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드라의 신호 - K-ARTIST

찬드라의 신호

2021
3D 퍼포머티브 장치-환경(PC 기반 VR,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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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Work

염인화는 기술을 매개로 역사적 소수자의 경험을 재구성하고, 다양한 존재들의 행위, 반응, 표현 등을 포용하는 방법을 고안해 왔다. 이를 위해 작가는 XR 기술 기반의 ‘3D 퍼포머티브 장치-환경’을 구축해 오며, 관객의 인지, 심리, 신체적 참여를 통한 ‘다른 존재자 되기’의 경험을 이끌어 오고 있다. 
 
염인화의 작업에서 주요한 개념이자 매체인 ‘3D 퍼포머티브 장치-환경’은 3D 그래픽과 인터랙션 기술을 담은 디지털 장치들, 그 외의 비디지털 장치들을 한 데 모아 마치 관객을 위한 무대처럼 제시되는 환경을 의미한다. 이 무대 환경 안에서 관객은 자신이 아닌 또 다른 존재자가 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염인화는 생명공학, 클라우드 컴퓨팅, 비인간 행위자 등을 매개로 다양한 신체성과 수행성을 탐구하며, 인간과 비인간의 협업적 감각을 탐구해 왔다. 그는 기술과 공연, 예술의 경계에서 ‘3D 퍼포머티브 장치-환경’을 창작해 오며, 이를 통해 다양한 (비)인간의 행동, 반응, 표현을 포함하고 사회의 역사 속에서 구축된 ‘소수자들’을 위한 무대를 제공해 왔다.
 
관객의 인지적, 심리적, 신체적 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그의 장치-환경은, 주류 사회의 기준에서 소외되어 온 ‘소수자들’의 존재와 그들의 이야기가 관객에게 감각적으로 전이되고 발화될 수 있는 무대가 된다.

개인전 (요약)

염인화의 개인전으로는 《임포스터 키친》(공간:일리, 서울, 2022-2023), 《물에서 타는 불》(갤러리 메일란, 서울, 2022), 《찬드라 X》(온라인, 2021)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염인화는 《백남준의 도시: 태양에 녹아드는 바다》(백남준아트센터, 용인, 2025), 《Whispering, Plating Myth》(타이완 컨템포러리 컬쳐 랩(C-Lab), 타이베이, 2024), 언폴드엑스 2024 《2084: 스페이스 오디세이》(문화역서울284, 서울, 2024), 《넥스트 코드: 누구든 낙오하지 않을 항해에 관한 기록》(대전시립미술관, 대전, 2024), 《행성공명》(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 2023)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염인화는 현대 아트 랩 & 현대자동차 주관 제6회 VH 어워드(2024), LG아트센터 & 엘지전자 주관 미디어아트 신진작가 공모전에 수상한 바 있다.

레지던시 (선정)

염인화는 타이완 컨템포러리 컬쳐 랩(타이베이, 2024), 국립아시아문화전당(광주, 2023) 등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Works of Art

‘소수자들’의 존재와 그들의 이야기

주제와 개념

염인화는 ‘다른 존재자 되기’라는 핵심 문제의식을 기술과 서사로 실험한다. 작가는 3D 퍼포머티브 장치-환경을 통해 관객이 타자의 감각과 입장을 수행적으로 체험하도록 설계하며, 역사적·사회적 소수자의 경험을 재구성한다. 초기 작업 〈찬드라 X〉(2021–2022)와 〈찬드라의 신호〉(2021)은 ‘찬드라’라는 중성적 캐릭터를 통해 행성 규모 컴퓨팅, 감시/노동, 계급 중개자 등 동시대 권력 구조를 은유한다.

이후 작가의 관심사는 신체·심리의 차이를 사회적 ‘결함’이 아닌 ‘다양성’으로 재배치하는 방향으로 확장된다. 〈임포스터 키친〉(2022)은 노화를 둘러싼 이해관계망을 미식/서비스 장치로 가시화해 상충하는 지분을 재조정하게 하고(《임포스터 키친》, 공간:일리), 〈이너뷰티 스파〉(2023)는 신경다양성을 다루며 관객이 관리사 역할을 수행해 ‘주파수 맞추기/공명하기’ 같은 돌봄 행위를 학습하게 한다(《행성공명》,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최근에는 생태·기후 의제를 전면화하고 있다. 〈사우나랩〉(2024)은 과학기술 자본의 편중을 비판하며 노년층을 ‘기후 위기 생존자’로 재명명해 시민 참여형 연구 공동체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솔라소닉 밴드〉2024)는 기후 데이터 기반 악보를 관객이 연주/조정하게 함으로써 기후 행동을 ‘리허설’로 전환한다(언폴드엑스 2024 《2084: 스페이스 오디세이》, 문화역서울248).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선보인 신작 ‘찬드라 연대기: 인 뉴로버스’(2025) 연작은 초기 작업의 ‘찬드라’ 세계관을 과거/현재/이후의 삼중 시간대로 확장하며 인지·감각의 변화와 노화를 서사화한다(〈A.C. (애프터 찬드라)〉, 〈B.C. (비포 찬드라)〉, 〈C.C. (한창의 찬드라)〉).

