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바벨 - K-ARTIST

원룸바벨

2022
인터랙티브 VR, 싱글 플레이
15분
About The Work

갈라 포라스-김은 과거 문명에서 기원한 유물들이 오늘날 제도적 체계 안에서 어떻게 의미화되는지를 비판적으로 탐색해왔다. 작가는 고인돌, 석관, 신전 유물 등 생명과 죽음을 경외하는 고대의 오브제들이 현대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기능을 상실한 채 ‘작품’ 또는 ‘국보’로 재정의되는 구조에 주목한다. 특히 죽음을 경외하거나 제의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제작된 고대 유물들이 출토 이후 현대의 제도적 환경 속에서 의미와 기능을 새롭게 부여받는 과정을 면밀히 추적해왔다.
 
작가는 본래의 맥락에서 이탈한 사물들이 관람 체계와 보존 정책 안에서 재구성되는 방식을 비판적으로 탐구하며, 고고학, 종교사, 법학 등 학제 간 연구를 바탕으로 실제 소장기관과 협업하여 제도적 규범을 재고하고 수정하는 실천적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그는 유물의 재료, 기능, 장소에 주목하여 현실과 제의, 신화와 과학이 교차하는 지점을 섬세하게 포착하고, 이러한 교차적 감수성을 통해 오늘날 문화와 역사를 재구성하고자 한다.

개인전 (요약)

상희가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언리얼리스트의 유럽》(공간형7, 서울, 2024), 《조우를 위한 대화형 지도: 노스텔지어의 벌레들》(팩션, 서울, 2024), 《Worlding···》(시청각 랩, 서울, 2023)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상희는 《ISEA 2025》(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박물관, 서울, 2025), 《젊은 모색 2025: 지금, 여기》(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25), 《팩언팩》(토탈미술관, 서울, 2024), 《헤테로포니: 10년의 연주》(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광주, 2024), 《빅브라더 블록체인》(백남준아트센터, 용인, 2024), 《Who Owns the Truth?》(POSTCITY, 린츠, 오스트리아, 2023)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상희는 2023년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New Animation 부문 특별상을 수상하였다.

레지던시 (선정)

상희는 내러티브 디자이너 상훈과 2023년부터 ‘교각들’이라는 이름의 아티스트 콜렉티브를 운영해 오고 있으며, 2024년에는 교각들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한 바 있다.

작품소장 (선정)

상희의 작품은 서울시립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시간성에 대한 구체적인 감각

주제와 개념

상희의 작업은 “함께 있음”의 조건을 기술보다 관계의 문제로 다시 묻는다. 〈원룸바벨〉(2022)에서 그는 서울 청년들의 ‘원룸살이’를 인터뷰·스캔 데이터로 재구성해, 이주·독립의 기억을 하나의 건축적 서사로 엮는다. 관객(플레이어)은 심해의 가상 구조를 탐험하며 타인의 문장과 생활 흔적을 해파리-오브제로 해제해 읽는다. 이 작품은 주거의 불안정성과 세대적 정서를 VR의 감각으로 번역했고, 배리어프리 버전 제작으로 ‘접근 가능한 공감’이라는 목표를 명확히 했다.

이후 〈Worlding···〉(2023–2024)은 “실시간 동기성”의 신화를 비껴간다. 플레이어는 늪지에서 거인의 시신을 맨손으로 매장하는 노동을 반복하고, 노쇠해 가는 VR-손을 마주한다. 개인 플레이의 결과는 시차를 두고 전시장 바닥의 지형도·프로젝션으로 누적되어, 각자의 반복이 ‘공동의 지형’으로 수렴된다. 권태·소진의 감각을 집합적 제작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2024년의 개인전 《조우를 위한 대화형 지도: 노스탤지어의 벌레들》(팩션)에서는 TRPG 포맷을 통해 “대화로 만드는 세계”를 실험한다. 〈조우를 위한 대화형 지도〉(2024)에서 관객-플레이어는 허구의 ‘고향’을 가로지르며 지도를 스티커와 표기로 갱신한다. 매 회차의 수정본이 다음 회차의 배경이 되어, 다중의 이야기층이 지도 위에 퇴적된다. 같은 해 선보인 〈언리얼리스트의 유럽〉(2024)은 아이트래킹·페달 인터페이스로 ‘관광의 제스처’를 복기해, 흐릿·선명 사이를 오가는 시선의 불안과 욕망을 드러낸다.

