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llar Head 1 - K-ARTIST

Pillar Head 1

2021
왁스, 모래
18 x 12.5 x 5 cm (2ea)
About The Work

홍자영은 다양한 양식의 정원(庭園)과 과거의 놀이방식을 통해 인간이 자연을 어떻게 바라보고 사유 체계에 적용해 왔는지 탐구한다. 그는 다양한 시대와 문화, 그리고 자연에서 발견한 대상을 둘러싼 다각적인 관점들에 주목하고, 이러한 자유로운 관점의 변형과 이동을 작업에 반영함으로써 전시 공간을 시각적 놀이의 장소로 변모시킨다.
 
다양한 관점과 시점을 제시하는 홍자영의 작업은 모든 것을 쉽게 보고 잊어버리는 오늘날의 환경 속에서 여러 감각기관을 이용해 본다는 감각을 일깨우며 ‘보는 행위’의 역동성을 구현한다. 작가 스스로 “눈의 놀이터를 만드는 사람”이라 표현하듯이, 그가 추구하는 열린 구조의 조각은 시선을 내부로 이끄는 동시에 그 너머를 상상하게끔 하며 새로운 시각적 놀이의 장으로 초대한다.

개인전 (요약)

홍자영이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겨울 조각과 더운 야채》(갤러리2, 서울, 2025), 《Between Lying Columns》 (포네티브 스페이스, 파주, 2024)가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홍자영은 《상응》(신한갤러리, 서울, 2024), 《Firsthand Shop》(챔버, 서울, 2024), 《조각모음》(문래예술공장, 서울, 2023), 《Peer to Peer》(온수공간, 서울, 2022), 《The…Saver》(시청각, 서울, 2022), 《각》(하이트컬렉션, 서울, 2022), 《무위로 살아가는 방법》(서교예술실험센터, 서울, 2022) 등 다양한 단체전에 참여했다.

레지던시 (선정)

홍자영은 2023년 의정부미술도서관 오픈스튜디오 7기 작가로 활동한 바 있다.

Works of Art

대상을 둘러싼 다각적인 관점

주제와 개념

홍자영의 작업은 일관되게 ‘보는 행위’의 주체성과 즐거움을 탐구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초기 작업인 〈12개의 산 9개의 돌 6리터의 물〉(2020)은 인공적으로 구성된 조경적 풍경을 전시장 안에 재현함으로써, 자연과 인공, 원경과 근경이 교차하는 새로운 지각의 장을 제시했다. 이어서 ‘Peepject: 두 개의 눈구멍×3’(2018–2020) 시리즈는 특정한 동작(허리를 숙이거나 몸을 굽히는 행위)을 요구하는 구조를 통해, 관객이 단순한 ‘관람자’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세계를 재구성하는 주체임을 드러냈다. 이때 작가가 강조한 것은 단일한 풍경이 아니라, 제한과 변형을 거쳐 다르게 드러나는 시각적 체험이었다.

2022년 이후 홍자영은 동양 산수화와 ‘와유(臥遊)’의 개념에 주목하면서, 하나의 화면 속에서 여러 시점을 통합하는 방식에 관심을 기울였다. 〈기암괴석〉(2022)이나 〈Beyond Landscape〉(2022)와 같은 작업은 산수화의 정신을 재료와 형식 속에 옮겨오며, 관객이 눈으로 풍경을 따라가듯 새로운 시공간을 유영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Beyond Landscape〉은 병풍 구조 안에 구멍을 내어, 그 내부 풍경과 실제 전시 공간의 외부 풍경이 동시에 포착되도록 하여, 시선의 이동을 통한 다중적 관점을 강조했다.

〈산수조각〉(2023) 연작에서는 평면 회화였던 범관의 〈계산행려도〉를 3차원 조각으로 전환하며, 기존에 보이지 않았던 뒷면과 측면을 상상해 새롭게 채워 넣었다. 이처럼 작가는 보이지 않는 부분을 추론하고 상상함으로써 관점의 결핍을 채우는 시도를 이어간다. 동시에 〈팔각괴석받침〉(2023)과 같은 작업을 통해 일상 속에 방치된 건축적 장식을 새로운 풍경 속으로 불러들이며, 역사적·문화적 맥락에서 간과된 요소를 다시 보게 한다.

