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iaths - K-ARTIST

Goliaths

2018
나무 패널에 아크릴, 금속 진자, 자석, 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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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Work

이해반은 한국의 비무장지대(DMZ) 인근 지역에서 성장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국가 접경 지역에서 발견되는 경계의 구조와 그 사회문화적인 영향을 탐구해 왔다. 그는 국경 정체의 복잡성과 생태 환경을 이해하기 위해 풍경화, 스토리텔링, 역사 연구를 활용하며, 회화, 설치, 비디오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특정 장소의 지역적 맥락을 포착한다.
 
이해반의 작업은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한반도의 DMZ라는 특정한 경계 지역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해 물리적, 심리적 경계까지 아우르는 완충 지대의 확장된 개념으로 나아갔다. 사실과 추상이 뒤섞인 그의 회화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속 보이지 않는 경계들을 시각화 하고 물질화 하며, 그 안의 모순과 긴장을 예술의 방식으로 사유하고 감각하게 만든다.

개인전 (요약)

이해반의 개인전으로는 《히든 블루밍》(금호미술관, 서울, 2025), Battleground(인사미술공간, 서울; Bradwolff Projects, 암스테르담, 2024), 《강 하류에서 꿈꾸기를 한 조각상》(갤러리룩스, 서울, 2020)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이해반은 The Mutable Line(지갤러리, 서울, 2025), Soft Intimacies(Stroom Den Haag, 헤이그, 네덜란드, 2024), I Still Care(Eurocenter Amsterdam, 암스테르담, 2023), 《A scenic route to self》(NEST, 헤이그, 네덜란드, 2022), 《보더리스 사이트》(문화역서울284, 서울, 2021), 방콕비엔날레 《Escape route》(Bangkok Art and Culture Centre (BACC), 방콕, 2020), 《DMZ》(문화역서울284, 서울, 2019)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이해반은 제22회 금호영아티스트에 선정되었다.

레지던시 (선정)

이해반은 2025년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 입주작가로 선정되었다.

작품소장 (선정)

이해반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특정 장소의 지역적 맥락

주제와 개념

이해반의 작업은 ‘경계’와 ‘완충지대’라는 지정학적, 심리적 장소로부터 출발한다. 그녀는 어린 시절 비무장지대(DMZ) 인근에서 성장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분단 현실과 그로부터 파생된 보이지 않는 경계의 감각을 회화적으로 탐구해왔다. 초기작 〈민간인 통제 구역 2〉(2012)와 〈707OP에서 본 금강산〉(2019)은 남과 북을 가르는 국경선을 단순히 정치적 구획이 아닌, 기억과 감정이 겹쳐진 풍경으로 그려낸다. 작가에게 풍경은 단순한 시각적 재현의 대상이 아니라, 제한된 접근성과 감시 속에서 형성된 ‘감정의 지형’이다.

이러한 경계의 주제는 시간이 지나며 물리적 국경에서 심리적, 상징적 경계로 확장된다. 개인전 《Goliaths, Tanks》(평화문화진지, 2018)에서는 대전차 방호시설이었던 작업 공간의 잔향을 통해 ‘분단 이후의 풍경’을 감각적으로 소환하고, 《강 하류에서 꿈꾸기를 한 조각상》(갤러리룩스, 2020)에서는 군사용 망원경을 통해 본 금강산의 벙커 풍경을 은유적으로 풀어내며, 평화와 위협이 공존하는 이중적 시선을 구축한다.

이후 《Buffer Zone》(SAGA, 2021)에서는 ‘완충 지대’를 중심으로,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는 중립 공간을 생태적·철학적 사유의 장소로 확장시킨다. 작가는 DMZ를 넘어 북한-중국, 유라시아 접경 지역 등으로 관심을 확장하며, 경계의 풍경을 세계적 차원의 현상으로 바라본다. 〈Buffer Zone〉(2021)이나 ‘Battleground’(2024) 시리즈에서 드러나듯, 그녀에게 경계는 언제나 불안정하고 가변적인 상태—인공과 자연, 평화와 긴장이 교차하는 장소로 남는다.