국립현대미술관 단체전 《젊은 모색 2025: 지금, 여기》에서 선보인 최근작 〈유랑의 발맞춤〉(2025)은 “함께 걷기의 감각”에 초점을 맞춘다. 플레이어는 물리 인터페이스로 속도를 조절해 인물들과 보폭을 맞춘다. 동행/비동행의 이분법을 넘어, ‘속도 조율’이라는 연대의 기술을 제안하며 초기의 ‘타인의 이야기와 조우’에서 ‘타인과 리듬을 맞추는 법’으로 주제가 확장된다.

형식과 내용

상희의 주요 매체는 VR에서 TRPG/시뮬레이션, 하이브리드 설치로 확장되어왔다. 초기 작업 〈원룸바벨〉은 라이다 스캔·음성·텍스트를 결합해 단일플레이 구조를 설계했고, ‘잠수—탐색—해제’라는 게임적 규칙을 통해 주거 경험의 층위를 체험하게 한다.

〈Worlding···〉은 핸드 트래킹을 도입해 신체-제스처를 주된 입력으로 삼고, 결과 데이터를 종이 출력·바닥 지형·스크린 영상으로 실물화한다. 네트워크는 동기화가 아니라 “지연·누적”의 프로토콜로 쓰이며, 디지털 행위가 전시장 물질성에 퇴적되는 구조를 만든다.

2024년에는 미디어의 스펙트럼이 넓어진다. TRPG 기반 〈조우를 위한 대화형 지도〉은 합판 구조물+롤지+스티커로 구성된 ‘지도-인터페이스’를 중심에 두고, 규칙 낭독·판정·즉흥 연기를 섞어 퍼포먼스/게임/아카이빙을 한데 묶는다. 〈언리얼리스트의 유럽〉은 아이트래킹과 페달을 통해 “보고-찍기”라는 관광의 몸짓을 인터페이스 차원에서 해부하고, 관객이 만든 이미지 엽서로 전시장을 점진적으로 채우게 한다.

〈유랑의 발맞춤〉은 로컬 네트워크 실시간 시뮬레이션과 물리 컨트롤러·파빌리온을 결합한다. 대화 선택지 대신 ‘속도’라는 연속적 파라미터를 제시하고, 세션 종료 후 동행 데이터가 리더보드로 공유되며 개별 경험이 공동의 기록으로 귀결된다.

지형도와 지속성

상희는 작가는 VR·게임·TRPG를 가로지르며, 기술 효과의 스펙터클 대신 접근 가능한 규칙·느린 수행·잔류 데이터로 관계를 조정한다. 인터랙티브를 ‘즉각 반응’이 아니라 ‘공동 편집·축적’으로 옮겨놓는 점이 탁월하다.

작가는 “인터페이스를 통해 공동의 감각을 제작·기록하는 방식”에서 자신만의 독창성을 만든다. 게임 규칙·데이터 출력·지도 편집·리더보드 등 절차적 장치를 통해 관객을 사용자이자 공동 저자로 세우고, 개인 체험을 전시장 물질층으로 전환한다. 이는 한국 동시대 미디어아트에서 ‘관객 참여=즉석 체험’의 관습을 넘어, 참여의 결과가 다음 참여를 구조화하는 순환형 프로토콜을 제시한다.

상희는 《ISEA 2025》(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박물관, 2025), 《젊은 모색 2025: 지금, 여기》 등 제도권 전시와,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뉴 애니메이션 부문 특별상(2023), Venice Immersive 초청(2023) 등 국제 플랫폼을 가로지르며 “연구·디자인·전시”를 잇는 모델을 축적해 왔다. 장애 포용 설계(〈원룸바벨〉 배리어프리 버전)와 로컬 네트워크/저지연 하드웨어의 적절한 채택도 지속성의 기반이 된다. 그는 앞으로도 다분야를 잇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제시하며, 전시장을 리허설·기록·공동 편집의 장으로 재구성해갈 것으로 전망된다.

Works of Art

시간성에 대한 구체적인 감각

Articles

Exhibitions

Activ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