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약 - K-ARTIST

언약

2021
사막모래, 절반으로 쪼개진 작가의 캐스팅된 신체, 제사향, 작가의 출생시 첫 울음 녹음본 사운드
488 x 488 x 244 cm
About The Work

박관우는 인간을 하나의 ‘현상’으로 바라보며, 감각을 통한 의식과 자의식의 문제, ‘믿음’이 매개하는 실재와 허구의 문제, 그리고 이주와 정체화 문제 등을 구체적인 작업의 주제로 다루어 왔다.
 
작가는 현상을 포착하기 위한 장치를 만들고, 미시적 감각을 불러 일으키는 장면을 연출하며, 주객의 경계가 사라진 집단적 상황극을 연출하거나, 오직 증언들을 통해서만 존재할 수 있는 특수한 체험을 설계하는 등, 기존의 분류를 벗어나는 경계선의 시공(liminal space-time)을 예술을 통해 실험한다.
 
박관우는 오직 ‘현상’으로서만 규명할 수 있는 인간의 양태와 자의식을 특정한 이미지나 메시지로 드러내기보다는 생성을 위한 조건을 설정하고, 관객 ‘개인’의 배타적인 체험으로써 드러내는 다양한 실험들을 선보여 왔다. 이러한 그의 작업은 ‘나’를 둘러싼 기존의 인식체계와 감각에 균열을 만듦으로써, 나와 타인, 그리고 세계 사이의 관계에 대해 질문하게 만든다.

개인전 (요약)

박관우가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증언과 증언들》(문화살롱 5120, 서울, 2023), 《이상한 꿈 / 미제사건》(더레퍼런스, 서울, 2023), 《클럽 리얼리티》(코리아나미술관, 서울, 2022), 《늑대와 함께 춤을》(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서울, 2021)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박관우는 《공유미래》(한가람 디자인 미술관, 서울, 2025), 《회신을 원하지 않음》(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서울, 2024), 《가장 깊은 것은 피부다》(세화미술관, 서울, 2024), 《하얀 벽의 고백》(아트 스페이스 호화, 서울, 2023), 《제로원데이 2022》(S-팩토리, 서울, 2022), 《튜링테스트: AI의 사랑고백》(서울대학교미술관, 서울, 2022), 《제로원데이 2021》(원효로 현대자동차 서비스센터, 서울, 2021)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또한 박관우는 현대자동차그룹 제로원 Z-Lab 대표작가(2020) 및 제로원 2019 크리에이터로 활동한 바 있다.

레지던시 (선정)

박관우는 호반문화재단 H-Art Lab(2022-2023)과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2021) 입주 작가로 선정되었다.

Works of Art

기존의 분류를 벗어나는 경계선의 시공

주제와 개념

박관우의 작품세계는 “인간=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계속 생성되는 현상”이라는 관점에서 시작된다. 초기 작업은 ‘자아/타자’ 인식과 지각의 균열을 전면화한다. 〈내일〉(2014), 〈타인〉(2017), ‘내가 여기 있다고 말해줘’(2019) 연작은 거울형 스크린, 잠망경 구조, 교차 시점 등으로 내가 보는 ‘나’와 타자가 보는 ‘나’ 사이의 간극을 체험하게 만든다. 이때 작가는 “진실은 그것에 관하여 우리가 만들어낸 믿음”이라는 전제를 통해, 세계 인식이 고정된 결론이 아니라 계속 생성·부유하는 ‘현상’임을 제시한다. 〈터널 모형 2〉(2017) 같은 평면 역시 이러한 지각의 오류와 재구성을 향한 관심을 확장한다.

이후 작가의 관심은 ‘말하기/듣기’와 ‘증언’의 신뢰성으로 확장한다. ‘인간의 대화’(2018– ) 연작이 대표적인데, 해당 작품은 인간 문장과 AI 문장을 교직해 발화 주체를 흐리며, 의미가 “작동”하지만 “이해”는 미끄러지는 상황을 설계한다. 작가는 개인전 《증언과 증언들》(문화살롱 5120, 2023)에서 오직 증언을 통해서만 성립하는 사건의 윤리와 허구성을 탐색하며, 믿음이 매개하는 실재/비실재의 회색지대를 전면화한다. 이러한 관심은 또 다른 개인전 《이상한 꿈 / 미제사건》(더레퍼런스, 2023)에서 ‘배타적 체험’과 비가시적 내면 서사를 호출하는 방식으로 변주된다.

작가의 작업은 ‘사건’으로서의 예술로 확장된다. 〈안드로이드는 춤추고 싶은 기분을 느끼는가?〉(2019)은 관객과 뒤섞인 다수의 퍼포머를 통해 정체성·역할의 경계를 흐리고, 〈늑대와 함께 춤을〉(2021)은 1인 입장 규칙과 정보의 제한을 통해 관계적 감정의 동요 자체를 내용으로 전치한다. 〈클럽 리얼리티〉(2022)는 “모든 말은 거짓말”이라는 규칙 아래 11주간의 집단 심리극을 구성해, ‘정체성=행위/신념의 합의’라는 테제를 실험적으로 밀어붙인다.