형식과 내용

작가는 무대적 환경 구성의 형식으로 XR를 사용하거나, 3D 그래픽·센서·AR/VR 인터페이스와 비-디지털 오브제를 결합해 ‘장치–환경’을 만듦으로써, 관객을 공동 퍼포머로 위치시킨다. 〈찬드라 X〉는 이종 기기 간 네트워크를 통해 다중 현실을 횡단하게 하고, 〈찬드라의 신호〉은 1인칭 플레이를 통해 채굴·감시의 루프를 체감시키며 데이터-권력 구조를 내러티브로 번역한다.

서비스·접객 포맷의 차용은 내용과 형식을 동시에 견인한다. 〈임포스터 키친〉은 오픈 키친 파인다이닝을 장치로 삼아 코스 제공 동선, 스테이크 ‘에이징’ 연출, 테이블별 집단의 역할 놀이를 통해 이해관계 전환을 연출한다. 〈이너뷰티 스파〉는 VR 공간의 방-테이블-도구를 따라 AR ‘뷰티 기기’로 프로토콜을 수행하게 하고, 고객들의 목소리를 합창처럼 엮어 ‘돌봄의 사운드스케이프’를 구성한다.

생태 서사는 데이터·음향·공간 편집으로 구현된다. 〈사우나랩〉은 영상/좌석/텍스트 장치를 통해 연구소 가상의 제도·언어를 재배열하고, 〈솔라소닉 밴드〉는 IPCC의 다섯 권역(대기권/수권/암석권/빙하권/생물권)을 VR 씬으로 구성, AR 악보를 실시간 조작해 시나리오를 변주하게 한다. 이때 AI 보이스/스몰토크, 기술 성능(퍼포먼스)의 환경비용 같은 메타 층위가 함께 재생되어 ‘기술-예술-환경’의 관계를 문제화한다.

작가의 세계관 구축은 HMD VR 형식으로까지 확장되며 시간 구조를 분화한다. ‘찬드라 연대기: 인 뉴로버스’(2025) 연작은 〈A.C. (애프터 찬드라)〉, 〈B.C. (비포 찬드라)〉, 〈C.C. (한창의 찬드라)〉로 시공간을 삼분하고, 각 차원에서의 행위가 뉴로버스 전체에 즉시 영향하는 상호작용 규칙을 도입한다. 이렇듯 작가의 작업은 관객의 인지·심리·신체 입력을 내용 생성의 핵심 변수로 삼는 ‘절차적(프로시저럴) 내러티브’로 진화해오고 있다.

지형도와 지속성

작가는 ‘타자의 감각에 접속하는 수행’에서 출발해, 신체·정동·생태를 아우르는 ‘공존의 기술’을 모색하는 단계로 작품세계를 확장해오고 있다. 노화·신경다양성·기후 위기라는 주제를 통해 소수자성을 재정의하고, 관객이 직접 개입하는 행위를 통해 사회적 상상력을 현실적 시뮬레이션으로 전환한다. 특히 〈솔라소닉 밴드〉처럼 ‘참여-리허설’을 전면에 둔 형식은 공공적 학습과 행동 촉발의 도구로 기능한다.

이러한 발전 경로 속에서 작가의 독창성은 3D 퍼포머티브 장치-환경 포맷으로 학습/공감/결정이라는 작동 원리를 구축하여, 소수자성/돌봄/생태를 관객-장치의 상호수행적 체험으로 번역하는 데 있다. 작가는 기술 시연이나 스펙터클을 넘어서, 관객의 역할·결정·몸동작이 의미 생산을 촉발하도록 구조화한다.

염인화는 동시대 한국 미디어아트에서 공학·데이터·공공 이슈를 ‘접근 가능한 인터페이스’와 ‘참여 설계’로 연결하는 실천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연구·산업·전시 간 경계를 가로지른다. 데이터·AI·XR을 동원하되, 그것을 윤리·환경·돌봄의 문제와 접속시키는 점에서 동시대 담론의 요구와 합치한다.

Works of Art

‘소수자들’의 존재와 그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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