최근 개인전 《히든 블루밍》(금호미술관, 2025)에 이르러, 이해반의 시선은 외부의 경계에서 내면의 ‘심리적 완충지대’로 이동한다. 작가는 오렌지색을 경계의 상징으로 설정하며, 폭발과 평온이 공존하는 풍경을 통해 ‘혼돈 속의 중립’을 시각화한다. 이는 경계에 대한 물리적 탐구에서 출발해 인간 내면의 감정 지형으로 이행한 작가의 개념적 여정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형식과 내용

이해반의 형식적 탐구는 회화를 중심으로 하지만, 언제나 그것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다. 초기 DMZ 풍경화들은 유화로 구성된 서정적 화면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표현주의적 붓질과 추상적 구성이 강조되었다. 〈707OP에서 본 금강산〉에서는 실제 관찰된 풍경을 토대로 하되, 기억의 왜곡과 감정의 잔상을 함께 그려 넣으며 ‘재현’ 대신 ‘회상’의 구조를 제시했다.

2018년 《Goliaths, Tanks》에서는 회화를 조각적 오브제로 전환하며, 시계 초침 소리와 자석의 진동 같은 물리적 요소를 결합한 멀티미디어 설치를 시도했다. 이러한 시도는 회화의 ‘정지된 이미지’를 ‘움직임의 감각’으로 확장하며, 시간성과 감각의 층위를 병치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이어 《강 하류에서 꿈꾸기를 한 조각상》에서는 대형 회화와 작은 추상 조각들을 병렬 배치해, 기억의 조각난 파편과 관찰의 불완전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Buffer Zone》 이후 작가의 형식은 파노라마적 회화로 확장된다. 수평으로 길게 펼쳐진 〈Buffer Zone〉은 단일 시점이 아닌 다중 시점을 이어 붙여 구성되며, 관객의 이동과 시선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감각을 유도한다. ‘Battleground’에서는 거대한 곡면 회화, 도자, 직물 등 다양한 재료가 하나의 공간을 구성하며, 폭발과 자연의 이미지가 교차하는 상징적 풍경을 만들어낸다.

《히든 블루밍》에서는 회화적 언어가 한층 단정해지면서도 색채의 상징성이 강화된다. 오렌지색은 경계의 긴장과 동시에 평온의 욕망을 드러내는 시각적 장치로 작동하고, 화면 위의 폭발 이미지는 내적 혼돈과 균형의 공존을 암시한다. 이러한 형식의 변화는 작가가 회화의 재료적·공간적 확장을 지속하면서도, 점차 감정의 심층 구조를 다루는 내면적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형도와 지속성

이해반은 동시대 한국미술에서 ‘경계의 회화적 재해석’이라는 독자적 위치를 점한다. 그는 DMZ를 단순한 분단의 상징이 아니라, 생태적 회복과 심리적 중립이 교차하는 ‘감각의 장소’로 전환시켰다. 초기에는 사실적 기록을 기반으로 했지만, 점차 물리적 경계를 내면적 기억과 정서적 풍경으로 확장하며 회화의 개념을 확장시켰다.

그의 작업은 시대적 현실과 개인적 체험이 맞닿는 지점에서 세계를 바라본다. 2021년 전시 《Border_less.site》와 《Buffer Zone》 이후, 작가는 경계의 문제를 한반도에서 유라시아 대륙 전반으로 확장시켰고, 이를 통해 국경을 초월한 보편적 질문—공존, 불안, 생태—을 던진다. 이는 ‘지정학적 풍경’을 통해 인간 존재의 조건을 묻는 일종의 예술적 리서치이자, 회화와 공간이 결합된 연구적 실천이다.

그는 여전히 회화적 언어를 중심에 두되, 점점 더 조형적·설치적 실험으로 나아가고 있다. ‘Battleground’나 전시 《히든 블루밍》에서 보이는 곡면 회화, 도자, 직물 등의 혼합적 구성은 그의 회화가 단순한 평면의 이미지가 아닌, 감각적 경험의 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금호영아티스트 및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 입주작가로서 활동 중인 이해반은 서울과 헤이그를 오가며, 국경의 풍경을 세계적 시선으로 확장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앞으로도 ‘경계 이후의 풍경’을 시각적으로 탐구하며, 지정학적 현실과 감각적 경험을 잇는 새로운 회화적 언어를 구축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Works of Art

특정 장소의 지역적 맥락

Exhibitions

Activ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