울, 2025), 제25회 단원미술제 선정작가전 《여기∞ 마주하다》(김홍도미술관, 안산, 2024), 《우리의 소리 Our Volume(상촌재, 서울, 2023), 《〈기획〉전 2020(문화비축기지, 서울, 2020)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주형준은 제22회 금호영아티스트에 선정되었다.

레지던시 (선정)

주형준은 대구 가창창작스튜디오(2020) 및 중국 베이징 공아트스페이스(2013) 레지던시 입주 작가로 활동한 바 있다.

Works of Art

꿈에 나타난 무의식의 세계

주제와 개념

주형준의 작업은 불안과 내면의 방어기제에서 출발한다. 초기 ‘Shelter’(2017) 연작 등은 현실 속 불안을 피하고자 하는 자아의 심리를 화면 속 공간으로 형상화했다. 이러한 불안은 늑대, 빛, 담벼락, 집 등의 상징으로 치환되며 작가 자신의 경험과 맞닿아 있다. 개인전 《SAFEGUARD》(신한갤러리, 2019)에서는 빛과 방어기제의 대립을 통해 자아가 불안을 감지하고 그것에 반응하는 과정을 시각화했다. 작가는 불안을 단순히 회피하는 감정이 아니라, 자신을 지탱시키는 근원적 에너지로 바라보았다.

2020년 개인전 《완성연상》(쉬프트)에서는 심리적 불안이 인식의 구조로 확장된다. 작가는 ‘완성연상(Perceptual Completion)’이라는 개념에 착안하여, 인간이 단편적 이미지로부터 전체를 유추하고 완성해내는 과정을 회화적 장치로 전환했다. 현실에서의 결핍과 간극은 화면 속 ‘여백’으로 치환되며, 이 여백은 불완전한 세계를 상상으로 보완하려는 인간의 무의식을 반영한다.

이후 《흰 매가 머물던 자리》(상업화랑, 2023)에서는 개인적 불안에서 사회적 서사로 확장된 욕망의 문제를 다룬다. 작가는 평범한 이들의 소망을 신화적 서사로 변환해, 보편적 인간의 염원을 그렸다. 이는 개인의 심리를 탐구하던 초기작에서 벗어나, 동시대인의 내면에 자리한 집단적 욕망을 다루는 방향으로의 전환이었다.

제22회 금호영아티스트에 선정되며 개최한 최근 개인전 《어둔 곳에 있을 땐 내 그림자도 날 떠나 있는다》(금호미술관, 2025)에 등장하는 가상 인물 ‘Q’는 이러한 변화의 집약체라 할 수 있다. Q는 절망의 세계 속에서도 빛을 찾아가는 존재로, 작가 자신이자 우리 모두의 내면을 상징한다. 주형준의 회화는 이처럼 내면의 불안을 출발점으로 삼아, 현실과 이상, 개인과 집단, 어둠과 빛 사이의 균형을 모색하는 일종의 심리적 서사로 발전해왔다.

형식과 내용

주형준은 전통적 재료인 지필묵(紙筆墨)을 기반으로 하되,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왔다. 초기의 ‘Safeguard’(2019) 연작에서는 먹과 채색을 병행해 상징적 대립 구조를 시각화했으며, 빛과 도형의 조합을 통해 감정의 충돌을 공간적으로 확장시켰다. ‘Safeguard’에서의 도형은 불안을 억제하려는 자아의 방어기제로, 자연 이미지와 인위적 형식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존재한다.

《완성연상》에서는 기존의 회화를 절단하고 재배치하여, 부분과 전체의 관계를 통해 감상의 능동성을 유도했다. 이러한 방식은 전통 동양화의 여백 개념을 심리적·인지적 구조로 전환한 시도로 볼 수 있다. 작가는 중채법(重彩法)과 준법(皴法)을 병용하며, 먹의 농담과 질감으로 내면의 불안을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특히 흑백의 대비와 비워진 공간은 화면 속 ‘사이’를 드러내는 도상적 장치로 기능한다.

《흰 매가 머물던 자리》에서는 평면 회화가 입체 구조로 확장된다. 탑 형태의 입체 회화는 개인적 소망을 상징적으로 쌓아올린 구조물로, 관객의 순환 동선을 유도한다. 이는 작가의 주제인 ‘소망’이 물리적 형태로 재현된 예로, 회화가 서사적·공간적 경험으로 확장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어둔 곳에 있을 땐 내 그림자도 날 떠나 있는다》에서는 회화가 다시 공간적 설치의 차원으로 나아간다. 분절된 캔버스와 돌출된 구조물 위의 그림은 하나의 연속된 서사를 구성하며, 선묘의 흐름은 등장인물 Q의 감정선을 따라 움직인다. 작가는 회화의 재현적 성격을 넘어서, 빛과 어둠, 구조와 여백,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넘나드는 감각적 서사를 구축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주형준의 회화는 동양화적 사유를 기반으로 현대적 심리 구조를 탐구하는 점에서 한국 동시대 회화의 새로운 전환 지점에 위치한다. 전통적 재료와 철학(여백, 기운생동, 선묘)을 유지하면서도, 그 안에 내면 심리와 현대인의 불안을 투영한다는 점에서 그는 단순한 계승자가 아닌 재해석자로 자리한다.

그의 작업은 개인의 무의식에서 출발해 사회적 욕망과 집단적 서사로 확장되어 왔다. 《SAFEGUARD》에서의 불안과 방어기제, 《완성연상》에서의 지각과 여백, 《흰 매가 머물던 자리》에서의 소원과 신화, 그리고 《어둔 곳에 있을 땐 내 그림자도 날 떠나 있는다》에서의 자아와 빛의 서사는 모두 하나의 연속선 위에 있다. 이는 주형준이 인간의 내면과 현실을 연결하는 동시대적 ‘감정의 지도’를 그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그는 지필묵 회화를 매체적 한계로 여기지 않고, 구조물·설치·텍스트 기록으로 확장시키며 회화의 확장성을 실험하고 있다. 동양화의 정신성과 현대 심리학적 주제의 결합은 그를 세대적 전환의 중심에 놓이게 하며, 한국화의 언어를 동시대적 서사로 갱신하는 실천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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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나타난 무의식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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