최근에는 감정·기억·세계관을 포함하는 ‘자아의 조립’에 초점을 더한다. 〈인간의 대화 5〉(2024)는 인간 인터프리터의 즉흥 응답과 AI 생성 응답을 혼합하고, 화면 간 5Hz 주파수 차를 도입해 꿈결의 세타파 상태를 유도함으로써 ‘감정의 진위’보다 ‘감정이 구성되는 조건’을 가시화한다. 최근 단체전 《가장 깊은 것은 피부다》(세화미술관, 2024)에서는 신체/디지털 휴먼의 경계, 이주·정체화의 문제까지 시야를 확장한다.

형식과 내용

형식은 물질적 장치에서 출발한다. 〈내일〉는 거울형 스크린과 카메라·프로젝터로 “나 대신 24시간 전의 타인 시선”을 재생하고, 〈타인〉은 알루미늄 잠망경 구조로 “내 뒤통수를 타자처럼 마주”하게 한다. ‘내가 여기 있다고 말해줘’는 HMD+VR 카메라로 시야를 교차 소유하게 해 시각/촉각의 불일치를 유발한다. 초기의 재료·기계 장치는 일관되게 ‘삶에 덧댄 장치’로 설계되어, 뚜렷한 것을 흐리고 멀쩡한 것에 균열을 내는 오류 생성기처럼 작동한다.

이후 장치는 비물질적 프로토콜로 전환된다. 〈안드로이드는 춤추고 싶은 기분을 느끼는가?〉은 실험적인 퍼포먼스이자 심리극으로 안무에서 더 나아가 규칙(점증적 춤·‘정지’ 신호)을 부여해 관객-퍼포머 경계를 교란한다. 〈늑대와 함께 춤을〉은 1인 체험, 기록 금지, ‘인터프리터’라는 매개를 통해 사건을 오직 기억으로만 존속시키는 ‘배타적·생성형’ 구조를 확립한다. 내용은 대상 재현이 아니라 관계·정서의 변조이며, 형식은 오브제에서 규칙·시간·접속의 설계로 이행한다.

작가의 집단 서사는 엔진을 갖춘다. 〈클럽 리얼리티〉는 “모든 발언=거짓”이라는 규칙, 11주간의 에피소드, 일기=증언이라는 기록 체계를 통해 사건을 사후적 텍스트와 파티-전시장으로 변환한다. 《이상한 꿈 / 미제사건》에서는 장소-도시 맥락을 확장 무대로 삼아 ‘사건 내부/외부’를 왕복시키고, 《증언과 증언들》에서는 집단 증언의 조립을 작품의 내용-형식으로 삼는다.

최근에는 ‘인간의 대화’에서 2채널 배우 대화에 ‘AI 각본’을 이식해 의미/주체의 비가시화를 구현하는 등 AI·심리물리학적 요소가 결합되며 매체가 확장되고 있다. 특히 〈인간의 대화 5〉은 즉흥 심리극 포맷에 AI Q&A, 주파수 차(5Hz) 등을 접속해 ‘정서의 동기화 실패’를 체계적으로 구성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박관우는 동시대 한국미술에서 ‘장치→프로토콜→시스템’으로 진화하는 실험을 통해, 지각·신념·증언을 교차시키는 사건 기반의 작업 어휘를 정립했다. 초기의 오브제 장치(〈내일〉 〈타인〉)는 ‘자아/타자’의 인지적 틀을 흔들었고, 중기의 규칙 설계(〈안드로이드는…〉, 〈늑대와 함께 춤을〉)는 관계·정서 자체를 내용화했다. 집단 심리극(〈클럽 리얼리티〉)과 '인간의 대화' 연작은 증언·대화의 조건을 시스템 수준에서 설계하며, 믿음이 매개하는 실재/허구의 정치학을 동시대적 의제로 끌어올린다.

발전의 궤적은 간결하다. (1) 물질적 장치에서 비물질적 규칙·절차로, (2) 개별 지각의 문제에서 관계/공동체의 감정·윤리로, (3) 시각 중심의 불일치에서 언어·음성·뇌파에 이르는 심리물리적 조율로, (4) 단일 전시장 경험에서 도시·아카이브·파티를 아우르는 다중 무대로 이행·확장되었다. 특히 최근 참여한 전시들 《가장 깊은 것은 피부다》(세화미술관, 2024), 《회신을 원하지 않음》(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2024) 등은 이러한 전환의 매개 지점을 제도적 전시 언어로 번역해왔다.

현재 그는 ‘사건의 조건을 설계하고, 증언으로만 남는 경험’을 일관된 코어로 유지한다. 동시에 AI-인간 복합 구조, 5Hz 차 주파수 등 감각-인지의 기술적 토대를 접속하며, 이주/정체화까지 주제 스펙트럼을 넓힌다. 이는 매체 장르를 가로지르는 동시대적 실천으로, 퍼포먼스·미디어·사회적 예술의 접점에서 독자적 입지를 점한다. 작가는 앞으로도 증언·기억·주파수·상호작용의 파라미터를 고도화하며, 사건을 생성하고 사후적으로만 드러나는 ‘열린 사건(ongoing case)’을 세계 각지의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갱신해 나갈 것이다.

Works of Art

기존의 분류를 벗어나는 경계선의 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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