최근 개인전 《겨울 조각과 더운 야채》(갤러리2, 2025)와 《Between Lying Columns》(포네티브 스페이스, 2024)에서는, ‘정원’과 ‘놀이’라는 모티프를 중심으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재해석한다. 《겨울 조각과 더운 야채》에서 선보인 〈불구덩이 댄스 플로어〉(2025)는 불꽃·기둥·인형 등 이질적인 조각들을 한데 엮어, 서로 다른 시점과 움직임이 충돌·중첩하는 역동적 풍경을 구성했다. 이는 초기의 ‘프레임 실험’에서 발전한 것으로, 홍자영이 보는 행위를 단순한 시각적 경험이 아니라, 시점들의 놀이와 변주가 만들어내는 사건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형식과 내용

초기에 그는 제스모나이트, 목재, PVC와 같은 산업적 재료를 활용해 인공적 풍경을 구축했다. 〈12개의 산 9개의 돌 6리터의 물〉에서는 물과 풀, 파이프와 펌프 같은 가변적 매체가 결합되며, 조각이 단순히 고정된 대상이 아니라 흐름과 움직임을 동반하는 구조물이 될 수 있음을 드러냈다. 이어서 ‘Peepject: 두 개의 눈구멍×3’ 시리즈는 목재와 레진을 활용한 구조물로, 구멍을 들여다보도록 유도하면서 관객의 신체적 개입을 전시 형식의 일부로 통합했다.

이후 작가는 물, 모래, 왁스 등 유동적이고 불안정한 재료를 활용해 시각적 감각과 촉각적 경험을 결합한다. 예를 들어, 〈Wall Fountain〉(2022)이나 〈Buried Temple〉(2022)은 물의 흐름과 왁스의 질감을 활용하여, 정지된 오브제 안에 시간성과 운동성을 부여했다. 이러한 작업들은 재료의 성질 자체가 조각의 의미를 전환시키는 장치가 되며, 물질과 풍경의 상호작용을 드러낸다.

〈산수조각〉과 〈팔각괴석받침〉은 모래라는 유동적 매체를 3D 스캔과 프린트 기술로 옮겨온 것으로, 전통적 산수화의 정신을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는 실험이었다. 이 과정에서 홍자영은 보이지 않는 면과 결을 상상해 새롭게 구축하고, 물과 연무를 도입해 조각의 몸체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풍경을 드러내도록 했다. 자연물–기술–인공 재료의 혼성은 이 시기의 중요한 형식적 특징이다.

이후 2023년부터는 ‘건축적 조각’ 개념을 참조해 내부 공간을 가진 구조물을 제작한다. 〈물에서 온 여신상〉(2023)은 조개껍질과 돌, 갑오징어 뼈를 결합해 안에 빈 공간을 품은 산 형태의 여신상을 구현한 작업이다. 이어서 ‘Layers Tunnel’ 시리즈(2024)는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터널형 구조로, 외부 풍경과 내부 공간이 동시에 포착되는 복합적 경험을 제공한다.

최근 선보인 〈불구덩이 댄스 플로어〉는 아크릴, 시멘트, 기성품과 과거 작품을 혼합해 배치하여 전시 공간을 하나의 조각적 정원으로 전환하며, 조각의 물질성과 설치 형식이 확장된 실험적 장을 구축했다. 이처럼 홍자영은 평면과 입체, 자연물과 인공물,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넘나들며, 조각을 다층적인 매체 실험의 장으로 확장해왔다.

지형도와 지속성

홍자영의 작업은 시각의 유희와 관점의 다층성을 탐구하는 점에서 동시대 한국 조각의 실험적 지형에 독창적 위치를 차지한다. 그는 초기 ‘눈구멍’ 시리즈에서 관객의 신체적 개입을 통해 보는 행위의 역동성을 제시했고, 이후 산수화와 전통적 장식 요소를 차용하여 동서양의 시각 체계를 넘나드는 탐구를 이어왔다.

그의 작업은 평면과 입체, 전통과 현대, 인공과 자연을 넘나들며 시각적 경험을 놀이의 장으로 변환하는 데 주력한다. 이는 오늘날 ‘쉽게 보고 쉽게 잊혀지는’ 시각 환경 속에서 시선의 지속성과 깊이를 회복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는 작은 오브제에서 대형 설치, 정원과 건축적 조각으로 작업 스케일을 확장해 왔으며, 그 과정에서 물, 모래, 왁스, 세라믹 등 유동적이고 물질적인 재료를 지속적으로 탐구해오고 있다.

Works of Art

대상을 둘러싼 다각적인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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