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luded Reality - K-ARTIST

Deluded Reality

2021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스테레오)
13분 26초
About The Work

장진승은 기술과 인간의 관계성, 사회적 인식 구조에 관심을 두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사회의 모습을 관통하는 이야기들을 다양한 매체로써 풀어낸다. 특히, 작가는 인간 존재 안에 내재하는 편견이나 차별, 그리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게 하는 상호 이해의 가능성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디지털과 아날로그 데이터 시각화, 시청각 아카이브 시스템,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근미래에 도래할 인간의 인식 및 인지 구조를 실험한다. 장진승은 가속화된 기술 발전과 함께 점차 흐려지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사실 같지만 사실 같지 않은 현실과 상상이 불분명하게 뒤섞인 시뮬레이션을 보여주며, 근미래의 모습과 그 안에서 살아갈 미래인류의 인식 및 인지 구조를 상상하게 한다.
 
또한 현재를 토대로 미래 사회의 모습을 그리는 그의 작업은, 현재의 왜곡된 인식들을 다루며 새로운 감각을 통해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극복할 수 있게 하는 상호 이해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개인전 (요약)

장진승이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스크리닝: 잔잔한 돌풍》(금천예술공장, 서울, 2024), 《L·A·P·S·E》(씨알콜렉티브, 서울, 2022), 《Réalité Simulée 리얼리티 시뮬레이션》(온수공간, 서울, 2021), 《OLIGOPTICON》(공간:일리, 서울, 2020)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장진승은 《합성열병》(코리아나미술관, 서울, 2025), 《서울의 찬가》(아트스페이스 보안1, 서울, 2023), 《Horizontal》(노블레스 컬렉션, 서울, 2023), 《디지털 공명》(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광주, 2022), 《퍼블릭아트 뉴 히어로》(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 청주, 2021), 《사적인 노래 I》(두산갤러리, 서울, 2020)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장진승은 2020년 현대자동차그룹의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 ZER01NE 크리에이터 및 ‘퍼블릭 아트 뉴히어로 2020’에 선정된 바 있다.

레지던시 (선정)

장진승은 금천예술공장(서울, 2024-2025), Masaha Residency(리야드, 사우디아라비아, 2023),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고양, 2022) 입주작가로 활동하였다.

Works of Art

기술과 인간의 관계성, 사회적 인식 구조

주제와 개념

장진승은 ‘데이터가 인간을 어떻게 본다’는 질문에서 출발해, 편견을 생성·증폭하는 인지 구조를 미디어아트의 언어로 가시화한다. 초기의 DATA, POLAROIDS( (2012–)와 Face De-Perception(2017)은 사진과 센싱 기술을 통해 개별 정체성의 표식을 의도적으로 희석한다. 폴라로이드 프레임 안에서 눈을 감게 하는 지시, 키넥트로 포착한 얼굴 좌표를 점·선의 평균값으로 치환하는 프로세스는 ‘누구인가’를 식별하는 인공지능의 시선을 비껴가며, 인간이 공유하는 유사성의 층위를 전면으로 호출한다. 나아가 얼굴만으로 위험을 분류하려는 시스템에 대한 비판적 의문을, 관객의 위치에 따라 실시간 변동하는 데이터/평균값의 체험으로 전환한다.

2020년 공간일리에서 개최한 개인전 《OLIGOPTICON》에서 문제의식은 ‘식별’에서 ‘수집·연동’으로 확장된다. 프랑스 철학자 브뤼노 라투르(Bruno Latour)의 개념을 참조해 파놉티콘적 전지시(全知視)가 아니라, 제한된 시야가 모여 관계망을 짓는 미시적 관측으로 초점을 옮긴다. 

해당 전시 출품작 Data Cabinet(2020)은 네 겹의 캐비닛에 얼굴 데이터를 영상·오실로스코프 파형·사운드·3D 프린트로 동형 변환해 보관하며, 데이터 층위 간 상호작용을 실험한다. 이는 ‘편견의 레이어 제거’에서 더 나아가, 아카이브를 구성하는 방식 자체가 인지 구조를 바꾼다는 명제를 전시장에 구현한 사례다.

작품의 서사 설계에서는 SF가 주 엔진으로 기능한다. 인종/노동/교육’을 축으로 한 이은희 작가와의 협업작품 ‘Decennium’ (2020) 연작 — C-MP-MUTATIONEM(L-85-17-J)BEFORE TERMINATIONTHE FIRST KID — 은 근미래의 기술·정책이 인간 범주를 어떻게 재구성하는지를 가설적으로 검증한다. 

이듬해 선보인 Deluded Reality(2021)는 가상 캐릭터가 시공 감각을 획득하는 과정을 따라가며 ‘현실/비현실’ 경계의 조립 방식을 드러내고, 2022년 씨알콜렉티브 개인전 《L·A·P·S·E》에서는 인간 중심적 시간·공간의 선형성을 해체하는 시나리오를 통해 탈인간중심주의적 감각을 탐지한다.

결국 장진승의 관심은 ‘분류·표준’의 기계 논리가 인간 경험을 협소화하는 지점을 드러내고, 그 틈에 상호 이해의 다른 경로를 개입시키는 일이다. 단체전 《Horizontal》(노블레스 컬렉션, 2023)이나 《서울의 찬가》(아트스페이스 보아1, 2023) 같은 그룹전 맥락에서도 그의 작업은 데이터/장치/서사를 매개로 현대적 편견의 형성 조건을 해체하고, 공감 가능한 새로운 규칙을 제안하는 방향으로 기능한다.

형식과 내용

장진승의 형식 실험은 작품 내용의 작동 원리를 따라 배열된다. Face De-Perception은 키넥트–연산–시각/청각 변환으로 이어지는 파이프라인 자체를 ‘보는 법’을 재훈련하는 장치로 제시한다. 관객의 위치·거리 변화에 응답하는 평균값 시각화, 데이터의 실시간 저장은 ‘결과 이미지’보다 ‘절차’에 감각을 집중시키며, 분석적 데이터가 어떻게 정동을 생산하는지를 체감하게 한다.

《OLIGOPTICON》의 Data Cabinet은 한 데이터를 네 가지 물질로 병렬 변환한다. 3.5인치 디스플레이의 좌표, 오실로스코프 파형, 동일 데이터의 사운드 매핑, 평면값에서 복원된 3D 프린트는 디지털과 아날로그 사이를 횡단하는 전송(translation)의 미학을 이룬다. 데이터가 매체를 바꿀 때마다 다른 인지 경로가 열리고, 그 경로의 총합이야말로 ‘아카이브의 내용’이라는 주장이다.

‘Decennium’ 연작은 바이오테크·플랫폼 노동·예측 알고리즘을 각각의 세계관으로 구축하고, 정책·기업 윤리·가정의 미시 장면을 교차 편집해 기술 담론을 생활 감각으로 번역한다. Deluded Reality는 그래픽 월드의 ‘자기 인지’라는 메타적 서사를 통해, 가상/현실의 경계가 이미지 처리·물리 연산·감각 서사로 어떻게 합성되는지를 보여준다. 《L·A·P·S·E》의 대표작 L·A·P·S·E(2022)는 타임랩스/하이퍼랩스/슬로모션의 시간 알고리즘을 서사 문법으로 전용해, ‘AI 입자’로 구성된 공간에서 휴머노이드·동물형 개체의 행위와 주저를 변조된 리듬으로 재현한다.

미디어아트, 설치작품을 주로 창작하는 만큼, 전시 공간의 디자인 또한 장치적이다. 스크린·프로젝터·스피커의 배치와 기계음/광선의 리듬은 공간을 하나의 확장된 인터페이스로 묶는다. 최근 금천예술공장 레지던시에 입주하여 선보인 개인전 《스크리닝: 잔잔한 돌풍》(2024)에서 작가는 ‘상영(스크리닝)’을 공기 흐름처럼 미세한 환경값과 결합시키며, ‘감상’ 행위를 주변 감각(ambient)으로 확장한다. 이처럼 내러티브–장치–전환의 삼각 편성은 ‘보는 법’ 자체를 콘텐츠로 삼는 그의 일관된 형식 전략이다.

지형도와 지속성

동시대 한국 미술계에서 장진승은 미디어아트, 기술철학, 과학사회학(SSTS)이 교차하는 지점에 자리한다. 파놉티콘적 감시 담론을 단순하게 재연장하기보다, 《OLIGOPTICON》에서처럼 제한된 시야들의 결합으로 세계를 읽는 ‘올리곱틱’ 관점에 서며, 데이터 미학을 인간 이해의 윤리학으로 전환한다. 이는 테크놀로지를 비판/찬양의 이분법에서 꺼내 실험 가능한 인지 모델로 다루는 태도다.

작가는 데이터 식별 구조를 해체하고 복원하는 방식으로, 또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매체들을 연동하는 방식으로 아카이브 실험을 확장하여, 다중적 관점에서 근미래의 인식 및 인지 구조를 시뮬레이팅함으로써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한다.

요컨대, 장진승의 작품세계를 구성하는 중심축은 다음 세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첫째, 동일 데이터의 다중 매체 변환(영상–파형–사운드–오브제)으로 ‘인지의 다중 경로’를 설계한다. 둘째, 전시 공간을 연산·상영·청취·보행이 교차하는 인터페이스로 구축하는 장치 감각을 발휘한다. 셋째, 정책/산업/도시 맥락을 서사로 끌어들여 공론장과 접속시키는 세계관을 설계한다.

Works of Art

기술과 인간의 관계성, 사회적 인식 구조

Exhibitions

Activ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